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세상 - 2021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도서관 어린이인권도서 목록 추천도서, 2021 서울특별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여름방학 권장도서, 2021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가 추천하는 여름방학에 읽기 좋은 책, 2021.04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추천도서, 2020 가온빛 추천 그 바람그림책 100
윤여림 지음, 이명하 그림 / 천개의바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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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27


《상자세상》

 윤여림 글

 이명하 그림

 천개의바람

 2020.11.1.



  어린 날을 돌아보면, 종이로 짠 꾸러미가 무척 값졌어요. 종이꾸러미 하나 얻기가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마을가게를 꾸리는 아이는 마을 아주머니한테도 우쭐대면서 주느니 안 주느니 실랑이를 했습니다. 예전에는 능금이나 배를 종이꾸러미 아닌 나무짝에 겨를 담아서 팔았어요. 능금짝이나 배짝을 우리 집에서 장만한 일은 없지만, 큰집인 터라 한가위나 설에 작은집에서 능금짝이나 배짝을 들고 왔어요. 겨에 묻은 능금이나 배는 꽤 오래도록 싱싱했습니다. 주전부리를 사먹을 적에 종이꾸러미가 있다면 버리는 일이 없습니다. 고이 건사해서 요모조모 작은살림을 담는 칸으로 삼았어요. 바야흐로 해는 흐르고 흘러 오늘날에는 종이꾸러미가 넘칩니다. 넘치다 못해 ‘빳빳하고 깨끗한 종이꾸러미’마저 곧장 되살림종이로 삼습니다. 《상자세상》은 이렇게 뒤바뀐 우리 모습 가운데 한켠을 빗대어 보여줍니다. 곰곰이 보면 큰고장에서는 ‘종이꾸러미 버리기’가 흔할밖에 없어요. 넘치고 넘치니까요. 파는 쪽에서는 자꾸 새것을 사야 하고, 사는 쪽에서도 자꾸 새꾸러미가 쌓입니다. 알뜰히 쓰는 길을 잊은 채 ‘쓰고 버리기’가 된 오늘은 누가 바꿔야 할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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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1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보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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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65


《버스를 타고》

 아라이 료지

 김난주 옮김

 보림

 2007.6.25.



  집에서 면소재지까지 혼자 걸으면 20분 남짓 걸리고, 아이들하고 함께 걸으면 40분 남짓 걸립니다. 이 길을 씽씽이로 가면 5분이면 넉넉합니다. 여름바람을 쐬며 면소재지까지 걸어가서 볼일을 마치고 시골버스를 기다려 탔더니 작은아이가 “버스로 가니 되게 빠르네?” 하고 말합니다. 그래요, 씽씽이에 몸을 실으면 이곳하고 저곳 사이를 가로지르니 되게 빠릅니다. 걸어가며 마주한 모든 모습이며 삶터를 휙휙 지나칩니다. 걸을 적에는 들꽃 곁에 쪼그려앉아 “반갑구나! 넌 이름이 뭐니?” 하고 묻지만, 씽씽이에 타면 들꽃한테 말을 섞을 틈이 없이 휙 지나갑니다. 걸으면서 구름을 읽고 멧자락하고 손을 흔들고 풀벌레랑 나란히 노래하지만, 씽씽이에 탈 적에는 얌전히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버스를 타고》는 드넓은 모래벌 한켠에서 씽씽이를 기다리던 나그네가 ‘씽씽이를 그냥 보내’고서 길디긴 길을 천천히 걷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책이름은 “버스를 타고”이지만 줄거리는 “버스를 안 타고”입니다. 자, 생각해 봐요. 오늘날 우리는 씽씽이를 너무 오래 자주 자꾸 하염없이 타지 않나요? 운전면허도 교통카드도 버리고 함께 걸어 볼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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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あらいりょうじ #井良二荒 #AraiRyoji #バスにのっ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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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오늘말. 총총


우리말 ‘총총’은 두 가지이고, 한자말 ‘총총’도 두 가지입니다. 우리말 ‘총총’은 ‘초롱초롱’하고 맞물리는 ‘총총’이 있고, ‘총총걸음·총총거리다·촐랑거리다·촐싹거리다’하고 맞물리는 ‘총총’이 있어요. 한자말 ‘총총’을 보면 촐랑대거나 촐싹대는 모습을 나타내는 ‘총총’에 소리값을 맞추어서 쓰는 두 가지로구나 싶어요. 어느 말이든 알맞고 즐겁게 쓰면 됩니다만, 되도록 우리가 짓는 삶에 뿌리를 내린 숨결을 헤아려서 추스른다면 한결 나으리라 생각해요. 촛불처럼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입니다. 종종걸음을 치듯, 졸졸졸 흐르듯, 출렁출렁하는 물결마냥, 촐싹거리거나 촐랑대지만, 촘촘촘 있듯 총총총 걷는 이 걸음새를 차근차근 혀에 얹고 손발에 담아 봐요. 급작스레 하면 어렵지만, 하루아침에 하려면 벅차지만, 빨리 할 생각이 아닌, 슬슬 하면서 설설 가다듬으면 어느새 우리 삶말은 바람처럼 싱그럽고 새롭게 피어나리라 봅니다. 때로는 사뿐걸음이고, 때로는 종종걸음입니다. 때때로 느긋걸음이요, 때때로 총총걸음이에요. 자, 밤하늘을 같이 바라봐요. 별빛이 얼마나 눈부신가요? 자, 낮하늘도 함께 봐요. 얼마나 환한가요?


갑자기·갑작스레·급작스레·냅다·냉큼·느닷없다·하루아침·휘몰아치다·다다닥·화다닥·후다닥·몰록·이내·바로·바람같다·벌떡·헐레벌떡·바쁘다·바삐·얼른·와락·발빠르다·번개같다·벼락같다·우레같다·천둥같다·부리나케·불이 나다·불길같다·불현듯·빠르다·빨리·서두르다·서둘러·재빠르다·씽·씽씽·쌩·쌩쌩·팍·팍팍·퍼뜩·휙·휙휙·휭·휭휭 ← 총총(悤悤) 1


살살·설설·슬슬·이만·이쯤·이쯤은·이쯤으로 ← 총총(悤悤) 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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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오늘말. 어린글꽃


어린이가 읽을 우리말꽃을 한창 쓰던 2002년 무렵 일인데, 어린이책을 쓰는 나이 지긋한 어느 분이 “왜 최종규 씨는 ‘아동문학’이라 안 하고 ‘어린이문학’이라 하나? ‘어린이문학·어린이문학가’라 하면 격이 낮아 보이잖아?” 하고 물었습니다. 저는 “‘어린이문학’이란 이름이 ‘아동문학’보다 낮아 보인다면 ‘어린이’란 이름이 낮아 보인다는 말씀인가요? 어린이한테 ‘어린이’라 안 하면 무슨 말을 쓸까요?” 하고 대꾸했습니다. 이런 얘기가 오간 뒤 그분이 쓴 책은 모두 치웠습니다. 그때에는 ‘문학’이란 한자말을 그냥 썼지만 이제는 ‘글꽃’으로 고쳐씁니다. 그러니, 어린이하고 함께 즐기는 글이라면 ‘어린글꽃’이요, 새롭게 ‘씨앗글꽃’이라고도 말할 만하지 싶어요. 여러 어린글꽃 가운데 하나는 ‘노래꽃(←동시)’으로 고쳐쓰는데, 다른 하나느 ‘빛글(←동화)’이라 하면 어울리려나 하고 어림합니다. 어린이하고 나누는 글꽃이라면 빛을 씨앗처럼 담기 마련이거든요. 찬찬히 길을 풀어 봅니다. 아무리 담이 높게 가로막아도 살살 풀고 싶어요.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할 어른으로서 모든 걸거치는 울타리를 풀어낼 어진이가 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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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글꽃·어린이글꽃·씨앗글꽃 ← 아동문학


빛글 ← 동화(童話), 경구(警句), 경귀, 복음, 명언, 금언(金言), 격언(格言), 우문현답, 유익한 말, 잠언


길풀이 ← 해법(解法), 해결법, 해결책


가로막다·막다·막아서다·틀어막다·헤살·자분거리다·이아치다·젓다·휘젓다·쥐고 흔들다·쥐락펴락·가탈·까탈·거리끼다·꺼림하다·거스르다·거슬리다·거추장스럽다·거치적거리다·걸리다·걸거치다·걸리적거리다·건드리다·쑤석거리다·어지럽히다·골탕질·귀찮다·성가시다·번거롭다·드러눕다·쐐기를 박다·딴죽·딴죽걸기·딴지·딴지걸기·망치다·어깃장 ←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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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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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시즈카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보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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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51


《염소 시즈카》

 다시마 세이조

 고향옥 옮김

 보림

 2010.3.29.



  꽤 오래도록 ‘다시마 세이조’ 님 그림책을 보았습니다. 굵직하면서 투박한 듯 놀리는 붓끝이 남다르구나 싶으면서도 어쩐지 아이스럽지 않은 그림결이라 처음부터 시큰둥히 여겼습니다. 막상 그림책을 펴도 ‘아이 흉내인 어른 그림붓’이라고 느꼈어요. 그림만으로 만나며 뭔가 실마리를 못 찾다가 《염소 시즈카》에 붙인 제법 긴 글을 읽으며 실타래를 풀었습니다. 이 꾸러미는 ‘시즈카’를 둘러싼 그림책 여럿을 하나로 묶었어요. 처음 어린 염소를 맞이하고, 이름을 붙이고, 아이가 돌보고, 아버지가 억지로 맡고, 젖을 짜고, 새끼를 낳고, 새끼를 떠나보내고, 장난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이러다가 죽음길로 가기까지, 꽤 긴 삶자국을 한묶음으로 엿볼 만한데, 다시마 세이조 님 그림책은 ‘같이 노는 어른’보다는 ‘노는 아이를 구경하는 어른’이었다고 깨닫습니다. 그렇다고 아이하고 안 노는 분 같지는 않아요. ‘그림을 그리려고 먼발치에서 구경을 많이 해야’ 할 뿐일 테지요. ‘시즈카’란 이름을 붙인 모습으로도 마음결을 읽을 만합니다. 염소 ‘마음’을 읽기보다 염소 ‘모습’을 읽는 데에서 그친다면, 숲을 사랑으로 품는 어른하고 멀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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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たしませいぞう # 田島征三 #しずかとぽろ #さよならぽろ #こやぎがめえめえ #こやぎがやってきた #しずかのけっこん #しずかおめでと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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