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효자 얘기줌치 1
백성민 그림, 김장성 글 / 이야기꽃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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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3.10.

그림책시렁 591


《호랑이와 효자》

 김장성 글

 백성민 그림

 이야기꽃

 2015.6.29.



  몇몇 옛이야기 ‘효녀·효자’를 줄거리로 삼습니다만, ‘갸륵하지 않은 아이’란 없다고 느낍니다. 아이는 어버이를 사랑하려고 태어나지만 어버이가 이 대목을 잊기 일쑤요, 어버이한테는 아이를 사랑하는 숨결이 있으니 자꾸 잃습니다. 스스로 가꾸는 마음이요 스스로 사랑하는 눈빛이라면 예나 이제나 ‘효녀·효자’를 가리거나 따지거나 말하기보다는 ‘즐거이 짓는 우리 보금자리’를 노래하면 넉넉하지 싶어요. 《호랑이와 효자》를 읽으면서 범하고 사람 사이를 새삼스레 헤아려 보았습니다. 범은 왜 숲에서 살아갈까요? 사람은 왜 마을에서 모여 살까요? 범이 숲을 돌아다니면서 늘 푸르도록 지킨다면, 사람은 마을에 모여서 어떤 살림을 짓는 슬기로운 손길이 될까요? 이제 마을뿐 아니라 숲에서 범을 만나지 못합니다. 아스라히 옛이야기에만 남는 범입니다. 어쩌면 참하거나 착한 사람들 이야기도, 수수하거나 조촐한 마을 이야기도, 맑거나 밝은 이웃님 이야기도, 싱그럽게 우거지는 풀꽃나무 이야기도 그저 책에서나 엿보는 이야기가 되었는지 몰라요. 범한테서 무엇을 돌아보고 옛마을 자취에서 어떤 손길을 되새기는 오늘이 되려나 궁금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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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테오
디터 콘제크 글 그림, 김라합 옮김 / 웅진북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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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3.10.

그림책시렁 558


《이야기꾼 테오》

 디터 콘제크

 김라합 옮김

 웅진북스

 2002.7.5.



  오늘 하루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요? 어제하고 같은 하루일는지 어제랑 사뭇 다른 하루일는지요? 달종이에 적힌 셈값에 따라 흐른다고 여길 수 있고, 스스로 새롭게 지은 살림에 맞추어 이야기도 새삼스레 피어난다고 여길 만합니다. 남한테서 들은 이야기는 얼마 못 가기 마련이라 이내 다른 이야기를 바라지만, 손수 지은 살림에서 자라난 이야기는 오래오래 가기 마련이라 또 들려주고 더 들려주어도 어쩐지 끝없이 피어납니다. 《이야기꾼 테오》에 나오는 ‘테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입니다. 아이들 곁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겁게 살던 어느 날 이야기를 까맣게 잊었다지요. 이야기밥을 바라는 아이들한테 둘러싸여 조곤조곤 이야기꽃을 피울 적에는 그토록 눈부시던 아저씨는 이야기를 까맣게 잊은 뒤로는 풀죽은 채 이리저리 숨듯이 살아갔다고 합니다. 테오 아저씨는 그림책에만 있지 않다고 느껴요. 우리 둘레에서 숱한 아저씨하고 아주머니는 ‘활짝 웃으며 살림자리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빛’을 잃어버렸지 싶어요. 사람이 사람하고 마주하는 터전이 억눌리거나 가로막힐 적에는 어른도 아이도 흐린 눈빛이 되어 기쁨을 잊어버리지 싶습니다.


ㅅㄴㄹ


#GESCHICHTENERZAHLER #THEO #DieterKons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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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6.


《Do!》

 Gita Wolf·Rameshe Hengadi·Shantaram Dhadpe, tarabooks, 2019.



그저 푹 쉬는 하루이다. 2월 끝자락부터 3월 첫자락 사이에 진주·부산·서울·인천·춘천을 하루에 한 곳씩 돌아다닌 셈이니, 길에서 걷기도 많이 걸었고, 버스나 전철에서 참 오래 보냈다. 엊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 짐을 풀고 몸을 씻고 저녁을 차리기까지는 그럭저럭 있다가, 잠자리에 들고부터 꿈나라에서 한참 헤맸고, 이튿날인 오늘도 해롱거린다. 장사를 하느라 바쁜 사람들이 날개(비행기)를 타고 온나라를 누비자면, 또 돈을 버느라 나라 곳곳을 부릉부릉 몰며 돌아다니자면, 다들 얼마나 고될까. 장사나 돈벌이가 아닌, 이웃을 만나고 책집을 다니기만 해도 이렇게 힘이 잔뜩 들어야 하는데. 낮나절에 그림책 《Do!》를 아이들한테 꺼내어 건네고서 다시 잠들었다. 인도 타라북스에서 펴낸 그림책이고, 서울 마을책집 〈메종인디아〉에 들러서 장만했다. 좀처럼 이 그림책을 데려가는 사람이 없었다기에 놀랐다. 나랑 우리 아이들이 데려갈 때까지 남아 준 셈일까. 한 땀씩 손길을 여미어 일군 그림책은 ‘빼어난 솜씨’가 아닌 ‘즐거운 놀이’로 줄거리랑 엮음새를 가다듬었다. 요즈음 쏟아지는 책은 아직 ‘솜씨’에 너무 기운다. ‘놀이’를 보기 어렵다. 좋은 뜻을 펴도 나쁘지 않으나, 삶을 즐거이 놀면서 책을 읽고 쓰기에 아름답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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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5.


《인천이라는 지도를 들고》

 양진채 글, 강, 2021.1.30.



춘천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아침에 한참 헤매면서 골목을 걸은 끝에 마을책집 〈서툰책방〉에 닿았다. 책집은 아직 안 열었다. 오늘 쉬는 날일까? 책으로 묵직한 등짐을 지고서 골목을 굽이굽이 돌고서 닿은 책집이 딛았으면 어쩔 길 없겠지. 땀을 식히고서 돌아서려는데 책집지기님이 부릉이에서 내린다. “책방 오셨어요?” 바깥에서 땀을 마저 식힌 다음 노래꽃을 옮겨적는다. 서울 고속버스나루로 14시 40분까지 가자면 길이 멀다. 느긋하게 둘러보지 못하지만, 1초 1분을 고마이 여기자고 여기면서 골골샅샅 바라본다. 책값을 셈한 뒤 얼른 달려서 택시를 잡고, 춘천역에서 기차를 탄다. 기차를 탔기에 늦지 않았다. 표를 끊고 시외버스에 오르니 잠이 쏟아진다. 앞자리에 앉은 젊은이가 자꾸 들썩이며 부시럭거려서 깨다 잠들다 골이 아프다. 한숨을 고르고는 《인천이라는 지도를 들고》를 마저 읽는다. 글쓴이가 인천 배다리 〈나비날다〉에 이름꽃을 남겨 놓았다는 말을 들었기에, 마침 인천마실을 하면서 장만했다. 오직 소설에서만 보기글을 따서 ‘인천을 새롭게 돌아보는 이야기’를 엮는데 품이 얕다. 소설에서만 따더라도 인천을 훨씬 넓게 볼 수 있을 텐데. 걷지 않으면 골목을 모른다. 뿌리내려 살지 않으면 마을을 모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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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4.


《할머니의 좋은 점》

 김경희 글, 자기만의방, 2020.6.2.



새벽에 일어나서 노래꽃을 쓴다. 내가 쓰는 노래꽃은 언제나 우리 아이들한테 들려주려는 삶노래인데, 이 노래꽃을 으레 이웃님 한 분한테 건넨다. 이웃님 한 사람한테 하나를 건네니, 하루에 이웃님 열 사람을 만나면 열 꼭지를 쓴다. 2018년에 일본마실을 하며 하루에 스물여섯 꼭지를 잇달아 쓴 적 있는데 그날 참말로 스물여섯 사람을 만나서 하나씩 드렸다. 새벽·아침·낮이 흐르는 동안 바지런히 움직이면서 마음에서 피어나는 노래꽃을 헤아리면 ‘오늘 이렇게 누구를 만나서 말을 섞겠구나’ 하고 느낀다. 인천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로, 서울에서 다른 전철로 갈아타고 춘천에 닿는다. 춘천에는 무척 오랜 헌책집인 〈명문서점〉이 있다. 오늘 찾아가서 책을 한 꾸러미 장만하고 셈을 하니 “내가 헌책방 장사를 육십오 년 했소” 하고 말씀한다. 책집 할매 나이가 예순다섯이 아닌, 책집 발자취가 예순다섯 해. 이럴 때 내 입에서는 ‘사람꽃(인간문화재)’이란 소리가 절로 터져나온다. 저녁에 길손집에 들면서 《할머니의 좋은 점》을 마저 읽는다. 할매란 어떤 숨빛일까? 할매는 아이들한테 어떤 사랑이며 살림을 물려줄까? 책집 할매도, 여느 살림집 할매도, 시골에서 흙짓는 할매도, 모두 이 땅에서는 사람꽃이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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