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2.24. 혼잣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저는 혼잣말을 늘 합니다. 어디에선가 갑자기 목소리가 울리면서 묻더군요. 이때에 “흥! 그럼 넌?” 하면서 되묻는데, 모습이 없이 마음으로 목소리만 다가오는 그이는 “그럼 넌?” 하고 되물어요. “뭐야? 네가 먼저 말해야지, 물어보고서 되묻는 놈이 어디 있니?” 하고 따지면, “네가 말하면 네 말에 모든 수수께끼가 있어.” 하고 대꾸하기 일쑤입니다.


  우리말꽃을 쓰는 하루는 언제나 마음이랑 묻고 말하고 생각하는 이야기마당입니다. 아침에는 ‘부정·본래’란 한자말을 우리말로 어떻게 옮기면 되는가를 놓고 한참 길찾기를 했고, 저녁에는 ‘관념·개념·견해’란 한자말을 우리말로 어떻게 풀면 되는가를 놓고 한참 실랑이를 합니다. 아무튼 길찾기하고 실랑이는 마쳤어요. 다만 오늘 마쳤다뿐, 다음달이나 다음해에 또 이 낱말을 마주하면 그때에는 더 깊거나 넓게 다룰 품을 헤아릴 만하지 싶습니다.


  하루는 조용히 흐릅니다. 어제하고 오늘은 고요히 빛납니다. 눈여겨보는 마음이 된다면 우리 삶은 언제나 노래요, 눈여겨볼 마음이 없다면 으레 쳇바퀴일 테지요. 모처럼 백기완 어른 옛책을 되읽어 보았습니다. 그야말로 투박한 할아버지인데, ‘아이들한테 새길을 비추고 싶어 자꾸자꾸 새말찾기를 하셨다’고 느낍니다. 요새는 ‘새말찾기를 하는 젊은이’를 거의 못 봅니다. 다들 머리가 딱딱하게 굳거나 사랑이 말라버린 듯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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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1.2.25.

숨은책 491


《시의 길을 여는 새벽별 하나》

 김상욱 글

 친구

 1990.10.31.



  애써 들어간 열린배움터(대학교)를 어떻게 그만두어야 우리 어버이가 배움삯(등록금) 때문에 진 빚을 천천히 갚아도 될까 하고 헤매면서 책을 더 팠습니다. 어느 책이든 손에 쥐었습니다. 둘레에서 “그런 쓸개빠진 놈들 책은 왜 읽어?” 하고 말리면 “그 쓸개빠진 놈이 일군 열매를 쓸개 안 빠진 사람이 못 일구니 그놈 책을 읽으며 배워야 하지 않나요?” 하고 대꾸했어요. “이 책 훌륭한데 읽어 보겠나?” 하고 둘레에서 건네는 책 가운데 “겉옷은 훌륭한 척 입지만 알맹이는 영 썩었는걸요?” 하고 대꾸할 책이 많았어요. 쓸개는 빠지더라도 글 잘 쓰고 그림 잘 그리면, 저이는 어떤 넋인지 아리송해요. 쓸개는 있더라도 어쩐지 엉성하거나 서툴면, 이이는 어떤 얼인지 알쏭합니다. “최종규 씨라고 다 잘 하나? 아니지? 글도 책도 똑같아.” 하고 귀띔하는 분이 있어 비로소 무릎을 쳤어요. 배울 적에는 누구한테든 고개숙여 배우고서, 기꺼이 기쁘게 익혔으면 어깨를 펴고서 아름답게 펼 노릇이라고 느꼈어요. 《시의 길을 여는 새벽별 하나》를 쓴 분은 응큼질을 저질러 빛이 바랬습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언제부터 노래길을 잊고 새벽별을 잃은 채 응큼질에 마음을 빼앗겼을까요? 글은 좀 못 쓰더라도 쓸개를 찾아야 사람일 텐데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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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Aboard Trains (Paperback) - All Aboard Book All Aboard 4
Mary Harding 지음, Richard Courtney 그림 / Grosset & Dunlap / 198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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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2.25.

그림책시렁 563


《all aboard Trains》

 Mary Harding 글

 Richard Courtney 그림

 Grosset & Dunlap

 1989.



  이 땅을 달리는 여러 가지 탈거리를 지은 이들이 처음부터 ‘누구나 한결 넉넉히 누리는 즐거운 길’을 생각했다고는 여기기 어렵습니다만, 우리는 여러 탈거리를 우리 삶자리에 알맞고 아름다이 다스려서 다같이 누릴 수 있습니다. 여러 탈거리를 지은 이들이 돈을 노리는 마음이라서 오늘날에도 이 탈거리를 돈바라기로 맞아들이거나 펼 수도 있겠지요. 모름지기 두 갈래입니다. 스스로 아늑히 돌아다니면서 즐겁기를 바란다면, 이웃도 아늑하고 즐거울 만하게 가누겠지요. 탈거리를 내세워 자랑하거나 우쭐거리거나 밀어대려는 마음이라면, 이웃을 내려다보거나 얕보는 길로 갈 테고요. 《all aboard Trains》는 1989년에 나온 만큼 꽤 묵은 칙폭이(기차)를 담은 셈이지만, 칙폭이가 이 땅을 달리는 결을 부드럽고 상냥히 들려줍니다. 2020년에 새로 태어난 칙폭이를 담거나 2050년에 태어날 칙폭이를 미리 담아도 나쁘지 않아요. 그러나 어제 오늘 모레를 가로지르면서 서로 즐거울 탈거리를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노래한다면 참으로 좋겠지요. 칙폭이는 더 빠르거나 커야 하지 않아요. 찻길도 더 넓거나 늘려야 하지 않아요. ‘사람과 마을과 숲’이 먼저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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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시아 국민서관 그림동화 12
스티븐 마이클 킹 글 그림 / 국민서관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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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2.25.

그림책시렁 612


《패트리시아》

 스티븐 마이클 킹

 정태선 옮김

 국민서관

 2001.9.10.



  아이들은 무턱대고 따라하는 듯 여길 수 있습니다. 때로는 무턱대고 따라하기도 하는걸요. 아이들은 고스란히 따라하는구나 싶습니다. 참말로 고스란히 따라해요. 아이들은 꾸밈없이 따라하지요. 네, 아이라면 늘 꾸밈없이 따라합니다. 어른이 보기에 저지레나 잘못이나 사달이어도 아이들은 ‘무턱대고·고스란히·꾸밈없이’ 따라합니다. 왜 그럴까요? 아이를 곁에 두면서 돌보는 어른은 언제나 아이한테 거울인 터라, 어른이 하는 모든 몸짓이나 말짓은 ‘아이가 보기에 배우거나 따라할’ 만하다고 여기거든요. 《패트리시아》를 읽으며 ‘패트리시아’란 아이가 바라는 길, 나아가려는 삶, 누리려는 놀이, 마주하는 하루를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떤 아이로 하루를 지켜보면서 자라나서 어른이란 자리에 서나요? 어른이 된 우리라면 앞으로 아이들이 무엇을 지켜보고 자라나도록 이 터전을 가꿀 셈인가요?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길은 쉽지도 어렵지도 않습니다. 사랑으로 돌보고 싶다면 오직 ‘사랑’ 하나만 생각할 일입니다. 걱정하지 말아요. 걱정에는 사랑이 없어요. 그리고 사랑에도 걱정이 없답니다. 어른으로서 오롯이 사랑이면 늘 넉넉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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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정원 담푸스 그림책 15
카미유 가로쉬 지음 / 담푸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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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2.25.

그림책시렁 613


《여우의 정원》

 카미유 가로쉬

 담푸스

 2015.4.10.



  열한살 어린이가 “우리 집에서 누가 가장 가늘어?” 하고 묻기에 곰곰이 생각하다가 “감나무.” 하고 말합니다. “나무 말고 사람!” 하고 되묻기에 더 생각하다가 “뽕나무.” 하고 말합니다. 나무도 우리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숨결이라고 여기니 나무가 먼저 떠오르기도 하고, 어느 나무이든 가지에 잎을 엄청나게 달아도 줄기는 그리 안 두꺼워요. 그러고 보면 풀벌레나 새 가운데 통통하거나 토실한 아이는 드물지 싶어요. 꿩이나 거위나 오리가 좀 토실한 듯한데 그만큼 날개도 큽니다. 《여우의 정원》은 사람들 곁에서 살아가는 여우가 어느 날 문득 ‘어느 아이’한테 찾아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여우는 어떤 일로 찾아왔을까요? 여우는 아이한테 찾아들며 무엇을 보여줄까요? 아이는 여우하고 어떻게 말을 섞을까요? 아이는 여우를 보면서 무엇을 느끼고 어떤 저녁이며 밤이며 아침을 맞이할까요? 여우 가운데 꾀보도 있을 테지만 여우는 여우입니다. 아이 가운데 무섬쟁이도 있을는지 모르나 아이는 아이예요. 그러면 어른은 어떤 숨빛인가요? 어른은 나무를, 여우를, 바람을, 들꽃을, 풀벌레를 어떻게 마주하면서 아이한테 삶을 들려주는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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