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r Maulwurf im Fruhling (Board Book)
즈네덱 밀러 / LeiV Buchhandels- u. Verlagsanst. / 190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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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5.16.

그림책시렁 674


《Der Maulwurf im Fruehling》

 Hana Doskocilova 글

 Zdenek Miler 그림

 leiv Leipziger Kinderbuch

 2007/2018.



  어릴 적에 본 그림이나 글을 쉬 잊을 수 있지만, 어릴 적에 본 그날부터 하나도 안 잊거나 못 잊기도 합니다. 어릴 적에 본 숱한 그림이나 글은 멍울이나 앙금이나 슬픔이 되어 남기도 하고, 씨앗이나 노래나 사랑이 되어 남기도 해요. 《Der Maulwurf im Fruehling》이란 그림책을 인천 부평 〈북극서점〉에서 만났습니다. 거의 마흔 해가 되어 만났지 싶어요. 즈데넥 밀러 님이 빚은 ‘꼬마 두더지’ 그림책입니다. 두더지는 땅밑에서 살 뿐, 땅밖에서는 못 살 테지만, 그림꽃이라는 생각날개를 펴면 ‘땅밖에서도 푸른 이웃하고 동무하면서 놀고픈 꿈’을 들려줄 수 있어요. 그렇잖아요. 날개 없이도 하늘을 날고, 지느러미나 비늘 없이도 바다를 가르며, 푸른별 바깥으로도 맨몸으로 나아가서 놀면 돼요. 오롯이 사랑이라는 마음이라면, 언제나 즐겁게 놀고 기쁘게 어울리려는 포근한 눈빛이라면, 두더지란 몸으로도 숲이웃을 사귀고 들동무랑 뜀박질을 하겠지요. 꽃송이를 곁에 두면서 꽃처럼 피어나는 두더지는 스스로 꽃이 되고 싶습니다. 꽃처럼 말하고 보고 느끼고 생각하다가 어느새 ‘꽃두더지’가 돼요. 우리는 어떤 삶이자 살림을 마음에 심는 하루인가요.


ㅅㄴㄹ


https://www.youtube.com/channel/UC8ZKvF049Iku9y41WpIUUCA/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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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1.5.16.

숨은책 527


《北傀의 南侵態勢》

박정희 국가비상사태선언

문화공보부

1971.12.6.



  서슬퍼런 나라에서 서슬퍼런 어른들 윽박질을 들으면서 자라며 늘 궁금했어요. 북녘은 사람들이 굶주려도 싸움연모(전쟁무기)에 쏟아붓고 싸움질만 시킨다지만, 남녘도 똑같아 보여요. 북녘이 싸움연모를 멈춰야 한다고 외치는 남녘이지만, 막상 남녘도 싸움연모에 더 돈을 퍼부을 뿐, 둘은 나란히 달렸어요. 남북녘 두 나라는 서로 미워하고 손가락질하고 총칼을 들이대도록 사람들을 내몰고 길들인 셈이지 싶더군요. 《北傀의 南侵態勢》처럼 얇은 사진책을 으레 보았습니다. 어린배움터(국민학교)에서는 이런 사진이나 글을 읽고서 반공독후감을 쓰고 반공포스터를 그리라 시켰어요. 임금자리를 지키려고 ‘국가비상사태’란 말을 지어내어 퍼뜨렸겠지요. 사람들 마음에 두려움·걱정을 심고 스스로 싸움박질이 일어나도록 미움·불길을 일으켰겠지요. 총칼은 사랑이 아닌 싸움이자 죽음으로 이어주는 길입니다.


이 책자를 보시는 분에게 : 3. 이 책자는, ‘국가비상사태선언’의 올바른 인식과그 실천을 위한 정부의 특별홍보계획의 하나로서, 북괴의 남친태세를 직접 눈으로 보고, 그 소름끼치는 전쟁도발의 흉모를 사전에 분쇄하는, 강철같은 국민총화를 이룩하기 위한 전국민적 자각과 분발을 촉구하고자 하는데 근본목적이 있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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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1.5.16.

숨은책 526


《朝鮮野史全集 卷二》

 윤백남 엮음

 계유출판사

 1934.7.25.



  나라 목소리를 갈무리한 자취라 ‘정사(正史)’요, 나라 목소리가 아닌 자취를 갈무리해서 ‘야사(野史)’라고 합니다. 나라에서 하기에 옳다(正)고 내세우면서 ‘나라자취’란 이름으로 들사람(野) 목소리를 뒷전으로 두곤 합니다. 틀을 지키자니 사람들 눈길이나 마음을 가두려 하지요. 《朝鮮野史全集 卷二》는 나라밥을 먹는 쪽에서 다루지 않은 이야기를 갈무리합니다. 뒷이야기나 숨은얘기라 할 만합니다. 그러나 들노래나 들이야기까지는 아니지 싶습니다. 왜냐하면 ‘정사·야사’ 모두 임금과 벼슬아치를 둘러싼 이야기에서 그치거든요. 나라자취조차 ‘이 나라가 다스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들여다보지 않고 갈무리하지 않습니다. 나라자취가 못미더워서 뒷이야기를 남기는 쪽에서도 ‘나라를 이룬 수수한 사람들이 수수하게 짓고 돌보며 누리는 하루’를 살펴보지 않고 갈무리하지 않아요. 1934년에 나온 ‘야사’뿐 아니라 그 앞뒤에 나오는 숱한 ‘야사’도 한문투성이였습니다. 이 땅에서 아이를 낳아 돌보고 흙을 일구어 살림하고 옷·밥·집을 손수 건사하는 하루를 ‘우리말 아닌 한문’으로 얼마나 그려낼 만할까요? 들사람이 들살림을 지으며 들아이한테 들노래를 물려주고 들꽃을 돌보는 들빛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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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5.12.


《미움》

 조원희 글·그림, 만만한책방, 2020.7.6.



어제는 굳이 인천 부평에 갈 일이 없었으나 부평·부천에서 어린배움터 길잡이로 일하는 분들하고 누리수다(화상강의)를 하고서 문득 그 둘레에 사는 그림님이 떠올랐다. 《하루거리》를 선보인 김휘훈 님을 만나고 싶어 부평으로 갔고, 둘이 함께 〈그림책방 오묘〉하고 〈북극서점〉을 찾아갔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내 둘이 한낮에 마을책집을 도는 가벼운 발걸음이란 아름답지. 캐나다에서 살다가 서울에 살짝 숨돌리려 깃드신 이웃님이 자동차로 태워 주셔서, 오늘은 서울 〈나무 곁에 서서〉에 〈호수책장〉에 〈한평책빵〉을 들른다. 〈꽃 피는 책〉은 못 가서 아쉽지만 다음 마실길을 손꼽아 본다. 하루를 마치고 잠들 즈음, 오늘 장만한 책을 하나하나 되읽는다. 책집에서 서서 읽고, 장만하고서 읽고, 고흥집에 돌아가면 아이들하고 되읽고, 느낌글을 쓰기 앞서 읽고, 우리 책숲으로 옮기며 또 읽는다. 지난달에 장만한 《미움》을 돌아본다. 책이름을 ‘가시’로 붙인다면 훨씬 빛날 만한 줄거리였다고 느낀다. 오늘날 어린이나 어른이 너무 ‘미움에 멍울이 맺힌 나날’이기는 해도, ‘가시라는 숨결이 뼈이자 멧갓이자 우듬지’이기도 하다는 속빛을 헤아리면서, 가까이에 마음을 사랑으로 돌보는 길을 그리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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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5.11.


《나를 안아줘》

 자크 프레베르 글·로낭 바델 그림/박준우 옮김, 미디어창비, 2020.3.10.



내가 치마돌이로 사는 줄 아는 분은 모처럼 만날 적에 “오늘은 치마가 아니네요?” 하고 묻는다. 아무리 치마가 좋다 한들 날마다 치마만 입겠나. 아무리 좋아하는 길이 있어도 늘 그 길만 가지 않는다. 밥굶기가 즐거워도 이따금 밥을 먹고, 밥먹기가 좋아도 가끔 밥을 굶을 만하지 않나. 《나를 안아줘》 같은 책을 예전부터 안 읽거나 안 반겼다. 이러한 책이 ‘사랑’을 다룬다고 하지만, 자크 프레베르 님 글을 서른 해 넘게 읽은 눈으로 보자면, ‘사랑 아닌 살섞기’를 다루었다고 해야지 싶다. 살섞기가 나쁘지는 않다만, ‘살섞기는 살섞기일 뿐 사랑이 아니’지. ‘사랑은 사랑일 뿐 살섞기가 아니’다. 이러한 결을 제대로 가르면서 노래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빛꽃(사진)을 담는 분이 뜻밖에 매우 적다. 새벽바람으로 길을 나섰고, 한낮에 인천 부평에 닿았다. 마을책집 두 곳을 돌아보는데 빛꽃틀(사진기)이 숨졌다. 살아나지 않는다. 빛꽃틀이 없이는 책집에 머물지 못하는 터라, 가까운 서울에 있는 사진가게에 전화를 하는데, 내가 바라는 빛꽃틀이 없다. 설마 싶어 용산나루 사진골목에 갔더니 내가 쓰는 빛꽃틀인 ‘캐논 100d 하양이’가 있다. 바가지를 썼지만 고맙게 샀다. 새 빛꽃틀을 사느라 엄청나게 걸어다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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