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시니어 그림책 3
김은미 지음 / 백화만발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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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80


《선물》

 김은미

 백화만발

 2020.1.10.



  2008년에 큰아이를 낳을 무렵, 머잖아 할머니가 될 두 분은 입을 모아서 “요즘 병원도 많은데 무슨 아기를 집에서 낳는다고 그래! 그냥 병원에 가!”라고만 말씀할 뿐, 집에서 아기를 낳으려면 무엇을 챙기고 어떻게 돌보고 살펴야 하는가 같은 말씀은 들려주지 않았습니다. “예전엔 다 그랬으니까 그랬지, 병원도 가까이 있는데 병원에 왜 안 가? 돈이 없니?” “예전엔 누구나 집에서 낳았다면 요새도 누구나 집에서 낳을 만하지 않아요? 아기가 처음 밖으로 나와서 마주할 곳은 사랑스러운 보금자리여야 하지 않을까요? 차갑고 딱딱한 병원이 아니고 말이지요.” “그러다 잘못되면 어떡하려고 해. 네가 책임질래?” “왜 잘못된다고 생각하나요? 어머니도 집에서 낳으셨잖아요. 반가이 맞이할 아기만 생각하면서 우리 집을 꾸려야지요.” 《선물》을 읽으며 두 어머니(또는 두 할머니)하고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기운이 쪽 빠진 일이 떠오릅니다. 아이는 무엇을 ‘받으’면 즐거울까요? 어버이는 무엇을 ‘주’면 기쁠까요? 어머니(또는 할머니)한테 바치는구나 싶은 《선물》인데, 말씨나 이야기를 조금 더 수수하거나 투박하게 추스르면 좋을 듯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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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울너울 신바닥이 - 2014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수북수북 옛이야기
신동흔 기획.글, 홍지혜 그림 / 한솔수북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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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79


《너울너울 신바닥이》

 신동흔 글

 홍지혜 그림

 한솔수북

 2013.11.29.



  꽤 어릴 적을 되새기곤 합니다. 마을에서 동무들이랑 어울려서 노는데 문득 “야, 넌 딴 마을 살잖아. 우리 마을 아니잖아.” 하고 금을 긋곤 했습니다. 놀면 다같이 놀이동무일 텐데, 꼭 뭔가 놓고서 다투면서 가릅니다. 사람들은 그저 보금자리를 틀려고 집을 짓거나 얻지만, 나라에서는 이곳은 ‘인천·부천·서울’처럼 가르고, 같은 고장에서 ‘무슨무슨 구’로 가르며 ‘무슨무슨 동’으로 또 가를 뿐 아니라 ‘무슨무슨 반’까지 가릅니다. 이런 금긋기에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까지 휘말려요. 《너울너울 신바닥이》는 어느 나라 어느 이야기인지 좀처럼 종잡지 못합니다. 그림에 나오는 살림집을 보면 중국스럽지만 중국스럽지 않은 대목이 있고, 옷차림은 한겨레스럽기도 하다가 중국스럽습니다. 옛이야기 그림책이라면 어떤 살림빛을 어떤 숨결로 풀어내면서 오늘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마음일 적에 빛날까요? 옛이야기에서 구태여 이 나라랑 저 나라를 가를 까닭이 없지 싶으면서도, 그림에서 자꾸 걸립니다. 무지갯빛으로 보기좋게 담아내는 그림도 좋습니다만, 무지갯빛은 바로 들판에서 들꽃으로 피어나는 빛깔이라는 대목을 먼저 읽기를 바라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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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53


《太平洋戰爭史 Ⅳ 太平洋戰爭後期》

 歷史學硏究會 엮음

 東洋經濟新報社

 1954.3.30.



  먼발치에서 본다면 ‘같은’ 일일 테지만, 그 일이 일어난 자리에서 보면 ‘다르’기 마련입니다. 우리나라로서는 1930∼40년대를 총칼에 억눌리면서 슬프게 죽어나가야 하던 때라면, 이웃나라에서는 이무렵을 ‘태평양전쟁’이란 이름으로 나타냅니다.  쳐들어온 쪽에서 스스로 ‘쳐들어왔다(침략전쟁)’고 밝히는 일이 있나요? 없지 싶습니다. 때린 쪽에서 먼저 ‘때렸다(폭력)’고 고개숙이는 일이 있나요? 아예 없지는 않을 테지만, 고개숙일 줄 아는 이라면 처음부터 때리는 짓부터 안 했으리라 느낍니다. 스스로도 제 나라 사람들을 싸움수렁에 몰아넣은 이웃나라 일본인데, 그곳 글꾼은 나라(정부)에서 바라는 대로 여러 나라 살림(문화·경제·사회)를 파헤치는 글을 쓰고 책으로 묶었으며, 이 글이며 책을 발판으로 이웃나라로 쳐들어갔다면, 싸움수렁 뒤에도 글꾼은 또 이런 이야기를 글로 쓰고 책으로 묶어 《太平洋戰爭史》를 내놓네 싶어요. 이러한 책을 뭇눈(객관적)으로 보고 쓴대서 참말로 ‘고른눈’이나 ‘아름눈’이나 ‘사랑눈’은 될 턱이 없다고 느낍니다. 이런 책을 쓰려 한다면 ‘뭇눈’이 아닌 ‘삶눈’으로 들여다보고, 바로 그곳에서 죽어야 하고 벼랑으로 내몰려야 한 수수한 사람들 마음으로 그려내야 할 테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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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일각 신장판 14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김동욱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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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살짝 풀어준다면



《메종 일각 14》

 타카하시 루미코

 김동욱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0.9.30.



  《메종 일각 14》(타카하시 루미코/김동욱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0)은 이제 열다섯걸음으로 마무리짓는 이야기가 하나하나 어떻게 엮고 맺는가를 넌지시 밝히기도 하고, 아직 몇 가지 실타래를 남기기도 합니다. 흘러가는 결을 본다면, 저마다 어떻게 짝을 맺을는지 어림할 만한데, 누가 누구랑 짝을 맺는지도 대수로울 만하지만, 이보다는 ‘짝을 맺는 길’이 훨씬 대수롭지 싶어요.


  모든 사람은 마음이 다릅니다. 확 트인 사람이 있다면, 좀처럼 틔우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요. 확 트인 사람더러 좀 추스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좀처럼 못 틔우는 사람한테 왜 틔울 줄 모르느냐고 닦달하기도 힘들어요.


  저마다 다른 삶이요 사람이며 사랑이기에, 다 다른 길로 알맞게 흐르고 돌고 거치고 어우르면서 만나기 마련입니다. 어제 만난 사이가 있으면, 오늘 만나는 사이가 있고, 모레 만나는 사이가 있어요. 때로는 다음이나 다다음 삶에서 만날 테고요.


  잘 풀어가든 좀처럼 못 풀어가든, 끈을 조금 느슨히 두면 됩니다. 잘 푼다면 잘 푸는 대로, 또 못 푼다면 못 푸는 대로, 이 모습이 고스란히 우리 얼굴인 줄 느끼고 알아채면서 가다듬으면 돼요.


  못났으니 못난 줄 알면 됩니다. 잘났으면 잘난 줄 알면 되어요. 어설프면 어설픈 줄 알면 되지요. 똑똑하면 똑똑한 줄 알면 되고요.


  한숨 한 줄기는 어느새 한숨 두 줄기에 석 줄기에 넉 줄기로 잇닿습니다. 웃음 한 자락은 어느덧 웃음 두 자락에 석 자락에 넉 자락으로 이어가요. 아직 한숨을 쉬고 싶다면 한숨을 쉬어도 좋습니다. 아직 뒹굴고 싶으면 얼마든지 뒹굴어 봐요. 이제 일어나고 싶으면 기지개를 켜고 웃어요. 나무 곁에 서서 나뭇잎을 쓰다듬고, 들풀 곁에 쪼그려앉아 들내음에 흠뻑 젖어요.


  여러 길이 얼크러진 모둠집입니다. 여러 말이 어우러지는 모둠살이입니다. 오래되어 보이는 집이라 하더라도 사랑이 있으면 넉넉하면서 포근합니다. 새로 올린 집이라지만 사랑이 없으면 차가우면서 갑갑합니다. 어떤 집에서 살고 싶나요? 우리 집을 어떤 터로 가꾸고 싶나요? 《메종 일각》이라는 삶길에서 옛생각에 젖은 채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옛생각이 머무는 바탕에 새살림을 차리면서 아이들을 맞아들일 수 있습니다. 어느 길에 서든, 스스로 길어올릴 적에 사랑이요, 스스로 터뜨릴 적에 웃음이요, 스스로 꽃피울 적에 이야기입니다.


ㅅㄴㄹ


“천천히 행복해지도록 합시다. 우리는 앞으로 계속 함께니까요.” (46쪽)


“조금만 더 숨통을 틔워 주는 게 낫지 않겠어?” “네?” “어쩐지 녀석을 보고 있으면 무리를 해가며 버둥거리는 것 같아서 그래.” (61쪽)


“정말, 잘 속으시네요.” (96쪽)


“애당초 말이지, 너처럼 미망인에다 젊지도 않고, 학력도 기술도 없는 제멋대로인 애를 데려갈 사람은, 아무리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앞으로 영원히 안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어떻게 자기 딸한테, 그렇게까지 악담을 퍼부을 수 있어요?” (116∼117쪽) 


“역시 그 남자랑 뭔가 있었던 거예요.” “뭐야, 그 기뻐하는 표정은! 우리 딸을 쫓아다니고 말이야. 쿄코가 그렇게 질색을 하고 있잖아.” “그래요? 그런 것치곤, 고다이 씨가 올 때쯤에는 꼭 집에 있던데.” (138쪽)


“남자한테 손 한 번 잡게 해주지도 않으면서, 그 사람 때문에 울고불고 짜다니, 기도 안 찬다니까. 당신같이 골치 아픈 여자한테서 남자를 빼앗을 정도로, 제 취향은 특이하지 않다고요. 바보.” (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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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たかはしるみこ #高橋留美子 #めぞん一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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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도우미 재미난 책이 좋아 10
다케시타 후미코 지음, 스즈키 마모루 그림, 양선하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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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맑은책시렁 238


《고양이 도우미》

 다케시다 후미코 글

 스즈키 마모루 그림

 양선하 옮김

 주니어랜덤

 2010.9.20.



  《고양이 도우미》(다케시다 후미코·스즈키 마모루/양선하 옮김, 주니어랜덤, 2010)는 얼핏 보면 ‘고양이를 맡아서 함께 지내는’ 이야기 같으나, 곰곰이 보면 ‘아기가 아이로 자라고, 푸른 나날을 지나며 어버이 곁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 같은 길타래를 풀어내는구나 싶습니다.


  어머니 품에 안기기만 해도 반가운 씨앗이요, 환한 곳으로 태어나기만 해도 고마운 아기요, 꼼틀꼼틀 꼼지락꼼지락 놀면서 자라기만 해도 기쁜 숨결이요, 서고 걷고 뛰고 달리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눈빛이요, 조잘조잘 수다에 노래를 터뜨리기만 해도 아름다운 몸짓입니다. 이밖에 무엇을 바라야 할까요?


  누구나 꿈꾸고 춤추고 웃고 떠들면서 뛰놀 만한 터전이어야 마을이며 나라이리라 생각합니다. 서로서로 아끼고 돌보고 헤아리고 지켜볼 만한 삶터여야 보금자리요 나라이지 싶습니다. 배움책을 외워야 하는 배움터가 아닌, 살림길을 꽃피우는 슬기로우면서 따사로운 마음을 나눌 배움터여야지 싶어요. 줄세우기가 없는 어깨동무를 익히고 마음껏 생각날개를 펴도록 이끌어야 어른이라고 봅니다.


  그나저나 집안일은 누가 할 적에 아늑한 집이 될까요? 우리는 돈을 바깥에서 얼마나 벌어야 할까요? 바깥에서 기운을 다 빼는 바람에 집에서는 뒹구는 몸짓이라면, 집이란 어떤 자리가 될까요?


  이웃나라에서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고 말한다면, 이 나라에서는 “부지깽이도 거든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부지깽이’가 삶자리에서 사라졌을 테지요.


  어버이는 아이한테 이모저모 바라지 않습니다. 어버이는 그저 아이를 사랑으로 바라보고 싶은 자리일 뿐입니다. 아이는 어버이한테 이모저모 해주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어버이 곁에서 사랑을 바라보고 물려받고 새롭게 가꾸면 됩니다.


ㅅㄴㄹ


산더미처럼 쌓인 빨랫감도 빨아야 하고, 이불도 널어 말려야 했어요. “아휴, 바쁘다, 바빠. 어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네.” 아주머니가 그렇게 중얼거렸을 때였어요. (4∼5쪽)


고양이 도우미는 정말 미안한 듯 말했어요. “손이 조그매서…….” “괜찮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뭐.” 아주머니는 고양이 도우미의 어깨를 토닥이며 달랬어요. (17쪽)


아주머니는 고양이 도우미가 와 줘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여태 집안일은 모두 나 혼자 했어. 다들 바쁘다면서, 남편도, 아이들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지.’ (31쪽)


고양이 도우미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시…… 실은, 빨래는 못해요.” “부엌일이랑 청소는? 또 빈집 보기는?” “그것도 잘…… 못해요.” “다림질 같은 건 아예 못하지? 심부름도?” “네, 아무것도…….” 웅크리고 앉아 있던 고양이 도우미는 갈수록 풀이 죽었어요. (50쪽)


아주머니는 식사 준비를 했어요. 연어도 먹음직스레 구워서 상을 차렸어요. 고양이 도우미는 옆에서 바라보기만 했어요. 해낙낙한 표정으로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지요.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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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はしれおてつだいねこ #わたしおてつだいね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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