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꽃 2
시무라 타카코 지음, 오주원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1.4.30.

만화책시렁 350


《푸른 꽃 2》

 시무라 타카코

 오주원 옮김

 중앙북스

 2010.2.17.



  누가 누구를 좋아하든 대수롭지 않으면서 대단합니다. 사내가 사내를 좋아하든 가시내가 가시내를 좋아하든 ‘좋다’는 마음은 한결같습니다. 사내가 가시내를 좋아해야만 하지 않고, 가시내가 사내를 좋아해야만 하지 않아요. 굳이 이쪽저쪽으로 갈라야 하지 않으며, 언제 어디에서나 서로 좋다고 하는 마음이 푸릇푸릇하게 흐를 만합니다. 이 ‘좋다’가 어떠한 숨결인가를 읽고, 이 숨결을 보살피는 길을 살피고, 이 길을 마음에 담아 찬찬히 사랑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느낍니다. 《푸른 꽃 2》은 푸르게 피려는 꽃이 얼마나 바들바들하면서 망울이 터질 듯 말 듯 헤매는가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이 그림꽃책은 우리말로 석걸음까지만 나오고 그쳤으나, 일본에서는 여덟걸음으로 매듭을 지어요. 마음이 맞아서 마음을 나누는 동무로 좋은 사이가 있다면, 마음이 닿기를 바라면서 동무 아닌 꽃짝이 되고픈 사이가 있습니다. 함께하기에 즐거워 동무라면, 타오르는 마음을 풀어놓으면서 푸르게 피어나고 싶은 꽃짝이에요.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사이는 함께 바라보면서 좋다면, 함께 걸어가면서 아름다이 피어날 수 있는 사이는 서로 꽃이 되기에 좋아요. 누가 알려주거나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꽃인 줄 느끼면서 내딛는 조촐한 걸음마입니다.


ㅅㄴㄹ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는데, 그것 때문에 슬퍼하는 사람이 생길 줄은 생각도 못했어.’ (9쪽)


“더 확실히 부딪히지 않으면 안 되겠지. 그래서 부서진다면 단지 그뿐인 거고.” ‘아이스크림 하나로 어떻게 될 문제가 아니었나 봐.’ (84쪽)


“화났었어?” “화 안 났어요.” “내가 후미를 화나게 해서 그랬지?” “화나게 했다고요? 후미는 울었단 말이에요. 제가 화난 건 그래서예요.” “화난 거 맞잖아.” (147쪽)


#志村貴子 #青い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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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초등학생 2 : 에노시마의 하늘 - 완결
마츠시타 코이치로 지음, 김시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1.4.30.

만화책시렁 339


《혼자 사는 초등학생, 에노시마의 하늘》

 마츠시타 코이치로

 김시내 옮김

 위즈덤하우스

 2017.6.30.



  가난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가녀리다·가엾다·가볍다’ 같은 낱말이 떠오릅니다. 없으니 가벼울 테고, 가벼우니 후줄근할는지 모르나, 가볍고 후줄근하기에 외려 홀가분히 하늘을 날기도 하지 싶습니다. ‘가난’하고 맞서는 낱말은 ‘가멸다’입니다. 둘은 ‘가’로 여는 대목이 같지만 ‘가멸다’는 ‘가득하다’ 갈래입니다. 가만 보면, 가난하다랑 가멸다는 한끗만 다르지 싶어요. 주머니가 든든한 가멸다가 있다면 마음이 넉넉한 가멸다가 있어요. 우리는 어느 가난·가멸다 사이에서 헤매는 삶일까요. 《혼자 사는 초등학생, 에노시마의 하늘》은 주머니는 가난하되 마음은 가멸찬 아이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짝 억지스런 대목이 많은 그림꽃책입니다. 가난한 동무를 뻔히 보고도 도울 마음을 일으키지 못한다거나, 가난한 아이를 버젓이 가르치면서 팔짱을 끼는 어른들 모습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누가 꼭 도와주어야 하지는 않아요. 스스로 일어설 만합니다. 다만 ‘보고도 등을 돌린다’면 좀 다른 얘기일 테지요. 보았으나 살갗으로 안 느낀다면, 삶을 모르는 셈이요, 이때에는 이웃을 못 헤아릴 뿐 아니라, 정작 우리 스스로 오늘 어떤 살림이자 하루인가도 똑같이 못 헤아리는 쳇바퀴라고 할 만하지 싶습니다.



“그보다 이 새 책가방 좀 봐. 핸드메이드고 20만 엔이나 해.” “그래서 어쩌라고. 자랑하냐?”“어?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왜 얘기한 건데?” “그건, 린 책가방이 낡았으니까 내가 쓰던 거 줄까 해서!” “어? 난 괜찮아. 이게 있으니까.” “그렇게 낡은 것보다 내가 쓰던 게 훨씬 더 나을 텐데?” “그치만 이 책가방에는 추억이 잔뜩 담겨 있거든.” (42쪽)


“사과해 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해서 깜짝 놀랐어.” “실은 료가 너한테 사과하랬거든.” “어?” “료는 참 좋은 애지?”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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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미소우 완전판 - 하
오시키리 렌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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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살부터 볼 수 있는 그림꽃책.

읽으면서 내내 숨이 막혔는데

가만 보면 오늘날

숱한 시나 소설이나 영화나 연속극이 

죄다 이런 줄거리였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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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4.30.

만화책시렁 330


《미스 미소우 下》

 오시키리 렌스케

 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18.6.30.



  얼마나 밉기에 죽이고픈 마음이 들까요. 처음에는 가볍게 놀리거나 괴롭힐 뿐이지만, 이내 놀림질이나 괴롭힘질이 깊고 크더니, 어느새 생채기를 내면서 무너뜨리지요. 놀리거나 괴롭히는 이한테는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요? 거울을 비추면 될까요, 되돌려주면 될까요? 어릴 적부터 어버이나 둘레 어른한테서 받은 손가락질이나 주먹질을 스스로 되풀이하지는 않을까요? 이 모든 굴레는 누가 어떻게 풀 노릇일까요? 너도 죽고 나도 죽으면, 다같이 죽음수렁으로 빠지면 풀릴까요? 《미스 미소우》는 이제 푸른배움터를 마치고 스무 살로 접어들 아이들이 서로 아끼거나 돌보거나 헤아리는 눈빛도 손길도 아닌, 어떻게 하면 더 모질게 괴롭히고 사납게 놀릴 만한가 하고 치닫다가 다같이 죽음수렁에 빠져드는 줄거리를 다룹니다. 꾸민 줄거리라고 여길 만하겠으나, 오늘날 이 터전은 아무래도 다같이 죽음수렁으로 달려가는 꼴이지 싶어요.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불같이 으르렁거리지 않나요? 심고 가꾸고 짓는 사랑이 아닌, 미워하고 괴롭히고 놀리는 불길을 감춘 하루는 아닐까요? 너랑 나는 틀림없이 다르기에 동무가 됩니다. 다르기에 다른 빛을 마주보고 돌아보는 마음으로 자라기에 동무예요. 금을 그어 이쪽저쪽을 갈라서는 모두 죽음밭입니다.


ㅅㄴㄹ


“열라 짜증난다고! 너도 반 놈들도. 다들 쫄래쫄래 금붕어 똥처럼 들러붙어서는 멋대로 끙끙 앓고 제멋대로 폭주하기나 하고. 아주 신물이 나. 그 중에서도 특히 너 루미! 기분 나빠서 토할 것 같단 말이다!” (138쪽)


‘나는 끔찍했던 과거를 덧칠해서 중학 시절을 다시 보내고 싶었어. 비록 교사라는 입장이지만 친구를 만들어서.’ (216쪽)


“이 나이에는 이런 추위를 버티기 힘들구나. 할아버지는 전철로 돌아갈게. 따뜻해지면 또 오마.” (2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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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주부도 1
오노 코스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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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도 좋다고 본다만,

'만화를 만화답게 그리는 만화책'부터,

이 만화책 가운데

삶을 삶답게 따스히 그리는

재미난 이야기부터 곁에 두면서

우리 삶을 바라보는 새 눈빛을 가꾸면

더없이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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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주부도"는 열일곱 살부터 읽힐 만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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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4.30.

만화책시렁 349


《극주부도 1》

 오노 코스케

 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20.8.25.



  누가 저한테 묻습니다. “무슨 일을 하나요?” “집살림을 합니다.” “네? 남자가 집안일?” “아이를 돌봅니다.” “네? 아이를? 아내 분은 뭘 하시고?” “곁님은 집에서 놉니다.” “논다고요? 돈을 안 벌고?” “돈을 버느라 아이들하고 놀 틈이 없는 집에서 아이들한테 돈으로 뭘 해주면 아이들이 기뻐할까요?” “아, 아니지요. 아이들은 같이 놀면 좋아해요.” “네, 곁님은 집에서 아이들이랑 잘 놀아요. 얼핏 돈을 안 버는 모습 같지만 가장 즐겁고 멋지게 돈을 버는 셈입니다.” 저는 ‘주부·가정주부’라는 한자말이 가시내만 집일을 해야 하는 듯이 몰아세우기에 무척 외곬이라고 느낍니다. 한자말을 손질한다기보다, 가시버시 누구나 즐겁게 보금자리를 가꾸는 길을 밝히도록 ‘살림꾼·살림님·살림지기’란 이름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극주부도 1》를 읽으면서 이 그림꽃책은 아직 아이들한테 읽히기 멀지만, 꽤 상큼하게 살림지기 이야기를 다루는구나 싶습니다. 주먹잡이 노릇을 하던 아저씨는 어느 날부터 주먹질을 끝내고 살림길로 접어들었다지요. 그동안 싸움판에서 칼을 썼다면 이제 부엌에서 칼을 씁니다. 여태 싸우느라 힘을 쏟았다면 이제 집안일에 힘을 쏟아요. 우리는 오늘 어디에 힘을 쓰나요? 삶? 돈? 사랑? 꿈?


ㅅㄴㄹ


“난 이미 손을 씻었다. 지금은 전업주부야. 난 내 방식대로 구역(가족)을 지키고 있어. 폭력으로는 소중한 걸 지키지 못해.” (41쪽)


“이 멍청이들! 다 큰 어른이 둘이나 있는데, 고작 트레이닝복 한 장에 양말 한 켤레랑 장갑? 노렸던 타깃도 못 사고, 이런 답답한 양반들을 봤나!” (54쪽)


“세일 매장은 전장이다. 주부(主夫)를 얕보면 곤란해.” (55쪽)


‘헉! 주부의 길과 야쿠자의 길은 이어져 있는 거야!’ “형님 뒤를 따르겠습니다. 형님, 저한테도 가르쳐 주세요!” “뭐를? DIY?” (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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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그림책은 포근한 멧갓 (2021.4.24.)

― 구미 〈그림책산책〉



  그림책이 그림책이라는 이름을 얻기 앞서 ‘화집·아동화집’ 같은 이름이었습니다. 이제 어린이책을 어린이책이라 합니다만 오래도록 ‘아동서적’이란 이름에 밀렸어요. 요새는 만화책을 ‘그래픽 노블’이라 하는 분이 늡니다. 그림하고 글로 이야기를 엮기로는 그림책하고 매한가지이나, 줄거리나 이야기를 조곤조곤 이어서 꽃처럼 터뜨리는구나 싶은 만화책이라, 저는 ‘그림꽃책’이란 이름을 붙입니다. 그림책은 그림으로 빛나고, 그림꽃책은 그림을 꽃처럼 터뜨리면서 빛난다고 느껴요. 글로만 읽으면 ‘동시’요, 가락을 얹어 ‘동요’라 하지만, 어린이 곁에서는 ‘노래’이면 넉넉하지 싶어, ‘노래책’이란 이름을 붙입니다.


  아침 일찍 포항에서 구미로 건너옵니다. 시외버스는 꽤 돕니다. 갈수록 시외버스가 줄어요. 돌더라도 아직 버스길이 있으니 고맙습니다. 버스나루에서 택시를 타고 〈그림책산책〉으로 달리는데 “멀지도 않은데 택시를 타느냐”며 손님을 나무랍니다. 암말을 안 했습니다. 길잡님(운전기사)한테는 제 등짐이 안 보이나 봐요.


  구미를 사랑하기에 그림책으로 이 고장을 밝히려는 마을책집 앞에 섭니다. 어제는 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이 셌다면, 오늘은 구름이 물러나고 바람이 잡니다. 〈그림책산책〉 알림판 너머로 멧자락 나무물결에 하늘자락 파란빛이 어우러집니다. 이곳을 찾아오는 책손이라면 햇빛에 하늘빛에 숲빛에 골목빛을 나란히 품겠어요.


  해가 비스듬히 스미면서 책집이 환합니다. 나들턱이며 골목 담벼락 기스락을 따라 들꽃이 잎을 내고 꽃을 내놓습니다. 누가 심지 않는다지만, 바람이며 개미가 심고, 새랑 풀벌레가 심으며, 아이들이 씨앗을 후후 불어서 심습니다.


  그림책 《미움》을 책집지기님하고 같이 읽다가 ‘미움’보다 ‘가시’란 낱말로 책이름을 붙이면 줄거리나 이야기를 아이들이 새롭게 바라볼 만하다고 느낍니다. ‘미움’이라 하면 책이름부터 맺음말이 다 보이지만 ‘가시’라 할 적에는 ‘가시’로 가지를 친 ‘갓(가시내·메·모자)’이란 낱말로 생각을 이어 삶을 더 들여다볼 만해요. 물고기를 먹으며 ‘가시’라 하지만, 물벗한테는 ‘뼈’요, 몸을 버티고 이루는 밑틀이자 알맹이인 가시이기도 합니다. 가시내가 가시내인 까닭은 멧봉우리처럼 높고 숲을 품는데다가, 모자처럼 아늑하게 덮고, 사나운 것을 씩씩하게 물리치면서, 사랑으로 가는(가+다) 뼈대(밑틀)이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함께 읽으며 어른도 마음을 달래는 그림책입니다. 어린이 눈높이를 살피면서 앞꿈을 그리는 사랑을 담기에 누구한테나 빛나는 그림책이에요. “Wolf in the Snow”나 “Julian is a Mermaid”처럼 짧은 한마디로 살림을 노래하는 그림책이고요.


ㅅㄴㄹ


《그림책이라는 산》(고정순, 만만한책방, 2021.3.12.)

《콜레트가 새를 잃어버렸대!》(이자벨 아르스노/엄혜숙 옮김, 상상스쿨, 2018.4.25.)

《언니와 동생》(샬롯 졸로토 글·사카이 고마코 그림/황유진 옮김, 북뱅크, 2020.2.15.)

《끼인 날》(김고은, 천개의바람, 2021.4.1.)

《미움》(조원희, 만만한책방, 2020.7.6.)

《Wolf in the Snow》(Matthew Cordell, Feiwel & Friends, 2017.)

《Julian is a Mermaid》(Jessica Love, Candlewick press, 2018.)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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