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숙제는
이모토 요코 지음, 무네마사 요시코 원작, 이정원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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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6.8.

그림책시렁 668


《오늘의 숙제는》

 무네마사 요시코 글

 이모토 요코 그림

 이정원 옮김

 문학동네

 2006.5.30.



  돌림앓이가 불거진 지 이태째 접어들면서 배움터에 제대로 못 다니는 어린이·푸름이가 수두룩합니다. 이 탓에 어린이·푸름이가 제대로 못 배운다고들 합니다. 이른바 ‘학력 저하’라 하더군요. ‘학력’이란 무엇이고, 어린이·푸름이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삶을 사랑하고 이웃을 아끼며 동무를 헤아리고 숲을 품고 풀꽃나무를 가까이하는 길을 들려주려는 마음이 없이 ‘학력·등교·입시’를 붙드는 나라로만 간다면, 이 땅에서 어린이·푸름이는 무엇을 꿈꿀 만할까요? 《오늘의 숙제는》은 배움터에서 내준 할거리(숙제)를 아이가 기쁘게 하고픈 마음을 찬찬히 보여줍니다. 배움터에서 어린이를 마주하는 길잡이는 무엇을 해보라고 맡기기에 아이는 집으로 가는 길이 설레고, 집에서 어버이한테 여쭐 말 한 마디로 두근거릴까요? 돌림앓이판에 이 그림책 줄거리는 ‘이래서야 무슨 틈새두기가 되겠느냐?’고 따질는지 모릅니다만, 포근하게 품을 줄 알기에 푸르게 우거지는 숲처럼 푸근하게 풀어내는 풀빛길을 새롭게 지어야지 싶습니다. 나무를 품고 풀꽃을 품으며 하늘을 품고 빗방울을 품고 흙을 품으면서 이웃을 사랑으로 품는 길을 들려주어야 어른입니다.


ㅅㄴㄹ


#いもとようこ #宗正美子 #しゅくだ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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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박완서의 부엌 :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 띵 시리즈 7
호원숙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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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6.8.

인문책시렁 186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

 호원숙

 세미콜론

 2021.1.22.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호원숙, 세미콜론, 2021)은 어머니 박완서 님을 그리고 기리면서 ‘어머니 부엌살림이 남긴 빛살’을 놓고서 두런두런 밥수다를 들려줍니다. 어머니가 남긴 집에서 살아가는 글님은 그 집 가운데 부엌에서 가장 오래 하루를 보낸다고 해요. 한집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을 돌보는 자리라면 참말로 부엌에서 오래 보내기 마련입니다. 부엌에 마루에 마당에 집안 곳곳을 돌면서 밥옷집이라는 세 가지 살림길을 건사하지요.


  오늘 태어나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집에서 어느 곳에 오래 깃들면서 하루를 그릴까요? 앞으로 태어나서 자라날 아이들은 집에서 어느 자리에 오래 머물면서 하루를 지을까요?


  우리 어머니가 남긴 손맛을 떠올립니다. 우리 아버지는 국수조차 못 삶은 분인데 어떤 손맛을 남겼을까요. 아이는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함께 낳습니다. 그래서 ‘어버이(어머니 + 아버지)’입니다. 함께 아이를 낳는 어버이는 아이한테 어버이사랑을 어떻게 물려주는 슬기롭고 상냥하며 사랑스러운 눈빛인가요.


  할아버지 손맛하고 아버지 살림맛을 물려받으면서 새롭게 가꿀 어린이가 이 땅에 몇 쯤 되려나요. 따로 어머니하고 아버지를 안 가르면서 두 어버이 모두한테서 삶멋을 이어받으며 새삼스레 키울 푸름이가 이 땅에 얼마쯤 있으려나요.


  아이들을 부엌으로 데려오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부엌에서 어머니 아버지 곁에서 심부름을 하고 살림을 거들면서 까르르 수다를 터뜨리고 찬찬히 살림꽃을 피우면 좋겠습니다. 어느 한 사람 손맛만 남을 부엌이 아닌, 집안사람 모든 손길이며 숨결이 묻어나고 흐르는 보금자리로 나아가면 좋겠어요. 오늘도 새벽은 멧새가 노래하며 열고, 동트는 하늘은 차츰 별빛이 스러집니다. 


ㅅㄴㄹ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나는 이 집에서 그냥 살았다. 어머니가 물려주신 집의 부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15쪽)


미나리를 다듬으며 거머리를 대담하게 떼어버리던 어머니의 야무졌던 손이 생각난다. 어머니는 다듬고 난 미나리 뿌리를 버리지 않고 예쁜 항아리에 물을 받아 담가두셨지. (37쪽)


만약에 혼자 이 음식을 준비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할 수 있는 능력과 기운이 있다 할지라도. (87쪽)


우리 아이들도 싫어하지. 아이들이 기한 지난 유제품을 싹싹 모아 버리는 걸 보면 불편하다. 아이들은 엄마가 끄떡없다며 먹는 걸 보면 질색을 하지만.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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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싱거운
조금 밋밋한
뭔가 아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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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6.8.

오늘말. 후덜덜


여름을 앞둔 한봄부터 하나둘 터져나오는 개구리 노랫소리가 뛰어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래를 잘하는 개구리가 있지 않다고, 모든 개구리가 저마다 멋있게 노래잔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벽을 여는 멧새 노랫소리가 빼어나다고 여기지 않아요. 꼭두나 으뜸으로 꼽을 멧새란 따로 없이 온갖 멧새가 다들 멋지게 하루를 열면서 아름다이 노래판을 펴는구나 싶어요. 잰 손놀림이 아니더라도 밥을 짓고 살림을 건사합니다. 훌륭한 몸놀림이 아니어도 옷을 짓고 삶을 가다듬습니다. 잡도리를 해도 좋고, 밑일을 추슬러도 좋으며, 바탕부터 챙기면서 차근차근 오늘을 차리는 눈빛이라면 누구나 꽃등이라고 느낍니다. 이따금 꽤 먼길을 두 다리로 다녀오는데, 이런 날은 저녁에 다리가 후덜거립니다. 후들후들한 다리를 토닥이면서 느긋이 드러누워 눈을 감으면 마실길에 본 여러 모습이 가만히 흐릅니다. 길가에 고개를 내민 들꽃을 살펴보던 일이 떠오르고, 여름잎이 짙푸른 나무줄기를 쓰다듬던 일이 생각납니다. 하루를 갈무리하노라면 손도 다리도 기운이 새로 솟아요. 밤을 지나 새벽이 찾아들면 “자, 새날에는 어떤 새길을 걸을까?” 하는 마음이 부풉니다.


ㅅㄴㄹ


잘하다·뛰어나다·빼어나다·멋있다·멋지다·으뜸·꼭두·첫째·꽃등·좋다·훌륭하다·끝내주다·빠르다·재빠르다·잽싸다·재다·날렵하다 ← 백단(百端)


갖추다·가누다·건사하다·마련하다·장만하다·걸다·내걸다·길·잡도리·놓다·두다·보다·살펴두다·살펴보다·알아두다·밑일·바탕일·차리다·차려놓다·챙기다·하다·나서다·갈무리·갈망·가다듬다·다듬다·추스르다·보듬다 ← 채비, 차비(差備), 준비


떨다·떨리다·손떨림·다리떨림·손을 떨다·다리를 떨다·후덜덜·후들후들·후달리다·후덜거리다·후덜대다·후덜하다·후들거리다·후들대다·후들하다 ← 금단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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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6.7.

오늘말. 되치다


시킬 적에만 한다면 삶이 재미없습니다. 스스로 하기에 삶이 재미있습니다. 일감이 있어야 한다면 삶이 따분합니다. 일거리를 스스로 지어서 한다면 삶이 새롭습니다. 맡기기에 하는 일에 그친다면 스스로 짓는 마음이 얕거나 옅어요. 일거리는 멀리서 찾아야 하지 않아요. 저 너머에도 일이 있을 테고 이웃나라에서도 일감을 찾을 만하겠으나 다른 낯선 곳이 아닌 우리 삶자리에서 모든 일을 새삼스레 가꿀 만합니다. 사랑스레 일해 봐요. 노래하며 일해 볼까요. 즐거워 춤을 덩실덩실 추면서 일하면 어떤가요. 자꾸 벌충해야 하지 않아요. 되받거나 되치려고만 하지 말아요. 마음으로 모시면서 일합니다. 기쁘게 맞이하는 마음이 되어 하나씩 풀어가면 어느새 꿈을 이루는 일거리로 거듭나요. 우리 몫이 저 사람처럼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질을 하다 보면 땜질이 잇달아요. 모자란 곳을 메꾸기보다는 하나씩 가다듬어 차근차근 살림꽃을 담기에 시나브로 웃음이란 열매를 거둡니다. 두 팔을 벌려 하늘빛을 안습니다. 두 다리로 풀밭을 디딥니다. 두 눈으로 바람을 읽습니다. 사랑을 받아 사랑을 돌려주는 하루가 흐릅니다. 아득한 곳에서 찾아온 별빛이 반짝입니다.


ㅅㄴㄹ


시키다·일감·일거리·일·맡기다·맡다·하다 ← 업무명령


다른나라·다른·낯설다·새롭다·새·새삼스럽다·멀다·먼·아득하다·까마득하다·너머·건너·저쪽·이웃나라·이웃 ← 이국(異國)


되받다·되치다·받다·받아치다·맞서다·맞받다·돌려주다·되돌려주다·치다 ← 반격(反擊)


덤·벌충·갈음·삼다·몫·-처럼·-같이·-마냥·-만큼·-로·때우다·땜·채우다·메꾸다·담다·두다·넣다·모시다·풀다·이루다 ← 대리만족(代理滿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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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1.6.7.

숨은책 483


《wolf in the snow》

 Matthew Cordell

 Feiwel & Friends 2017.



  열다섯 살이 저물던 1989년에 영어 동화책을 처음으로 읽었습니다. 배움책만으로는 모자랐고, 인천에서 여러 책집을 돌며 시사영어사에서 낸 ‘빨강 겉그림인 작고 얇으며 값싼 영한대역본’을 장만했어요. 잘 뒤지면 1970년대에 나온 책을 1000원에 살 수 있었습니다. 1992년에 헌책집을 다니면서 이보다 눅은 200원이나 500원에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역본 아닌 원서’를 살 수 있어 고마웠어요. 대역본은 옆에 영어를 적으니 섣불리 못 옮기지요. 이와 달리 여느 옮김책(번역본)은 어떤 영어나 바깥말을 우리말로 옮기는가를 안 밝히기 마련이라 이웃나라 글님·그림님이 어떤 마음과 숨결을 글·그림에 심었는가를 읽기 어렵곤 합니다. 2017년에 《wolf in the snow》로 나온 그림책을 우리나라에서 2018년에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소녀》로 옮겼는데, 영어 그림책하고 딴판인 이름입니다. 책이름 탓에 줄거리를 아예 잘못 보기 좋겠더군요. 눈밭 늑대가 얼마나 의젓하고 상냥하고 씩씩하고 착하고 참하며 따스한가를 들려주는 그림책에 ‘용감한 소녀’란 이름을 왜 붙였을까요? 꼭 바깥말을 배워야 한다고는 여기지 않아요. 이웃말을 즐거이 배우며 어깨동무하면 좋겠어요. ‘딴나라’ 아닌 ‘이웃나라’로 여기며 손잡으면 좋겠어요.


ㅅㄴㄹ


비룡소에서 책이름을 엉망으로 붙인
그 그림책은 '숨은책'이라기보다
'죽은책'이라고 느낀다.

책을 왜 죽이는가?
출판사 대표와 편집부 사람들
모두 눈밭에 코를 박고
늑대한테 잘못했다고
두 손 싹싹 빌고
절을 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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