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1 말꽃은 혼자 쓴다



말꽃은 혼자 씁니다. 둘이나 셋도 아닌, 넷이나 다섯도 아닌, 언제나 혼자 쓰는 꾸러미입니다. 말꽃 같은 책을 혼자 쓴다니 언뜻 ‘뭇눈(객관)’을 못 담는다고 여길 만하지요. 그런데 말꽃을 둘이나 여럿이 쓰면 엇갈리거나 흔들려요. 말꽃은 낱말 하나를 풀이하고 보기글을 달며 보탬말을 붙이면서 끝나지 않아요. 비슷하면서 다른 말을 한덩이로 묶어서 서로 어떻게 비슷하면서 다른가를 다루기에 말꽃입니다. 말꽃을 여럿이서 쓴다면 비슷하면서 다른 말을 한덩이로 못 묶기도 하지만, 끝없이 겹말풀이·돌림풀이가 되고 맙니다. 이 때문에 말꽃이라고 하는 꾸러미가 ‘뭇눈(객관)’을 담도록 하자면 언제나 한 사람이 쓰는 길을 가지요. 다만, 말꽃이라고 하는 꾸러미를 한 사람이 쓰되 뭇사람(모든 사람)이 이 꾸러미에 담기거나 깃들 낱말풀이랑 보기글이랑 보탬을 살펴봅니다. ‘지은이(편찬자)’는 한 사람이되, ‘살핌이(감수자)’는 적어도 즈믄 사람인 꾸러미가 말꽃이에요.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르게 살림을 지으며 살아가는 이들이 말꽃 하나를 놓고 여러 다른 눈길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알려주어요. 말꽃지음이는 이 뭇말을 골고루 듣고 찬찬히 받아들여서 손질하고 가다듬고 추스르고 고치고 보탭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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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0 나는 말꽃



  나는 말꽃입니다. ‘걸어다니는 사전’이라는 바깥말이 있는데요, 제가 바라보는 제 삶길은 “나는 말꽃”입니다. “나는 말꽃”은 “㉠ 나는 말꽃이라는 숨결입니다 ㉡ 날개를 달고 꿈꾸고 춤추며 사랑하는 말꽃입니다”, 이렇게 두 갈래 뜻입니다. 말놀이인데요, 가만가만 보시면 ‘나다’하고 ‘날다’란 낱말이 참으로 깊이 맞닿은 줄 알아챌 만합니다. ‘나다 = 나 + 다’인데, ‘날다 = 나 + ㄹ + 다’예요. ‘날다’는 ‘ㄹ’이 받침으로 붙습니다. 우리말에서 ‘ㄹ’은 매우 눈여겨볼 만합니다. ‘ㄹ’을 첫머리로 여는 낱말로 ‘라온(랍다)’ 하나가 살아남았는데요, 이 말 다음으로 ‘라라라(라랄라)’가 있어요. ‘ㄹ(라)’이란 ‘노래’가 되는 말결을 나타내요. 그러니까 ‘나(사람·한 사람)’가 노래(ㄹ·즐거움)라는 마음으로 삶길을 간다면, 내가 즐겁게(홀가분하게) 살아간다면, 나는 몸을 가볍게 다스려 바람에 이 몸을 가뿐히 태우고는 하늘길을 훨훨 간다는 이야기예요. ‘날다’란 “내가 즐겁게 마음을 다스려 몸도 가볍게 다룰 줄 아는 길”이라고 할 만합니다. 이런 숨결로 “나는 말꽃”이라는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합니다. 제가 맟꽃을 어떻게 쓰는가를 밝히면서, 우리 누구나 새롭게 말꽃을 쓸 수 있는 길을 펴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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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겪었으면 쓰지요 : 나는 몸소 겪지 않고 마음으로 보지 않은 삶을 한 줄은커녕 한 마디로도 못 쓴다. 내가 쓰는 모든 글은 몸소 겪었거나 마음으로 본 이야기이다. 읽지 않은 책이라면 느낌글을 쓸 수 없으니, 책느낌글은 모조리 읽은 책만 놓고서 쓴다. 그리고 한 벌만 읽고서 느낌글을 쓰지 않는다. 적어도 서너 벌은 읽고서야 그 책을 놓고서 느낌글을 쓰고, 아름책으로 여긴다면 열 벌 스무 벌 쉰 벌 거듭거듭 읽고서 느낌글을 쓰는데, 자꾸자꾸 새롭게 느낌글을 쓰고 싶더라. 겪지 않았다면 몸이며 마음에 스며든 이야기가 없으니 쓸 말이 없다. 겪었기에 몸이랑 마음으로 바라보고 헤아린 이야기가 수두룩하여 쓸 말이 많다. 밥을 안 지어 본 사람이 밥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사랑을 안 한 사람이 사랑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자전거를 안 탄 사람이 자전거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아이들 똥오줌기저귀나 곁님 핏기저귀를 손빨래로 정갈히 건사한 살림을 꾸려 보지 않고서 성평등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모두 그렇다. 겪기에, 하기에, 살아가기에 쓸 뿐이다. 어떤 글이든 꾸밀 까닭이 없다. 글을 왜 꾸미겠는가? 안 겪은 이야기를, 안 한 이야기를, 하나도 모르는 이야기를 억지로 쓰자니 겉멋에 허물좋은 꾸밈결로 쓰겠지. 2020.10.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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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책아이


할머니는 숲 돌보며 마음을

할아버지는 밭 일구며 삶을

어머니는 글 지으며 생각을

아버지는 집 가꾸며 사랑을


숲에서 숲말을 배운다

풀밭에서 푸른말 익힌다

글그림 담은 책으로 생각을

보금자리에서 살림말 잇는다


바람을 읽고 하늘을 쓰는

책어른

노래를 읽고 놀이를 쓰는

책아이


풀꽃나무하고 어깨동무하는

책길잡이

풀벌레 멧새 개구리랑 다같이

책노래님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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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요가 내가 좋아하는 것들 1
이은채 지음 / 스토리닷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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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143


《내가 좋아하는 것들, 요가》

 이은채

 스토리닷

 2020.8.8.



우리의 몸은 모두 다르게 생겼으며 생활습관 또한 다르므로 한 가지 증상만 해소한다 해서 건강을 되찾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9쪽)


문득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노력하는 감정 에너지와 그것들을 축적하기 위해 유지하는 비용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35쪽)


“그동안 내 마음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어요. 자주 내 몸을 원망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남편에게 미운 마음이 생기기도 했고요. 누군가를 원망하며 남 탓하고 살아왔는데 내가 먼저 나를 아끼고 사랑해 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58쪽)


아침을 굶든, 저녁을 굶든, 진짜 배가 고플 때를 기다렸다가 먹었다. 굶으면 큰일 날 줄 알았는데 큰일이 안 났다. (116쪽)


다시 생각해 보면 몸은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마음 안으로도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안내자의 역할을 해주는 훌륭한 도구이다. (121쪽)


우선 마음을 비우고 ‘스승은 내 마음속에 있다’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141쪽)



  골을 부리면서 밥을 먹으면 밥기운은 어느새 골부림입니다. 우리 몸에 들어온 밥덩이에는 ‘골부리는 기운’이 찌릿찌릿 넘쳐서 배가 슬슬 아프고 몸도 찌뿌둥합니다. 신바람을 내면서 밥을 먹으면 밥기운은 어느덧 신바람입니다. 우리 몸에 넣은 밥덩이에는 ‘신바람난 기운’이 차랑차랑 너울대며 배가 든든하고 몸도 가벼우면서 피어납니다.


  대단하다 싶은 밥을 먹어야 하지 않습니다. 훌륭하다 싶은 밥을 차려야 하지 않습니다. 솜씨가 빼어난 밥지기가 지은 밥을 먹기에 즐겁지 않습니다. 스스로 즐거이 마음을 다스리면서 몸을 가꾸는 길에 먹는 밥이라면 라면 한 그릇이나 과자 한 조각으로도 숨을 살립니다. 스스로 안 즐거운 채 짜증이며 골이며 부아에 시샘이 흘러넘치면, 무엇을 먹어도 몸을 괴롭히거나 죽이는 짓이 되고 말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요가》(이은채, 스토리닷, 2020)를 지은 분은 처음부터 이런 길을 걷거나 책까지 써낼 줄 몰랐다지요. 글쓴님도 처음에는 숱한 여느 서울사람처럼 쳇바퀴를 돌며 이 눈치 저 억지웃음에 다달이 돈을 버는 길에 나섰을 테고요.


  자, 우리는 무엇을 해야 즐거울까요? 자, 우리는 무엇을 하면 안 즐거울까요? 자, 우리는 이 삶을 어떤 꿈을 그리고 짓는 사랑일 적에 아름다울까요? 자, 우리는 이 삶에서 무엇을 하거나 안 하면 안 아름다울까요?


  틀에 박힌 삶으로 나아가니까 틀에 갇힙니다. 홀가분하게 춤추고 노래하고 웃고 떠들고 이야기하니까 홀가분해요. 몸을 살리는 몸짓은 대단하게 비비 꼬는 멋부림이 아닙니다. 몸을 살리는 몸짓은 참말로 아주 수수한 살림길입니다. 바람결대로 춤을 추면 되어요. 나무처럼 몸을 움직이면 돼요. 바람에 구르는 나뭇잎마냥 몸을 놀리고, 바람을 타는 새처럼 팔을 휘휘 저으면 됩니다.


  구름이 되어 보기로 해요. 빗방울이며 이슬이 되어 보기로 해요. 햇살이 되어 보고, 별빛이 되어 봐요.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몸빛으로 늘 새삼스레 피어나는 오늘 하루를 지어 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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