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수염 고릴라와 나 2
코이케 사다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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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659


《아빠와 수염고릴라와 나 2》

 코이케 사다지

 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7.12.31.



《아빠와 수염고릴라와 나 2》(코이케 사다지/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7)을 보면서 딱히 아무 생각이 들지 않더라. 고만고만하게 줄거리를 엮어 나가는데, 이 사람하고 저 사람이 짝을 맺으려나 어쩌려나, 사이에 누가 끼어들거나 파고들려나 같은, 그런 실랑이가 깃들면서 네칸그림이 이어간다. 아이는 아버지나 작은아버지랑 놀 수 있으면 즐겁다. 수수하다고 할 만한 줄거리이다. ‘수염고릴라’ 같은 말을 쓰지만, 그저 ‘텁수룩이’일 뿐이지. 심심한 맛이 좋다면 이 책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앗, 이 계란말이는 아빠 거다! 에헤헤헤헤헤.” “기뻐하는 눈치네. 계란말이에는 있을 수 없는 소리가 나고 있는데도.” (14쪽)


‘그래도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사람이 있다는 그 사실만은 부드러운 위안이 되어 서로를 위로하고 지탱해 주겠지. 형과 그 양반을.’ (42쪽)


“이러니저러니 해도 주말엔 애랑 같이 놀아 주고. 형은 참 대단해.” “놀고 있는데 칭찬받으니 쑥스러운걸.” (99쪽)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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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 대한 고집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요시카와 나기 옮김, 신경림 감수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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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158


《사과에 대한 고집》

 다니카와 슌타로

 요시카와 나기 옮김

 비채

 2015.4.24.



  《사과에 대한 고집》(다니카와 슌타로/요시카와 나기 옮김, 비채, 2015)은 어떤 글을 묶었나 하고 돌아봅니다. 글님은 스스로 노래님이기를 바라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이 책에 묶은 글은 노래일 테지요. 노래꽃 한 자락을 쓰며 글삯을 얼마를 받든, ‘직업사전’이란 책에 ‘노래님(시인)’이란 일이 실리든 안 실리든, 스스로 노래님입니다.


  저는 우리말꽃을 짓는 사람이니 ‘우리말꽃지기(사전편찬자)’일 텐데, ‘직업사전’이란 책에 ‘사전편찬자’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있을까요? 아마 없지 않을까요? 날개를 타고 나라밖으로 나가야 할 때면 으레 ‘일(직업)’도 적어야 하는데요, 저는 ‘Korean-Dictionary writer’나 ‘Korean-Dictionary editor’로 적습니다. “하는 일”이란 바깥으로는 낱말책 쓰기요, 집에서는 집안일입니다. 그래서 곧잘 ‘살림지기’나 ‘살림꾼’으로 적기도 합니다.


  이렇게 적으면 으레 눈살을 찌푸려요. 틀에 안 맞는다고 하면서요. 그러나 일을 어떻게 틀에 맞추나요? 일이 ‘회사원·공무원·노동자·교사’만 있나요? 은행이란 곳에서 일을 볼 적에도 “하는 일”을 적어야 할 때가 있는데, 아무리 보아도 ‘흙지기(농부)’는 안 보입니다. 우리 터전은 삶을 두루 품거나 고루 아우르는 길하고 자꾸만 멀어지지 싶어요. 틀에 맞추거나 가두거나 옭매어서 생각까지 틀박이로 얽어 놓는다고 느낍니다.


  이웃나라 일본이 우리나라를 총칼로 짓밟던 무렵에 ‘한글’이란 이름을 새로 지어서 총칼에 맞선 이들은 일본뿐 아니라 이 나라 임금틀에도 맞섰습니다. 총칼나라가 물러난 뒤에도 매한가지예요. 사람들을 굴레에 가두려는 나라지기나 벼슬아치하고 맞서는 ‘말길’입니다. 배움터에서 달달 외우도록 가두는 그 배움수렁판에서 쓰는 말이 재미나나요? 배움터에서는 글(시·소설·수필)을 글맛이 나게 가르치나요?


  다시 《사과에 대한 고집》으로 돌아와 보면, 아니 내내 이 책을 놓고 빗대어 말했습니다만, 글님은 스스로 재미나고 즐겁게 글빛을 지으려고 했구나 싶은데, 자꾸자꾸 ‘안타깝고 안쓰러운 일본 터전에 시나브로 젖어든’ 빛이 제법 드러납니다. 밥을 먹고서 보임틀에 푹 빠져도 나쁘지 않지만, 밥을 먹고서 맨발로 풀밭을 거닐면 이녁 글빛이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둘레에 나는 풀을 그때그때 조금 훑어서 밥으로 삼고 해바라기를 하면 이녁 글결이 새로우리라 생각합니다.


  능금은 능금이지요. 배는 배예요. 딸기는 딸기입니다. 언제나 그뿐입니다. 글은 글이요, 사람은 사람이고, 사랑은 사랑입니다. 사랑을 ‘사랑’ 아닌 다른 낱말로는 나타낼 길이 없습니다. 하늘은 ‘하늘’일 뿐이기에, 창공이나 창천이나 상공 같은 낱말로는 도무지 못 그려요.


ㅅㄴㄹ


빨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색이 아니라 사과다. 동그라미라고 말할 수는 없다. 모양이 아니라 사과다. 신맛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맛이 아니라 사과다. 비싼 가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값이 아니라 사과다.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미가 아니라 사과다. (34쪽)


고구마 먹고 푸 / 밥 먹고 포 / 안 그런 척 헤 / 미안해요 파 // 목욕하며 뽀 / 남 몰래 스 / 당황해서 뿌 / 둘이 같이 뽕 (39쪽)


나쁘지 않다고 책은 생각했다 / 내 마음을 모두가 읽어준다 / 책은 책으로 있다는 게 / 조금 기뻤다 (69쪽)


저녁은 밖에서 먹을 때도 많다. 이제는 조식粗食이 체질에 맞아서 집에 있을 때는 채소를 쪄서 현미밥과 함께 먹는다. 식후는 당연히 텔레비전을 보게 된다.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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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춥지 않나요? : 고흥은 대단히 포근한 고장이지만, 이 포근한 날씨에도 사람들은 옷을 얼마나 껴입는지 모른다. 나는 한겨울에도 자전거를 타기에 옷차림이 가볍고, 으레 반바지를 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겨울에도 긴바지를 거의 안 꿴다. 긴바지는 발목 언저리가 톱니에 걸려 자칫 넘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톱니기름이 시커멓게 묻기 마련이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한겨울 이런 차림새를 보면서 “춥지 않나요?” 하고 묻지 않는다. 자전거 즐김이는 으레 “어디서 오셨어요?(어디부터 달려서 왔어요?)” 하고 묻고는 “어디로 가셔요?(어디까지 달려서 가세요?)” 하고 묻는다. 서로서로 자전거를 살피면서 튼튼한지 어디 풀리거나 느슨한 데가 없는지, 어떤 자전거를 타면서 어떤 바람을 가르는가를 헤아린다.


한겨울에 바람을 가르는 맛은 봄가을이나 여름하고 확 다르다. 오싹하면서 싱그럽게 얼어붙는 바람이란 온몸이 찌르르 새 기운을 퍼뜨리면서 팔다리를 가볍게 북돋운달까. 자전거를 달리는 사람더러 “춥지 않나요?” 하고 묻는 사람이란, 책을 읽는 사람한테 “따분하지 않나요?” 하고 묻는 셈이다.


우리가 서로 물어볼 말이라면 “즐겁지요?”이지 않을까? 한겨울에도 반바지차림으로 자전거를 달리며 바람을 가르는 즐거운 맛을, 아무리 두꺼워도 차근차근 읽어내면서 새롭게 삶을 노래하는 맛을.


그런데 이렇게 얘기를 해도 “그런데 안 추워요?”나 “그런데 안 힘들어요?” 하고 꼭 되묻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제는 “하하하! 참말 모르시네! 겨울에 반소매 반바지로 자전거를 달려 보시면 안당께!”라든지 “허허허! 참말 모르시네! 1000쪽쯤 되는 책이야말로 얼마나 신나는 이야기꽃인걸!” 하고 덧붙인다. 2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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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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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1.1.2.



어제 알아본 책을 오늘 새로 읽습니다. 어제 못 알아본 책을 오늘 처음으로 알아보며 읽습니다. 어제 알아보았다면 어제는 스스로 마음눈을 떴다는 뜻일 테고, 어제 못 알아보았다면 어제는 아직 마음눈을 덜 뜨거나 안 떴다는 뜻일 테지요. 이 아름다운 책을 어제 못 알아보았대서 스스로 탓할 생각이 없습니다. 어제는 비록 이 아름책을 못 알아보았어도 다른 아름책을 알아보고서 차근차근 스스로 가다듬으면서 하루를 사랑했을 테니까요. 오늘은 오늘 뜨는 마음눈으로 아름책 하나를 새롭게 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길에서 한결 즐거이 노래하자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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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러이 꾸미기에 멋지지 않아요. 스스로 사랑하는 살림을 짓는 마음이기에 저절로 사랑빛이 피어나면서 멋져요. 스스로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누릴 적에 스스로 아름다운 생각을 나누겠지요. 스스로 빛나는 삶과 사랑이 될 적에 빛나는 이야기를 담은 책 한 자락 누리겠지요. (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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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길을 더 느끼고 싶다면 《책숲마실》(스토리닷, 2020)을 곁에 두어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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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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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8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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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85


《찬성!》

 미야니시 타츠야

 김난주 옮김

 시공주니어

 2011.2.25.



  늑대가 얼마나 슬기롭고 의젓하면서 참한데다가 착한 짐승인가를 제대로 읽는 오늘날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씩씩하거나 의젓하거나 다부지면서 동무를 아낄 줄 아는 마음은 예부터 ‘늑대한테서 배운다’고 했습니다. 모임이나 두레를 지으면서 여린이를 보살피는 마음도 언제나 ‘늑대한테서 배운다’고 했어요. 숲을 망가뜨리려 한다든지, 여린이를 괴롭히려 할 적에, 늑대는 어느 짐승보다 힘차게 나서서 맞선다지요. 사람이 얼핏 보기에 ‘고작 작은 짐승’일는지 몰라도, 이 작은 짐승 마음켠에서 샘솟는 뜨거운 숨결이 있어, 숲은 늘 아름답게 이어간다고 느낍니다. 《찬성!》은 이런 늑대 이야기를 가만히 들려줍니다. 찬찬히 속삭이지요. 에두르듯 풀어냅니다. 다만, 이 그림책 끝자락에 더없이 어이없는 풀이말을 붙이더군요. 제발, 늑대나 어린이나 숲을 마음으로 못 읽는다면, 아무 말도 안 붙이기를 빕니다. 늑대한테서 배우는 어질며 의젓한 눈빛을 키우기를 빕니다. 숲에서 살지 않고, 숲을 품지 않고, 숲을 망가뜨리는 몇몇 벼슬꾼·힘꾼·돈꾼·이름꾼·먹물꾼 생각으로 얕게 마주하려고 든다면 돼지가 한 마디 하겠지요. “끌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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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みやにしたつや #宮西達也 #またまたさんせ?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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