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5.8.

오늘말. 먹구름


어쩐지 끔찍할 수 있습니다. 자꾸 깜깜할는지 모릅니다. 도무지 앞이 안 보이기에 캄캄한 나머지 마음까지 어둡게 잠기곤 해요. 둘레를 보면 다 환한 듯한데 우리가 선 쪽만 새까맣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제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가지요. 왜 그럴까요. 왜 우리 자리만 이렇게 까마득할까요. 나를 뺀 다른 사람은 모두 걱정이 없어 보이는 까닭을 알 길이 있을까요. 흐린 마음에서 피어나는 근심입니다. 스스로 먹구름이니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들어요. 하늘이 찌뿌둥하니 우리 오늘도 찌뿌둥한가요? 그렇다면 이 먹구름더러 비를 뿌리라고 바라요. 비를 흠씬 뿌려서 우리를 둘러싼 모든 나쁜 기운을 씻어요. 비를 맞으면 몸에 안 좋을까요? 비를 맨몸으로 안 맞기에 짜증을 가라앉힐 길을 잊지 않나요? 온누리 숲이 푸르고 아름다운 수수께끼를 생각해요. 온누리 숲은 비를 고스란히 맞아요. 슬프거나 서럽다는 생각을 않고 비를 온몸으로 맞지요. 주저앉고 싶으면 숲하고 하나가 되면서 비를 맞아요. 아찔한 벼랑에 섰다면 참말로 숲에 깃들어 조용히 비를 맞아요. 풀죽은 빛을 살리는 이요 숲입니다. 버겁거나 무거운 몸을 새로 일으키는 맑은 빗물이자 하늘입니다.


ㅅㄴㄹ


끔찍하다·깜깜하다·캄캄하다·어둡다·새까맣다·까맣다·까마득하다·아득하다·뿌옇다·흐리다·걱정·근심·끌탕·먹구름·골아프다·나쁘다·안되다·안 좋다·짜증·가라앉다·갇히다·갑갑하다·막히다·거북하다·무겁다·버겁다·벅차다·힘들다·풀죽다·주눅·찌뿌둥하다·아프다·뼈아프다·속아프다·시름없다·시무룩하다·서글프다·서럽다·섧다·슬프다·안쓰럽다·안타깝다·아찔하다·아슬아슬·처지다·주저앉다·털썩 ← 비관(悲觀), 비관적(悲觀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말빛 2021.5.8.

오늘말. 애면글면


멋진 사람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힘이 센 사람이 아닌, 썩 힘차지 않은, 그리 대단하지 않은, 어찌 보면 그리 당차지도 않은 우리가 멋집니다. 씩씩하게 나서지 않아도 멋집니다. 있는 힘껏 일하지 못하더라도 멋지지요. 애면글면 하거나 악착같아야 하지 않아요. 불타오르지 못하고 화끈하게 내달리지 않더라도 좋아요. 우리 스스로 오늘을 사랑할 줄 안다면 멋져요. 수수하게 살림을 짓는 오늘을 스스로 즐기기에 멋집니다. 씨앗 한 톨을 땅에 묻는 손길이면 넉넉합니다. 어린이랑 어깨동무하면서 활짝 웃는 마음이면 넉넉해요. 굳이 잡아당기지 마요. 즐거우면 스스로 나선답니다. 푹 빠질 적에만 잘 하지 않아요. 사랑하는 마음이기에 즐겁게 합니다.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 좋겠어요. 겉으로 보는 모습이 아닌, 겉모습에 사로잡힌 길이 아닌, 우리가 손수 지은 하루를 얘기하면서 그대로 꽃이 되면 넉넉하구나 싶어요. 꾸밈없이 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분이 있습니다만, 오롯이 사랑이라면 꾸밀 일이 없답니다. 사랑이 아니니 돈타령을 하면서 모조리 휘둘리는 하루가 된다고 느낍니다. 자, 너무 힘쓰지 마요. 소매를 살짝 걷고 활짝 웃어 봐요.


ㅅㄴㄹ


씩씩하다·당차다·신나다·멋지다·기운차다·힘차다·세다·대단히·매우·몹시·무척·꽤·아무리·퍽·밭다·바지런하다·뜨겁다·애쓰다·죽어라·힘쓰다·땀·땀방울·온땀·온마음·온힘·있는 힘껏·달아오르다·소매를 걷다·팔을 걷다·풍덩·화끈하다·불타오르다·불나다·불꽃튀다·악착같다·애면글면·활활·당기다·끌어당기다·빠져들다·빠지다·사로잡다·잠기다·잡아당기다·홀리다·좋아하다·즐기다·사랑하다 ← 열성(熱誠), 열성적(熱誠的)


있는 그대로·그대로·그저·고스란히·겉으로·겉모습·말·얘기·모두·몽땅·모조리·다·값·돈값·꾸밈없이 ← 액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

.

글쓰기란 살림하기처럼

재미있고 신나야 한다.

그런데 요즈음 온갖 글쓰기는

사람들을 너무 쳇바퀴나 굴레에 가두어

마음껏 피어나지 못하게 막는다.

아직도 글힘(문자 기득권) 무리가

옥죄려는 꿍꿍이로구나 싶은데,

맞춤길이나 띄어쓰기는 다 틀려도 좋다.


이야기가 있으면 되고

삶을 줄거리로 짜면 된다.

이뿐이다.

글은 삶으로 그냥 쓰면 된다.

틀린글씨(오탈자)는 편집자가 잡아 주면 된다.

걱정하지 말고 무엇이든 다 쓰면 된다.


2019년 가을을 끝으로 

"말 좀 생각합시다"를

더 안 썼다.

이 글꾸러미를 책으로 내기로 한 곳에서

갑자기 그만두기로 하면서

어쩐지 기운이 빠져서 안 썼는데

누가 책으로 내주든 말든

나도 스스로 즐겁게 쓰면 될 뿐인

우리말 이야기이지.

.

.

숲노래 우리말 2021.5.8.

말 좀 생각합시다 69


 글결


  옛날에는 글꽃(문학)을 한문을 아는 이만 하기 일쑤였습니다. 옛날에도 누구나 입으로 말을 빚었고, 이 말로 이야기를 지었기에, 입에서 입으로 흐르던 노래는 언제나 신나는 살림꽃이었습니다만, 이 살림꽃을 글로 옮겨적은 이는 거의 없다시피 해요. 옛이야기는 두고두고 흐르며 살아남았으나, 여느 삶자리 사람들이 피워낸 살림꽃은 낱말로는 남되, 낱말을 엮은 짤막짤막한 노랫마디로는 남지 못했어요.


  한문으로 글꽃을 하던 분은 ‘운율·각운·율격’을 헤아리면서 이모저모 비슷하게 맞추는 글솜씨를 부렸습니다. 오늘날에는 어떠할까요? 오늘날에도 우리는 글솜씨나 글잔치를 즐겁게 펴면서 재미나게 노래하듯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가요?

  

 네가 베풀어 주는 숨길

 네가 띄워서 주는 눈길

 네가 내밀어 주는 손길


  우리말로도 얼마든지 결을 맞출 만합니다. 다릿결(각운)도 재미나게 맞출 만하지요. ‘네’하고 ‘주다’를 넣으며 글길이를 똑같이 할 만해요. 끝을 ‘-길’로 척척 붙여도 즐거워요.


 서로 힘을 주며 이루는 일

 서로 틈을 주며 즐기는 삶

 서로 꿈을 주며 짓는 노래


  토씨 ‘-을’을 똑같이 넣고, ‘주며’로 똑같이 받으면서 글길이를 맞추어도 재미있습니다. ‘힘·틈·꿈’은 받침을 ‘ㅁ’으로 맞추기도 했고, 뒤에서는 ‘-는’으로 똑같이 받아서 이어 봅니다. 아주 쉽게 풀어내는 말씨로 말결을 살립니다. 옛날 글꽃은 글쟁이끼리 노닥이는 얼개였다면, 오늘날 글꽃은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면서 놀이하는 잔치가 될 만해요. 석줄글(삼행시)로도 넉줄글(사행시)로도 말놀이랑 글마당을 펴면 됩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말을 꽃으로 피웁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7. 우리 곁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온누리 즈음 빼고는 거의 잊혀지다시피 한 우리말 ‘누리’인데 ‘한누리·새누리·별누리·꽃누리·숲누리’처럼 쓰면 새롭습니다. ㅏ하고 ㅜ가 다를 뿐인 ‘나라·누리’이기에 ‘책나라’라 할 적하고 ‘책누리’라 할 적에는 꽤 다르구나 싶습니다. ‘나라지기’라 하면 힘이나 이름을 앞세우는 결이 드러난다면, ‘누리지기’라 하면 꼭 그렇지는 않아요.


  마을에 깃들어 사뿐히 찾아가는 마을책집은 마을책집대로 아름답습니다. 시골이나 멧골이나 섬에서는 마을책집을 누리지 못하기에 누리책집을 누립니다. 다만 누리책집으로는 늘 아쉽기에 부러 짬을 내어 여러 고장 마을책집을 누리려고 찾아갑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은 어떤 나라이거나 누리일까요? 누리수다(인터넷강의·zoom강의)를 하는 길을 처음 열었습니다. 걱정할 일이 없이 잘 됩니다. 아마 저를 빼고 웬만한 거의 모두 누리수다·누리배움을 해왔을 테지요. 시골에서 조용히 말꽃을 지으면서 이따금 누리수다를 펼 수 있다면, 그때그때 길어올리거나 일군 말씨앗을 이웃님하고 한결 수월히 나눌 만하겠지요.


  어제오늘은 서울 푸른배움터 길잡이인 이웃님하고 몇 마디를 섞다가 ‘돈·똥·돌’이 모두 같은 말밑인 줄 알아차렸습니다. 바탕은 ‘돌다’요, ‘돌다’는 ‘동글다·동그라미’로 잇습니다. 우리 몸을 돌고서 동글동글 나오는 똥이에요. 돌돌 구르면서 모가 사라지고 동그랗게 바뀌는 돌인데, 단단하면서 부드러운 결을 품기에 ‘돌’입니다. 동무가 왜 동무인가 하면 ‘동그랗게’ 어울리는 사이요, 동글동글(둥글둥글)한 마음, 그러니까 모가 나지 않으며 서로 돌볼(아낄) 줄 아는 사이란 뜻입니다. 여기에서 ‘돌보다’가 ‘돌다’하고 말밑이 같은 줄 알아챌 만해요.


  한자말 ‘친구’가 나쁘지 않습니다만, 우리말 ‘동무’를 혀에 얹으면서 여러 우리말이 얽힌 실타래를 새롭게 바라보고 쉽게 엿볼 만해요. 이런 줄거리를 《쉬운 말이 평화》란 책에 담았고, 올해에 새로 선보일 《곁책》에도 담습니다. 책을 펴내 주시는 곳에서 보낸 첫벌꾸러미를 슥 훑으면서 틀린글씨를 벌써 넷 보았습니다. 슥 훑으면서 넷을 보았으니 저녁에 찬찬히 되읽으면 얼마나 더 나오려나요.


  곁에 있는 사이가 된다면, 곁에서 아끼는 동무가 된다면, 우리 마음에는 즐거이 노래가 싹트리라 생각해요. 《곁책》이란 책이 태어나면, 이 책에서 다루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곁책’을 한자리에 모아서 보여주고 책손한테 알리는 마을책집이 있겠지요? 봄이 깊으면서 슬슬 땀이 돋으려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가 담그는 뚝딱 고추장 - 고은정 선생님에게 배우는 어린이 생활 요리 철수와영희 그림책 10
고은정 지음, 안경자 그림 / 철수와영희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1.5.7.

그림책시렁 667


《내가 담그는 뚝딱 고추장》

 바람하늘지기 밑틀

 고은정 글

 안경자 그림

 철수와영희

 2021.3.8.



  밥 한 그릇 짓기는 쉽습니다. 도시락을 싸기도, 빨래를 하기도, 걸레로 마루를 훔치고 빗자루로 슥슥 쓸기도 쉽습니다. 아기를 돌보기도 쉽고, 천기저귀를 갈아서 삶기도 쉽고, 이불을 빨아서 널기도 쉬우며, 집안을 건사하거나 집일을 맡기란 참으로 쉬워요.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삶을 가꾸는 길인 살림이 쉽기 마련입니다. 스스로 삶을 짓는 길이 아닌, 남이 해주는 대로 받아먹을 적에는 온갖 집일이나 집살림이 낯설거나 어렵기 마련입니다. 둘레에서 받들어 주니 손을 댈 일이며 마음을 기울일 까닭이 없어요. 손에 닿지도 않는 집안일이나 마음을 안 기울인 집살림은 그저 까다롭거나 벅차겠지요. 《내가 담그는 뚝딱 고추장》은 어린이가 집에서 손수 고추장을 담글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몇 가지 밑감을 저잣거리에서 장만하고서 ‘뚝딱’ 하고 담글 수 있다지요. 처음부터 낱낱이 익혀도 좋고, 처음에는 가볍게 익혀도 즐겁습니다. 어느 길이든 우리가 손수 살피고 몸소 맞아들일 적에 삶이며 살림이 돼요. 웃고 노래하면서 해보면 넉넉해요. 안 되거나 어긋나면? 그러면 다시 해봐요. 억지가 아닌 사랑을 기울여서 하루를 지어요.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