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돈나라


돈이 있으면 있기에 좋고, 돈이 없으면 없어서 좋아요. 돈이 많으면 많아서 즐겁고, 돈이 적으면 적으니까 즐거워요. 돈 때문에 좋거나 나쁘지 않아요.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달라요. 가난하기에 잘못일 까닭이 없어요. 마음에 기쁜 노래를 씨앗으로 심지 않는 생각이 흐르니 처지거나 어렵습니다. 우리 삶터는 돈이 없으면 잘못이요 돈이 있으면 멀쩡하다고들 합니다. 곰곰이 보면 이렇게 말할 만하지요. 그야말로 돈나라이거든요. 돈으로 사고팔거나 만나거나 어울리기에 ‘돈나라’일 테지요. 돈을 생각하다가 그만 머리까지 돌아버린 ‘돈(돌아버린)나라’이기도 합니다. 온누리가 돈판이라면 참말로 ‘가난잘못’이나 ‘없는잘못’이라고 느끼기 쉬워요. 자,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요. 우리한테 넉넉한 살림을 이웃한테 보내요. 우리한테 모자란 살림을 이웃한테서 받아요. 따스히 돌보는 마음을 실어나르고, 포근히 보살피는 눈빛을 챙겨요. 넉넉히 품는 사랑을 하늘길로 띄우고, 두루 아끼는 손길을 담아 차근차근 이야기꽃을 마련해요. 돌고돌면서 같이 누리기에 싱그러운 바람이듯, 돈도 살림도 책도 글도 동그라미를 그리며 흐르니 곱지요.


ㅅㄴㄹ


가난잘못·가난하면 잘못·돈없으면 잘못·돈이 있으면 멀쩡하고 돈이 없으면 잘못·돈있멀쩡 돈없잘못·없는잘못·없으면 잘못 ← 유전무죄 무전유죄


돈판·돈나라 ← 유전무죄 무전유죄, 상업, 상업화, 상업성, 상업주의, 상업적, 자본주의, 자본주의적


나르다·보내다·태우다·싣다·실어나르다·하늘길·가져오다·챙기다·찾아가다·마련하다·사다·사들이다·장만하다 ← 공수(空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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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인공인 세계사 - 빙하기부터 다가올 미래까지 30명의 아이들과 떠나는 시간 여행
필립 윌킨슨 지음, 스티브 눈 그림, 강창훈 옮김 / 책과함께어린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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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2.27.

그림책시렁 610


《우리가 주인공인 세계사》

 필립 윌킨슨 글

 스티브 눈 그림

 강창훈 옮김

 책과함께어린이

 2020.12.24.



  어른 눈으로 바라본다면 어른 생각입니다. 어린이 눈으로 쳐다본다면 어린이 생각입니다. 어느 쪽이 낫거나 옳거나 좋지 않아요. 그저 다르게 마주하는 넋이여 숨결입니다. 어른으로서 보자면 어렵지 않을 만합니다. 어린이로서 보자면 낯설거나 새로울 만합니다. 어른으로서 보자면 가볍거나 대수롭지 않을 만한데, 어린이로서 보자면 벅차거나 대수로울 만합니다. 《우리가 주인공인 세계사》는 푸른별 발자취를 ‘어른 살림살이’가 아닌 ‘어린이 살림살이’를 바탕으로 삼아서 들려줍니다. 그래요, 숱한 ‘어린이 인문책’을 보면 으레 어른 눈높이에서 ‘어른이란 사람이 이곳저곳에서 무엇을 짓거나 하거나 누렸는가’ 하는 이야기가 가득해요. 정작 그 옛날 어린이는 무엇을 짓거나 하거나 놀았는가 하는 이야기는 없다시피 합니다. 아무래도 ‘책’에 남은 이야기가 없으니 어린이 소꿉놀이를 옛자취에 안 담거나 못 담겠지요. ‘조선왕조실록’이 남았으니 이 책을 새로 꾸며서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어른이 많은데요, 그무렵 어린이 놀이나 꿈이나 삶을 ‘마음’으로 찾아내어 들려주는 어른은 없다시피 합니다. 발자취를 글 아닌 마음으로 읽으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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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좋아 좋아 시리즈
정경희 지음 / 포북(for boo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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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2.26.

인문책시렁 169


《엄마가 좋아》

 정경희

 for book

 2012.12.4.



  《엄마가 좋아》(정경희, for book, 2012)는 ‘엄마라는 삶길’을 어떻게 누리거나 즐겼는가 하는 이야기를 넉넉히 들려줍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어머니나 이웃 아주머니를 떠올렸습니다. 글님은 곁에서 빛꽃을 담아 준 사람이 있고, 책으로 엮어 준 사람이 있어서 ‘엄마살림’을 듬뿍 보여주는데, 숱한 어머니는 ‘엄마실림을 빛꽃으로 담거나 엮어 주는 손길’을 얼마 못 받곤 합니다. 으레 그렇지 않나요? 날마다 차려 주는 밥 한 그릇을 고마이 여기면서 마음뿐 아니라 두 눈 가득 아로새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날마다 입는 옷을 보송보송 건사하는 손길을 눈여겨보면서 몸뿐 아니라 온마음으로 되새기는 사람은 얼마나 되나요?


  온누리 모든 딸아들이 어버이 살림살이를 차곡차곡 여미어 책 한 자락으로 꾸리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투박한 바느질도 좋고, 꼼꼼한 뜨개질도 좋습니다. 밥자리가 넘치도록 올린 모습도 좋고, 곁밥 한 가지나 김치 한 접시를 가볍게 올린 모습도 좋아요. 어버이는 아이를 낳아 돌본 삶을 차곡차곡 갈무리해서 책으로 꾸며 내리사랑으로 베풀고, 아이는 어버이랑 함께 보낸 나날을 차근차근 짚어 책으로 꾸려 치사랑으로 건넬 만합니다.


  기저귀를 빨던 손으로 글을 씁니다. 밥을 짓던 손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옷깃을 여미고 이부자리를 다독이던 손으로 춤을 춥니다. 목말을 태우거나 처네로 업고 저자마실을 다니던 다리로 함께 나들이를 다닙니다.


  그리고 《엄마가 좋아》 곁에 《아빠가 좋아》를 놓을 수 있기를 바라요. 서로 다르지만 서로 같은 사랑을 수수한 이웃님 스스로 챙기면 어떨까요. 우리가 입는 옷은 대단해야 하지는 않되, 사랑을 담으면 됩니다. 우리가 쓰는 글은 훌륭해야 하지는 않되, 사랑을 얹으면 되어요.


  사랑하려고 낳는 아이입니다. 사랑하려고 어버이한테 찾아온 아이입니다. 사랑을 물려줄 어버이입니다. 사랑을 배울 아이입니다. 이 대목을 헤아린다면 이 별에서 ‘새로 태어날 아이가 줄어들 일’은 없어요. 이 대목을 못 헤아리면 배움수렁(입시지옥)은 사라지지 않아요. 이 대목을 안 헤아리면 시골살이(귀촌)를 꿈꾸며 손수 살림을 지으려는 젊은 발걸음은 늘어나지 않겠지요.


ㅅㄴㄹ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의 주인공을 수놓아 방에 걸어 주기도 하고, 품에 끼고 사는 인형에게 고운 옷 지어 입히며 함께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7쪽)


바느질이 어렵다는 건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아이들이 어릴 때 내게 써 준 손편지나 그림 들은 가장 값진 본이다. 아이가 한 말 중에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도 잘 적어 두었다가 천에다 옮겨 아이들 사진과 함께 앨범도 만들었다. (61쪽)


수를 놓고 싶을 때 쉽게 시작해 볼 수 있는 것이 꽃이다. 세밀하게 그려서 수놓아도 좋고, 손그림처럼 어눌하게 그려도 재밌다. (75쪽)


엄마 손때 묻혀가며 키울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깜빡 졸았던 것 같은데 꿈처럼 모든 게 지나가 버린다. (106쪽)


아이들이 입시지옥에 갇혔을 때, 힘든 시간을 같이 나나고 싶어서 조각천 잇기를 했다. 내가 고른 작업은 지겹고 지겨운 1인치짜리 조각 수천 장. (139쪽)


‘사는 재미가 바깥에만 있는 건 아니다’ 내 마음이 기쁘게 집안을 지키고 살필 수 있게 나를 어루만져 주는 주문. 지금 와서 돌아보면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꾸린 평범한 엄마의 역할이 내가 정말 원하던 삶이었음을 깨닫는다. 나는 아이들이 좋다. (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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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길, 역사의 길 - 김삼웅 선생님이 10대에게 들려주는 정의론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9
김삼웅 지음 / 철수와영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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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2.26.

인문책시렁 168


《정의의 길, 역사의 길》

 김삼웅

 철수와영희

 2021.2.12.



  《정의의 길, 역사의 길》(김삼웅, 철수와영희, 2021)은 두 가지 길을 들려줍니다. 하나는 ‘곧은길·바른길’입니다. 다른 하나는 ‘삶길·살림길’이에요. ‘곧다·바르다’를 한자말로는 ‘바르다’로 나타냅니다. 한자말 ‘정의’를 내세운 벼슬아치나 글꾼이 참 많았으나 적잖은 이들은 입발림이나 겉치레나 속임짓을 일삼았어요, 뭇사람 앞에서는 바른 척할 뿐, 속으로는 거짓스럽거나 뒤틀리거나 일그러진 길이었어요.


  왜 겉속이 다를까 하고 돌아보면, 이들은 하나같이 삶길이나 살림길하고 등졌더군요. 삶을 삶답게 다스리지 않기에 곧은길하고 멀어요. 살림을 살림다이 가꾸지 않는다면 바른길하고 동떨어집니다.


  여린이를 두들겨패거나 괴롭히는 짓을 뒤에서 하되, 앞에서는 얌전하게 구는 이들이 수두룩해요. 위아래로 가르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주먹질이나 막말이 춤춰요. 이웃나라 총칼을 내세워 쳐들어오던 때에 그들은 어떤 이름을 앞세웠나요? 이 나라 사람 스스로 총칼로 억누르던 무렵 그들은 어떤 이름을 붙였나요?


  앞뒤가 다른 이들은 하나같이 집살림을 안 합니다. 겉속이 어긋난 이들은 하나같이 아이를 안 돌봅니다. 손수 옷을 갈무리하고, 밥을 짓고, 집을 돌보는 사람이 앞뒤가 다를 수 없습니다. 사랑으로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사람이 겉속이 다를 까닭이 없습니다.


  가장 수수하게 땀흘리면서 어우러질 줄 알 적에 비로소 삶길이면서 살림길이요, 이러한 나날이 차곡차곡 쌓여 시나브로 곧은길이며 바른길로 나아갑니다. 글이나 말로만 곧을 수 없어요. 오직 삶으로 곧을 뿐입니다. 책이나 이름값으로 바를 수 없어요. 오로지 살림으로 바를 뿐입니다. 《정의의 길, 역사의 길》을 읽으며 이 대목을 헤아려 본다면, 예나 이제나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가를 또렷하게 알아채리라 생각해요. 그들이 겉으로 내뱉는 말이 아닌, 그들이 어디에서 누구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살림하는가를 들여다봐요. 말이 아닌 삶을 보아야 참다운지 아닌지를 가눌 만합니다.


ㅅㄴㄹ


국민을 배반하고 진리를 거역하고 정의에 역행하는 자들은 설혹 실정법을 용케 피해 가더라도 최종적으로는 하늘의 그물이 가디라고 있습니다. 그것이 곧 역사의 심판이지요. (21쪽)


전쟁이 일어나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중국 망명까지 시도했던 임금과 관리들은 의병의 공을 인정하면 정부의 무능이 드러날 것을 걱정했던 것입니다. (40쪽)


옛사람이, 눈물로 먹을 갈아 쓴 글이 아니면 읽지를 말고 눈물로 밥을 말아 먹어 보지 못한 사람과는 국사를 논하지 말라고 했듯이 (110쪽)


이제까지 우리 사회는 영웅주의, 출세주의가 지배해 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출세하고 돈 벌기 위해 경쟁해 왔지요.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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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2.25. 새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우리 집은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가득합니다. 우리 집은 바람 따라 나무가 춤추는 소리가 넘실거립니다. 우리 집은 뭇새가 엄청나게 찾아들어 하루 내내 조잘조잘 노래합니다. 우리 집은 온갖 풀벌레가 저마다 다르게 노래하면서 어우러집니다. 우리 집은 손바닥만 한 땅뙈기에도 벌나비에 개미에 뱀에 개구리에 두꺼비에 두더지에 여러 이웃이 어우러져 살아갑니다. 마당에 서서 문득 뒤를 돌아보니 물까치가 얼추 열대여섯 있나 싶더니, 뒤꼍으로 두어 걸음 옮기니 서른 남짓 있다가 뿔뿔이 흩어집니다. 물까치 곁에는 참새가 그득하고, 참새 둘레에는 박새에 딱새에 작은 새가 나란히 있습니다.


  하긴. 멧비둘기에 직박구리에 개똥지빠귀에 까마귀에 까치에, 겨울에는 조롱이나 수리에, 할미새나 딱따구리에, 곧 봄이 되면 찾아들 제비에, 또 동박새에, 숱한 새가 끝없이 드나들면서 뭔가 쪼고 구경하고 둘러보다가 갑니다. 이 많은 새는 어디에서 밤을 보낼까요. 이 많은 새는 겨우내 어떻게 어디에서 지냈을까요. 노래하는 새가 가득하니까 굳이 사람 목소리를 내는 노래를 들을 일이 없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서 처마 밑에 앉거나 나무 곁에 서면, 끝없이 울리는 새노래가 있고 바람노래가 있습니다. 또 나무줄기를 살살 어루만지면 줄기를 오르내리면서 콩콩 뛰는 숨소리를 느낍니다. 바위에 앉으면 이 바위가 쿵쾅쿵쾅 가슴이 뛰는 소리가 온몸으로 퍼집니다.


  곁에 갖가지 종이책을 늘 잔뜩 쌓고서 살아갑니다만, 새노래 바람노래 돌노래 나무노래 풀노래 구름노래 해노래 별노래를 듣다 보면, 종이책에 적바림한 이야기는 매우 가볍거나 얕구나 싶어요. 아니, 이 여러 노래를 두루 담아내어 글빛을 밝히는 글님이 참 드물구나 싶습니다. 노래하지 않는 글이란 메마릅니다. 노래하지 않는 붓이란 차갑습니다. 노래하는 글이기에 상냥하고 따스하고 즐거우면서 아름답습니다. 나뭇가지에 앉는 새처럼, 바람을 타는 새처럼, 구름을 가르는 새처럼, 풀꽃을 사랑하는 새처럼, 언제나 노래하는 새처럼, 글 한 줄을 여미는 길을 연다면, 모든 책이 얼마나 고울까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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