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22.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글/류순미 옮김, 클, 2018.11.5.



어제 여러 일을 보고서 작은아이하고 읍내로 저자마실을 다녀왔다. 바깥일을 보다가 헛걸음까지 해야 해서 온몸이 찌뿌둥했다. 무거운 짐이 없지만 택시를 불렀다. 시골버스 아닌 택시로 돌아왔어도 고단하다. 오늘 공주를 거쳐 대전으로, 이튿날 포항에다가 구미로, 꽤나 멀리 빙글빙글 도는 마실길을 갈 터라 마감글에다가 여러 일을 한꺼번에 매듭짓자니 기운이 쪽 빠졌다. 더는 못 견디고 엊저녁 아홉 시부터 곯아떨어지다가 새벽 세 시에 일어난다. 여느 날보다 많이 잤다. 그래도 잘 잤다. 일감을 쌓지 말자. 미룬다기보다 그날그날 알맞게 하자. 마을 앞을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놓칠까 걱정하니 “여보, 걱정하지 말고 얼른 가. 우린 알아서 잘 놀게.” 하는 곁님. “그래, 다들 잘 놀아.” 오늘 따라 시골버스는 마을 앞을 늦게 지나가 주어 고맙게도 탈 수 있네. 고흥읍에서 광주로, 광주에서 공주로 간다. 노래꽃(동시)을 새로 넉 자락 쓰고 《오후도 서점 이야기》를 마저 읽는다. 3/4쯤은 곱지만 1/4쯤은 아쉽다. 이 아쉬운 맛을 내가 스스로 ‘우리 마을책집 이야기’로 새롭게 쓰고 싶다. 소설이 아닌 동화로 이 나라 마을책집이 걸어왔고 걸어갈 길을 ‘사랑’으로 그리고 싶다. 〈느리게 책방〉하고 〈다다르다〉에 깃들며 즐거웠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21.


《an Indian beach》

 Joelle Jolivet 글·그림, tarabooks, 2017.



오늘 드디어 우리 새책 《쉬운 말이 평화》를 받는다. 묵직한 책꾸러미를 가져다준 나름일꾼한테 한 자락을 드리려고 얼른 낫으로 꾸러미를 뜯는데, 나름일꾼은 벌써 부릉부릉 짐차를 몰고서 떠난다. 곁님 하나, 큰아이 하나, 작은아이 하나, 이렇게 석 자락을 건넨다. ‘숲노래’란 이름으로 쓴 책은 나 혼자 짓지 않는다. 우리 집안 네 사람에다가 흙에 묻은 두 숨결이 함께 쓰고, 우리 보금자리를 이룬 풀꽃나무에 새에 풀벌레에 벌나비가 나란히 쓴다. 책이름에 ‘평화’를 넣느냐 마느냐로 한참 머리를 싸맸다. ‘평화’라는 한자말보다는 어린이랑 쉽게 생각하는 ‘어깨동무’나 ‘사랑’이나 ‘꽃’ 같은 낱말을 넣고 싶었다. 아직 우리나라는 멀다고 하지만, “쉬운 말이 꽃”이란 이름을 붙이는 책을 선보이는 날을 맞이한다면 이 삶터는 참으로 아름답겠지. 《an Indian beach》를 몇 달 앞서 서울마실을 하는 길에 내방역 곁 〈메종인디아〉에서 고맙게 장만했다. 인도 타라북스에서 펴낸 이 책을 우리나라에서 장만했으니 얼마나 고마운가. ‘바닷마을’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투박하게 여민 품새랑 줄거리가 알차다. 마을 이야기는 꾸밀 까닭이 없지. 하루 살림살이를 가만히 누리고 함께 가꾸면서 산들바람처럼 담아내면 넉넉하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20.


《즐거운 우리 집》

 유코 토네 글·그림/순정 편집부 옮김, 대원, 2000.2.22.



오늘 닿을 책이 오늘 안 온다. 아침부터 목을 빼고 기다리지만 안 온다. 왜 안 오는가는 쉽게 알지만, 그래도 기다렸다. 이 시골에서 나름일꾼(택배 노동자)은 슬그머니 하루나 이틀, 때로는 사흘을 미루어 한꺼번에 가져다주시곤 한다. 이분들이 이렇게 한대서 나쁘다고 여기지 않는다. 큰고장과 달리 시골은 달릴 길이 넓고 멀면서 짐은 적으니 몰아서 나를 만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난 뭘 기다리는가? 2021년에 새로 나오는 책 《쉬운 말이 평화》를 펴낸곳에서 두 꾸러미 보내셨기에 언제 닿나 하고 손가락을 빨면서 마당에서 짐차가 닿기만을 기다렸다. 오늘 안 오니 이튿날 오나 보다. 이동안 집안일을 하고 두 아이랑 마을 앞샘 물이끼를 걷어냈다. 《즐거운 우리 집》을 새삼스레 읽었다. 큰아이가 슬쩍 엿보며 “무슨 만화야? 나도 읽어도 돼?” 하고 묻는다. “음, 음, 읽어도 될 만하지만, 음, 음, 읽고 싶으면 읽어도 좋은데, 꽤 예전 만화라서, 이런 만화에는 ‘어른(어버이)이 아이를 쉽게 때리며 나무라는 대목’이 나와. 이제는 어른이라고 아이한테 함부로 안 구는 사람이 늘었지만 예전에는 참 쉽게 손을 댔어.” 이 그림꽃책이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철든 아이가 철없는 어버이랑 살아가며 즐거이 보금자리를 꾸리는 줄거리인데. ㅅㄴㄹ


#刀根夕子 #いつでもはる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19.


《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은》

 크리스 해던 글·린던 맥닐 사진/김병훈 옮김, 이케이북, 2014.9.1.



아이랑 자전거마실을 하면 싱그럽고 신나면서도 저녁에 폭 곯아떨어진다. 아이도 신나게 논 바람으로 깊이 잠든다. 놀면 다 이렇게 꿈나라로 깊이 나아간다. 어제 읽은 그림꽃책에 나오는 ‘멋대로 사회주의’를 되새긴다. 나는 ‘사회·민주·공산·자본’ 모두 삶(경험)일 뿐,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여긴다만, 이러한 삶에 ‘-주의·주의자’를 붙이면 무시무시하다고 느낀다. 어느 길이든 해볼 수 있되 ‘주의’는 하지 말 노릇이지 싶다. ‘주의자’는 늘 외곬로 치닫더라. 그들이 보는 한 가지만 옳다고 다그치면서 들꽃을 짓밟는다. ‘한 가지 들꽃’이나 ‘한 가지 나무’조차 다 다른 잎새요 삶인데, 왜들 ‘주의자’는 모두 판박이가 되도록 몰아세울까? 그래야 그들 자리를 지키기 때문일까? 《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은》이 처음 나올 무렵에 슬쩍 들추었다가 내려놓았는데, 책마을 일꾼으로 지내는 이웃님이 “종규 씨, 자전거 좋아하잖아?” 하면서 품에 안겨 주어 얼결에 읽었다. 자전거를 다룬 이 책은 ‘안 나쁘’다만, 살림달림이(생활자전거)는 아예 안 다루다시피 해서 못마땅하더라. 멋스런 달림이가 아무리 넘쳐도 살림달림이가 훨씬 많은데. 아이들이 손수 그림꽃책을 짓는다. 나는 도움이(어시)가 되어 지우개질을 맡는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18.


《아∼우리들의 먀오 장군님 1》

 마츠다 코타 글·모리치카 그림/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9.30.



아이들이 어느 길에서건 마음껏 걷거나 뛰거나 달리면 좋겠건만, 오늘날 ‘길’은 ‘사람길’이 아닌 ‘찻길’이다. 사람이 거니는 길에마저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무시무시하게 내달릴 뿐 아니라 빵빵 따릉따릉 울리면서 으르릉댄다. 작은아이가 바다를 보고 싶다고 노래하기에 오늘은 모래바다 아닌 갯바다를 가기로 한다. “갯바다? 어떤 바다야?” “응, 모래바다는 우리가 맨발로 들어가서 헤엄치는 곳이라면, 갯바다는 갯벌이 드넓은 바다이지.” 함께 자전거를 탄 작은아이는 어디로 가는가 궁금해 하다가 어느새 “아, 여기! 생각나! 거기잖아? 우리가 들딸기 따먹으려고 왔던 곳! 내려 줘. 걸을래. 여기에서도 딸기를 따고, 여기에서도 땄어.” 하면서 콩콩콩 달린다. 작은아이가 멧길을 달리는 동안 아무 자동차도 안 지나간다. 그래, 시골길이잖아. 같이 바람을 마시고, 같이 바닷가에 서고, 같이 달리고서 집으로 돌아온다. 저녁을 차리니 확 졸음이 쏟아진다. 《아∼우리들의 먀오 장군님 1》를 펴면서 버틴다. ‘먀오’란 이름처럼 ‘멋대로(독재)인 사회주의’인 나라를 그린다. 그림꽃책이라 익살을 섞었다만 참으로 무시무시하다. 우리나라도 일본도 중국도 우두머리 멋대로 휘두르는 서슬퍼렇고 슬픈 바보짓이 참으로 많이 겹쳐 보인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