개구리의 낮잠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9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한수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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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00


《개구리의 낮잠》

 미야니시 타츠야

 한수연 옮김

 시공주니어

 2002.3.20.



  고흥에서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있습니다. 네 시간 이십 분이 걸리지요. 언젠가 부산서 고흥으로 자가용을 얻어탄 적 있는데 그분이 느긋하게 달렸어도 두 시간 반이 안 되어 집까지 닿았습니다. 여느길(대중교통)은 빨리 가거나 일찍 닿는 길이 아닙니다. 누구나 눅은 값으로 타고다니는 길입니다. 다만 인천―서울 사이를 다니는 무시무시하게 꽉 찬 전철이나 너무 오래 멀리 돌아가는 여느길이 고단한 분은 하나둘 자가용으로 옮겨갈 테지요. 저는 늘 여느길로만 다니는데, 오래 걸리거나 한참 돌아가더라도 ‘달리는 찻길이 아닌 제가 나아갈 삶길’만 바라봅니다. 책을 더 읽거나 고요히 단잠에 들거나 노래꽃(동시)을 쓰면서 다녀요. 《개구리의 낮잠》은 재미나지요. 웬만하면 개구리 씨가 걱정도 할 만하건만 도무지 걱정이라곤 할 턱이 없군요. 웬만하면 그만 낮잠에서 깨어나 달아날 만하건만 좀처럼 낮잠을 쫓으면서 달아나지 않아요. 그저 느긋하게 오직 개구리 씨 삶빛만 헤아리면서 몸을 아늑히 건사합니다. 그리고 이 아늑히 건사한 몸에 넉넉히 피어나는 즐거운 마음이 피어나요. 똑똑 찾아드는 반갑고 싱그러운 비를 맞으며 비로소 깨어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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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이의 첫 심부름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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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01


《はじめてのおつかい》

 筒井 賴子 글

 林 明子 그림

 福音館書店

 1976.3.1./2014.1.20.128벌



  아이들은 노상 심부름을 합니다. 어버이가 아이를 부르면서 묻거나 바라는 모든 말이 심부름이지요. “동생하고 좀 놀며 기다리렴.”이나 “자, 손을 씻고 먹으렴.”이나 “밥자리에 수저를 놓아 주겠니.” 같은 말도 심부름입니다. 아이는 어버이한테 짐이 많구나 싶으면 “내가 들어 줄까?” 하고 스스럼없이 물어요. “그래, 조금 들어 보겠니?” 하고 건네면 이때에도 아이는 심부름을 하고요. 지난 1991년에 《이슬이의 첫 심부름》이란 이름으로 나온 《はじめてのおつかい》는 1976년에 처음 나왔고, 1977년에 낱책으로 다시 나왔는데 2014년에 128벌을 찍었다고 합니다. 일본책은 “첫 심부름”이란 이름입니다. 이 그림책을 펴면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살림새가 비슷합니다. 골목도 가게도 아이 모습이나 차림새도 비슷해요. 두 나라 겨레옷은 다른 결입니다만 오늘날 두 나라는 매우 닮아요. 우리가 일제강점기를 치르며 ‘웬만한 마을결이 일본스럽게 바뀌’었을 수 있고, 수수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모름지기 닮기 때문일 수 있어요. 마을이웃이며 가게지기는 ‘아이’를 알아요. 모든 어른이 함께 따스히 지켜보며 같이 보살피는 살림길이거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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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노래

책을 사들이는 말



구입 후 : 책집에는 책을 보러 간다. 어느 책을 어떻게 왜 보러 가느냐 하면, ‘즐겁게 장만해서 느긋이 읽고는 두고두고 물려줄 만한 어느 책이 있을까’를 살펴보러 간다. 그냥 장만할 책이 아닌, 두고두고 물려줄 이야기가 흐르는 책을 알아보려는 셈이다. 한 벌 읽고서 덮어버릴 책이 아닌, 꾸준히 되읽으면서 생각을 살찌우도록 길잡이가 될 책을 찾아보려고 한다. 헌책집에서는 “구입 후 읽어 주세요” 같은 알림글을 안 붙이지만 모름지기 어느 책이든 “사서 읽을 만한가”를 헤아리려고 살몃살몃 넘기기 마련이다. 아직 내 살림으로 건사하기로 한 책이 아니라면 내 손때가 타지 않게끔 가벼우면서 부드러이 다룰 일이다. 그러면 이 손길은 누가 어떻게 가르칠까? 집에서 어버이가 삶으로 보여주고 함께해야지. 언제 어디에서나 손을 깨끗이 하고서 책을 쥐도록, 아니 책뿐 아니라 어느 살림을 다룰 적이든 손을 정갈히 씻도록 이끌어야지. 아름살림을 다스리는 아름손길이기에 책을 마주할 적에도 아름눈빛을 밝혀 아름책을 두 손에 쥐는 아름길이 되리라. 2020.10.7.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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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배움꽃

숲집놀이터 244. 모든 아이들은



따지고 보면, 모든 아이들은 학교를 안 가도 된다. 교과서를 읽고 시험을 치르며 교칙에 길들다가 졸업장을 따는 학교를 갈 겨를이 있다면, 집에서 어버이 살림을 지켜보고 거들면서 배우고 스스로 무엇을 하면 즐거울까 헤아리면서 놀면 된다. 모든 아이들은 스스로 사랑이요 사람이며 살림이자 슬기로운 숨결인 줄 늘 느끼면서 스스로 배울 노릇이라고 본다. 잘 놀며 자란 아이들은 앞으로 할 일을 스스로 즐겁게 찾아나서기 마련이라고 느낀다. 인문지식·시사정보·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철학이 아닌, 사랑·사람·살림·슬기·숨결·숲을 언제나 마주하면서 차근차근 마음으로 받아들이도록 이끌어야지. 아이들을 학교에 가두니 아이들한테서 생각날개가 사라진다. 아이들을 학교란 틀에 옭매니 아이들한테서 사랑씨앗이 사그라든다. ‘교육’이란 이름을 붙여 아이들한테 하는 짓 가운데 사랑스럽거나 참답거나 슬기로운 길이 있을까? ‘놀이’란 이름으로 아이 스스로 배움길을 찾아나서면 될 뿐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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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화판 - 권윤덕의 그림책 이야기
권윤덕 지음 / 돌베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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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141


《나의 작은 화판》

 권윤덕

 돌베개

 2020.5.29.



나는 이 책을 만들면서, 마치 이 일을 하려고 그동안 여러 사람을 만나고 도움을 받고 배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22쪽)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를 그리고 쓰면서, 지우고 싶었던 나의 어린 시절에도 아름답게 반짝거리며 빛을 내는 소중한 일상이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61쪽)


내가 상상했던 대로 중국집 주방은 황홀했다. 요리사가 일하는 모습은 멋졌다. 나는 이런 것들을 글과 그림에 담았다. (175쪽)


어린이들에게 전쟁이 나쁘다고 말하면서 어른들은 갖은 이유를 들어 계속 전쟁을 벌이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가르치면서 자신은 더 많은 부를 위해 환경파괴를 아랑곳하지 않는다. (221쪽)


사실 어린이들은 ‘배틀그라운드’ 게임에 익숙해 있었고, 총은 이미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었으며, 총에 대한 정보는 어디나 널려 있었다. (328쪽)



  2020년대로 접어든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어른끼리 즐기는 그림책’이 꽤 나옵니다. 그림책을 어린이만 즐길 까닭이 없으니 ‘어른끼리 즐기는 그림책’을 얼마든지 그려낼 만하지요. 다만 ‘그림책이 왜 그림책인가’를 조금 더 헤아린다면 ‘어린이하고 어른이 어깨동무하는 살림길을 노래하는 그림책’으로 피어나리라 봅니다.


  그림책은 그림으로 이야기를 짓는 책입니다. 삶을 읽은 눈길을 그림으로 들려주고, 삶을 읽어낼 눈빛을 그림으로 담아내는 그림책이지요.


  글에 앞서 그림이 있습니다. 글이란 그림을 간추려서 수다를 피우는 무늬라고 할 만해요. 그림은 수다스럽지 않습니다. 그림 한 칸에 온갖 이야기를 품어 느긋하면서 넉넉하게 나누거든요.


  어른끼리 나누는 그림이 있습니다만, 그림책이 오늘날처럼 널리 퍼지고 읽히는 바탕은 바로 ‘이야기를 포근하게 품으면서 함께하는 길’로 그림책이 매우 좋기 때문이에요. 글은 따로 익혀야 하고 겨레나 나라마다 다릅니다. 이와 달리 그림은 글을 몰라도 누려요. 그림은 겨레나 나라를 가로지릅니다. 그림은 사람뿐 아니라 풀꽃나무랑 풀벌레랑 새랑 들짐승도 누리지요. 그야말로 울도 담도 없는 그림인 터라, 그림은 늘 ‘가장 여리거나 작지만 가장 빛나고 사랑스러운 숨결’하고 어깨동무하는 길을 걸었어요.


  《나의 작은 화판》(권윤덕, 돌베개, 2020)은 그림책을 짓는 길을 꾸준히 걸어가는 분이 이녁 발자취를 더듬는 이야기꾸러미입니다. 어떻게 처음 그림책 지음길로 접어들었는가를 밝히고, 여러 그림책을 지은 살림을 보여줍니다. 손수 지은 그림책을 둘러싼 곁이야기를 들려주고, 앞으로 새롭게 짓고 싶은 그림책 꿈을 차분히 적습니다.


  그림책을 짓는 분은 그림으로 여태 모든 말을 털어놓았어요. 먼저 그림책을 보면 그림님 마음을 환히 헤아릴 만합니다. 그런데 그림책 지음이로서 글책을 따로 썼다면, 그림책을 짓는 동안 새롭게 배운 삶이며 살림이며 사랑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나의 작은 화판》을 읽으며 바로 이 대목을 눈여겨보려 하는데, 뜻밖에 이러한 생각은 얼마 안 되지 싶습니다. 그림책이 나아갈 길, 그림책을 누리는 눈썰미, 그림책으로 가꾸는 터전, 반갑거나 아쉬운 그림책, 그림이라는 이야기로 펼 수 있는 꿈이며 사랑, 이 같은 대목을 깊고 넓게 짚지는 않는구나 싶어 살짝 아쉽기도 합니다.


  더 헤아려 보면 책이름에 ‘나의’란 일본 말씨를 넣은 대목도 아쉽습니다. ‘화판’이란 말도 썩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할 만한 말씨는 아니지 싶습니다. 그림책을 그리는 길이니 ‘그림판’이란 이름이면 되는걸요. “내 작은 그림판”이지요. “이 작은 그림판”이고요. 그림책을 그림으로만 엮기도 하지만, 글을 가만히 보태어 ‘글·그림’으로 엮기도 합니다. 그림 못지않게 ‘글에 담아 마음에 씨앗으로 심을 말 한 마디’를 한결 깊고 새롭게 살피시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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