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레이스처럼 빛나는 밤에 문지아이들
엘리너 랜더 호위츠 글, 바버러 쿠니 그림, 이상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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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아름답다.

다만 책이름을 잘못 붙였다.

옮김말이 너무 어렵다.

아이들이 도무지 못 알아듣더라.

왜 그림책 옮김말을

어린이 눈높이가 아닌

그냥그냥 ‘어른 생각’으로 함부로 붙일까?

제발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눈빛으로

글을 쓰고 여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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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608


《하늘이 레이스처럼 빛나는 밤에》

 엘리너 랜더 호위츠 글

 바버러 쿠니 그림

 이상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0.11.19.



  한밤에도 새벽에도 아침에도 없던 구름인데, 낮을 넘어서면서 조금씩 몰려들더니 어느새 바람이 씽씽거리고, 해질녘에는 눈발이 날립니다. 이 맑던 하늘에 어떻게 구름잔치인가 하고 놀라니, 별이 뜨는 밤에 다시 구름이 슬슬 걷힙니다. 더욱이 언제 눈발이 날렸느냐는 듯 시침을 뗍니다. 바람은 왜 구름몰이를 했을까 하고 돌아보면, 잎이며 꽃이 새로 돋도록 살살 간질이는 몫도 하면서, 자잘한 것을 휙휙 치워 주려는 구실도 했구나 싶어요. 빗물이랑 바람은 우리를 살찌우는 젖줄이면서, 우리 터전을 말끔히 쓸어내는 비질이거든요. 《하늘이 레이스처럼 빛나는 밤에》는 책이름을 잘못 지었구나 싶습니다. 하늬녘(서양)에서는 영어로 ‘레이스’가 어울릴 테지만, 우리말로는 “하늘이 하늘거릴 적에”가 어울리거든요. 우리말은 이런 데에서 재미나지요. ‘하늘거리다’로 가볍게 팔랑이는 듯한 얇고 부드러운 천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 ‘하늘거리다’는 구름이 돋고 별이 뜨는 그 ‘하늘’하고 맞닿는 말이에요. 구름이 물결칠 적에, 구름이 춤출 적에, 구름이 너울거릴 적에, 구름에 노래할 적에, 어떻게 집에 웅크리겠어요? 다들 손잡고 마당에서 놀지요.


ㅅㄴㄹ


#Whentheskyislikelace 

#ElinorLanderHorwitz #BarbaraCo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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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 호랑이 안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 2
김향수 글, 함현주 그림 / 한솔수북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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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607


《암행어사 호랑이》

 김향수 글

 함현주 그림

 한솔수북

 2007.3.2.



  사람을 괴롭히려는 짐승은 없다고 느낍니다. 다만 사람들이 너무 못살게 구는 나머지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아 사람한테 달려드는 짐승은 있다고 느껴요. 들짐승은 들사람을 꺼리거나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숲짐승은 숲사람을 멀리하거나 미워하지 않았어요. 이와 달리 사람 스스로 들넋이나 숲빛을 잃으면서 들짐승이나 숲짐승이 등지려 합니다. 생각해 봐요. 들짐승이며 숲짐승은 냄새를 잘 맡고 더듬이로 잘 느껴요. 들넋이며 숲빛을 잃은 사람한테서는 고약한 냄새가 풍깁니다. 사람들이 서울을 키운 탓에 짐승이 보금자리를 빼앗기거나 잃기도 했지만, 고약한 냄새가 가득한 서울이며 큰고장에서 짐승 스스로 달아났다고 할 만해요. 《암행어사 호랑이》는 아직 사람들이 들넋이며 숲빛을 다 잃지 않던 무렵 옛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림책이 옛이야기를 따서 들려주듯, 범은 숲을 지키고 마을을 보살피는 지기요 님이었어요. 사람을 괴롭히거나 못살게 굴 까닭이 없습니다. 사람이야말로 ‘바보스레 깨비 꾐’에 사로잡히지요. 오늘 우리는 어떤 삶길일까요? 그나저나 우리 옛터를 담아내는 그림이 아쉽습니다. 한겨레 옛살림인데 ‘중국 집’을 그렸네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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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오늘말. 불쑥




갑자기 나서다가 넘어집니다. 급작스레 먹다가는 목구멍에 걸립니다. 빨리 해야 한다는 마음은 알지만, 조금 늦춰 봐요. 서둘러야 하는 줄 아는데, 살짝 기다려 봐요. 문득 터져나오는 한 마디가 재미있습니다. 퍼뜩 떠오르는 생각으로 실마리를 엽니다. 수수께끼를 풀었으니 냉큼 일머리를 잡습니다. 불쑥 생각났다가 그만 잊기도 하는데, 곧 다시 생각나리라 여겨요. 살며시 숨을 돌리면 이윽고 생각납니다. 살짝 숨을 고르면 어느새 떠오르고요. 한달음에 끝까지 가도 돼요. 재빠르게 해내도 좋아요. 뚝딱 해보아도 멋스럽습니다. 눈깜짝할 사이에 하더라도, 가볍게 하더라도, 바람이나 번개나 벼락처럼 놀랍게 하더라도 멋있어요. 그리고 바로 하지는 못하고 한참 삭이고서 해도 멋져요. 빠르지는 않으나 살살 다스리면서 해도 아름답지요.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이기에 막바로 알아차려서 붙잡는 몸짓이 있다면, 두고두고 새기면서 천천히 알아내고는 씩씩하게 다잡는 몸짓이 있어요. 바람이 붑니다. 홱홱 불다가도 살그마니 가라앉습니다. 비가 옵니다. 훅훅 끼치다가도 가만가만 잦아듭니다. 쑥쑥 자라는 아름나물 쑥처럼, 손길도 눈길도 마음길도 쏙쏙 큽니다.




갑자기·급작스레·문득·퍼뜩·냉큼·그만·곧·곧바로·곧장·막바로·바로·얼핏·날름·넙죽·냅다·불쑥·쑥·느닷없이·눈깜짝·아차·와락·화다닥·후다닥·다다닥·확·훅·홱·휙·살짝·슬쩍·살며시·슬며시·스치다·가볍다·바람처럼·번개처럼·벼락처럼·드디어·이윽고·한달음에·빠르다·재빠르다·뚝딱·어느덧·어느새 ← 순간, 순간적, 순식간, 일순(一瞬), 일순간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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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오늘말. 첫밤


들에서 살면 들사람입니다. 숲에서 살아 숲사람이고, 서울에 살아 서울사람이고, 시골에 살아 시골사람입니다. 들판을 걷습니다. 들마실을 합니다. 풀밭에서 뒹굴며 놀아요. 풀놀이입니다. 이름없는 길이란 없습니다. 우리가 아직 스스로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늘은 해가 비치지 않는 데라지만, 뒷그늘은 쓸쓸하다지만, 이 조용한 자리를 고즈넉이 바라보면 어떨까요? 말없이 첫밤을 보내고 두밤을 머물며 석밤을 누리면 어떨까요? 낮에는 가만가만 들노래를 부르고, 밤에는 고요히 별노래를 불러 봐요. 빼어난 목소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즐겨부르면 돼요. 좋아하기에 노래하지요. 늘 아끼는 마음이 되어 사랑노래를 부르고, 이 노래는 아이랑 어른이 어깨동무하는 아름노래로 퍼집니다. 언제나 즐깁니다. 이때에만 즐기지 않아요. 한결같이 누려요. 그곳에서만 누리지 않습니다. 즐거울 적에 어김없이 콧노래를 부르고, 신나기에 으레 휘파람을 불어요. 수수하게 읊고 나누는 노랫가락 하나란 노상 들녘에 스미고 풀숲에 내려앉겠지요. 우리 노래는 풀벌레를 닮으면서, 풀벌레 노래는 우리가 사랑하는 늘노래를 닮습니다.


들·들판·풀밭·시골·그늘·이름없다·뒤·뒷그늘·뒷자리·조용하다·고요하다·고즈넉하다·가만히·얌전히·말없이 ← 초야(草野)


첫밤·첫날밤 ← 초야(初夜)


즐겨부르다·즐기다·즐김노래·단골노래·좋아하다·사랑하다·사랑노래·꽃노래·아름노래·아끼다·아낌노래·늘 부르다·늘노래·자주·흔히·꼭·반드시·언제나·노상·늘·한결같이·곧잘·어김없이·빠짐없이·으레 ← 십팔번(おはこ/十八番), 애창, 애창곡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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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살려쓰기

숲노래 우리말꽃 : ‘자연’을 가리킬 우리말



[물어봅니다]

  ‘자연보호·환경보호’처럼 말하는데요, ‘자연’이란 한자말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요? 우리말에도 ‘자연’을 가리키는 말이 있을까요?



[이야기합니다]

  영어 ‘내츄럴’을 일본사람은 한자말 ‘자연’으로 풀었습니다. 총칼을 앞세운 일본이 우리나라를 짓누르면서 우리 삶터에 일본말하고 일본 한자말이 두루 퍼지기 앞서까지 이 나라에서는 ‘자연’이란 한자말을 거의 안 쓰거나 아예 안 썼습니다. 바깥에서 새물결이 밀려들면서 우리 나름대로 새말을 지어야 했는데, 예전에는 바깥나라에서 쓰던 말씨를 그냥 받아들이곤 했어요. 그래서 ‘내츄럴·자연’이 우리나라에 스미기 앞서 어떤 말로 그러한 결을 나타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제가 찾아낸 낱말은 ‘숲’입니다. 1900년으로 접어들 즈음까지 우리나라에서 우리말로 수수하게 살림을 지으며 살던 사람들이 널리 쓴 말은 ‘숲’이더군요. ‘숲’하고 맞물려 ‘메(산)’도 꽤 썼어요. 아무래도 옛날에는 ‘숲’이랑 ‘메’는 거의 같은 결로 썼구나 싶은데요, 오늘날 우리가 ‘자연보호·환경보호’처럼 말하는 자리에서는 ‘숲’ 하나가 가장 어울리겠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왜 ‘숲’인가를 얘기해 볼게요. 먼저 ‘숲’을 넣은 낱말을 하나둘 엮어 보겠습니다.


숲 ← 자연, 자연환경, 자연주의

숲터 ← 자연환경

숲사랑·숲돌봄·숲지킴 ← 자연보호, 환경보호

숲살림 ← 자연농, 자연농법, 자연유산, 자연친화

숲짓기 ← 자연농, 자연농법

숲책 ← 환경책, 생태환경책, 자연도감, 생태도감


  낱말 하나를 찾아내면서 끝나지 않아요. 그 낱말 하나를 바탕으로 새살림을 새말로 그려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한자말 ‘자연’을 놓고서 숱한 새말이 태어났어요. 우리말 ‘숲’을 놓고도 숱한 새말을 엮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숲이란 터이니 ‘숲터’이고, 숲을 돌보자는 뜻은 ‘숲돌봄’이되 ‘숲사랑’으로 담으면 한결 낫지 싶습니다. 숲은 사람 손길이 닿지 않으면서 푸른 터예요. 숲처럼 흙을 가꾸자는 뜻인 ‘자연농’이니 ‘숲살림·숲짓기’ 같은 낱말을 엮을 만하고, ‘자연·생태·환경’을 다루는 책을 ‘숲책’이라 할 만합니다.


숲정이 ← 인공림, 공용림, 근린공원

숲사람·숲님 ← 자연인, 자연보호 운동가

숲지기 ← 자연보호 운동가

숲빚·숲막짓·숲죽이기 ← 자연오염, 자연파괴

숲너울 ← 자연재해

숲적이 ← 자연도감


  왜 ‘숲’일까요? 숲에는 나무가 우거지지요. 나무가 우거진 곳에는 들풀이며 들꽃도 우거집니다. 들풀·들꽃·나무가 우거진 곳에는 새·들짐승을 비롯해 풀벌레랑 벌나비가 넉넉히 어우러집니다. 나무에 새에 풀꽃이 얼크러진 곳은 으레 냇물이 흘러 적시기 마련이요, 물에서 사는 목숨도 많을 테니 더더욱 푸른 터전입니다. 숲으로 깊이 들어가면 첫 물줄기인 샘이 있기 마련이에요.


  숲이란 사람뿐 아니라 모든 목숨붙이가 ‘그 목숨결대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바탕이 되는 터전’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는 한자말 ‘자연’이 나타내는 뜻하고 매한가지예요.


숲빛 ← 자연친화, 자연적

숲보람 ← 자연 혜택

숲마실·숲맞이·숲하루 ← 자연체험, 자연학습

숲말 ← 자연어, 자연 언어

숲눈 ← 자연적 관점

숲넋 ← 자연관, 자연사상, 자연철학


  글을 모르더라도 손수 흙을 짓고 살림을 가꾸고 아이를 낳아 돌보던 수수한 사람들은 입에서 입으로 말을 물려주었습니다. 먼먼 옛날부터 시골 흙지기는 살림짓기·삶짓기·사랑짓기란 하루를 누리면서 아이한테 ‘이야기’로 말을 가르치고 들려주었습니다. 더없이 숲다운(자연스러운) 모습이에요. 오랜 숲말이란 시골말이면서 사투리이자 고장말이기도 합니다.


  요새는 ‘자연체험’이란 한자말보다 영어 ‘에코티어링’을 더 쓰는구나 싶은데요, ‘숲’을 넣어 부드럽게 ‘숲마실·숲맞이·숲하루’라 하면 어떨까요? “자연이 주는 혜택”이란 말을 곧잘 듣는데, 숲이 우리한테 베푸는 빛이란 ‘보람’일 테니 ‘숲보람’ 같은 낱말을 엮을 만합니다. “자연적 관점”이라고 해야만 전문말이 되지 않아요. 숲처럼 보는 눈길이니 ‘숲눈’처럼 단출히 나타내는 전문말을 지어도 어울려요.


숲뜰 ← 수목원

숲딸기 ← 자연종 딸기

숲내음 ← 자연향, 자연의 향기, 자연의 향, 아로마, 피톤치드

숲것 ← 자연자원

숲가꿈터 ← 자연보호구역

숲바구니 ← 에코백

숲씻이 ← 자연치유


  ‘자연’을 넣은 낱말은 아닌 ‘수목원’이지만, 사람들이 푸른바람을 마시면서 몸을 달래는 곳을 ‘숲뜰’ 같은 이름으로 나타내면 어떨까요? 숲을 뜰처럼 삼는 곳이라는 뜻으로 그 터전을 나타낸다면, 숲뜰을 찾아가는 마음도 한결 푸르리라 생각합니다. 요새는 딸기를 늦봄이나 첫여름 아닌 한겨울부터 가게에서 사다 먹는 사람이 많지만, 워낙 딸기란 들열매는 삼사월에 흰꽃을 피우고 오뉴월에 빨간알을 맺습니다. 사람이 따로 밭을 가꾸어 거두는 딸기가 아닌, 저절로 철에 따라 돋는 딸기인 “자연종 딸기”는 ‘숲딸기’라 할 만해요.


  우리 몸에 이바지하는 풀꽃나무한테서 얻은 ‘아로마’를 쓰는 분이 꽤 늘었어요. 풀꽃나무는 바로 숲을 이루는 바탕이니, ‘숲내음’이나 ‘숲물’ 같은 낱말을 지어서 담아내어도 어울립니다. ‘에코백’은 숲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짓는 바구니란 뜻으로 ‘숲바구니’라 해볼 만해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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