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 여자아이 뚝딱뚝딱 누리책 23
조아나 에스트렐라 지음, 민찬기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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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5.15.

그림책시렁 673


《남자아이 여자아이》

 조아나 에스트렐라

 민찬기 옮김

 그림책공작소

 2021.5.5.



  사내란 몸으로 태어나서 마흔 살이 훌쩍 넘어선 어느 날 치마를 둘렀습니다. 옛날에는 치마·바지를 갓사내(남녀)를 갈라서 입지 않았습니다. 쓰임새에 따라서 누구나 두 옷을 즐거이 입었습니다. 싸울아비 노릇을 한 숱한 사내도 옛날에는 으레 치마차림입니다. 삶터가 차츰 어깨동무하고 멀어지고, 우두머리를 세우고, 금을 긋고 배움터가 퍼지면서 갓사내를 가르는 굴레하고 옷차림이 깊어갑니다. 《남자아이 여자아이》가 들려주는 줄거리는 ‘우리가 되찾을 여느틀(상식)’입니다. 누구나 바지가 좋으면 바지를 꿰면 되듯, 누구나 치마가 좋으면 치마를 두르면 됩니다. 누구나 긴머리가 좋으면 긴머리를 치렁치렁하고, 누구나 짧은머리가 좋으면 짧은머리로 치면 돼요. 그런데 이런 얼개는 갓사내 사이에서만 따질 일이 아닙니다. 나라지기가 굳이 하늬옷(양복)을 입어야 할까요? 틀(예의)이란 굴레를 치워야 합니다. 나이·이름·힘·돈·자리를 갈라서 위아래랑 왼오른을 가르는 모든 울타리를 허물어야지요. 아이들은 갓사내길(성교육)이 아닌 사랑길을 배우면 됩니다. 살림길과 슬기글과 숲길과 사람길을 배워야지요. 이 그림책은 이 대목이 살짝 아쉽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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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5.15.

오늘말. 싹


오늘 하려고 생각한 일을 그다음으로 넘깁니다. 모레에는 마칠는지 모르겠으나 힘들거나 고단할 적에는 폭 쉽니다. 언뜻 보면 미루는 모습이지만, 앞으로도 즐겁게 하고 싶기에 숨을 돌린다고 여겨요. 오늘 마쳐도 좋으나 다음에 마쳐도 좋아요. 조마조마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으면서 일그림을 짜요. 차근차근 새그림을 여미고, 우리 몸이며 마음을 헤아려 앞그림을 엮습니다. 빗물이 잎망울을 적습니다. 햇볕이 꽃망울을 쓰다듬습니다. 앞꿈으로 우리 눈망울을 반짝입니다. 오래도록 꾸준히 하던 일이기에 기꺼이 내려놓습니다. 한우물을 파도 아름답고, 한우물을 물려주어도 아름답습니다. 뒷사람이 새롭게 지을 뒷길을 지켜봐요. 모두 우리 손으로 해내야 하지는 않습니다. 이 너머에는 나중에 태어나서 자랄 어린이가 펼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숨은빛이 있어요. 이듬해에 터질 망울이 있고, 요다음에 필 봉오리가 있어요. 새싹이 돋아요. 새빛이 퍼져요. 새날이 와요. 곧 오기도 하지만, 곧바로 안 오기도 해요. 빛살을 기다리면서 꿈나무를 돌봅니다. 모르는 사이에 발밑에서 바야흐로 싹이 돋았을는지 몰라요. 즈믄걸음도 한 걸음부터, 즈믄글도 한 줄부터입니다.


ㅅㄴㄹ


그다음·그담·모레·앞·앞날·이제·올적·다음·다음삶·다음살이·요다음·이다음·길그림·길짜임·꿈그림·꿈길·밝은그림·새그림·일그림·푸른그림·푸른길·앞길·앞그림·앞꿈·앞걸음·앞눈·앞빛·앞일·꽃망울·꽃봉오리·망울·봉오리·숨은빛·잎망울·꿈·꿈꾸다·빛·빛살·빛꽃·빛싹·싹·꿈나무·꿈별·꿈빛·꿈아이·나중·너머·뒷길·뒷삶·눈밑·눈앞·발밑·코앞·머잖아·머지않아·바야흐로·곧·곧바로·곧이어·멀다·새·새롭다·새날·새빛·새싹 ← 미래(未來)


즈믄글·즈믄글씨·즈믄글책 ← 천자(千字), 천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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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5.15.

오늘말. 앉은살림


전남 고흥이라는 시골에서는 어디를 가나 먼길입니다. 바깥일을 보려면 한나절쯤 가볍게 보내면서 자리에 앉아야 해요. 버스 걸상에 앉은 엉덩이가 고단합니다. 우리 겨레는 예부터 자리살림을 했다지만, 한나절을 넘어 두나절을 앉아서 보내야 하면 온몸이 뻑적지근해요. 버스가 쉼터에 깃들 적마다 바깥에 나와서 기지개를 켭니다. 볼일을 볼 이웃고장에 닿으면 되도록 안 앉으려 해요. 서서 다니고, 서서 말하고, 서서 움직이려 합니다. 이웃님은 “좀 앉으시지요?” 하고 묻지만 “내내 앉아서 오느라 엉덩이가 짓무를 판이에요. 앞으로도 또 오래 앉아서 돌아가야 하니 그냥 서려고요.” 큰고장을 찾아가서 보면 버스나 전철에서 얼른 자리에 앉으려고 밀치는 사람이 많고, 자리에서도 더 차지하려고 몸이나 엉덩이를 이리저리 미는 사람도 많더군요. 뭐, 여기저기 다녀 보지 않은 탓에, 먼길을 널리 누려 보지 않은 탓일 테지요. 우리가 몸을 다루는 길은 여럿입니다. 앉은살이도 선살이도 좋고, 나눔살이도 혼살이도 좋아요.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삶이 흐르는 길이 다를 뿐입니다. 무릇 즐겁게 춤추는 눈빛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춤짓으로 노래합니다.


ㅅㄴㄹ


자리살림·자리살이·마당살림·마당살이·바닥살림·바닥살이·앉은살림·앉은살이·앉아서 지내다·앉아서 일하다 ← 좌식생활


선살이·선살림·서서 지내다·서서 일하다 ← 입식생활


곧·그래서·그러니까·그리하여·무릇·다시 말해·뭐·음·자·짧게 말해·이래서·이리하여·이를테면·이른바 ← 언필칭(言必稱)


저자·여느·가게·마을·둘레·곳곳·여기저기·이곳저곳·어디서나·널리·두루·고루 ← 시중(市中)


팔다·가게·저자·돌다·나돌다·흐르다·다루다·쓰다·사다 ← 시중판매(市中販賣), 시판(市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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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악사 에르네스트와 셀레스틴 8
가브리엘 뱅상 글.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황금여우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2021.5.14.

그림책시렁 672


《거리의 악사》

 가브리엘 벵상

 햇살과나무꾼 옮김

 황금여우

 2015.1.25.



  우리는 혼자서 잘 합니다. 우리는 둘이서 잘 해요. 우리는 셋이며 넷이서 잘 하고, 다같이 모여서 잘 합니다. 어쩜 그렇게 잘 하는가 하고 돌아보면, 그저 신나게 어우러지고 싶고, 그대로 재미나게 노래하고 싶거든요. 멋스러이 보이거나 예뻐 보이려고 하면 어렵거나 벅찹니다. 좋아 보이거나 자랑하려고 나서면 딱딱하거나 고단합니다. 네가 노래하고, 나는 춤춥니다. 네가 춤추고 나는 노래해요. 함께 가락틀(악기)을 타고, 땅바닥에 발을 구르고, 하늘을 보며 통통 솟아오르면서 이곳을 잔치마당으로 바꾸어 냅니다. 《거리의 악사》는 어른하고 아이가 어떻게 살림을 지피면서 이웃하고 즐거이 얼크러지는가를 보여줍니다. 어른 혼자 애쓰지 않아도 되는 줄 밝히고, 아이가 무엇을 기쁘게 펼치는가를 알려요. 꼭 ‘일’이라는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돈’을 벌어들여야 하지 않아요. 일이나 놀이 모두 즐거워야 하고, 돈이나 살림이나 아름다이 나눌 노릇입니다. 생각하는 대로 하루를 열고, 생각이 흘러 삶이 되기에, 서로 눈을 마주보면서 깊디깊은 마음으로 사뿐히 날아들면서 사랑이 됩니다. 가볍게 털어요. 가뿐히 날아요.


ㅅㄴㄹ


#GabrielleVincent #MoniqueMartin

#ErnestetCelestine #ErnestCelestine

#Musiciensdesr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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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12. 찍히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저는 쓰고 읽고 짓고 엮고 가꾸고 돌보고 다듬고 생각하다가 찍는 사람입니다. 두 손에 빛꽃틀(사진기)을 쥐고서 이웃이나 둘레나 숲이나 아이들이나 곁님이나 자전거를 으레 찍는데, 제가 찍히는 일은 드뭅니다. 한 해에 몇 판 없습니다. 저를 빛꽃으로 담아 주겠노라 하는 이웃님이 있으면 “고맙습니다!” 하고 외쳐요. 기꺼이 찍힙니다.


  생각해 보면 아리송하지요. 제 모습을 갈무리하거나 남기자는 생각은 아예 안 하다시피 하면서 살아왔어요. 손으로 쓴 글자락이나 여태 읽은 책이나 지나온 발걸음은 알뜰살뜰 건사하면서, 왜 스스로 제 모습은 안 남길까요? 살림집에 거울을 안 둘 뿐 아니라, 거울을 안 쳐다보고 살기에 제 모습을 빛꽃으로 남기자는 생각이 아예 없는 셈인가 싶기도 합니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마을책집 〈나무 곁에 서서〉를 찾아가서 책을 읽고 장만합니다. 새로 내놓은 《쉬운 말이 평화》에 넉줄글을 적어서 건네었어요. “작가님한테서 책 받았으니 사진 찍어야겠네요!” 하셔서 “기꺼이 찍혀야지요!” 했습니다. 즐겁게 한 자락을 남겼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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