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여행 국민서관 그림동화 66
칼 노락 외 지음, 최윤정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1.5.7.

그림책시렁 627


《거인의 여행》

 칼 노락 글

 잉그리드 고동 그림

 최윤정 옮김

 국민서관

 2006.9.11.



  아이들이 뭘 무섭거나 두렵다고 여길 적에 빙그레 웃었습니다. “그래, 무섭구나. 그런데 뭐가 무서워?”라든지 “음, 두려워? 그렇다면 뭐가 두렵니?” 하고요. 제가 어릴 적에는 이렇게 묻는 어른이나 어버이를 못 봤습니다. 무섭거나 두려워 말라면서 나무라거나 꿀밤을 먹이는 어른이나 어버이만 봤어요. 어른부터 스스로 무섭거나 두려우면 아이가 곁에서 ‘무섭다·두렵다’ 같은 말을 혀에 얹을 적에 매우 못마땅해 하는 줄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어른도 무섭거나 두려웠겠지요. 알고 보면 모두 허울이거나 그림자이기 마련이라, 가만히 보면 ‘민낯’이나 ‘속모습’만 있을 뿐 무섭지도 두렵지도 않아요. 《거인의 여행》은 겉보기로는 커다란 사람이 나무를 잃고 헤매는 길을 보여줍니다. 둘레에서는 ‘큰사람’으로 여기지만, 큰사람이란 이름을 듣는 그이는 큰사람이 아닌 그저 ‘사람’이요 ‘아이’입니다. 모든 사람은 크지도 작지도 않습니다. 그냥 사람입니다. 아이도 그래요. 일찍 깨닫거나 철들어야 하지 않습니다. 즐거이 하루를 뛰놀면서 어느덧 어른으로 자랄 뿐이에요. 씨앗을 남기는 나무처럼 우리는 삶이라는 나들이를 떠나면서 자랍니다.


ㅅㄴㄹ

#CarlNorac #IngridGo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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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아틀라스 - KOHLESATLAS 한국어판 지구를 살리는 지도 1
하인리히 뵐 재단 외 지음, 움벨트 옮김, 작은것이 아름답다 기획 / 작은것이아름답다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2021.5.7.

책으로 삶읽기 679


《석탄 아틀라스》

 하인리히 뵐 재단·분트

 움벨트 옮김

 작은것이아름답다

 2021.3.19.



《석탄 아틀라스》(하인리히 뵐 재단·분트/움벨트 옮김, 작은것이아름답다, 2021)를 2020년 12월에 두레손길(텀블벅)로 장만했다. 2021년 봄에 누리책집에 들어가는 판으로 다시 나왔단다. 틀림없이 뜻있게 낸 책이라 여기지만, 몇 벌을 되읽으면서 참 아쉽더라. 머잖아 자리에서 물러날 나라지기(대통령)는 전라도에서는 ‘신안·전남 해상태양광’으로 “48조 투자, 일자리 12만”을 외치고, 경상도에서는 ‘울산 부유식 해상태양광 36조 투자, 일자리 21만’을 외친다. 끔찍하다. 그저 끔찍하다.


나는 예전에 ‘햇볕판’이 새길(대안에너지)이 되리라 여겼으나, 이렇게 숲이며 바다이며 들이며 논밭을 망가뜨리면서 때려짓는다면 막길(환경파괴)일 뿐이라고 새삼스레 깨닫는다.


햇볕판을 붙이려면 찻길에 지붕으로 씌우면 된다. 이러면 ‘송전탑·송전선’으로 걱정할 일이 없다. 바다 한복판에 햇볕판을 씌우면, 또 시골이며 숲이며 논밭에 햇볕판을 뒤덮으면 ‘송전탑·송전선’을 모두 새로 때려박아야 하는데, 그야말로 무시무시하지 않나?


풀꽃모임(환경단체)은 하나부터 열까지 입을 다문다. 《녹색평론》 같은 책도 입을 씻는다. 밀양이란 고장을 가로지르는 ‘송전탑·송전선’이 나쁘다고 외친 그들은 모두 어디에 갔는가? 국립공원이기도 한 바다에 ‘해상태양광’으로 쏟아붓겠다는 돈이 48조 더하기 36조가 끝이 아니다. 갯벌을 모두 파헤치고 바다를 몽땅 더럽히면서 아마 100조뿐 아니라 200조가 넘는 돈을 들이부으려 하는구나 싶다. 이러면서 ‘석탄·석유는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으니 나쁘다’고 외쳐도 좋을까?


글쎄. ‘해상태양광 설비’는 어떻게 만들까? ‘해상태양광 설비’를 만든 다음에는 어떻게 나르고, ‘송전탑·송전선’은 어떻게 되는가? 일자리가 수십만이라고 떠들지만, 마을사람한테 가는 일거리조차 아니다. 햇볕판이 새길이라면 크게 때려짓지 말자. 집집마다 지붕에 씌워 주자. 그러면 된다. ‘송전탑·송전선’이 모든 집이 저마다 스스로 전기를 얻어서 쓰는 틀로 간다면 48조나 36조는커녕 10조도 1조도 안 들 텐데?


집집마다 지붕에 햇볕판을 씌워 주면 ‘보상비’를 들일 까닭이 없고, 찻길에 햇볕판을 지붕으로 씌우면 ‘토지보상·구입비’가 들 턱도 없다. 오늘날 새길(대안에너지)을 말하는 모든 풀꽃모임과 먹물붙이는 거짓말을 하는구나 싶다. ‘새길을 연다면서 새로 나올 온실가스’ 이야기는 한마디도 벙긋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리고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도 똑같이 모두 망가뜨리고 더럽히며 ‘로비’에 힘입는다.


ㅅㄴㄹ


온실가스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지구는 지금보다 기온이3도에서 4도 더 오르는 온난화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5쪽)


석탄 채굴은 막대한 피해를 불러온다. 석탄 채굴사업은 갱내 채굴이든 노천 채굴이든 자연 파괴, 수질 오염, 주택과 도로 손상, 마을 주민들의 집단 이주 같은 문제가 잇다른다. (8쪽)


연결망이 잘 돼 있는 석탄 산업은 로비 구조, 막대한 선거자금 지원,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에 대한 재정지원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성장에 제동을 건다. (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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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환경책)을 다루는 느낌글을

비추천도서 이야기로 쓸 줄이야.

슬프다만

오늘 우리 민낯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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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책집이 태어나 마을이 피어난다 (2021.4.23.)

― 포항 〈달팽이책방〉



  아침에 포항에 깃들어 책집마실을 하다가 어찌해야 싶어 한참 헤맸습니다. 오래오래 곁에 두던 빛꽃눈(사진기 렌즈)이 숨을 거두었거든요. 이 빛꽃눈이 해롱거리는 줄 진작 알았으나 더 손질을 맡기지 않았어요. 스무 해란 나날을 함께하며 손질을 석 벌 맡겼으니 이제는 쉴 때일 테지요. 마침 포항에 빛꽃집(사진가게)이 있습니다. 웃돈을 치러 빛꽃눈을 새로 장만합니다. 살림돈을 허느라 후줄근하지만 써야 할 곳에 즐겁게 쓰고서 다시 차곡차곡 벌면 됩니다.


  닳고 낡아 맨들맨들한 빛꽃눈은 등짐에 깊숙이 넣습니다. 새 빛꽃눈을 쓰다듬으면서 〈달팽이책방〉으로 갑니다. 기찻길 기스락에 ‘만물수퍼마켓’이 그대로입니다. 〈달팽이〉로 걸어가는 길에 새로 들어선 가게를 곳곳에서 봅니다. 이제 〈달팽이〉 앞에 섭니다. 노랫가락이 가볍게 흐르고 책손이며 찻손이 꾸준히 드나듭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마을이 달라진다는 옛말이 있는데, 책집이 태어나면 마을이 피어난다는 새말을 하고 싶습니다. 아이가 뛰놀기에 마을이 빛난다면, 책집이 불을 밝히기에 마을이 사랑스럽지 싶습니다.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마을이 무르익는다면, 책집이 열 해 스무 해를 뿌리내리기에 마을이 아름답지 싶어요.


  요 몇 해 사이에 미처 찾아가지 못한 대구 〈대륙서점〉이 지난 2019년 6월 19일에 닫은 줄 뒤늦게 알았어요. 일흔 해를 이은 마을책집을 닫는 마음이란 어떠할까요. 마을에서 찾지 않기에 마을책집이 닫는다고도 하지만, 이보다는 마을일꾼이어야 할 사람(공무원·교사·시장·군수·의원)이 스스로 두 다리로 거닐며 마을책집을 찾지 않은 탓이 크지 싶습니다. 벼슬자리에 선 이들한테 으레 씽씽이(자가용)를 내주지만, 이제는 씽씽이 아닌 ‘마을책집에 가서 책을 사서 읽도록’ 해야지 싶어요. 마을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마을가게에서 살림을 장만하며, 벼슬꾼 스스로 마을빛이 될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대수롭습니다. 지은이가 손수 지은 살림꽃을 아로새긴 꾸러미가 책이기에 대수롭지는 않습니다. 책은 대단합니다. 지은이가 손수 살아내는 오늘꽃을 갈무리한 꾸러미가 책이라서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글·그림·빛꽃으로 그러모아 꾸러미로 엮은 책이란, 언제나 사랑으로 어질며 상냥히 슬기를 담아낸 노랫가락이기에 대수로우면서 대단합니다. 혼자 움켜쥐려는 앎빛이 아닌, 이웃하고 나눌 앎빛을 그리면서 이야기로 모두 풀어내어 값싸게 익히고 즐기도록 짓는 책입니다.


  마을을 사랑하기에 마을 한켠에 책집을 열어요. 마을 이웃 스스로 마을빛이 되어 저마다 다르면서 새롭게 하루를 밝히도록 북돋우는 징검다리가 되도록 책집을 엽니다. 달팽이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아요. 달팽이다운 날갯짓으로 눈부십니다.


ㅅㄴㄹ


《누가 시를 읽는가》(프레드 사사키·돈 셰어 엮음/신해경 옮김, 봄날의책, 2019.3.25.)

《저는 은행 경비원입니다》(히읗, 히읗, 2021.1.19.)

《보이지 않는 잉크》(토니 모리슨/이다희 옮김, 바다출판사, 2021.1.29.)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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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자랑스런 예순다섯 해 (2021.3.4.)

― 춘천 〈명문서점〉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그 고장에 책집이 있나요?” 하고 묻습니다. 그 고장에서 가까이 마실할 책집을 헤아립니다. 헌책집이든 새책집이든 어떤 책집이 그 고장에 깃드는가를 살펴요. 그 고장 책집으로 마실할 적에는 으레 걷습니다. 제 삶자리에서 그 고장까지 버스에 기차를 갈아타면서 돌고돈 끝에 비로소 하늘숨을 쐬는 나루(터미널·역)부터 천천히 걸어요. 이때에 큰길로 잘 안 걷습니다. 일부러 골목이나 샛길로 돌아요. 5∼10분이면 갈 곳을 30분을 들여서 거닐고, 20분쯤 걸어갈 만한 길을 애써 1시간을 들여서 빙 돕니다.


  책집 한 곳을 둘러싼 마을을 헤아립니다. 마을에서 책집을 어떻게 마주하는가를 느낍니다. 마을에 풀꽃나무가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있는가를 살펴요. 하늘을 찌를 듯이 잿빛집을 높이는 마을인지, 나즈막한 골목집마다 마당이며 꽃밭을 가꾸면서 꽃그릇을 길가에 내놓고서 짙푸르게 숲빛을 품으려고 하는 마을인지 둘러봅니다.


  꽃그릇 하나 없거나 마당나무 한 그루 없는 마을이라면, 이곳 이웃은 두 손에 책을 쥘 말미를 내기 어렵구나 싶습니다. 들꽃이 한들거리고 철 따라 온갖 나무가 가벼이 춤추는 마을이라면, 이곳 이웃은 문득 책 한 자락 손에 쥐고서 삶을 곰곰이 새길 줄 아는 어질며 상냥한 숨빛이로구나 싶어요.


  2021년까지 예순다섯 해를 헌책집지기로 살림을 이은 〈명문서점〉에 들어섭니다. 춘천에 드문드문 마실한 지 열대여섯 해이지만 막상 〈명문서점〉까지 찾아들지 못했어요. 가까이 있던 〈경춘서점〉에 먼저 들렀다가 주머니가 다 털렸거든요. 〈경춘서점〉에서 주머니가 다 털린 그날 밤 생각하지요. ‘이다음에 춘천에 오면 〈명문〉부터 들러야 두 곳 모두 들르겠지’ 하고요.


  두 마을책집은 춘천에서 매우 오래도록 책내음을 퍼뜨렸습니다. 〈경춘〉은 이제 책집을 접었습니다만, 〈명문〉 할머니는 짜랑짜랑한 목소리로 책을 거느려요. 예순다섯 나이가 아닌 ‘예순다섯 해 책길’을 춘천시나 강원도나 이 나라는 얼마나 헤아릴까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책살림 한길을 걸은 지기님 아닐까요? 춘천은 〈명문〉 하나만으로도 온나라에 으뜸 책고을로 이름을 펼 만하지 않을까요? 돈벌이에만 눈먼 ‘중국사람거리(차이나타운)’를 때려짓지 말고, 수수하면서 곱게 빛나는 꽃봉오리 같은 마을책집을 눈여겨보면 좋겠습니다.


  봄날에도 흰눈이 푸짐푸짐 쌓인 춘천에 마실한 오늘, 봄빛을 담은 책을 만납니다. 책에 앉은 더께는 착착 닦아내면 됩니다. 묵은 만큼 이야기가 빛나고, 오랜 만큼 새롭게 캐낼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ㅅㄴㄹ


《하늘의 절반》(클로디 브로이엘/김주영 옮김, 동녘, 1985.5.30.)

《삐아제의 認知發達論》(B.J.완스워즈/정태위 옮김, 배영사, 1976.1.10.)

《테니스 룰 핸드북》(久保圭之助/장원 옮김, 창작사, 1974.10.15.)

《내가 마지막 본 파리》(피츠제럴드/김량식 옮김, 문공사, 1982.3.1.)

《世界의 名作 29 황금의 손길 外》(조운제 옮김, 중앙일보, 1977.4.10.)

《빛과 사랑을 찾아서》(三浦綾子/백승인 옮김, 설우사, 1976.10.30.)

《핵심 영어 단어장》(편집부, 시사문화사, 1984.1.25.)

《알기 쉬운 월별농사기술》(이효근, 마을문고본부, 1975.12.10.)

《농촌극 입문》(하유상, 마을문고본부, 1976.9.26.)

《미네르바 22 소년과 물고기》(막스 벨쥬이스/편집부 옮김, 한국프라임, 1998.)

《거장과 마르가리따 상·하》(미하일 불가꼬프/박형규 옮김, 한길사, 1991.9.25.)

《韓國近代人物의 解明》(이이화, 학민사, 1985.12.20.)

《북한 논리퀴즈》(위형복 엮음·이영식 그림, 다다미디어, 1994.7.5.)

《自我槪念과 敎育》(W.W.퍼어키/안범희 옮김, 문음사, 1985.6.3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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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5.6.

오늘말. 재다


나라를 다스리려면 마을을 먼저 다스리고, 마을을 다스리려면 집을 먼저 다스리라는 이웃나라 옛말이 있어요. 마땅합니다.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되고 싶은 숱한 사람들 삶자취를 들여다보면 이름·힘·돈으로 이 이름·힘·돈을 더 많이 크게 거머쥐려고 했더군요. 심부름꾼이어야 할 나라지기나 벼슬아치인데, 정작 이름을 내리지 못하고, 힘을 끊지 못하고, 돈을 내치지 못합니다. 혼자 잔뜩 거머쥐더라도 마음이 시들고 몸이 죽으면 덧없기 마련인데, 사랑이며 꿈이며 살림이며 놀이를 웃음빛으로 건사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 사람들이 아닌 그이 스스로 괴롭히거나 억누르는 셈이로구나 싶어요. 우리가 참길하고 벗어난 채 살아갈 적에는 남을 짓이기는 길이 아닌 우리 스스로 억누르는 길이에요. 모든 막질은 남을 다그치는 겉모습일 뿐, 속으로는 그들 스스로 밟거나 갉으면서 바보가 되는 모습이라고 느껴요. 스스로 깔보기에 이웃을 깔봅니다. 스스로 뭉개니 동무를 뭉개요. 스스로 사랑을 보고, 살림을 재고, 삶을 가누어야지 싶어요. 스스로 얼마나 밝은 빛인가를 헤아리지 않기에 그만 꾸중을 들을 막질에 갇혀 헤매는 나날에 사로잡히고 맙니다.


ㅅㄴㄹ


다스리다·다그치다·다루다·이끌다·끌다·끌어가다·가리다·가누다·가름하다·판가름·매기다·재다·따지다·살피다·보다·여기다·가다·헤아리다·내치다·자르다·끊다·내리다·내놓다·꾸짖다·꾸중·나무라다·호통 ← 판관(判官), 심판, 심판관, 레퍼리(referee)


괴롭히다·들볶다·시달리다·억누르다·짓누르다·짓밟다·짓뭉개다·짓이기다·괴롭힘질·들볶음질·억누름질·짓누름질·짓밟음질·막짓·막질·밟다·갉다·치다·뭉개다·깔보다 ←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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