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1
팻 허친즈 지음, 박현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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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6.7.

그림책시렁 700


《TITCH》

 Pat Hutchins

 Aladdin

 1971/1993.



  우리 집 작은아이를 보며 가시내로 여기는 분이 많아 “머스마입니다” 하고 바로잡아 주느라 바쁘다가 이제는 암말을 안 합니다. 큰아이가 어릴 적에 머리카락이 더디 자랐는데 이때에는 머스마로 여기는 분이 많아 “가스나입니다” 하고 바로잡아 주느라 지쳤는데, ‘어른’이라는 분들은 아이가 몇 살인지랑 가시내·사내로 가르는 일만 눈여겨보나 싶더군요. 이런 대꾸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 “그러면 아이한테 뭘 묻나요?” 하고 묻기에 “아이더러 넌 오늘 무엇을 봤니? 오늘 무얼 하며 놀았니? 오늘 어떤 꽃내음을 맡았니? 어제는 어떤 별빛을 누렸니? 앞으로 어떤 꿈을 그리니? 나무하고 무슨 이야기를 했니?”처럼 아이한테 물을 말은 끝없이 많다고 알려주었습니다. 《TITCH》는 ‘티치’라는 아이가 나옵니다. 이 아이는 가시내일까요, 사내일까요? 아마 이 그림책을 얼핏 보면서 이 대목으로 갈라칠 분이 꽤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우리 삶이 눈길로 고스란히 녹아드니까요. 티치는 그저 티치입니다. 티치는 무척 어린 아이입니다. 티치는 궁금하고 해보고 싶고 배우고 싶고 놀고 싶습니다. 무럭무럭 자라나면서 스스로 빛나는 씨앗입니다.


ㅅㄴㄹ


100점 만점에 700점을 매기는 그림책.
이 그림책을 처음 만나던 날
눈물을 적셨으니
아직도 다시 읽을 적마다
찡하게 아름답다.

우리나라 그림책 지음이도
이처럼 수수한 삶자리에서
수수하게 이야기를 엮으면
가슴을 울리는 아름책을 빚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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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배움빛

숲집놀이터 256. 석 마디



열한 살 작은아이하고 자전거를 타고 녹동나루로 찾아가서 다리를 쉴 곳을 찾아서 앉는데, 녹동나루는 놀러오는 서울내기가 많은 구경터인 터라 시끌시끌하다. 사람이 많으면 갖은 소리가 귀로 스치기 마련이지만, 시끌시끌한 구경터에서는 새된 소리가 거슬릴 만큼 성가시더라.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젊은 어버이 입에서 “하지 마! 뛰지 마! 가지 마!” 이 석 마디가 끊이잖고 튀어나온다. 이쪽 어버이도 저쪽 어버이도 매한가지이다. 아이들은 뭘 해야 할까? 어른이 시키는 대로만? 아이는 어디서 뛰어야 하나? 아이가 뛰놀 빈터는 어디에 있는가? 아이는 어디로 가야 하나? 어버이가 그려 놓은 길로만 가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몸을 아끼고 마음을 돌보면서 무럭무럭 자라날 아이가 나무도 타고 물에도 들어가고 풀잎도 쓰다듬고 하늘바라기도 하다가 벌러덩 드러누워 바람을 마실 널널한 빈터가 온나라 어디에도 있어야지 싶다. 모든 어버이는 마당 있는 집을 누려야 하고, 모든 아이는 마당이며 골목이며 뒤꼍이며 숲이며 마음껏 누빌 수 있어야지 싶다. 내가 아이들한테 들려주고 싶은 석 마디는 “해봐. 뛰어. 다녀와.” 2021.6.6.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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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책과 어린이와 나무 : 나는 예전에 큰고장(도시)에서 살 적에 “책을 안 챙기고 다니는 사람하고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하고 말했지만, 아이를 낳아 돌보고부터는 “어린이 마음으로 눈길을 헤아리지 않는 사람하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생각·말·삶을 바꾸었고, 시골에 보금자리를 옮기고부터는 “나무를 바라보지 않는 사람하고는 말을 섞을 생각이 없다”고 생각·삶·말을 바꾸면서 산다. 큰고장에 살면서 버스나 전철을 탈 적에 손전화만 들여다보거나 종이새뜸만 들춘다면 마음이 얼마나 메마를까. 아이를 낳아 돌보는데 홀가분히 웃고 떠들며 쉽고 상냥한 말씨로 노래하지 않는다면 마음이 얼마나 가난할까. 시골에 살든 서울에 살든 나무 곁에 서서 줄기를 부드러이 쓰다듬고는 뺨을 가볍게 대며 “사랑해” 하고 속삭일 줄 모른다면 넋이 얼마나 캄캄할까. 책은 삶을 갈무리한 열매요, 어린이는 사랑을 노래하는 씨앗이요, 숲(풀과 나무)은 살림을 짓는 집인걸. 2021.6.7.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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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님을 만나면

#노래꽃
#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바닷바람 먹으며 쓴

#망울
#우리말동시사전
#우리말동시

그리고

#구멍양말
#구멍버선
#숲노래

조금 더 쉬고서
슬슬 집으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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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6.7. 한밤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 작은아이를 뒤에 태우고서 자전거를 네 시간 남짓 달렸습니다. 모처럼 오래 자전거를 탄 작은아이는 “아이구야, 엉덩이야. 집에 가면 엎드려야겠다.” 하고 욉니다. 그렇지만 막상 집에 와서 자리에 엎드리지 않아요. 시끌벅적하던 녹동나루도 아니고, 찻길에서 자동차를 걱정할 일도 없고, 오르막에서 땀을 뻘뻘 내며 올라야 하지도 않다 보니, 집에서 마음껏 뛰고 달리고 놉니다.


  끝없이 놀 줄 아는 아이들을 보면 “넌 그런 놀이힘이 어디에서 샘솟니?” 하고 마음으로 묻습니다. 저도 어릴 적에 놀이힘이 늘 이러했으니 어린이라면 모두 매한가지일 테지요.


  아무튼 엊저녁에는 일찌감치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자리에 누워 등허리를 펴는데, 오래 누워서 몸을 풀었다고 생각했으나 01시에 깹니다. 쏟아지는 별을 올려다보고서 셈틀을 켜고 이모저모 말꽃짓기를 하는데 솔솔 타는 냄새가 나더니 셈틀이 펑 소리를 가볍게 내고는 꺼집니다.


  요 몇 달 사이에 찰칵이(사진기)가 숨을 거두었고, 찰칵이 눈(렌즈)도 숨을 거두었습니다. 설마 셈틀까지 숨을 거둘까요? 그나마 무릎셈틀(노트북)이 있으니 한밤에 뒷손질(a/s)을 여쭙는 글을 남깁니다. 제 책상셈틀은 2013년에 언니가 장만해 주었습니다. 지난 여덟 해 사이에 쌓은 글이며 사진이 수북하니 셈틀이 버겁다고 소리낼 만합니다. 이제 셈틀까지 새로 장만해야 할까요.


  집(고흥 도화면 신호리)부터 녹동나루까지는 27킬로미터 남짓입니다. 자전거로 다녀오는 길에 풍남 등성이에서 멍석딸기를 보았어요. 여느 들딸기는 5월이 한창이요 멍석딸기는 이다음 6월이 한창입니다. 이다음에는 산딸나무 열매가 한창을 맞이하고요. 작은아이하고 멍석딸기를 훑으면서 ‘멍·석’이란 이름을 새삼스레 혀에 얹었습니다. ‘멀구슬나무’에서 ‘멀’도 매한가지인데, ‘머·마’로 잇닿는 이 이름은 ‘멍·망’으로 잇닿고, ‘망울·멍울’처럼 동글동글(둥글둥글)한 결을 나타냅니다. 작은아이한테는 슬며시 이름을 바꾸어 말했습니다. “이 망울딸기 어때?” “단맛만 말고 신맛도 나는데?” “그래, 들이며 숲에서 나는 아이는 단맛만 주지 않아. 우리한테는 단맛만 들어와야 하지 않거든. 살짝 시큼한, 새콤한 이 맛에 단맛이 감돌아서 들딸기가 즐겁지.” ‘망울딸기’가 뭐냐고 누가 묻는다면 “전라도 고흥에서 살아가는 시골돌이가 가리키는 사투리입니다.” 하고 말할 생각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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