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말꽃 짓는 책숲 2021.1.15. 언제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책숲 얘기종이를 새롭게 꾸몄으나 아직 안 옵니다. 1월 6일에 일감을 맡겼으나 열흘이 되도록 감감합니다. 얼마나 바쁘기에 말 한 마디 없이 늑장이려나 생각하다가 그만둡니다. 12월 끝자락부터 결리고 쑤시고 지끈거리던 다리랑 등허리는 거의 나으려 하고, 기운을 되찾으면서 말꽃짓기를 더 추스릅니다. ‘촉발·초래·반반·사고·문제’란 말씨를 놓고서 사흘쯤 가다듬으니 끝이 보입니다. 조금 쉬고서 ‘논리적·구체적’을 추스르고, 우리말 ‘보’하고 얽힌 말밑풀이를 매듭지을 생각입니다. 우리말로는 석 자락만 나오고 판이 끊어진 《천상의 현》이란 만화책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열 자락이 나왔는데 일본판을 장만하기도 만만찮습니다. 일본에서까지 판이 끊어진 듯하여 일본 헌책집에서 장만해야 하는데 하늘삯을 대더라도 우리나라로 보내줄 곳을 찾기는 힘드네요. 바이올린을 깎은 진창현이란 분을 뒤늦게 알았는데, 이분 삶을 담은 만화책을 야마모토 오사무 님이 그린 줄마저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왜 읽히지도 사랑받지도 못하고 스러지는가 하고 돌아본다면 딱히 까닭을 알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 삶을 스스로 아로새기면서 보듬는 손길이 아직 얕다는 대목을 새삼스레 되새길 뿐입니다. 구름이 엄청나게 춤추던 하루가 저뭅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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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1-01-17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윗사진속 책들, 전 어릴때 읽은 기억이 나요.
제 나이를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파란놀 2021-01-17 09:52   좋아요 0 | URL
앗. 저 그림책을 보셨군요!
그림책이며 어린이책이 아주 드물던 무렵에 나온,
그렇지만 일본책을 그대로 베낀,
그렇더라도 좋은 종이에 곱게 여민,
따사로운 마음을 그 그림책에서 누리셨으리라 생각해요!
 

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71


《그게 무엇이관데》

 최불암 글

 시와시학사

 1991.11.1.



  인천 중구에 ‘신포시장’이라는 오랜 저잣골목이 있고, 한켠에 ‘치킨꼬꼬’란 이름으로 튀김닭집을 꾸리는 아재가 있어요. 아재는 예전에 뱃사람 살림밥을 짓곤 했다더군요. 2020년 겨울에 ‘치킨꼬꼬’로 찾아가서 아재한테 절하며 잘 지내시느냐고 여쭈니, 언젠가 최불암 씨가 이곳에 들러 ‘인천 뱃사람이 먹던 뱃밥’을 누린 적 있다고 말씀해요. 그 얘기가 〈한국인의 밥상〉에 나왔다더군요. “최불암 씨가 어릴 적에 인천에서 살았는데 몰랐나?” “오늘 처음 들었어요.” 단골가게 아재 말씀을 듣고 나서 《그게 무엇이관데》를 찾아 읽으니 최불암 님이 해방 언저리부터 인천 창영동에서 살며 신흥국민학교를 다닌 나날이 빼곡하게 흐릅니다. 골목빛에 골목나무에 우물에 아스라한 이야기를 여느 자리에서 갈무리했어요. 글에 조금 멋을 부리긴 했지만, 지나온 삶길을 투박하게 그렸기에 1940∼50년대 인천하고 1950∼70년대 서울을 새삼스레 헤아릴 알뜰한 이야기가 되는구나 싶습니다. 굳이 ‘역사’란 이름을 안 붙여도 좋아요. ‘자취’요 ‘길’이요 ‘살림’이요 ‘삶’이면 넉넉해요. 스스로 하루를 사랑하며 보낸 아침저녁이 두고두고 이야기꽃을 피울 사랑스러운 걸음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빛나는 발자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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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opinion/choibosik/2020/12/21/BTTRU4R26BBGVJAEKR2WYQDKUM/?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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슾노래 어제책

숨은책 474


《어제와 오늘의 사이 3 지금은 몇時인가》

 이어령 글

 정도선·왕상혁·유경아·박창해·와카바야시 히로·W.A.Garnett 사진

 서문당

 1971.3.20.



  인천은 서울로 보낼 살림을 뚝딱뚝딱 만들어서 보내는 ‘공장도시’였고, 아침저녁으로 서울로 일하러 다녀오는 사람이 넘치는 ‘침대도시’였어요. 그래도 동무들하고 밤늦도록 뛰놀던 1980년대 끝자락까지 낮에는 제비를 보고 밤에는 박쥐를 마주했어요. 지난날에는 서울·대전·광주를 가리지 않았을 제비일 텐데, 오늘날에는 큰고장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춥니다. 둘레에 조그맣게라도 숲이 있으면 참새가 깃들는지 모르나, 그야말로 새바람도 새노래도 자꾸 멀어지는 서울이며 큰고장이에요. 1971년에 다섯 자락으로 나온 《어제와 오늘의 사이》 가운데 셋째 자락은 사진에 글을 붙인 얼개로 ‘1960년대에서 1970년대로 접어든 우리 터전’을 읽어내려고 합니다. 뜻있는 엮음새인데, 막상 수수한 자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드뭅니다. ‘문화·사회·예술’이란 이름을 앞세우는 얼개가 퍽 아쉽습니다. 230쪽을 보니 “이른 아침, 참새들의 지저귐 소리에 잠이 깨이던 우리들의 상쾌한 아침은 어느 사이엔가 사라저 버렸다.”라 적는데 사진에는 ‘참새 아닌 제비’가 빼곡히 줄짓습니다. 내로라하는 글님이 제비랑 참새를 못 알아보았을까요? 시골이며 숲하고 동떨어진 채 서울에서 잿빛집살이를 하느라 우리 곁 새빛을 잊어버렸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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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오늘말. 자랑거리


남한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기에 자랑을 합니다. 널리 알기에 이름이 났어요. 우리는 빛나는 이름이 될 만하고, 꽃다운 이름이 될 수 있어요. 이름빛이요 이름꽃이라면 누구나 사랑할 만하지 싶어요. 우리 고을에서 자랑스레 여겨 고을빛이에요. 우리 고장에서 내세우고 싶어 고장빛입니다. 우리 마을에 온다면 만나기에 마을살림이랍니다. 다른 곳에 없으니 남다르지요. 때로는 뛰어나다 싶고, 때때로 빼어나구나 싶고, 어느 때에는 훌륭해요. 고르게 있는 사이에서 다르게 보이니 돋보입니다. 이러한 살림빛이라면 멋있겠네요. 고을마다 무엇이 자랑거리인가 살피고 싶은 나그네가 있습니다. 들풀처럼 수수하게 온고장을 누비는 들나그네가 있어요. 이 별 저 별 홀가분하게 오가는 별나그네가 있고요. 우리는 모두 다른 숨결이자 사람이니 들님이요 들꽃입니다. 갈팡질팡하는 떠돌이로 하루를 보낸 적 있나요? 아직 마음이 가볍지 못하지만 거침없이 꿈길로 달려가고 싶어요. 멋대로 하기보다는 마음껏 하는, 거리낌없는 마음을 가꾸면서 사랑길로 날아오르고 싶어요. 고요히 숨을 고르면서 들꽃내음을 맡습니다. 차분히 몸을 가누면서 들풀을 쓰다듬습니다.


ㅅㄴㄹ


자랑·자랑거리·이름나다·이름꽃·이름빛·사랑·사랑받다·좋다·고을빛·고을살림·고장빛·고장살림·마을빛·마을살림·남다르다·뛰어나다·빼어나다·훌륭하다·돋보이다·다르다·멋·멋나다·멋있다 ← 명물


나그네·들나그네·별나그네·들꽃·들님·들지기·떠돌이·떠돌뱅이·떠돌깨비·떠돌꾸러기·홀가분하다·가볍다·거침없다·거리낌없다·마음대로·마음껏·멋대로·제멋대로 ← 노마드(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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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오늘말. 주눅들지 않다


저쪽에서 이름을 내세우면 어쩐지 풀이 죽나요? 이름값을 보고 제풀에 꺾일 때가 있나요? 우리 얼굴은 좀 모자라다고 여기면 어쩐지 조마조마한가요? 뭐, 낯값은 얼마 안 될는지 몰라요. 내로라하는 재주가 없는지 모르지요. 그렇지만 둘레를 봐요. 온누리 모든 아기는 씩씩하게 울면서 어머니젖을 바랍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걸음마를 익혀요. 당찬 아이들 몸짓을 보고 배우기로 해요. 어른이어도 넘어질 수 있는걸요. 굽히지 않겠다고 너무 힘주지 마요. 꺾일 수도 있어요. 아직 물러서 탄탄한 몸이나 단단한 몸이 아니기도 해요. 다시 해보면서 뚝시미 생겨요. 오늘은 새로 나서면서 뱃심을 길러요. 겉으로 내세울 낯이 없다지만 속힘을 기르다 보면 시나브로 보람찬 눈빛이 될 만해요. 주름잡는 사람 앞에서 주눅들지 않기로 해요. 잘난척하는 사람 곁에서 씩씩하게 마주보기로 해요. 뻐기는 사람이 있다면 부드러이 웃으면서 우리들 올찬 마음으로 어깨동무하자고 말을 걸어요. 이제부터 마음을 기울이면 엄두를 못 낼 일이란 없어요. 콧대가 낮아도 좋아요. 아름다이 꿈꾸는 마음이기에 아름차게 한 발 두 발 걸어가는 몸차림이 될 만합니다.


ㅅㄴㄹ


이름·이름값·이름꽃·마음·얼굴·낯·얼굴값·낯값·내로라하다·대견하다·굽히지 않다·꺾이지 않다·단단하다·든든하다·탄탄하다·다부지다·당차다·씩씩하다·야무지다·올차다·아름차다·헌걸차다·뚝심·배짱·뱃심·속·속힘·보람·보람차다·엄두·열매·자랑·콧대·주름잡다·뻐기다·뽐내다·우쭐거리다·으스대다·잘난척하다·잘나다·주눅들지 않다 ← 자존(自尊), 자존심, 자부(自負),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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