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보내다


서로 돈을 줄 수 있고, 마음을 보낼 수 있습니다. 서로 글월을 띄울 만하고, 사랑을 부칠 수 있어요. 그때그때 손에 쥔 그대로 줍니다. 그날그날 곁에 둔 대로 꾸밈없이 받아요. 손수 지은 글을 올리면서 보람이 있어요. 있는 그대로 지은 이야기를 건네면서 마음에 새롭게 빛살이 퍼집니다. 우리 삶은 거짓없이 빛입니다. 우리 살림은 고스란히 빛줄기예요. 겉모습으로 마음을 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참모습을 담은 눈빛으로 마음을 읽어요. 무엇을 꿈꾸는 하루인가요. 밑바탕이 될 마음에 어떤 생각을 씨앗으로 심으면서 하루를 여는가요. 겉을 치레하는 말이 아닌, 속을 가꾸는 말을 들려줍니다. 꾸미는 얼굴이 아닌 맨얼굴로 마주하면서 마음을 베풀고 받아들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가 꽃이 됩니다. 우리 마음이 즐겁게 노래하는 사랑으로 만나서 활짝활짝 피어날 적에는 빛으로 맺는 꽃인 ‘빛꽃’이라 할 만해요. 바람소리를 들어 봅니다. 무당벌레가 갓 깨어난 첫봄에 날개를 펴서 날아가는 소리도 함께 듣습니다. 봄빛이란 꽃빛이면서 꽃마음이지 싶습니다. 온통 맑고 밝게 흐드러지는 꽃보람이요, 있는 그대로 속속들이 눈부신 하루로구나 싶어요.


ㅅㄴㄹ


마음·사랑·보람·덤·노래·꽃·꽃마음·꽃보람·빛·빛살·빛줄기·빛꽃·즐겁다·기쁘다·건네다·내밀다·주다·받다·띄우다·보내다·부치다·바치다·올리다·드리다·받아들이다·베풀다 ← 선물(膳物), 선사(膳賜)


고스란히·그대로·낱낱이·거짓없이·꾸밈없이·숨김없이·있는 그대로·삶·살다·살림·참·참모습·민낯·맨얼굴·송두리째·밑·밑모습·밑바탕·바탕·속·속내·속살 ← 리얼, 리얼리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말빛

오늘말. 참되다


마음을 고르게 다스린다면 언제나 곧게 나아가는 하루입니다. 생각을 올곧게 추스른다면 늘 올바르게 짓는 살림입니다. 옳게 살펴 똑바로 나눕니다. 바르게 헤아려 반듯하게 주고받아요. 누구나 즐거울 길은 어떻게 닦을까요? 오롯이 영그는 열매는 누구랑 나누기에 즐거울까요? 참하게 살아가기에 빌리고 갚으며, 돌아보고 뉘우치며, 씻고 달랩니다. 아차 싶도록 잘못을 했다면 곧바로 털면서 허물을 벗으면 됩니다. 착한사람으로 가는 길이 참되지요. 고운사람으로 서는 길이 아름답지요. 같이 놀 동무를 부릅니다. 보금자리에는 포근하게 퍼지는 해님을 불러들입니다. 서로서로 어진 마음을 모시고, 놀지 못한 채 빠지는 아이가 없도록 치우침없이 둘러보면서 모두 데려와서 함께 놀아요. 찾는 대로 찾아옵니다. 바라는 대로 바람이 됩니다. 말하는 대로 마음이 되고 얘기하는 대로 노래가 되어요. 얄궂은 사람을 끌어내려도 나쁘지 않아요. 얄궂은 사람이기에 그이 마음에 흐르지 못하던 옹근 숨결을 불어넣을 만해요. 하늘은 바닷물을 아지랑이 모습으로 끌어들여 구름을 엮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끌어와서 생각이며 마음이며 사랑을 엮을 만할까요.


ㅅㄴㄹ


고르다·곧다·곧이곧다·올곧다·올바르다·옳다·곧바르다·똑바르다·바르다·치우침없다·반듯하다·번듯하다·나란하다·같다·똑같다·오롯이·옹글다·알맞다·맞다·참·참되다·참하다·누구나·언제나 ← 공평


갚다·비기다·뉘우치다·손씻다·바치다·빌다·털다·씻다·없애다·허물씻기·허물벗기·잘못씻기·잘못털기·착한길을 가다·착한사람이 되다 ← 속죄


부르다·불러들이다·모시다·데려오다·끌다·끌어들이다·끌어오다·찾다·말하다·얘기하다·외다·외치다 ← 소환(召喚)


부르다·불러들이다·끌어내리다 ← 소환(召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숲마실
최종규 지음, 사름벼리 그림, 숲노래 기획 / 스토리닷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

숲에서 숲으로 가는 길, 책숲마실



《책숲마실》

 숲노래 밑틀

 최종규 글·사진

 사름벼리 그림

 스토리닷

 2020.9.16.



  《책숲마실》(숲노래 밑틀, 최종규 글·사진, 사름벼리 그림, 스토리닷, 2020)이라는 책을 써냈습니다. 이 책을 한 줄로 갈무리한다면 “숲에서 숲으로 가는 길, 책숲마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제가 곁님하고 아이들하고 짓는 보금자리는 전라남도 고흥에 있습니다. 고흥에는 마을책집이 없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은 순천인데, 고흥서 순천에 있는 마을책집으로 나들이를 가자면 읍내에서 시외버스로 한 시간을 달려야 하며, 읍내로 오가는 틈이라든지, 순천에서 내려 찾아가는 길을 헤아리면 ‘여덟 시간쯤 들여야 책마실’을 할 만합니다.


  가장 가까운 순천책집조차 하루 여덟 시간을 들이고 찻삯으로 25000원을 쓰는데요, 시골집에 앉아 셈틀을 켜고 누리책집에 또각또각 책을 시키면 품도 안 들고 길삯을 고스란히 책값으로 쓸 만합니다. 서울책집이나 부산책집을 다녀오려면 찻삯에 잠삯(숙박비)으로 20만 원쯤 들여야 합니다. 이때에도 매한가지예요. 그냥 시골집에 머물며 누리책집을 쓰면 책을 더 많이 사서 읽을 만합니다.


  그러나 굳이 먼길을 다녀옵니다. 아이들하고 짓는 보금자리인 숲집에서 이웃마을 샘터인 책숲으로 찾아갑니다. 저희 보금자리는 풀꽃나무로 이루는 숲이라면, 큰고장에 있는 책집은 ‘숲에서 자란 나무한테서 얻은 종이에 사람이 사랑으로 살림을 지으면서 길어올린 이야기를 얹은 빛살’이 책밭으로 깃든 숲이라고 느껴요.


  맨발로 풀밭을 걷고, 맨손으로 나무를 쓰다듬습니다. 두 발로 골목을 걸어 책집으로 가고, 두 손으로 종이책을 쥐어 가만히 넘깁니다. 풀숲·꽃숲·나무숲을 누리는 하루를 사람숲·살림숲·생각숲이 흐르는 책집마실로 바꿉니다. 마을책집은 책을 더 많이 갖추기보다는 더 사랑스레 갖추려고 마음을 기울이지 싶어요. 책을 더 많이 사서 읽기보다는, 한결 즐겁게 마주하면서 한껏 신나게 노래하듯 읽고 싶어요.


  마을에 있으니 마을책집입니다. 숲에서 자란 나무에 이야기를 얹은 책을 다루는 곳으로 찾아가니 책숲마실입니다. 수수하게 보자면 책집지기요, 마음으로 읽자면 책숲지기인 이웃입니다. 저부터 ‘숲말’을 ‘숲글’로 옮기는 ‘숲책’을 쓰려 합니다. 마을에 살포시 깃든 책집을 가꾸는 이웃님은 서울이나 시골이란 틀을 넘어서 누구하고나 상냥하고 어질게 마음꽃을 피우려는 손길일 테니 ‘책숲손님’을 맞이할 테고, 마을 어린이가 ‘책숲아이’로 자라도록 길동무를 하겠지요.


  곰곰이 보면, 책손은 품·길삯·하루를 들여서 책집에 갑니다. 책집지기는 품·가겟삯·삶을 들여서 책집을 가꿉니다. 우리는 서로 온사랑을 다하려는 마음으로 ‘책’을 사이에 놓고서 ‘숲’에서 일렁이는 바람을 느낍니다.


  모든 책은 숲입니다. 모든 책은 사랑입니다. 모든 책은 삶이요 살림이며 새로운 눈길입니다. 모든 책은 즐거운 노래요 기쁜 이웃이며 참한 동무입니다. 그리고 모든 책집도 숲이요 사랑이며 삶이자 살림이 너울거리는 노래가 감도는 별빛 한 줄기예요.


  옷집도 있어야겠으나 옷집만 있는 거리는 스산합니다. 밥집도 있어야겠지만 밥집만 있는 거리는 서늘합니다. 찻집도 있어야 할 텐데 찻집만 있는 골목은 썰렁합니다. 사람이 사람이라면, 아이에서 푸른날을 거쳐 철이 드는 어른으로 어깨동무할 사람이라면, 먹고 마시고 노는 너머에 마음밭에 씨앗 한 톨을 싱그러이 심는 숨결일 적에 초롱초롱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밭이 있습니다. 콩 석 톨을 심어서, 사람이랑 새랑 벌레가 나누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뒤꼍이 있습니다. 나무 석 그루를 심어서, 사람이랑 벌나비랑 새가 누리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마당이 있습니다. 너랑 나랑 우리가 모여서 책수다를 펴고 글잔치를 여는 놀이터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모든 책은 숲에서 왔기에, 이 숲을 담은 책을 어디에서나 즐겁게 읽으며 아름답게 피어나기에, 우리 스스로 활짝 웃고 노래하는 살림을 지으면서 너나없이 어깨동무하는 길을 나아가기를 꿈꾸이에, ‘책 + 숲 + 마실’이란 이름을 지어 보았습니다. (8쪽)


책을 만나는 일이란, 책에 깃든 사람들 숨결을 만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손으로 이 숨결을 만나고, 두 눈으로 이 숨결을 읽고, 두 다리로 이 숨결하고 이어집니다. 책을 읽는 일이란, 책을 짓고 엮은 사람들 손길을 마주하는 일이라고 느낍니다. 책집에 들러 책을 장만할 적에는 책을 내놓고 다루는 사람들 사랑을 나누고요. (27쪽)


책을 읽는 마음이란 살아가는 마음이라고 느낍니다. 책을 읽는 사람 누구나, 스스로 일구는 삶결대로 책을 마주합니다. 책을 고르는 사람 누구나, 스스로 누리는 삶에 따라 책을 받아들입니다. 이 책을 사서 읽든 저 책을 빌려서 읽든, 마음에서 우러나기에 책을 손에 쥡니다. 이 책에서 이 대목을 고개 끄덕이며 받아들이든 저 책에서 저 대목에 밑줄 그으며 받아들이든, 살며 겪은 앎에 맞추어 받아들여요. (36쪽)


“책을 읽는다”고 할 적에는 손으로 읽지 싶어요. 손으로 만지는 책이고, 손으로 넘기는 책입니다. 손으로 첫 쪽을 펼치고, 손으로 마지막 쪽을 덮습니다. 손으로 책시렁에 놓습니다. 손으로 책꽂이에서 뽑습니다. 손으로 종이를 쓰다듬습니다. 손으로 종이를 쥐면서 책내음을 맡습니다. (64쪽)


작은 책집을 돕는 길은 대단한 정책이나 돈이 아닙니다. 아주 작은 정책하고 적은 돈이면 작은 책집을 얼마든지 도와요. 아니, 마을사람으로서 사뿐히 책집에 마실하면 돼요. (139쪽)


사전을 쓰는 사람은 참말 한 해 내내 하루조차 안 쉽니다. 아니, 한 해 내내 노래하면서 일합니다. 노래하지 않는다면 쉴틈없는 나날을 못 견디겠지요.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우리 집 나무 곁에서 춤을 춘답니다. 왜냐하면, 풀꽃나무도 한 해 내내 딱히 쉬는 일 없이 즐거이 가지를 뻗고 잎을 내며 한들거려요. 말을 다루는 길이라면 나무처럼 해바라기에 바람바라기에 비바라기로 고이 살아가면 된다고 여겨요. 말을 글로 옮겨서 이룬 책을 다루는 책집이라면 한 해 내내 신바람으로 삶을 바라보면서 나긋나긋 노래하듯이 하루를 열 만하겠지요. (155쪽)


책이라고 하는 종이꾸러미에 감도는 빛살을 느끼면서, 이 종이꾸러미가 태어난 숨결을 짚을 줄 안다면, 책읽기를 넘어 사회읽기·역사읽기·문화읽기를 슬기로이 하는 눈썰미로 나아가리라 생각합니다. (207쪽)


대학입시란 틀에서는 문학을 문학으로 못 읽습니다. 대학입시뿐 아니라 다른 시험이란 틀에서도 역사나 문화나 철학은 설 자리가 없어요. (230쪽)


헌책집은, 같은 책 하나가 돌고 돌면서 여러 사람 손길을 두고두고 타는 자리입니다. 어느 갈래를 깊이 파거나 널리 짚으면서 새롭게 배우고픈 이들이 찾아드는 책쉼터이자 책숲이라 할 헌책집이에요. (247쪽)


종이에 얹는 책이기 앞서 마음에 담는 책을 만나는 곳이지 싶습니다. 종이가 되어 준 숲을 먼저 마음으로 마주하면서 우리 모두 언제나 푸른 숨결인 줄 느끼자고 속삭이는 자리이지 싶어요. (278쪽)


우리가 찾아가는 마을책집이란 나무 곁에 있는 쉼터이지 싶어요. 이 책집으로 찾아오면서 숲을 느끼고, 이 숲을 느끼는 마음으로 우리 보금자리를 가꾸는 즐거운 눈망울로 자라나지요. 그냥 모여서 이루는 마을이 아닌, 숲바람을 마시고 함께 노래하는 발걸음으로 보금자리가 하나둘 피어나서 태어나는 마을이라면 기쁘겠어요. 저 하늘에 별이 빛나고, 이 땅에 마을책집이 빛납니다. (307쪽)


책에는 길이 없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읽어 얻은 이야기로 힘을 얻습니다. 책에 길이 있기에 책을 읽으며 길을 찾지 않아요. 책을 읽어 얻은 이야기로 힘을 얻기에, 이 힘을 씩씩하게 다스리면서 스스로 새길을 닦습니다. (31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책방은 힘이 세다 - 홀로 여행자의 제주서점 탐방기
장지은 지음 / 책방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2021.3.20.

인문책시렁 171


《작은 책방은 힘이 세다》

 장지은

 책방

 2020.9.6.



  《작은 책방은 힘이 세다》(장지은, 책방, 2020)를 읽다가 문득 ‘독립출판물’이란 이름을 붙이는 책을 생각합니다. 굳이 이렇게 이름을 붙여야 할까 잘 모르겠습니다. 이웃님이 보기에 ‘독립출판물’일 책을 1995년부터 혼자 쓰고 엮고 내놓아 둘레에 돌리거나 팔기도 했지만, 저는 ‘독립출판물’이란 이름을 떠올린 적이 없어요. 그저 책이라고 여기고 바라보았습니다.


  이름난 곳에서 내든, 이름이 안 난 곳에서 내든, 혼자 내든, 여럿이 뜻모아 내든, 모두 똑같이 책입니다. 이렇게 해야 책이 되지 않아요. 국립중앙도서관에 넣어야 책이 되지 않습니다. 얇거나 두껍거나 책입니다. 값싸거나 비싸거나 책입니다. 종이에 이야기를 얹든, 천에 이야기를 담든, 모두 책입니다.


  한자말 ‘독립’은 우리말로는 ‘홀로서기’입니다. 홀로선다고 할 적에는 눈치를 안 볼 뿐 아니라, 홀로 가볍게 날아오르듯 즐겁게 노닌다는 뜻입니다. 돈으로 사고파는 장사를 헤아려야 하기에 따로 ‘일반책·독립출판물’로 나눌 수 있겠지만, 굳이 이렇게 가를 까닭이 없이 ‘책을 다루는 곳’이라고만 하면 넉넉하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저 책이거든요. 모두 책이거든요. ‘출판·물’이 아닌 책이거든요. ‘매물·물건’이 아닌 우리가 저마다 다르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저 즐거이 담은 책이에요.


  제주에 깃든 책집을 찬찬히 다닌 이야기를 조촐히 여민 《작은 책방은 힘이 세다》입니다. 지난 2006년에 나온 《씨앗은 힘이 세다》란 책이 문득 떠오릅니다. 책집이 크든 작든 모두 힘있습니다. 센지 여린지 모르겠지만 ‘힘이 있’습니다. 이 힘은 더 많이 파는 힘이 아니요, 더 잘나가거나 잘난 힘이 아닙니다. 언제나 마을에서 오롯이 이웃을 사랑하고 동무를 마주하는 기운이지 싶습니다. 몸으로 쓰는 힘이 아닌, 마음으로 나누는 기운이 흐르는 책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마을책집’이란 이름을 쓸 뿐, ‘동네책방·독립서점’ 같은 이름을 안 씁니다. 책집으로 태어난 바로 그날 그곳에서 어디나 똑같이 ‘홀로서기’를 했어요. 그리고 그 마을에서 징검돌이자 쉼터이자 모임터이자 만남터 노릇을 해요. 크든 작든 모두 기운이 포근히 흐르면서 마을에서 노래가 빛나는 책집이니 마을책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힘보다는 숨결을 느끼고 크거나 작다는 겉모습이 아닌 마음빛을 누리는 마을책집을 꾸리고 나누고 누리며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책방으로 가는 힘이 세기 때문에 작은 책방은 힘이 세다. 나는 이 힘세고 작은 책방들이 날마다 부단히 씩씩하길 바란다. (7쪽)


집으로 걸어가는 5분 동안 나는 중얼거렸다. 딜다보다. 그 말은 나도 알던 말, 내 고향에서 나도 쓰던 말. (19쪽)


그저 ‘남들만큼’ 보고 느끼면서 사는 시대가 저물었다. 독립출판물을 발견하고 읽을수록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제는 ‘남들만큼’이 아니라 오직 ‘나답게’ 수집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살아남는다. (14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빛 2021.3.20.



책은 어렵게 읽어야 하지 않고, 말은 어렵게 배워야 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삶으로 배우고 나누면서 차근차근 누리면 어느새 익히는구나 싶어요. 외우지 않으면서 맞아들여 즐거이 익히는 말이기에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애써 어려운 말을 섞을 까닭이 없어요. 살림을 하듯이 쓰면 되고, 살아가듯이 나누면 되고, 사랑하듯이 이야기하면 됩니다. 온누리 아이들이 누리바다를 마음껏 누빈다면, 이 누리바다에서 스스로 누리말을 새롭고 즐거이 지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누리그물은 열린 터예요. ‘열린터’나 ‘열린누리’라고도 할 수 있어요. ‘열린터·열린누리’는 바로 ‘아고라·광장’을 가리키지요. 누구나 들어갈 수 있고, 얼마든지 모일 수 있으며, 누구나 얼마든지 어떤 목소리든 낼 수 있어요. 새롭게 꿈을 펼칠 수 있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웃음꽃을 피우는 ‘누리터’가 될 만하고, 재미난 누리모임을 세워서 씩씩하고 슬기로운 누리지기 노릇을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은 앞으로 새로운 ‘누리말(인터넷 용어)’을 그야말로 곱고 멋지게 지을 수 있어요. (82쪽)



말길을 더 느끼고 싶다면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 2017)을 곁에 두어 보셔요.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