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하나에 사계절 그림책
김장성 지음, 김선남 그림 / 사계절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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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50


《나무 하나에》

 김장성 글

 김선남 그림

 사계절

 2007.5.7.



  나무 하나에 숱한 숨결이 어우러져 살아갑니다. 나무 하나에 즐거이 노는 어린이 손길이 서립니다. 나무 하나에 뭇새가 잔뜩 내려앉아 서로 왁왁 깔깔 찍찍 딱딱 꼬로로롱 삐리리링 갖은 노래가 흐릅니다. 나무 하나에 나비가 내려앉으며 문득 조용합니다. 나무 하나에 핀 조그마한 꽃송이를 본 아기가 척척 기어오면서 산들바람이 붑니다. 나무 하나가 있는 곳은 얼마나 포근할까요. 나무 하나가 없는 데는 얼마나 메마를까요. 찻길을 씽씽 달리기만 한다면 나무하고 멀어집니다. 땅밑으로 깊이 내려가서 길을 달린다면 나무를 살찌우는 해랑 바람이랑 눈비랑 풀벌레랑 새를 잊어버립니다. 《나무 하나에》는 나무를 잊거나 잃은 서울사람한테 이바지합니다. 어느덧 서울은 나무 한 그루 ‘박을’ 만한 빈터조차 남아나지 않는 메마르고 쓸쓸한 고장이 됩니다. 서울 땅값은 얼마나 비싼가요? 서울 집값은 얼마나 춤추는가요? 서울에서 마당 있는 집을 누가 누릴까요? 나무 하나 가꿀 틈이 없으면 사랑이란 꽃을 피울 틈이 없습니다. 나무 하나 바라볼 짬이 없으면 꿈이란 씨앗을 심을 짬이 없습니다. 나무 하나에 온누리가 고요하게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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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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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사진책시렁 84


《ありがとうシンシア》

 小田哲明

 講談社

 1999.6.1.



  2001년에 처음 나라밖을 가 보았고, 그때 일본 도쿄에 있는 책집에서 《ありがとうシンシア》를 만났습니다. ‘介助犬シンちゃんのおはなし’란 덧이름이 붙은 이 빛꽃책은 길동무개 한삶을 차분히 담아냅니다.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고, 살고, 사람 곁에서 배우고, 누구를 만나 어떻게 곁살림을 누리는가를 하나하나 보여주지요. 장님이라는 이웃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 우리 모습이나 몸짓일까요. 눈으로 보며 담아내는 삶길에는 어떤 줄거리를 담아서 무슨 이야기를 펴려는 생각인가요. 거룩하거나 놀랍거나 엄청나다 싶은 일을 할 까닭은 없습니다. 사랑은 크기로 재지 않거든요. 오직 사랑 한 줄기이면 돼요. 키가 크든 작든 모두 풀꽃나무입니다. 앉은뱅이로 자라기에 들꽃이 아니라 하지 않습니다. 조그마하게 살아간대서 나무가 아니라 하지 않아요. 붓이 설 곳이란, 빛꽃으로 담을 이야기란, 늘 우리 곁에서 함께 동무하듯 흐릅니다. 빠르게 내달리는 길을 멈출 줄 안다면, 두 다리로 천천히 걷고, 봄바람도 겨울바람도 함께 쐬면서 마을길·골목길·숲길을 사뿐이 거닐 수 있다면, 우리 곁 모든 삶자락은 빛꽃으로 담을 잔치꾸러미입니다. 마음을 뜨고 사랑으로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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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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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e graphies 코레 그래피 1973-2016 - 로랑 바르브롱 사진집 로랑의 한국 여행기 Carnets de voyages 1
로랑 바르브롱 지음 / 눈빛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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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사진책시렁 85


《코레그래피 1973-2016》

 로랑 바르브롱

 눈빛

 2018.5.15.



  우리나라 빛꽃밭을 들여다보면, 빛꽃길을 가는 이들은 으레 여느 사람을 이웃이나 동무로 안 두나 싶어 아리송합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우리나라 빛꽃쟁이는 하나같이 ‘여느 마을 여느 자리 여느 사람’을 ‘여느 이웃이나 동무란 눈길’로 담아내는 길을 아예 안 가다시피 하거든요. 우리나라 빛꽃쟁이는 한결같이 멋부림으로 가는데, 예전에는 한자말로 ‘예술’이라 이름을 붙였다면 요새는 영어로 ‘아트’라 이름을 붙입니다. 멋부리건 예술을 하건 아트를 하건 대수롭지 않아요. 무엇을 하든지 빛꽃틀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붓을 쥐었어도 글쓰기가 아니라 멋부리기나 흉내내기나 베껴쓰기나 훔쳐쓰기를 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듯, 빛꽃틀이 손에 있어도 빛꽃길을 안 갈 수 있겠지요. 《코레그래피 1973-2016》는 우리나라에서 여느 자리 여느 삶을 일구는 여느 사람들 자취를 서른 해 남짓 담아낸 걸음걸이를 주루룩 보여줍니다. 빛꽃님은 멋을 부리지 않습니다. 여느 사람이 살아가는 여느 자리를 단출히 알아볼 만하도록 담아낼 뿐입니다. 반가워 다가가고, 반갑기에 만나고, 반갑게 손을 흔듭니다. 빛으로 꽃이 되는 길은 쉽고 즐거우며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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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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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의 풍경과 음악 The Traveller 1
박재현 지음 / 안목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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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사진책시렁 83


《아이슬란드의 풍경과 음악》

 박재현

 안목

 2017.8.8.



  곁에 두며 즐기는 대로 둘레를 바라봅니다. 스스로 좋아하는 결을 살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립니다. 빛꽃밭에서도 매한가지입니다. 곁에 두며 즐기는 눈썰미로 찰칵 한 칸을 담고, 스스로 좋아하는 결을 고스란히 찰칵 두 자락으로 옮깁니다. 《아이슬란드의 풍경과 음악》은 아이슬란드라는 곳을 마음에 품으며 즐기는 노래하고 빛꽃을 나란히 놓습니다. 빛꽃님은 이러한 길하고 결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느끼는데, 여러모로 ‘필립 퍼키스 사랑’이지 싶습니다. 필립 퍼키스가 바라보는구나 싶은 눈길로 아이슬란드를 바라보네 싶고, 필립 퍼키스가 노래하는구나 싶은 발걸음으로 아이슬란드를 디디네 싶습니다. 문득 ‘흉내’인가 하고 생각하다가, 어쩌면 흉내라기보다 그대로 녹아들어서 이 길이나 결을 못 떼어놓는 셈일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빛꽃책을 통째로 필립 퍼키스한테 바치듯 엮은 얼거리를 보면서 ‘그분한테 띄우는 사랑글월’이어도 나쁘지 않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저라면 제가 좋아하는 누가 있더라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바라보는 눈길’대로 빛꽃을 담을 생각이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찍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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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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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4 - 카니발 플러스
휴우가 나츠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김예진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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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649


《약사의 혼잣말 4》

 휴우가 나츠 글

 쿠라타 미노지 그림

 김예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12.25.



“그 하녀는 정말로 자살한 걸까?” “그걸 정하는 건 제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고작 하녀 따위가 비의 음식에 독을 탈 이유가 있나?” “저는 모르죠.” (31쪽)


‘비에게 주위가 모두 적이라는 생각을 주입시키고 아군은 자신들밖에 없다면서 고립시키는 거야. 어린 리슈 비는 시녀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고, 본인은 괴롭힘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니 겉으로 드러내지도 않겠지.’ (62쪽)



《약사의 혼잣말 4》(휴우가 나츠·쿠라타 미노지/김예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을 읽는다. 자리를 지키는 사람, 자리를 지키며 눈길을 받고 싶은 사람, 자리를 지키는 사람 곁에서 일거리를 찾는 사람, 자리에 따라 엇갈리는 생각이며 말이 흐른다. 어떤 삶이어야 즐거울까? 어떤 벼슬이나 자리여야 넉넉할까? 곰곰이 보면 임금집이며 이 둘레에서는 스스로 삶이나 살림이나 사랑을 짓는 사람이 드물거나 없어 보인다. 부리는 쪽이든 부리는 대로 해야 하는 쪽이든 손수 흙을 만지거나 물을 다루거나 풀꽃나무를 곁에 둘 일이 없기에, 어울림이나 살림빛이 아닌 뒷길이나 꿍꿍셈으로 기울 만하지 싶다. 차림새가 다를 뿐, 벼슬자리하고 얽힌 수렁은 예나 이제나 똑같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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