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6.


《식물 동화》

 폴케 테게토프 글/장혜경 옮김, 예담, 2006.11.6.



녹동나루(녹동항)까지 자전거마실을 한다. 아침 일찍 셈틀이 자꾸 멎어서 오늘은 일을 쉬어 볼까 생각한다. 한 해 내내 쉼날이 따로 없이 일하니, 한나절쯤 손을 놓아도 좋겠지. 흙지기도 쉼날이 없이 흙을 살핀다지만, 말꽃지기(사전편찬자)도 쉼날이 없이 늘 새말과 옛말을 갈마들면서 삶길을 돌아본다. 모든 말은 삶에서 비롯했으니 삶을 보며 말결을 읽고, 모든 말은 숲에서 태어났으니 풀꽃나무를 동무하면서 말빛을 헤아린다. 작은아이하고 신나게 고개를 넘는다. 작은아이가 힘들어 보일 때면 슬며시 발판질을 멈춘다. 멧딸기가 보이면 또 멈추고, 바다가 시원하고 우람나무를 보면 또 멈추지. 《식물 동화》를 읽으며 ‘풀꽃 이야기’를 내 나름대로 새롭게 쓰자고 생각한다. ‘동화·소설·수필’ 같은 이름을 붙여서 이야기를 여미는 분들은 으레 ‘다툼·사랑타령·시샘·죽임짓·따돌림질’을 굳이 끼워넣더라. 왜 그래야 할까? 왜 오롯이 삶과 사랑과 숲과 사람과 살림 이야기로는 글을 여미지 않을까? 작은아이하고 녹동나루까지 1시간 30분이 걸려서 달렸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2시간 30분. 참으로 애쓴 작은아이. “엉덩이 아파서 죽는 줄 알았네!” 하던 작은아이는 집에 와서 다시 기운을 차리는지 다시금 신바람으로 논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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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5.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이정록 글, 사계절, 2020.11.30.



우리 집에서 작은 두꺼비를 아직 만나지는 못했다. 처음 만난 아이는 커다랬고, 그 뒤로도 해마다 커다란 두꺼비만 만난다. 우리 집 말고 이웃 곳곳에도 다른 두꺼비가 있을까. 이 시골자락에서 두꺼비는 얼마나 오래 느긋이 삶길을 이을 만할까. 달걀꽃이 핀다. 망초는 메마른 땅에서 무시무시하다시피 오르지만, 까무잡잡한 흙으로 바뀌면 가냘프게 올라와서 곱게 꽃을 피운다. 석류꽃이 하나둘 늘어난다. 갯기름나물꽃도 하얗게 터지려 한다. 곰곰이 보면 갯기름나물꽃하고 파꽃이 비슷한 때에 핀다. 부추꽃은 늦여름에 터지지만, 마늘꽃이나 양파꽃은 한여름에 터진다. 달개비꽃도 낮달맞이꽃도 바야흐로 한창을 맞이하려 한다.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를 읽었다. 푸른배움터를 다니는 푸른 숨결하고 마주하는 길잡님이 푸름이 말씨를 섞어서 재미나게 노래(시)를 일구었다. 참말로 요새는 누리놀이(인터넷게임)를 몰라서는 푸름이하고 말을 못 섞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누리놀이 말씨를 따라할 마음이 없다. 푸름이뿐 아니라 어린이조차 시골버스에서 ‘c8’거리는데 이 말씨를 쓸 생각도 없다. 아이들이 어떤 말씨를 쓰든 ‘모든 바람을 아랑곳않고서 별빛으로 퍼지는 말씨’로 이야기를 가누어 들려주고 싶을 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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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uffy the Tugboat (Hardcover) - And His Adventures Down the River
Crampton, Gertrude / Golden books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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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6.14.

그림책시렁 694


《scuffy the Tugboat》

 Gertrude Crampton 글

 Tibor Gergely 그림

 Golden Books

 1946/1983.



  알고픈 아이는 언제이든 길을 나섭니다. 누가 이끌어 주지 않아도 좋아요. 스스로 알고 싶으니 스스로 찾아나서요. 스스로 배울 뿐 아니라, 스스로 보고 싶기에 어디로든 거침없이 나아갑니다. 낯선 길을 마주하고, 낯선 곳에서 하루를 묵고, 낯선 하늘을 바라보다가 잠듭니다. 돌고 다시 돌고 또 도는 사이에 어느덧 궁금한 마음을 풀고, 이제 집으로 가려는 생각이 들어요. 자, 엄청나게 나들이를 했는데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까요? 《scuffy the Tugboat》는 조그마한 장난감 배로 태어난 아이(scuffy)가 ‘장난감으로만 살지 않겠다’면서 ‘내 삶을 스스로 찾겠다’는 꿈으로 물줄기를 따라 마을을 돌고 골짜기를 지나 숲이며 들을 가로질러 큰고장을 들러 바다까지 나아가는 길을 그려요. 조각배는 어디까지 갈 만할까요? 너른바다도 씩씩하게 헤쳐나갈까요? 바다마실까지는 안 바랐으니, 바다마실은 나중으로 돌리고서 저랑 즐겁게 놀 어린이한테 찾아가면 좋을까요? 1946년에 태어난 그림책은 그무렵 수수한 시골살림을 비롯해서 번쩍이는 서울살림까지 찬찬히 보여줍니다. 오늘 이곳에서 우리가 조각배 이야기를 새로 그린다면 어떤 살림을 담을 만할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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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안아줘 - 자크 프레베르 시화집
자크 프레베르 지음, 로낭 바델 그림, 박준우 옮김 / 창비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1.6.14.

그림책시렁 693


《나를 안아줘》

 자크 프레베르 글

 로낭 바델 그림

 박준우 옮김

 미디어창비

 2020.3.10.



  누가 누구를 ‘안는다’고 한다면, 서로 ‘안쪽’에 둔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몸을 안쪽으로 당기면서 마음을 ‘알’려는 뜻이기도 해요. ‘안다·알다’는 맞물리고 ‘안·알’은 나란히 흐릅니다. 겉으로만 안을 수 있겠지요? 안는 척한다든지 몸만 부비적거릴 수 있어요. 이때에는 겉만 아는 셈입니다. 또는 겉조차 알지 못하는 판이에요. 몸뚱이를 안기에 사랑이 되지 못할 뿐더러, 마음을 알 수 있지 않아요. 마음을 안아야 비로소 사랑이면서, 서로 알아가는 사이가 됩니다. 《나를 안아줘》가 나쁜 책은 아니라고 느끼면서도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겉몸을 안는 모습을 바탕으로 보여주면서 이렇게 움직일 적에 ‘사랑’이 되는 듯 그리거든요. 어린이하고 함께 볼 그림책이 아닌, 요즈음 마음이 처지거나 힘든 큰고장 어른을 달래려는 뜻으로 엮은 그림책이라고 할 텐데, “몸을 안는 줄거리”에 치우친 나머지 “마음을 안으면서 알고 나누는 길”까지는 못 들어가는구나 싶어요. 사랑이라면 “나를 안아줘” 하고 말하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면 스며들고 녹아들며 젖어들어서 서로 다른 하나이자 둘로 빛납니다. 알맹이를 안지요. 사랑하면 그저 안아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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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새 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10
제르마노 쥘로 글, 알베르틴 그림, 이준경 옮김 / 리잼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2021.6.14.

그림책시렁 695


《작은 새》

 제르마노 쥘로 글

 알베르틴 그림

 이준경 옮김

 리젬

 2013.4.9.



  어떻게 하면 새를 만날까요? 나무가 자라야 하고, 나무에 애벌레가 깃들어야 하지요. 나무 곁에 풀밭이 있고, 풀밭에 풀벌레가 있어야 하고요. 갈매기한테 새우깡 같은 주전부리를 주는 사람이 많습니다만, 갈매기한테는 깨끗한 바다를 주면 됩니다. 크고작은 새한테는 우람하게 자라는 나무에, 푸르게 우거지는 풀숲을 주면 되어요. 바다가 깨끗하면 아이들이 반겨요. 빈터가 풀밭이 되고 나무가 잘 자라면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지요. 그리고 이 곁에서 어른도 푸근하게 쉬면서 몸하고 마음을 달랠 만합니다. 《작은 새》를 읽으면서 우리 어른들 하루를 돌아봅니다. 어른들은 부릉이(자동차)를 언제 버릴까요? 어른들은 모든 굴레·틀(정치·사회·제도)을 언제 버릴까요? 어른들은 싸움연모(전쟁무기)를 언제 버릴까요? 어른들은 겉치레하고 허울을 언제 버릴까요? 어른들은 언제쯤 되어야 비로소 느긋하게 아이하고 손을 잡고서 뛰놀고 걷고 달리다가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떠들면서 이야기꽃을 피울까요? 작은 새가 불러요. 저기 봐요. 쉬잖고 재재재재 노래하면서 우리를 불러요. 일손을 놓아요. 부릉이에서 내려요. 손전화를 꺼요. 신을 벗고 나무를 같이 타요.


ㅅㄴㄹ

#Lesoiseaux #Albertine #GermanoZu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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