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30.


《라이어×라이어 10》

 킨다이치 렌주로 글·그림/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18.3.25.



밤빛을 안고서 자전거를 탄다. 마당에서도 별을 넉넉히 품으나, 자전거를 작은아이랑 같이 타면서 들길을 달릴 적에도 별을 푸짐히 안는다. 별바라기 밤자전거를 타다가 문득 “아직 춥네”란 혼잣말이 나온다. 이러고서 “나는 늘 이웃한테 ‘스스로 춥다고 말하니 춥지요’ 하고 말하는데, 이런 혼잣말을 했네.” 하고 다시 혼잣말을 한다. 숨을 가다듬는다. 발판을 신나게 구르면서 포근히 해를 그린다. 몸 밑바닥부터 천천히 숨길을 고르면서 이마까지 끌어올려 “나는 해님이야.” 하는 혼잣말을 읊는다. 이러니 무릎부터 둘레에 확 포근바람이 분다. 우리 앞에서 부는 바람이 따뜻하다. 얼결에 “어라? 뭐지? 왜 갑자기 포근바람이?” 하고 놀라니, 다시 칼바람이 된다. “아차, 마음을 놓았구나.” 새삼스레 숨을 고르며 “나는 해님이야. 언제 어디에서나 따뜻하지.”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금 우리 자전거 둘레가 따뜻하다. 《라이어×라이어》를 읽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미루었더니 어느새 열걸음 마지막이 끝났다. 설마 판이 끊어졌을까. 마지막부터 장만해서 읽기로 한다. 말 한 마디란 스스로 살리는 숨결이니, ‘거짓말×거짓말’은 스스로 죽일밖에 없다. 사랑이 되고 싶으면 언제나 ‘사랑×사랑’으로 갈 노릇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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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2.4.

오늘말. 큰한겨레


작은 곳에 매이지 않아야 크게 하나가 된다고 합니다. 작은 꼬투리를 키우다가는 한겨레가 하나될 길이 없을 뿐 아니라, 아무래도 서로 다툼질을 버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못 버리거나 못 놓는 작은 구석은 무엇일까요. 한나라 아닌 갈린 두 쪽이 된 우리는 서로 어느 대목에서 외곬이거나 외눈일까요. 무릇 한누리가 되려면 겉치레가 아닌 속살림으로 아끼는 몸짓일 노릇입니다. 하다못해 말로라도 서로 보듬을 줄 알아야 할 텐데, 우리는 이야기조차 사납거나 모질기 일쑤요, 부드러이 다독이는 손길이 아닌, 서로 억지스레 시키는 발길질이기까지 합니다. 조른다고 되지 않아요. 좇아다녀서는 이루지 못해요. 매달린다면 허물이 생깁니다. 민다고 해서, 밀어붙인다고 해서 앙금이 걷히지 않지요. 참하게 마음 깊은 곳부터 샘솟는 사랑어린 말을 들려주고 듣는 자리가 되어야지 싶습니다. 오순도순 이야기하면서 삶도 생각도 마음도 풀어야 비로소 온한겨레로 가는 첫길에 서겠지요. 돈이 밑바탕이어서는 안 돼요. 사랑이 바탕이어야지요. 그러니까 저마다 큰사람이 되고 큰어른 구실을 하고 큰꿈에 큰사랑에 큰눈에 큰마음이 되어야 얼음판이 녹겠지요.


ㅅㄴㄹ


큰한겨레·큰한나라·온한겨레·한겨레하나·한나라·한누리 ← 통일, 남북통일


밑바닥·밑·바탕·그러니까·모름지기·다만·무릇·무엇보다·아무래도·안돼도·얼추·이나마·이쯤·적어도·하다못해·그래도 ← 최소한, 최소한의, 최소한도, 최소한도의, 최소조건


말하다·말·말씀·이야기·얘기하다·들려주다·떠들다·알리다·알려주다·밝히다·바라다·조르다·부추기다·붙다·달라붙다·좇다·좇아다니다·매달리다·달래다·다독이다·시키다·밀다·하다·가리키다·주다·안기다·좋다 ← 권유(勸誘), 권(勸), 권하다(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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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2.4.

오늘말. 총놓기


손에 총을 움켜쥔 채 “야, 우리 말로 하자!” 하고 얘기한들, 말로 할 일이란 없습니다. 우리가 총을 쥐고서 겨누든, 저쪽에서 총을 잡고서 노려보든, “총을 든 손”으로는 처음부터 ‘말로 할 뜻’이 없다고 할 만합니다. 칼을 쥐었을 적에도 매한가지예요. 총이나 칼을 내밀면서 “이봐, 말로 좋게 풀자니까?” 하고 얘기한들, 참말로 말 아닌 주먹다짐이나 총칼부림으로 을러대는 꼴입니다. 이리하여 총도 칼도 내려놓으려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고요히 총칼을 버리고서 싸움을 안 바라는 사람이 차츰 늘어납니다. 어깨동무를 바라면서, 맨몸으로 마주하기를 꿈꾸면서, ‘싸움놓기’란 길로 가고자 합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이 삶에 총칼이 있어야 할 테지만, 언제까지나 서로 사이좋게 나아가려는 삶길이라면 총칼이야말로 부질없지 않을까요? 서로 한결같이 총칼을 겨누면서 눈을 부라려야 지키는 한삶이라면 너무 메마르거나 고단하지 않을까요? 죽어라 총칼을 쥔들 사랑이 싹트지 않습니다. 오래도록 총칼을 쥘수록 총칼에 길들거나 사로잡힙니다. 어느 해부터 내려놓겠습니까. 여태 짊어진 무게를 앞으로도 노상 짊어지렵니까, 이제는 버리겠습니까.


ㅅㄴㄹ


총놓기·총칼놓기·총내림·총칼내림·총버림·총칼버림·싸움놓기·싸움내림·싸움버림 ← 병역거부, 양심적 병역거부


온삶·한삶·삶·삶꽃·삶길·언제나·언제까지나·내내·내도록·늘·노상·한결같이·두고두고·지며리·여태·이제껏·죽도록·죽어라·오래오래·오래·오래도록·해 ← 일생, 일평생, 평생, 한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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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2.4.

오늘말. 가재나 게나


언뜻 보면 비슷비슷할는지 모르나, 바쁜 눈길이 아닌 차분한 눈길로 바라보면 어슷비슷하지 않습니다. 슥 지나치려는 걸음새라면 닮았다고 여길는지 모르지만, 서두르는 몸짓이 아닌 참한 몸차림으로 마주하면 똑같지도 꼭같지도 않은 줄 알아챌 만합니다. 그냥그냥 넘기기에 다 마찬가지로 생각합니다. 생각없이 보기에 판박이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어느 일이 지겹다면 그 일 탓도 있을는지 모르나, 무엇보다 우리 마음 탓입니다. 재미없다고 생각하니 고리타분해요. 심심하다고 여기니 언제나 하품이 나오는 하루예요. 아주 조그맣더라도 보나 마나란 마음길이 아닌 새롭게 노래하는 마음길이라면 사뭇 달라요. 수수하거나 투박한 곳에서 즐겁고 사랑스러운 놀이가 태어나곤 합니다. 맹물이니 맹맹하다지만, 맹물을 달게 마시는 사람이 있어요. 밋밋하니까 밍밍하다고 말할 테지만, 뻔하다는 생각을 마음에서 지우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 어제하고 더없이 다른 숨결을 느낄 만합니다. 함부로 다가서기에 속내를 못 보지 싶습니다. 낡고 닳았기 때문이 아니라, 작은 씨앗 한 톨이 자라날 앞길을 헤아리지 않기에 눈부신 빛살이 우리한테 깃들지 못하리라 느낍니다.


ㅅㄴㄹ


비슷비슷하다·엇비슷하다·어슷비슷하다·닮다·비슷하다·개나 소나·가재나 게나·마찬가지·매한가지·똑같이·꼭같이·열이면 열·그냥그냥·마냥·이냥저냥·아무렇게나·함부로·틀박이·판박이·뻔하다·생각없다·지겹다·따분하다·재미없다·고리타분하다·심심하다·나른하다·느른하다·하품·너절하다·볼꼴없다·닳다·허접하다·보잘것없다·하잘것없다·보나 마나·하나 마나·흔하다·잦다·널리다·싱겁다·밋밋하다·밍밍하다·맹맹하다·맹물 ← 천편일률, 천편일률적, 매너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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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시골버스를 안 타는 어른 : 예전에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버스로 일터를 다니는 여느 어른이 많았으나 요새는 으레 자가용을 몬다. 그래도 서울이라면 자가용보다는 버스나 전철을 타고 일터를 다니는 사람이 많을 텐데, 시골에서는 두 다리나 자전거나 버스로 일터를 다니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드물다.


지난날에는 버스나 전철에서 어린이나 푸름이가 시끄럽게 떠들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거친말을 일삼으면 둘레 어른이 다독이거나 타이르거나 나무랐는데, 요새 시골에서는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어린이나 푸름이를 다독이거나 타이르거나 나무랄 어른이 없다시피 하다. 우르르 몰려다니며 우르르 떠들고 우르르 거칠게 구는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다가가서 한마디를 하는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란 없다고 할 만하다.


어린이나 푸름이는 먼저 어버이한테서 모든 말씨랑 몸씨를 받아들이고, 둘레 어른한테서 갖은 말씨랑 몸씨를 맞아들인다. 어린이하고 푸름이에 앞서 이들 어버이하고 배움터 길잡이를 탓할 노릇이겠으나, ‘떼지어 다니며 떼힘으로 시끄럽게 굴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거친말을 일삼아도 된다’고 여기는 이 아이들 가녀린 마음씨는 누구보다 이 아이들 스스로 마음이며 말이며 삶을 좀먹으면서 스스로 사랑길하고 동떨어진다는 대목을 깨닫지 않는, 그러니까 어린이하고 푸름이 탓을 빼놓을 수 없다.


어른이라면 모름지기 아이들하고 함께 움직일 노릇이다.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버스나 전철을 타는데, 어른이나 어버이 자리에 있는 이들이 버스나 전철을 안 타면 어찌 될까? 아이들을 자가용에 태우고 다니지 말자. 아이들하고 버스나 전철을 같이 타고서, 이 아이들이 버스나 전철에서 떼지어 무엇을 하고 어떻게 구는가를 지켜보고 사랑길로 이끌 수 있기를 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그대가 어버이라면. 2021.2.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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