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시자!! 1 - A Badboy Drinks Tea!!
니시모리 히로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314


《차를 마시자 1》

 니시모리 히로유키

 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8.8.25.



  우리가 서로 겉모습만으로 바라본다면 매우 지쳐요. 겉모습을 꾸미려 들고, 겉차림에 온마음을 빼앗기다가, 그만 서로 어떤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을 밝히거나 하루를 지을 적에 즐거울까 하는 대목을 놓치거나 잃겠지요. 우리가 서로 속사랑으로 마주한다면 무척 반가워요. 속마음으로 가꾸면서 속생각을 북돋으려 할 테니, 차츰차츰 서로 빛나면서 이야기꽃이 무르익겠지요. 《차를 마시자 1》를 뒤늦게 읽습니다. 지난 2008년에 처음 나올 무렵은 큰아이가 막 태어난 터라 잠잘 틈 없이 바쁘기도 했고, 그때에는 “차를 마시는” 이야기에는 마음이 안 갔어요. 그린님 만화책을 《히이라기》하고 《오늘부터》하고 《강철 신사》를 돌아 《차》까지 살피는데, 모든 만화마다 ‘겉속’을 헤아리는 줄거리하고 ‘마음에 담는 생각’을 짚는 얼거리하고 ‘참다운 힘’이란 무엇일까 하는 얘기가 흐릅니다. 따뜻하게 끓이거나 우린 한모금은 어떤 숨결이 되나요? 스스로 어떤 몸이 되고 싶은가요? 눈을 감고 마음으로 서로 만날 수 있나요? 몸눈뿐 아니라 마음눈을 활짝 뜨고서 따사로이 마주하는 하루인가요? 숨결도 목숨도 껍데기가 아닌 넋이요 얼이며 빛입니다. ㅅㄴㄹ



“안 돼요. 이런 걸 들여놓으면!” “카호, 이런 거라니, 그런 표현은 실례예요.” “예.” “그리고, 명색이 다도를 한다는 사람이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34쪽)


“그는 다도를 공부하겠다고 했어요. 그 이외의 문제는 상관없어요.” “부장은 무섭지 않나요?”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요.” (42쪽)


“얘기하면 이해하지 않을까? 난 이제 폭력 세계에서 은퇴했다고.” “하하하. 아하하하하! 이히히히!” (60쪽)


“넌 만화군의 소중한 물건을 이렇게 만들었잖아. 넌 하지 말라는 만화군의 말을 들었나?”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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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5
네코쿠라게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휴우가 나츠 원작, 나나오 이츠키 구성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313


《약사의 혼잣말 5》

 휴우가 나츠 글

 네코쿠라게 그림

 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0.1.15.



  우리는 이 별에 왜 태어날까요? 우리가 태어난 이 별에서 무엇을 하기에 즐거울까요? 우리는 이 별에서 어떻게 하루를 열고 삶을 지으며 살림을 가꾸면서 노래가 흐를 만할까요? 스스로 즐거울 길을 가야 즐거울까요, 이웃을 시샘하거나 괴롭힐 적에 즐거울까요? 《약사의 혼잣말 5》을 읽으면서 내내 이러한 생각이 감돕니다. 첫걸음부터 닷걸음에 이르기까지 ‘약사 아가씨’는 ‘임금집’에서 벌어지는 아귀다툼에 혀를 차고 눈살을 찌푸리는데, 혀를 차고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차분히 이 일을 추스르고 저 일을 매듭짓습니다. 언제나 되새깁니다. 굳이 그 일을 해야 할까요? 늘 돌아봅니다. 애써 그렇게 나서야 할까요? 뒷주머니를 차려는 몸짓이라면 안쓰럽습니다. 뒷돈을 챙기려는 손길이라면 쓸쓸합니다. 환하게 트인 곳에서 햇빛을 함께 받으면서 나누면 즐거우리라 생각해요. 푸르게 우거진 숲에서 바람을 같이 마시면서 노래하면 즐거우리라 봅니다. 바깥일을 보러 서울마실을 하면서 혼잣말을 합니다. 이제 옆사람을 이웃이 아닌 ‘돌림앓이를 퍼뜨릴지도 모를 사납이’로 여기는 눈길이 쫙 퍼지는 서울사람 매무새를 숲빛으로 돌려세울 길이란 무엇일까요? ㅅㄴㄹ



“어떻게 너 같은 애가 저 아름다우신 진시 님의 직속으로 일하게 됐냐고?” “난 그냥 고용된 건데. 그러니까, 즉, 저를 질투하는 건가요?” (10쪽)


‘세상에 진기한 일은 거의 없다. 이번 일도 지식이 있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이야기였다.’ (87쪽)


“비싸서 손을 댈 수 없다면 값싸게 만들어 버리면 문제가 없겠죠. 그래서 희소가치를 떨어뜨렸습니다.” (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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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26


《샘터》 통권 1호

 김재순 엮음

 샘터사

 1970.4.1.



  1975년에 태어난 몸이니 1970년에 《샘터》란 잡지가 첫걸음을 뗀 줄 알 턱이 없습니다. 중학교에 접어들고서야 《샘터》라는 잡지를 알았어요. 그렇다고 이 잡지를 읽거나 즐기지 않았어요. 1995년 가을에 군대에 들어가니 내무반 귀퉁이 텔레비전 옆에, 또 헛간 구석퉁이에 낡고 해진 《샘터》랑 《좋은생각》 같은 잡지가 조금 있어요. 제가 군대살이를 한 곳에는 〈국방일보〉하고 〈조선일보〉하고 〈스포츠서울〉 세 가지 신문이 이레에 한 벌 들어왔습니다. 이밖에 다른 글뭉치를 볼 길은 없습니다. 새즈믄해로 접어든 어느 날 헌책집에서 1970년 4월에 처음 나온 《샘터》를 만났습니다. 궁금해서 집어들어 펴는데, 겉종이 안쪽에 ‘근대화의 샘, 샘터지 창간에 즈음하여 1970.3.10. 대통령 박정희’라는 글씨하고 사진이 큼지막하게 나옵니다. 이 글씨하고 사진을 보고서 쫙 소름이 돋았습니다. 1970년은 군사독재 군홧발이 ‘근대화’란 이름을 한창 드날린 해예요. 그래요, 잡지 《샘터》는 “근대화의 샘”이 되려고 나라에서 이바지한 잡지요, 군대를 휘감은 글뭉치였습니다. 이 잡지가 쉰 돌을 못 채우고 사라질 뻔하다가 되살아나서 쉰 돌을 넘었다고 합니다. 놀라운 일인지 대단한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젠 어떤 샘인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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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25


《느티나무》

 오수 기획

 황재모 그림

 최금락 글

 서울문화사

 1997.6.28.



  ‘오수’라는 이름을 내걸고 나온 《천재들의 합창》은 동무들이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만화가 썩 재미없더군요. 그즈음 널리 사랑받은 “천사들의 합창”이란 연속극이 있는데, ‘천사’를 ‘천재’로 바꾸어 ‘학교살이’에서 우당탕 부대끼는 모습을 그리는 줄거리는 안 내켰어요. 가만히 돌아보면, 1988∼1990년에 다닌 중학교는 몹시 고단했어요. 이름은 중학교이되 어른들은 날마다 푸름이를 두들겨패거나 손지검을 하거나 막말을 퍼부었고, 또래는 날마다 주먹다짐으로 시끌시끌했습니다. 허울은 ‘학교’이되 그야말로 ‘미친싸움터’이자 ‘바보불구덕’이었어요. 삶자리에서 학교살이는 끔직한데 만화책에서 학교살이를 재미나게 그린다니, 너무 두동지고 뜬구름이지 싶더군요. 1995년 11월에 군대에 가서 1997년 12월에 마쳤습니다. 이동안 나온 책은 하나도 몰랐는데, 겨우겨우 하나하나 찾아내어 읽다가 《느티나무》를 보았고, 이 만화책으로 ‘오수’라는 이름으로 만화를 그린 두 분 손길을 새롭게 되새겼어요. 느티나무를 둘러싸고 시골 조그마한 배움터에서 마음으로 아끼는 어른하고 어린이 살림을 웃음꽃이랑 눈물꽃으로 그렸거든요. 그런데 이 만화 겉에 ‘18세 미만 구독불가’라는 빨간딱지를 붙였으니 나라가 미쳤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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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노래

책을 사들이는 말



학우서방 : 《보리 국어사전》을 짓는 편집장이자 자료조사부장으로 일하던 2001년 여름, 처음으로 나라밖으로 가 본다. 우리가 새로 쓸 사전을 헤아리며 숱한 밑책이며 밑글을 건사해야 하는데, 우리말은 남녘·북녘뿐 아니라 일본·중국·러시아·중앙아시아로 흩어져야 한 겨레붙이 말살림을 모두 아우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새로 태어날 어린이하고 시골에 사는 할매·할배에다가 이 나라를 사랑하며 찾아와서 우리말을 배울 이웃나라 사람을 어우러야지. 남녘책만으로는 우리말사전을 지을 수 없기에 일본에서 의젓하게 살아가는 한겨레 말살림을 돌아보고자, 또 사전짓기를 몇 발 앞선 몸짓으로 일구는 일본 책밭을 배우러, 출판사 지기님을 심부름하고 책짐을 나를 일꾼으로 일본에 갔는데, 이때에 ‘학우서방’도 물어 물어 걸음했다. 지난날에는 달랐을 테지만 어느덧 초라하게 쪼그라든 〈학우서방〉을 마주하며 서글펐다. 책하고 책집은 ‘개인사업’으로 그치지 않는다. 우리 모두를 살리는 숨빛이다. 알차고 알뜰하던 ‘학우서방’ 자취를 서울 신촌 헌책집에서 만났다. 2020.10.9.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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