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가다듬다


저녁에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면서 하루를 생각합니다. 오늘을 어떻게 보낼는가 하고 그리면서, 이 삶을 새롭게 누리려고 해요. 틀에 박힌 삶길이 아닌, 판박이 아닌 삶으로 나아가도록, 하나하나 다듬으면서 마음을 추슬러요. 어떤 마음인가에 따라 어떻게 지내는가 하는 모습이 달라요. 여기에서 맞추는 이야기요, 둘레에서 시끄럽거나 떠들더라도 휩쓸리지 않으려는 노래입니다. 내가 널 가두어도 재미없고, 내가 너한테 갇혀도 따분해요. 즐겁게 살아가기에 참다운 모습으로 빛나요. 즐겁지 않다면 딱딱할 뿐더러 뻔한 모습일 테니, 빛을 잃으면서 굳어버립니다. 바람결을 읽고 풀빛을 헤아립니다. 철마다 어떤 짜임새인가를 살피면서 날씨는 어떻게 흐르는지를 돌아봅니다. 헐거나 낡은 곳은 차근차근 고칩니다. 어긋난 곳은 바로잡습니다. 저녁마다 하루를 갈무리하면서 글을 적고, 아침마다 오늘 이곳에서 이제부터 지필 삶을 새삼스레 가다듬으며 웃어요. 빗질이 서툰 작은아이 곁에 서서 슬슬 머리카락을 매만져 줍니다. 머잖아 스스로 빗질을 잘 할 테고, 이모저모 살림을 손보는 눈빛으로 나아가겠지요. 마당 한켠에 서서 멧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습니다.


ㅅㄴㄹ


삶·살다·살아가다·삶길·삶터·오늘·하루·여기·이곳·이제·이·눈밑·눈앞·모습·참모습·터·터전·있다·지내다 ← 현실, 현실적


틀·판·얼개·짜임새·틀박이·판박이·굳다·뻔하다·딱딱하다·지겹다·따분하다·재미없다·가두다·갇히다·매이다·얽매이다·끄달리다·휘둘리다·휩쓸리다 ← 정형(定型), 정형화(定型化)


고치다·가지런히·바로잡다·다듬다·맞추다·추스르다·갈무리·매만지다·손보다 ← 정형(整形), 정형화(整形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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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2.16. 평화롭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숲을 품으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굳이 “숲을 품자”고 말하지 않습니다. 숲을 품으며 살아는 길을 따로 글로 밝히거나 책으로 쓰려고 하니 애써 이 말을 할 뿐입니다. 평화롭게 살아간다면 “평화롭게”라 말하지 않을 테지요. 서로 평화가 되기를 꿈꾸기에 “평화롭게”를 말하는구나 싶어요.


  어제는 책숲 얘기종이 〈책숲 2〉을 꾸려서 읍내 우체국에 가서 부쳤습니다. 저자마실까지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면사무소 복지계 일꾼을 만나니 저녁에는 기운이 쪽 빠지더군요. 아이들하고 영화를 보다가 꾸벅꾸벅 졸고는 드러누웠습니다. 새벽에 《쉬운 말이 평화》 애벌글 꾸러미를 받았습니다. 아침부터 신나게 되읽으면서 손질할 곳을 헤아립니다. 책이름에 차마 넣고 싶지 않던 한자말 ‘평화’이지만, “쉬운 말이 숲” 같은 책이름으로는 이웃님이 알아보기 어렵겠다고 합니다.


  그럴까, 그러려나, 그럴 수 있겠네, 하고 생각하면서 《쉬운 말이 평화》라는 책이름으로 가려고 합니다. 아직은 멀더라도 앞으로는 ‘평화’ 같은 말이 없이도, ‘사랑’이나 ‘숲’이나 ‘어깨동무’나 ‘이웃’이란 낱말로도 넉넉히 이야기를 펼 수 있기를 빌 뿐입니다. 글손질을 하는데 빈자리가 너무 많이 생겼구나 싶은 곳에 다음처럼 몇 줄을 보태었습니다.


..  “분노의 언어”는 아무래도 ‘막말·윽박말’로 흐릅니다. “평화의 언어”란 ‘사랑말·꽃말’로 흐릅니다. 마구 말하거나 윽박지르듯 말하는 사이가 되면 참으로 버거우면서 싸늘해요. 이와 달리 사랑을 헤아리면서 꽃을 나누는 사이가 되면 더없이 따스하면서 아늑합니다. 푸름이 여러분한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언제나 사랑말에 아름말에 꽃말입니다. 서로 마음으로 사랑해 주고, 참다이 돌보는 손길이 되고, 아름다이 바라보는 눈빛이 되며, 마을이며 집이며 배움터에 꽃이랑 나무를 심는 몸짓이 되면 좋겠습니다. 말만 다스려서는 ‘꽃말(평화의 언어)’로 가지 않는다고 느껴요. 우리 삶과 삶자리부터 꽃이 흐드러지고 나무가 우거질 적에 비로소 ‘푸른삶·푸른말’을 거쳐 ‘꽃삶·꽃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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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2.15. 복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나라에서 말하는 ‘복지’가 무엇인지는 늘 알 길이 없습니다. 벼슬아치(공무원) 노릇을 하는 분은 ‘복지’가 무엇인지 알까요? 낱말책을 살피니 “복지(福祉) : 행복한 삶 ≒ 지복”으로 풀이합니다. “즐겁게 살기”를 가리키는 한자말 ‘복지’라면 즐거움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려나요?


  이른바 ‘나라에서 펴는 복지정책’은 ‘너희 가난하잖아? 그러면 주는 대로 받아먹고 고맙게 여겨!’ 하고 밀어붙이는 길이라고 느낍니다. 한숨이 나오지요. 저희는 이른바 ‘차상위계층’이라서 ‘복지정책’에 따라 이것저것 챙겨 주겠노라 하는데 하나같이 저희가 안 쓰는 살림을 주겠다고 해서 다 손사래를 칩니다. 화학비누, 샴푸, 화학세제, 표백 휴지, 치약, 흰쌀, 폴리 소재 옷, 고기, 햄, 식용유, ……. 우리는 이런 것 다 안 쓰고 산다고 하니 “왜 이렇게 가리는 게 많냐?”고 묻습니다. 잇솔 하나조차 플라스틱 아닌 나무손잡이에 돼지털을 심은 잇솔을 가려서 쓰는데, 비누를 안 쓰고 하나하나 다 손수 마련해서 쓰는데, 아무것이나 쓰려면 굳이 시골에서 안 살고 서울 한복판에서 살 텐데, ‘행복한 삶·복지’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아무것이나 쓰고 먹고 아무렇게나 살라고 한다면, 누가 얼마나 즐거울까요?


  값싼 것을 아무렇게나 잔뜩 들이민대서 가난한 이웃한테 이바지를 할 턱이 없습니다. 가난하니까 아무것이나 먹으라고요? 아니거든요. 아름다운 것을 알맞게 누리면 됩니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다이 누리려고 푼푼이 살림을 갈무리하고, 시골에서 풀꽃나무를 곁에 두며, 이 풀꽃나무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한 살림을 글로 옮기고 우리말꽃(국어사전)으로 씁니다.


  저희를 돕고 싶다면 저희가 지은 책하고 낱말책을 사서 읽으셔요. 그러면 되지요. 저희한테 땅은 없어 논밭을 일구지는 않으나, 저희는 풀꽃나무하고 마음읽기를 합니다. 풀이며 꽃이며 나무가 어떤 마음이고 무슨 말을 하는지 새로 배우고 나누는 자리를 펼쳐 보셔요. 기꺼이 이야기꽃을 펼게요. 저희가 안 쓰는 것을 ‘복지’란 이름으로 주시려 하지 말고, 차라리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사서 읽도록 도서상품권을 주셔요. “그런데 저희(공무원)는 물품으로 복지 지원을 할 뿐, 현금성 지원은 하지 않아요.” 그대들이 가난한 집에 준다는 물건도 돈을 주고 사지 않나요? 그러니까 도서상품권을 사서 아이들한테 주시란 말입니다.


  고흥군 도화면 ‘복지계 공무원’ 두 분이 책숲으로 찾아왔습니다. 고흥살이 열한 해 만에 공무원이 스스로 먼저 책숲으로 찾아온 첫날입니다만, 책을 읽지는 못하시네요. 억지로 제 책 두 자락을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제발 책부터 좀 읽어 주십시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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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12.


《어느 돌멩이의 외침》

 유동우 글, 철수와영희, 2020.5.1.



올해 설날에도 서울내기는 또 불꽃놀이를 하는구나. 참 시끄럽구만. 저녁에 밤에 펑펑펑 터뜨리니 깜짝 놀라면서 시끄럽고, 왁왁 소리를 지르니 새삼 시끄럽다. 열한 해째 지켜보는 ‘설날 불꽃놀이’라서 조금은 익숙해지나 했더니 아니다. 서울에서 갇혀 살다가 모처럼 시골에 왔대서 펑펑펑 터뜨리며 소리를 질러대는데, 놀이마당(운동장)이나 노래마당(콘서트) 같은 데에서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앉은자리춤을 추지 않고서야 좁고 갇힌 터에서 억눌린 마음이며 몸을 풀 길이 없겠다고 다시금 생각한다. 《어느 돌멩이의 외침》을 읽는 내내 쓸쓸했다. 서른 해도 마흔 해도 지나간 일을 담은 책인데, 그때하고 오늘하고 썩 안 달라진 듯하니 쓸쓸하다. 밑일삯(최저임금)이 오르기에 살 만한 나라가 되지 않는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즐거워야 살 만한 나라가 된다. 사람들이 내는 낛(세금)이 사람들한테 제대로 쓰여 온누리가 아름다워야 살 만한 터전이 된다. 유동우 님은 스스로 돌멩이라고 여겼다. 아직 덜 깨우쳤기에 돌멩이요, 단단한 담벼락을 허무는 조그마한 첫걸음이 되겠노라 다짐하기에 돌멩이일 테지. 서울이웃이 모처럼 시골에 왔다면 나무를 심거나 나무를 살살 어루만지거나 나무를 타고 조용히 놀다가 돌아가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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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11.


《마녀와의 디너》

 타카하시 루미코 글·그림/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12.25.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풀밭이나 숲에서 풀꽃나무가 서로 ‘싸운다(생존경쟁)’고 여긴다. 풀꽃나무는 참말 싸울까? 우리가 저마다 풀이며 꽃이며 나무란 마음이 되어 마주한다면, 풀꽃나무는 싸움질이 아닌 나눔빛으로 살아가는 줄 깨달으리라 본다. 모든 풀은 뿌리가 서로 얽히면서 든든히 자리를 잡는다. 풀뿌리는 서로 어깨동무를 하기에 드센 비바람에도 흙을 고이 건사하면서 풀밭이며 숲이 아름답게 가도록 지킨다. 또한 모든 풀은 갈마들면서 돋고, 메마르다가 기름진 흙결로 바뀌면 돋아나는 풀이 다르다. “풀은 왜 돋을까? 바람은 오늘 왜 불까? 왜 오늘은 바람이 안 불까? 구름은 왜 낄까? 겨울에 비는 왜 올까? 해는 왜 차츰 솟을까?” 같은 말을 아이들한테 묻는다. 아이들이 아기 적에 어버이한테 묻던 말을 고스란히 돌려준다. 책으로 얻지 못할 이야기를 아이들이 스스로 찾도록 이끈다. 마음을 읽고 다스려야 몸이 달라지고 삶이 바뀌며 생각이 자란다는 대목을 건드린다. 《마녀와의 디너》를 열일곱 살쯤부터 읽히면 좋으려나. 하루를 즐겁게 맞이하면서 마음으로 읽어내려는 손길이라면 이야기를 늘 스스로 새롭게 짓는다. 고분고분 따르면서 시키는 대로 구르면 스스로 할 줄 아는 살림이란 하나도 없이 나이를 먹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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