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린네 37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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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654


《경계의 린네 37》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11.25.



“음, 저주일까?” “그 1만 엔짜리를 줄 테니까, 네가 처리해 줘.” “주, 준다고?” (28쪽)


“돈을 돌려주면 성불할 줄 알았더니.” “정말 미안해! 쭉 반성하고 있었어!” “이제 됐어. 한바탕 퍼부으니 개운하다. 다 지난 일이고.” “아아. 어쩐지 나도 욕을 먹으니 개운해졌어.” (41쪽)


“만나러 갔다가 고백이라도 받은들 생기는 건 1엔도 없어.” (119쪽)



《경계의 린네 37》(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을 읽는다. 린네는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아야 한 빚을 털어낼 날이 있을까. 린네를 둘러싼 여러 동무하고 이웃은 린네하고 무엇을 나누고 싶은 마음일까. 린네한테 찾아와서 실마리를 풀고 하늘나라로 떠나는 넋은 스스로 실마리를 못 풀었다고 하지만, 곰곰이 보면 ‘누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랐다’고 해야 맞다. 린네는 찬찬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요, 찬찬히 들은 이야기대로 풀어주려고 애쓰는 길이다. 그러니까 스스로 무엇이 엉키거나 뭉쳤는가를 바라볼 줄 안다면, 맺히거나 힘들거나 고될 일이 없다. 스스로 바라보지 않기에, 또 누가 들어주기를 바란다는 생각 탓에, 엉키거나 꼬인 실은 더 엉키거나 꼬인다. 모든 실마리는 우리 손에 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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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0.12.12.



어제(2020.12.11.) 이웃님하고 쪽글을 주고받다가 두 낱말을 조금 새롭게 풀이해 보았습니다. 글꾸러미에 옮겨적었지요. 앞으로 이 뜻풀이를 더 가다듬으면 두 낱말을 한결 깊고 넓으면서 새롭게 바라보는 뜻풀이를 갈무리해서 새 낱말책에 담을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얼핏 가볍게 주고받는 덧글이나 쪽글이더라도, 이 가벼우면서 짤막한 글자락마다 우리 마음이 꽃으로 피어난다고 느껴요.


보람 : 새바람으로 새롭게 이웃한테 다가가는 징검다리가 되려는 손길로 한 땀 두 땀 여미어 나누는 빛

책숲(도서관) : 1. 곁에 두는 읽을거리를 건사하는 곳 2. 곁에 두어 이야기를 짓는 살림으로 나아가도록 살살 북돋우는 씨앗을 찾는 책을 품는 곳


말빛을 더 느끼고 싶다면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 2016)을 곁에 두어 보셔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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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말꽃 짓는 책숲 2020.12.10. 우리 그림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1995년 봄에 어버이 집을 나왔고, 이때부터 삯집살이를 했습니다. 2011년 여름에 비로소 ‘우리 집’살이를 이루는데, 시골에서 97평 터에 17평 집을 품은 자리를 1000만 원을 들여 장만했습니다. 누가 보면 싸고, 누가 보면 바가지입니다만, 어떻든 좋아요. ‘우리 집’을 누린 그날부터 ‘우리 집’은 ‘우리 그림’으로 하나둘 찹니다. 아이들은 틈이 나면, 또 생각이 샘솟으면 붓을 쥐고서 이곳저곳에 저희 자취를 남겨요. 종이에 담은 그림을 때때로 척척 붙여놓기도 합니다.


  그림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이처럼 어디에든 그림을 그리거나 붙이면서 우리 이야기를 쌓기에 ‘우리 집’이지 싶어요. 우리 손으로 가꾸고, 우리 삶을 돌보며, 우리 사랑을 속삭입니다. 우리가 곁에 두는 모든 책도 이와 같으리라 여겨요. 때로는 앎꽃(지식)으로만 흐르는 책이 있다면, 앎에서 그치지 않고 ‘알기에 이렇게 알면서 삶을 사랑하는 길’로 잇는 살림을 노래하는 넋꽃(철학)으로 피어나는 책이 있어요.


  책숲은 징검다리입니다. 곁에 두는 읽을거리인 책을 건사해서 책숲이면서, 곁에 두어 이야기를 짓는 살림으로 나아가도록 살살 북돋우는 씨앗을 찾는 책을 품어서 책숲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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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점의 나라에서 The Collection 8
라트나 라마나탄 그림,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 글 / 보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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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74


《구두점의 나라에서》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 글

 라트나 라마나탄 그림

 정영문 옮김

 보림

 2015.11.20.



  같은 일을 되풀이하자니 손도 아프고 몸도 힘들어 틀을 마련합니다. 베를 짜는 베틀이 태어납니다. 바느질을 수월하게 하려고 바늘틀을 짓습니다. 빨래를 손쉽게 빨래틀에 맡깁니다. 틀을 돌리니 똑같은 일을 해도 품을 줄입니다. 틀에 맞추니 똑같은 것을 꾸준하게 많이 내놓습니다. 빵이며 주전부리를 틀에 놓고 구우면 똑같이 잘 나오지요. 그런데 사람을 틀에 놓는다면? 아이들을 ‘배움틀’에 넣는다면? 씨앗을 틀에 가두면 열매도 잎도 틀에 맞추어 척척 나옵니다. 애호박을 비닐로 감싸면 애호박은 이 비닐‘틀’대로 자랍니다. 그런데 있지요, 살아숨쉬는 사람이며 풀꽃나무를 틀에 넣으면, 이때에는 ‘가두기·가로막기’로 바뀝니다. 《구두점의 나라에서》에 이러한 줄거리가 잘 흘러요. 틀은 가르침도 배움도 아닙니다. 틀은 기쁨도 즐거움도 아닙니다. 틀은 그저 일손을 줄여 조금 더 빠르게 많이 내놓으려고 하는 길입니다. 이 틀이 있기에 책을 한꺼번에 잔뜩 찍어내지요. 이 틀이 있으니 붓이나 여러 세간도 손쉽게 널리 누려요. 그러나 사람은, 마음은, 생각은, 글은, 말은, 이야기는, 도무지 틀에 놓을 수도 넣을 수도 없지 않을까요? 틀에 박힌 사람이 되면 ‘우두머리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한’ 종살이가 되겠지요. 늘 싸우면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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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52


《새로운 원자력 지식》

 한낙원 글

 신생출판사

 1962.5.10.



  2011년에 전남 고흥으로 터전을 옮길 즈음 고흥·해남에서는 ‘우람한 새 핵발전소 막기’가 들불처럼 일었습니다. 저희가 고흥에 깃들고 곧바로 ‘우람한 새 화력발전소 막기’가 너울처럼 일었어요. 그때나 이때나 매한가지인데, 벼슬꾼은 우람한 발전소를 서울이나 큰고장 아닌 귀퉁이 시골에 지어서 송전탑을 끝없이 박으려 합니다. 집집마다 스스로 전기를 짓는 살림길을 마련하여 앞으로 나아갈 빛을 꾀하지 않아요. 삽질로 떡고물을 얻으려는 이들은 마을·숲·나라가 망가져도 안 쳐다봅니다. 촛불물결로 우두머리를 갈았으나 아직 새나라는 아닙니다. 지난날 총칼나라하고 비슷한 벼슬질이 춤춥니다. 핵발전소를 멈추는 일은 반갑지만, 거짓말을 일삼거나 꾸며야 할 까닭이 없어요. 있는 그대로 밝히면서 새빛을 찾아야지요. 《바다밑 20만 리》를 우리말로 옮기기도 한 한낙원 님은 원자력을 사랑하여 《새로운 원자력 지식》 같은 책도 씁니다. ‘2만 리(里)’는 일본말을 잘못 옮긴 이름이요, ‘2만 리그(league)’는 ‘20만 리’여야 맞다지요. 잘못 들어온 말씨를 바로잡기는 힘들다는데, 숱한 앎길도 매한가지예요. 돈·이름·힘 앞에서 무릎 꿇는 붓이 너무 많아요. 삶이 꽃이 되도록 빛꽃(전기)을 슬기로이 다스릴 길을 생각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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