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2.3. 책숲하루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저는 이름을 숱하게 짓고 손질하고 고치고 가다듬고 추스르고 매만지면서 살아갑니다. ‘이름 = 말’입니다. ‘이르다 = 말하다’요, 우리가 이르는, 말하는, 가리키는, 그리는, 나타내는 모든 소릿가락에는 오늘 하루가 흐릅니다. 이러다 보니 오늘 새로 배우거나 익히는 만큼 ‘어제까지 쓰던 모든 이름’을 싹 뜯어고치거나 바꿉니다.


  2007년 4월부터 꾸리던 ‘도서관’을 ‘책숲집’이란 이름으로 고쳤다가 ‘책숲’으로 되고쳤습니다. 2007년 4월부터 ‘도서관 일기’를 썼고, 이를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으로 묶기도 했는데, 이모저모 이 말 저 말 손질하고 갈고닦다가 지난달부터 ‘책숲하루’란 이름을 새삼스레 지었습니다.


  일본 한자말 ‘도서관’을 ‘책숲’으로 풀어내 보았으니, ‘일기’라는 한자말도 ‘하루’로 풀어내서 ‘책숲 + 하루’인 셈입니다.


  저는 도서관을 꾸리기에 ‘책숲하루’인데, 책방을 꾸리는 이웃님도 ‘책숲하루’란 이름을 쓸 만해요. 도서관이나 책방을 다니는 발걸음, 이른바 ‘책방여행기·책방순례기’도 ‘책숲하루’로 담아낼 만합니다.


  어느 이름이든 그냥그냥 쓰더라도, 이 이름으로 굳혀서 혀에 얹기까지는 꽤 기나긴 나날을 들입니다. 발걸음이 적잖이 모여 이루는 새 이름 한 토막에 숨결을 불어넣으려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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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마을이 빛나는 (2017.7.6.)

― 광주 〈소년의 서〉



  따스하게 돌보는 손길을 받은 적이 없이 자란다면, 따스하게 이웃을 돌보는 눈빛인 어른으로 살아가기 어려울는지 모릅니다. 받거나 누리지 못했기에 나누거나 베풀 줄 모르곤 합니다. 포근하게 어루만지는 손길을 받지 못했지만, 포근하게 동무를 감싸는 눈망울인 어른으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받지도 누리지도 못했으나 나누거나 베풀려는 마음을 품기도 해요.


  얼핏 보자면 똑같이 태어나서 거쳐 온 삶이지만, 나아가는 길은 다릅니다. 받기에 나누기도 하지만, 못 받았어도 나눕니다. 받지 못했으니 못 나누기도 하지만, 못 받았어도 나눕니다.


  문득 보자면 똑같이 생긴 책인데, 읽는 눈길이 다릅니다. 어떤 이는 이렇게 읽습니다. 이렇게 살아온 길이니 이렇게 읽어요. 어떤 이는 저렇게 읽습니다. 저렇게 걸어온 길이니 저렇게 읽지요. 엇갈리는 두 모습 가운데 어느 쪽이 맞거나 틀리다고 가를 수 없습니다. 그저 다른 삶입니다. 다르게 살며 다르게 익힌 눈썰미인 만큼, 다른 몸짓으로 다르게 받아들이거나 새깁니다.


  빛고을이라고 하는 광주는, 우리 스스로 어떤 삶이며 살림이자 사랑인가에 따라서 달리 바라보기 마련입니다. 이는 부산이나 대구나 서울이나 인천을 바라볼 적에도 매한가지입니다. 그리고 시골을 바라볼 적에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삶눈으로 이웃을 바라보려는가요? 어떤 삶빛으로 동무를 마주하려는가요? 어떤 삶자취로 이웃을 만나려는가요?


  금남로4가 한켠에 광주극장이 있고, 이 광주극장을 뒤켠으로 도는 골목에 〈소년의 서〉가 있습니다. 금남로를 오가는 사람은 제법 많습니다. 번쩍이는 가게도 많습니다. 이 물결이나 빛발을 스치고서 안골목으로 깃들면 마을책집에서 켜 놓은 작은 불빛을 만납니다.


  등짐을 짊어지고서 여러 골목을 누빈 끝에 〈소년의 서〉를 찾았고, 조용히 땀을 들이면서 이곳 책시렁을 돌아봅니다. 마침 이 여름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이란 책을 낳았습니다. 마을이 빛나는 길을 말에서 찾아내어 나누고픈 마음을 얹은 책입니다. 갓 나온 책을 등짐에 담고 광주마실을 와서, 이 골목을 밝히는 마을빛을 어림하면서 책집지기님한테 문득 건넵니다. 책집지기님은 이곳을 찾는 분들한테 늘 얘기하는 책이 있다며 저한테 한 자락 건넵니다.


  우리는 모두 아이(소년 또는 소녀)이지 않을까요? 나이가 예순이나 아흔이어도 맑게 가꾸고픈 마음을 품은 아이란 숨빛이지 않을까요? 마을에서 짓는 말 한 마디는 마을책집을 거치면서 마알갛게 자라 비구름도 눈구름도 되어 날아갑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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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dwick the Big-Hearted Moose (Hardcover)
Seuss, Dr. 지음 / Random House Childrens Books / 194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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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2.3.

그림책시렁 616


《Thidwick the Big-Hearted Moose》

 Dr. Seuss

 Random House

 1948.



  온누리가 아름답다면 아이를 속이거나 놀리는 어른은 없기 마련입니다. 온누리가 안 아름답다면, 몇몇이 우두머리로 나서면서 아이를 괴롭히거나 억누릅니다. 아이들은 ‘사회’라는 일본 한자말도 낯설고, ‘어른들이 지은 터전’을 잘 모릅니다. 어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쓰거나 다루더라도 아이한테는 뭔지 모르거나 어렵습니다. 이때에 아이를 상냥하게 토닥이면서 부드러이 가르치는 어른이 있지만, “넌 어쩜 이 쉬운 것도 못 해?” 하면서 다그치기에 바쁜 어른이 있습니다. 아이가 착하게 어느 하나를 맡거나 심부름을 할 적에 “그래, 고맙구나” 하면서 이다음에 아이 짐을 덜어 주는 윗내기나 어른이 있지만, 착한 아이를 어수룩하다고 여겨 마구 부리거나 큰짐을 자꾸 안기는 윗내기나 어른이 있어요. 《Thidwick the Big-Hearted Moose》는 ‘착한 무스’가 겪는 고단한 짐더미를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제 몸과 마음을 아끼거나 돌보면서 사랑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또 옆에서 도움을 바라는 사람한테 어떻게 마주해야 서로 사이좋게 돕고 도우며 어울릴 만한가를 슬기로이 보여줍니다. ‘큰마음’은 아무것이나 닥치는 대로 받아들이지 않아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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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경 글.그림 / 한솔수북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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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2.3.

그림책시렁 617


《나》

 조수경

 한솔수북

 2018.7.15.



  내가 스스로 나인 길을 찾으려면 늘 내가 스스로 나를 사랑할 노릇입니다. 사랑하는 삶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요. 어버이가 우리를 낳았어도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길을 어버이가 물려주지 않지요. 어버이는 어버이로서 스스로 사랑하는 길을 몸소 드러내면서 환하게 피어날 뿐입니다. 누구나 스스로 사랑하면서 저마다 다른 빛살로 흐드러집니다. 온누리에 똑같은 사랑이란 없어요.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거든요. 다 다른 사람이기에 다 다른 삶이자 다 다른 사랑입니다. 그렇지만 숱한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어린이집을 드나들고 배움터에 첫발을 디디면서 ‘남하고 다르거나 튀어 보이면 안 돼!’ 하는 으름장에 주눅이 들어요. 다 다른 아이들이 모두 틀에 박힌 옷을 맞추고 판에 박힌 배움책을 곁에 두면서 나란히 줄맞추어 배움수렁으로 휩쓸립니다. 《나》는 오늘 우리가 스스로 갇히면서 마음을 가둔 수렁에서는 ‘내가 나답게 나를 사랑하는 길’이 되지 못하는 줄 ‘어른이란 나이를 먹고서 알아챈 삶’을 두 갈래로 보여줍니다. 내가 나이듯 너는 너입니다. 나랑 네가 다르기에 우린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될 만해요. 실마리는 스스로 풀어야 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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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방방
최민지 지음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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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2.3.

그림책시렁 604


《마법의 방방》

 최민지

 미디어창비

 2020.4.10.



  놀잇감 하나가 대수롭습니다. 맨손에 맨발로 얼마든지 신나게 뛰놀지만, 손수 깎고 다듬은 놀잇감 하나가 있다면 한결 신바람을 내어 어우러집니다. 어른이 놀잇감을 사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나무를 베고 손질해서 놀잇감을 지을 수 있습니다. 따순 마음을 담아 내미는 놀잇감을 받으면서 설렙니다. 손수 빚은 놀잇감을 손바닥에 얹으면서 기쁩니다. 마음을 가볍게 북돋우는 모든 놀잇감은 아이 마음에 날개를 달아 줍니다. 삶터를 이룬 어른이라면 무엇보다 아이들이 실컷 뛰놀면서 손수 놀잇감을 일구도록 이끄는 자리를 꾸려야지 싶어요. 《마법의 방방》은 지난 한때 마을마다 꽤 퍼졌다가 거의 사라진, 그래도 요새 곳곳에 드문드문 다시 나타난 ‘방방 뛰는 놀잇감’하고 얽힌 하루를 다룹니다. 마음이 무겁다면 몸도 무겁기 마련입니다. 마음에 얹은 짐을 가볍게 방방 뛰면서 털어내 본다면, 어느새 몸도 가벼울 만해요. 마음이 지쳤다면 몸도 처지기 마련인데요, 이 고단한 몸을 가볍게 맡겨 퐁퐁 뛰어 본다면, 어느덧 몸에 새힘이 솟을 만해요. 방방이가 있어서 뛰어도 좋고, 그저 맨땅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콩콩 뛰어도 좋아요. 뛰놀 빈터가 있으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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