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집 7 - 개정증보판
야마모토 오사무 지음, 김은진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3.9.

- 사랑씨앗 한 톨을 심고서



《도토리의 집 7》

 야마모토 오사무

 김은진 옮김

 한울림스페셜

 2005.1.25.



  《도토리의 집 7》(야마모토 오사무/김은진 옮김, 한울림스페셜, 2005)으로 ‘도토리집’을 여는 이야기를 매듭짓습니다. 오늘도 이 도토리집은 잘 있을까요? 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도토리 한 톨이 어느새 자라고 퍼져 숲을 이루듯, 도토리집이라는 보금자리 하나가 씨앗이 되어 일본이며 우리나라이며 아름자리가 하나둘 늘어나겠지요.


  숲은 처음부터 나무밭을 이루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생기는 숲이 아닌, 그야말로 조그마한 씨앗 한 톨이 넌지시 깃들면서 피어나는 숲입니다.


  그저 피어납니다. 꽃봉오리가 벌어지는 모습을 푸나무 곁에서 지켜본 적이 있나요? 아기가 뒤집고 목을 가누고 일어서고 걷기까지 곁에서 바라본 적이 있나요? 나비가 고치에서 나와서 날개를 말리고 펼쳐서 날아오르는 모습을 곁에서 살펴본 적이 있나요?


  확 벌어지지 않고, 확 걷지 않고, 확 날아오르지 않습니다. 매우 천천히 움직여요. 오롯이 꿈을 품은 몸짓으로 가만히 웃듯 움직여요. 오늘 여기에서 우리가 심은 사랑씨앗 한 톨이 얼른 숲이 되지 않는다고 투덜거리거나 조바심을 낸다면, 투덜거림이랑 조바심만 낳거나 얻어요. 씨앗을 흙한테 안겨 주었다면 지긋이 바라보면서 기다리기로 해요. 곧 숲이 됩니다. 이곳은 어느새 숲으로 나아갑니다. 우리가 심은 사랑씨앗만 마음에 담기로 해요.


  아기한테 벼슬자리를 맡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비한테 짐차를 몰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바람한테 밥을 차리라고 잡아당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마다 다른 숨결이요 숨빛입니다. 다 다른 사랑으로 이 별에서 함께 살아가는 줄 느낀다면, ‘장애인’ 아닌 ‘별빛아이’ 마음에 흐르는 숨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요.


  이웃나라 일본은 ‘도토리집’이 태어난 발자국이며 땀방울도 놀랍지만, 이 발자국하고 땀방울을 그림꽃으로 담아낸 《도토리의 집》도 놀랍습니다. 차분하게, 한 걸음씩, 즐겁게, 씩씩하게, 서로 손을 잡고 나아가기에 우리 꿈을 담은 씨앗 한 톨을 사랑으로 심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바로 ‘사랑으로 씨앗심기’입니다.


ㅅㄴㄹ


“바람을 그릴 때는 바람이 된 기분으로, 나무를 그릴 때는 나무가 된 기분으로 그리라구. 사람을 그릴 때는 사람이 된 기분으로 …….” (17쪽)


‘이것이 바로 이 아이들이라는 것을. 중증장애로 고통받는 이 아이들 역시 제각기 내면의 세계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바깥 세계와 교류하고 있었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오카모토 씨 자신이었던 것이다.’ (37쪽)


“그때까지 수화모임에서 ‘함께 걷는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장애인과 일반인이 함께 걸어간다는 말이죠. 하지만 저나 모임회원들이나 사실 그 말뜻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머리로는 이해가 갔지만 가슴에 와닿지를 않았던 거죠.“ (60쪽)


“나와 똑같은 감정을 갖고 있다. 나이든 사람이나 어린아이나 모두 그런 생각을 품고 있다. 그런 따뜻한 마음을 느끼는 게 기뻐요.” (110∼111쪽)


“장애인이라서 장애인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니까 하는 거라고.” (159쪽)


“여러분이 있잖아요. 자모회는 두 명만 있으면 만들 수 있어요.” “우, 우리가요?”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예요. 첫발을 내딛지 않으면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다고요. 이미 첫발을 내딛었다고 생각해요.” (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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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本おさむ #どんぐりの家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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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에몽 0
후지코 F. 후지오 지음, 장지연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3.9.

- 앞으로 살아갈 길을 그리다



《도라에몽 0》

 후지코 F.후지오

 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20.10.31.



  무척 오래 나온 노래꽃책 《도라에몽》인데 《도라에몽 0》(후지코 F.후지오/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20)이 새삼스레 나왔습니다. 《도라에몽 0》은 일본에서 여러 달책에 다 다른 판으로 나온 첫걸음을 한자리에 모았다는군요. 나이에 따라 다 다른 어린이가 보는 달책에 조금씩 줄거리를 바꾸면서 들려준 첫걸음인데, 다 다르면서도 비슷한 결이 있어요.


  잘 해내는 사람이 있다면, 잘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잘못 해내는 사람이 있다면, 잘못 해내지 않는 사람이 있어요. 잘 해내기에 대단하지 않고, 잘못 해내기에 엉성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렇게 해내는 길에 저마다 다른 삶을 맞아들이면서 배웁니다.


  으레 넘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좀처럼 안 넘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꾸 넘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아예 안 넘어지는 사람이 있어요. 툭하면 넘어지기에 바보스럽지 않고, 넘어지는 일이 없기에 훌륭하지 않습니다. 그저 넘어지는 길에 새로 배우고, 다시 일어서면서 한결 의젓하기 마련입니다.


  아기는 넘어지면서 큽니다. 아이는 다치면서 자랍니다. 어린이는 앓으면서 튼튼합니다. 푸름이는 갈팡질팡하면서 생각을 키웁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굽이길도 에움길도 가시밭길도 없이 살아간다면, 어떤 하루나 보람일까요?


  미리놓기(예방접종)를 해서 안 아픈 일이 좋을까요? 아예 나쁘지는 않겠습니다만, 구태여 미리놓기를 하기보다는 즐겁게 놀고 일하고 배우고 살림하고 사랑하면 넉넉하리라 생각해요.


  참으로 곰곰이 돌아볼 노릇입니다. 마음앓이 없이 사랑으로 갈 수 있는지요? 가슴앓이 없이 사랑꽃이 피어나는지요? 앓는 일은 안 나쁩니다. 앓아서 나쁠 일이 없습니다. 앓으면서 새로 깨어나는 길을 스스로 찾아나섭니다.


  ‘진구(노비타)’라는 아이는 걸핏하면 넘어지고 울고 떼쓰고 미루면서 스스로 삶길을 엉성하게 한다지요. 무엇보다도 앞꿈이 없이 눈앞일이 허덕인다지요. 이런 아이를 보다 못한 먼먼 앞날에서 책상서랍으로 찾아와서 ‘네(할아버지)가 그러니까 우리(뒷사람)가 애먹잖아? 앞날을 바꿔 보지 않겠어?’ 하고 말을 걸고 ‘도라에몽’이라는 로봇을 빌려주는 이야기입니다.


  게으름을 부리고 떼를 쓰고 스스로 하나도 안 애쓰고 언제나 미루기만 하는, 이 아이는 앞길이 어떻게 될까요? 스스로 해내려는 생각은 안 하고, 넘어지면 아프거나 다칠까 걱정만 하는 이 아이 앞날은 어떤 모습일까요?


  노래꽃책에 나오는 아이는 바로 우리 모습이기도 하고, 우리가 숨기는 모습이기도 하며, 우리가 잊은 지난날 모습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 아이처럼 엉성하거나 바보스러운 짓은 하루도 한 적이 없는 분이 있을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그런 분이 있다면 《도라에몽》은 매우 심심할 수 있습니다.


  앞길은 얼마든지 바꿉니다. 오늘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앞길은 다릅니다. 오늘 여기에 있는 모습만 바라보면서 꿈을 그리지 않으면 앞날은 오늘하고 똑같을 만하고, 때로는 오늘보다 더 굴러떨어질 만해요.


  꿈을 바라보고 걷는 사람은 꿈으로 가요. 꿈으로 가는 동안 가시밭이나 고비나 벼랑을 지나야 할는지 몰라도, 오롯이 꿈을 바라보기에 안 흔들리고 안 망설이며 안 헤맵니다.


  꿈을 안 바라본다면 투정이며 핑계에 시샘이 가득해서 자꾸 이웃이나 동무를 미워하거나 싫어합니다. 꿈을 안 바라보기에 골을 내요. 꿈을 안 바라보기에 막말을 쏟아붓고 막짓을 일삼아요. 스스로 심어서 가꿀 꿈인데, 남이 해주지 않는다고 앙탈을 부리거나 악을 써대기도 해요.


  앞으로 살아갈 날은 스스로 그립니다. 어제까지 살아낸 날은 스스로 돌아봅니다. 아침을 열며 맞이할 하루는 스스로 걸어갑니다. 누가 그려 주지 않고, 누가 돌아봐 주지 않고, 누가 걸어가 주지 않아요.


  배가 고프면 스스로 밥을 차려서 스스로 수저를 들고 스스로 떠먹어야 합니다. 쉬가 마려우면 스스로 뒷간으로 가서 쉬를 누어야 합니다.


  누가 쉬어 주는 숨이 아니지요. 누가 자 주면 될 밤이 아니지요. 언제나 우리가 스스로 합니다. 모두 우리가 손수 합니다. 잘도 잘못도 없이 하나하나 맞닥뜨리고 맞아들이면서 새롭게 빛나는 하루를 짓습니다.


ㅅㄴㄹ


“미래가 뭐야?” “미래는 과거의 반대말이야. 우리는 거기에서 왔어.” “엄마∼. 이상한 애가 있어.” “아무도 없는데? 그 애는 어디서 왔는데?” “책상 서랍에서.” “얘도 참, 농담은.” (18쪽)


“무슨 일이니, 진구야. 신음 소리를 내고.” “엄마도 참. 노래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밤 다같이 장기자랑을 할 거거든.” “역시 진구 노래가 최고라니까.” “신음 소리라고 했으면서. 노래는 그만둘래.” (24쪽)


“뭐, 뭐, 뭘 해도 안 된다니, 너, 너, 너무 맞는 말만 하지 말라고.” (42쪽)


“가만히 있으면 이렇게 된다는 얘기야. 미래를 바꿀 수도 있어.” “저, 정말이야?” (47쪽)


“우리가 사는 22세기가 되면 과학이 엄청나게 발전해서 여러 가지 편리한 것들이 발명되지만, 바보에게 듣는 약만은 아직 만들지 못했어. 이건 정말 유감이야.” (69쪽)


“네 20년 후 모습이야.” “시, 싫어. 이런 거 싫어.” “우리도 괴로워. 그러니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지.” (73쪽)


“바보네. 모처럼 잘돼가고 있었는데.” “이제 싫어! 바보 취급을 당할 정도라면 죽는 게 나아!” “나는 너를 위해서…….” “그냥 놔둬. 내 운명은 내 손으로 개척할 거야.” “의외로 고집이 세네.” (81쪽)


#藤子F不二雄 #ドラえもん #ドラえもん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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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3.8. 않되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엊저녁에 ‘제한시간·시간제한’이란 말씨하고 ‘미력’이라는 한자말을 놓고서 실랑이를 하면서 실마리를 풀었습니다. ‘군웅할거’ 같은 말씨도 풀어내려고 곰곰이 생각합니다. 진주·부산·서울·인천·춘천을 돌며 장만한 책을 갈무리하려는 아침에 철수와영희 출판사에서 보낸 《쉬운 말이 평화》 두벌손질글을 받습니다. 이름은 두벌손질글이지만 저랑 출판사에서 벌써 너덧벌쯤 손질을 하고서 앉힌 판입니다. 아침에 빨래를 해놓고 밥차림 밑손질을 합니다. 이 일을 하다가 저 일을 하고, 저 살림을 하다가 이 글손질을 합니다. 오늘 마쳐서 출판사로 보내기로 하되, 서두르지도 늦추지도 않으면서 잘 끝내자고 생각합니다. 이따가 읍내 우체국에 다녀올 볼일을 맞추자면 두 시나 세 시까지 끝내야 합니다. 읍내 가는 버스가 그때에 있거든요.


  올봄에 태어날 책을 손질하면서 새록새록 새깁니다. 애벌로 마무리해서 보낼 적에도 좋고, 첫손질을 할 적에도 좋으며, 두손질 석손질 넉손질을 거치면서도 좋습니다. 어느 판으로 나와도 다 좋다고 여깁니다만, 손길을 받아 추스르는 동안 글이 한결 빛나고 책꼴도 더욱 알뜰할 테지요.


  책이름으로 “쉬운 말이 사랑”이나 “쉬운 말이 살림” 처럼 붙이지 못해서 조금 아쉽지만, 찬찬히 나아갈 길을 헤아린다면 “쉬운 말이 평화”라 해서 ‘평화’까지는 봐주어도 좋겠지요. 징검돌을 놓듯 조금씩 여미어 나가자고 생각합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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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3.7. 마을노래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놀 적에 노래가 늘 함께입니다. 일할 적에도 노래가 언제나 같이합니다. 이런 우리 삶터에서 노래가 사라졌습니다. 놀이노래를 하는 어린이는 사라지고, 누리놀이를 하면서 쏟아지는 소리가 흐릅니다. 일노래를 하는 어른도 사라지고, 대중노래란 이름으로 남들이 부르는 노래를 그저 듣기만 합니다. 라디오도 이런 틀 가운데 하나입니다. 모든 신문·방송은 ‘우리가 지은 노래·소리·이야기’가 아닌 ‘남이 지은 노래·소리·이야기’예요.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란 이름으로 가리키는데, 오직 이 ‘보임틀’만 쳐다보며 생각을 잊은 사람이 된다는 뜻이에요. 저마다 짓는 하루를 이야기하지 않고 그저 ‘보임틀’에 흐르는 줄거리만 말하니, 우리 스스로 생각을 북돋우지 않아 바보스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요, 우리는 일하면서 노래했고 놀면서 노래했어요. 만나면서 노래하고 아기를 재우며 노래했지요. 스스로 노래하고 다같이 노래했습니다. 함께 읽고 서로 나누며 같이 노래하는 삶터는 어느새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바깥일을 보러 여러 날을 집을 비웠습니다. 우리 책숲 둘레로 땅을 갈아엎고서 나무를 새로 심는 분들이 지난 2019년에 고흥교육청하고 흥양초등학교 임대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었습니다. 2019년 늦여름을 곰곰이 떠올립니다. 그무렵에 다섯 마을 어르신이 고흥교육청 일꾼하고 이야기해서 흥양초등학교 너른터하고 낡은 건물을 ‘앞으로 마을사람이 그냥(무상) 쓰기로 하면’서 이름을 적고 도장을 찍었어요. 고흥교육청하고 다섯 마을 어르신이 그처럼 일을 매듭짓고서, 책숲 둘레 너른터도 우리 마을에 계신 분이 그냥 쓰시는 줄 알았는데, 따로 계약서를 쓰고 빌림삯(임대료)을 냈다고 하셔요.


  고흥교육청이 일을 왜 이렇게 하는지 알 노릇은 없습니다. 그러나 계약서를 따로 쓰신 마을 어른이 빌림삯을 이태치 내셨으니 저희가 낡은 건물을 빌려쓰는 값을 마을 어른한테 드리기로 했습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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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497


《獨逸史學史》

 Georg von Below 글

 讚井鐵男 옮김

 白水社

 1942.7.10.



  독일이 걸어온 자취를 살피는 일을 어떻게 갈무리했느냐를 다룬 《獨逸史學史》는 독일사람이 쓰고 일본사람이 옮깁니다. 1942년에 나온 책이니, 일본은 이웃나라 발자취까지 꽤 깊이 파고들었구나 싶습니다. 배우려면 끝없이 파고드는 길이로구나 싶은데, 이 책은 일본 아닌 우리나라 책집에서 사고팔렸습니다. 책끝을 보면 ‘釜山府 ○○町 金文堂書店’ 쪽종이가 붙어요. ‘부산시’나 ‘○○동’이라 안 적고 ‘府·町’이라 적으니 일본이 총칼로 억누르던 무렵입니다. 〈金文堂書店〉은 이제 부산에 없지 싶은데, 이 책집이 어느 자리에 언제부터 있었는가는 수수께끼입니다. 일본 책집이 적잖이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하고, 그 책집은 일본책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사는 일본사람’이며 ‘일본을 따르고 배워야 하던 조선사람’한테 책을 선보였겠지요. 1942년이면 조선말(우리말)은 아예 엄두를 못 낼 즈음이니 책집에는 온통 일본글로 찍은 책밭이었으리라 봅니다. 앞길이 까마득한 나날일 텐데, 1950년이나 1955년이나 1960년까지 오직 일본말만 쓰고 일본글만 읽어야 하던 수렁이었다면 우리는 우리 말글·삶·살림을 얼마나 돌보거나 가꿀 수 있었을까요? 오늘 우리는 우리다운 넋을 얼마나 보살피거나 일굴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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