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들어주었어
코리 도어펠드 지음, 신혜은 옮김 / 북뱅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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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49


《가만히 들어주었어》

 코리 도어펠드

 신혜은 옮김

 북뱅크

 2019.5.15.



  잠자리에 누운 작은아이가 문득 일어납니다. “이가 흔들려요. 빠지려나 봐요.” 우리 집 두 아이는 스스로 이를 뺍니다. 무럭무럭 크며 흔들리는 어린 이가 빠지면 튼튼하고 커다란 이가 돋기 마련입니다. 아기 적부터 이빼기가 무섭거나 힘들지 않다고 들려주고 찬찬히 기다리면서 지켜보았으니, 누가 나서 주지 않아도 이제는 혼자 너끈히 다스립니다. 쌓기놀이를 하다가 무너뜨려도, 그림을 그리다가 엇나가도, 셈을 하다가 틀려도, 다시 하나씩 하면 될 뿐인 줄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다 보면 “다시 하지요.” 하면서 웃기 마련입니다. “The Rabbit Listened”를 옮긴 《가만히 들어주었어》입니다. 아이를 포근하게 안으면서 가만히 들어준 토끼가 있기에, 아이는 다시 기운을 낸다고 합니다. 그래요. 아이는 토끼가 들려주는 말도, 어버이가 속삭이는 말도, 별하고 해가 노래하는 말도 듣습니다. 하나하나 들어요. 가르치거나 다그치는 말이 아닌, 달래거나 다독이는 말을 듣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사랑을 들으며 생각을 듣지요. 삶을 듣고, 살림을 들으며, 숲을 듣습니다. 아이 곁에 서려 한다면, 포근히 안으면서 가만히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해요.

ㅅㄴㄹ


#theRabbitListened #CoriDoerrf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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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
아베 하지메 지음, 위정현 옮김 / 계수나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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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열한 해 앞서 이 그림책 이야기를 놓고

느낌글을 쓴 적 있는데

오래되기도 해서

새로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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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53


《호두》

 아베 하지메

 위정현 옮김

 계수나무

 2006.4.25.



  커다란 나무를 보면 둘레에 조그마한 나무싹이 트기도 하고, 딱히 나무싹이 없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 하고 두고두고 생각하다가 요즈막에 깨닫습니다. 나무 스스로 보기에 걱정없이 줄기가 굵고 가지를 뻗을 만하면 따로 나무싹이 돋지 않아요. 이와 달리 자꾸 시달리거나 고달픈 곳에서는 싹이 매우 잘 트고, 어린나무가 곳곳에서 올라오더군요. 《호두》는 여러 이야기를 한몸에 품습니다. 어버이하고 아이 사이가 두 갈래로 맞물리고, 아이다움하고 어른다움이 새로 얽히며, 숲하고 서울이란 터전이 새삼스레 얼크러집니다. 아이는 누구하고 어떻게 살아갈 적에 즐거울까요? 어버이나 어른은 어떤 살림집을 꾸릴 적에 느긋하면서 웃음꽃일까요? 우리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서 누구랑 한집을 이룰 적에 사랑이라는 마음이 될까요? 돈은 얼마나 있으면 좋고, 집은 얼마나 넓으면 좋을까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어머니 아버지는, 나는 어떻게 하루를 그리면서 살아가는 몸짓인가요? 섣불리 풀려 하면 부딪히면서 다칩니다. 느긋이 바라보면 좋겠어요. 나무씨를 심을 마당을 돌보면 좋겠고, 나무가 우람하게 자랄 보금자리를 두고두고 함께 돌본다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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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숲노래 도서관


말꽃 짓는 책숲 2020.11.30. 쓰고 씁니다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팔리는 책을 쓰려면 큰곳(대형출판사)을 알아보라고 합니다. 책을 팔고 싶으면 글꾼(기자·평론가)하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합니다. 책을 널리 알리고 싶으면 굽히고 들어가거나 거저로 뿌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를 하나도 안 지키면서 2004년부터 책을 선보였습니다. 큰곳이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큰곳은 돌림장사하고 이름힘(또는 힘이름)을 좋아하기에 저하고 안 맞습니다. 글꾼치고 줄(학맥·인맥·지연)을 안 따지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시피 하니, 아는 글꾼이 없는 채 시골에서 살아갑니다. 고운 이웃님한테 그동안 꾸준히 책을 드리며 살았는데, 이제 이러다가 살림이 거덜나겠구나 싶어, 책을 드리는 일을 확 줄이거나 안 합니다.


  이러면서 새로 씁니다. 오늘 하루는 ‘새하늬마높(동서남북)’이라는 오랜 우리말이 걸어온 길을 실타래로 풀어내려고 용썼습니다. ‘새 하늬 마 높’ 이렇게 넉 마디를 풀어내기까지 얼추 스물여섯 해가 걸린 듯싶습니다. 스물여섯 해를 거친 보람이어도, 이 보람을 실은 책을 펴는 이웃님은 몇 분 만에 누리겠지요. 글쓴이란 늘 이렇습니다. 스물여섯 해를 용썼든 마흔여섯 해를 힘썼든, 책손·글손이 즐겁고 홀가분하게 이 모든 이야기를 넉넉히 누리기를 바랍니다. 충주 무너미마을에서 내는 조그마한 두달책(격월간지) 《우리말 우리얼》에 ‘새하늬마높’ 이야기를 담을 테고, 언제 나올 지 모르지만,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우리말 이야기책’에 다시 실을 텐데요, 그때까지는 누리글집에 말밑찾기 글은 안 올리려 합니다.


  마을책집 이야기를 노래꽃으로 갈무리합니다. 이렇게 갈무리한 노래꽃을 마을책집에 가져다주기도 하고, 글월로 띄우기도 합니다. 한 땀 두 땀 서린 이 노래꽃으로 마을책집마다 신나는 웃음꽃이며 손길꽃이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우리말꽃을 쓰는 사람은 늘 징검다리 노릇입니다. 징검돌 하나를 더 놓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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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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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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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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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27.


《도라에몽 0》

 후지코 F.후지오 글·그림/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20.10.31.



쇠날을 맞이할 적마다 다음 이틀 동안 우체국이 쉬니, 부칠 글월이 있으면 부쳐야지 하고 생각한다. 이러면서 하루를 보내다가 글월이나 책꾸러미를 꾸리기 빠듯하면 다음 달날로 넘긴다. 읍·면 우체국 모두 가깝지 않은 길이니까. 몇 해 앞서까지는 부랴부랴 서둘렀다면, 해가 갈수록 ‘느긋이 하자’고 생각을 돌린다. 틀림없이 글자락을 더 살펴야 하니까, 이모저모 더 챙겨야 하니까, 쇠날보다는 달날이나 불날에 우체국을 다녀오는 길이 나으리라. 《도라에몽 0》에 나오는 이야기는 도라에몽하고 노비타(진구)가 처음 만나는 대목을 다 다른 눈높이로 그려낸 줄거리를 보여준다. ‘진구·이슬이·퉁퉁이·비실이’ 같은 이름을 꽤 잘 옮겼다고 생각하면서도 ‘노비타’란 이름이 늘 살짝 아쉽더라. 노비타가 나무를 심으면서 왜 제 이름이 ‘노비타’인가를 깨닫는 대목이 있으니까. 늘 제 이름을 못마땅히 여기다가 ‘노비노비타’란 말이 입에서 터져나오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삶을 확 바꾸는 아이가 노비타(진구)이다. 이름이란 얼마나 값진가. 어버이는 아이한테 어떤 이름을 붙여서 날마다 그 이름을 불러 주는가? 그리고 이름을 비롯해 어떤 말로 이야기를 이슬처럼 엮어서 나날이 속삭여 주는가? 말이란 마음인데, 사랑 담은 빛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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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0-11-30 13:29   좋아요 0 | URL
도라에몽 꿈을 키워주는 만화같아요( ╹▽╹ )

파란놀 2020-11-30 21:55   좋아요 0 | URL
한켠으로는 꿈을 키우고
한켠으로는 꿈을 꺾는달까요...
그래서 재미있지요 ^^;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26.


《선생님 경제가 뭐예요》

 배성호·주수원 글, 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 2020.11.13.



미국 나라지기를 뽑는 일을 놓고 우리나라 새뜸은 어쩐지 제대로 이야기를 안 들려준다. 영어로 된 글이나 밑감을 스스로 찾아나설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꽤 많은 듯하다. 어느덧 우리나라 새뜸은 왼켠도 오른켠도 없이 모두 힘켠(기득권)에 섰구나 싶다. 여기에 돈켠·이름켠까지 붙든다. 스스로 왼켠이나 오른켠인 척하지만 알고 보면 힘·돈·이름을 거머쥐어 사람들을 뒤흔드는 무리일 뿐이기 일쑤이다. 미국 펜실베니아에서는 우편투표를 하는 종이를 ‘1,823,148’을 보냈다는데, 막상 우편투표를 한 사람은 ‘2,589,242’라고 한다. 버젓이 드러난 거짓값인데 미국 새뜸 가운데 이 대목을 짚는 곳은 둘쯤 있지 싶다. 《선생님 경제가 뭐예요》를 읽으며 욱씬욱씬한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어린이·푸름이한테 어떤 살림(경제·정치·사회·문화·역사·가사노동)을 들려줄 만한 어른일까? 우리는 제대로 살피고 슬기롭게 사랑하는 살림을 어린이한테 물려주거나 들려주려는가, 아니면 어느 힘켠이나 돈켠이나 이름켠에 서서 외곬을 보여주려는가? 옛말에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다. 미움이건 사랑이건 나눌수록 커진다. 덧붙이자면 종살이도 사랑살림도 나눌수록 커질 테지. 어른이라면 모름지기 오직 ‘어린이켠’에만 서야지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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