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r Maulwurf im Fruhling (Board Book)
즈네덱 밀러 / LeiV Buchhandels- u. Verlagsanst. / 19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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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6.21.

그림책시렁 687


《Der Maulwurf im Fruehling》

 Hana Doskocilova 글

 Zdenek Miler 그림

 leiv Leipziger Kinderbuch

 2007/2018.



  꽃밭에서는 꽃을 봅니다. 꽃송이 곁에서 날갯짓하는 나비하고 벌을 봅니다. 꽃가루를 누리는 풀벌레랑 잎벌레랑 딱정벌레를 봅니다. 꽃잎을 간질이는 바람을 보고, 꽃망울에 드리우는 햇살을 봅니다. 풀밭에서는 풀을 만나요. 풀줄기를 집으로 삼는 풀벌레를 만나고, 풀잎을 길로 삼아 오가는 개미떼를 만나지요. 풀꽃에 맺힌 이슬을 만나고, 풀포기를 흔드는 바람을 만납니다. 《Der Maulwurf im Fruehling》는 ‘꼬마 두더지’가 마주하는 꽃밭동무랑 풀밭이웃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두더지한테는 꽃내음하고 풀냄새가 물씬 흘러요. 꽃밭동무한테도 꽃빛이 가득 흐르고, 풀밭이웃한테도 풀빛이 넘실넘실합니다. 우리 사람은 꼬마 두더지한테 어떤 동무나 이웃이 될 만할까요? 우리는 꼬마 두더지를 동무나 이웃으로 여기는지요, 아니면 남남인지요, 아니면 아예 들여다볼 마음이 없는지요? 꽃을 바라보다가 흙바닥에 가만히 무릎을 꿇고 앉아서 눈을 지긋이 감을 줄 안다면,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꽃으로 거듭납니다. 아주 쉬워요. 마음으로 읽기로 해요. 풀책(식물도감)에 적힌 이름이 아닌, 우리 마음에서 피어나는 이름으로 꽃송이를 마주하고서 불러 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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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 21
박신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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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6.21.

그림책시렁 679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박신영

 사계절

 2020.5.15.



  삶이란 노상 숨은그림찾기입니다. 우리가 궁금한 이야기는 늘 곁에 있어요. 마음을 기울이면 모두 찾아내고, 마음을 안 기울이면 하나도 못 찾습니다. 사랑을 그리기에 사랑을 찾고, 사랑을 안 그리니 사랑을 못 찾아요. 아직 모른다면 앞으로 즐겁게 배울 수 있어요. 이제 안다면 앞으로 새로 배우지요. 숨은그림을 찾듯 숨은살림을 찾습니다. 오늘까지 익힌 살림을 바탕으로 새길을 닦고, 오늘도 서툰 솜씨를 추슬러서 빙그레 웃어요.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는 재미나고 뜻있게 엮은 그림책이라고 여깁니다만, 되읽을수록 어쩐지 눈이나 손이 안 갑니다. 그래요, ‘숨은 그림’이나 ‘숨은 동무’나 ‘숨은 소꿉’이 아닌 ‘보물’이란 말을 쓴 탓이군요. 어린이는 놀잇감을 ‘보물’이란 이름으로 가리키지 않아요. 어린이한테는 놀잇감이 그냥 놀잇감입니다. 풀밭에 살포시 안긴 놀잇감은 어린이한테 동무입니다. 풀잎이며 풀꽃도 어린이한테 동무예요. ‘동무이자 놀이요 소꿉’이라는 얼개로 다시 바라본다면, 이 그림책이 한결 빛나리라 봅니다. 그리고 ‘보물’이란 데에 매인 탓인지, 그림책 말씨마저 너무 어렵고 얄궂어요. 손질할 말씨가 가득합니다.


ㅅㄴㄹ


풀숲에 매번 잃어버리고 와요 (3쪽)

→ 풀숲에 늘 잃어버리고 와요

→ 풀숲에 노상 잃어버리고 와요


햇살이 따뜻해지면 겨우내 땅에 엎드려 있던 어린 풀들이 (5쪽)

→ 햇볕이 따뜻하면 겨우내 땅에 엎드리던 어린 풀이


몇 개가 있나요 (5쪽)

→ 몇이 있나요

→ 얼마나 있나요


풀들 사이로 빈 달팽이 집이 (5쪽)

→ 풀 사이로 빈 달팽이 집이


지금은 몸이 멀겋지만 조금씩 초록색으로 변할 거예요 (7쪽)

→ 아직은 몸이 멀겋지만 조금씩 풀빛으로 바뀌어요

→ 오늘은 몸이 멀겋지만 조금씩 푸른빛이 되어요


하얀 돌에서 편히 쉬었다 가 (7쪽)

→ 하얀 돌에서 폭 쉬었다 가

→ 하얀 돌에서 푹 쉬었다 가


숨죽이고 귀 기울이게 돼요 (9쪽)

→ 숨죽이고 귀기울여요


새들이 날아오르는 소리 (9쪽)

→ 새가 날아오르는 소리


다람쥐 집 근처에는 카펫 같은 솔이끼가 깔려 있고 (9쪽)

→ 다람쥐 집 곁에는 솔이끼가 있고

→ 다람쥐 집 곁에는 솔이끼 깔개가 있고


장미 향에 기분이 좋아져요 (11쪽)

→ 꽃찔레내에 즐거워요

→ 꽃찔레내음이 반가워요

→ 꽃찔레냄새가 좋아요


벌은 윙윙대며 시끄럽게 꿀을 모아 가고 (11쪽)

→ 벌은 윙윙대며 꿀을 모아 가고


덤불 속에 꼭꼭 숨어 있어요 (11쪽)

→ 덤불에 꼭꼭 숨어요


이제 막 짓기 시작한 (11쪽)

→ 이제 막 짓는


토끼풀 그늘에 숨어들어 쉬고 있어요 (13쪽)

→ 토끼풀 그늘에 숨어들어 쉬어요


토끼풀꽃으로 반지를 만들려고 해요 (13쪽)

→ 토끼풀꽃으로 고리를 엮으려고 해요

→ 토끼풀꽃으로 가락지를 짜려고 해요


우리가 찾은 자연 속 보물에 대해 알아볼까요 (22쪽)

→ 우리가 찾은 숲빛을 알아볼까요

→ 우리가 찾은 숲살림을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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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노래 2021.6.21.

놀이하는 어린이 4 입시지옥은 폭력



  열세 살이 저물던 1987년 겨울에 어머니가 “얘야, 너도 학원에 가지 않을래?” 하고 물었다. “네? 학원이요? 그럴 돈 없잖아요?” “이제 중학생이 되면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데, 다른 집에서는 벌써 다 하더라.” “에이, 다른 집에서 해도 우리랑 달라요. 돈도 아깝고, 중학교에 들어가서 배우는 대로 해야지, 먼저 중학교 과정을 학원에서 배우기 싫어요.” “엄마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러다가 뒤처지지 않겠니?” “학원 안 가고 중학교에 들어가서 진도를 못 따라간다면, 학교 잘못이에요. 국민학교 1학년에 들어갈 적에 저는 한글을 몰랐지만, 그냥 학교에서 뗀 한글로 잘 배웠잖아요. 영어나 수학도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배우면 돼요.” “엄마는 걱정되는데? 잘 생각해 봐.”


  며칠 뒤 “얘야, ○○ 알지?” “네.” “걔네가 대학생을 불러서 과외를 한대. 거기서 같이 배워라.” “과외면 더 비싸잖아요.” “워낙 이십만 원 내야 하는데, 한 사람 옆에 앉혀서 오만 원만 내기로 했어. 한 달만 해도 돼.”


  난 ‘고졸’이다. 고졸로 살며 아랑곳할 일이 없지만, 이 나라를 보면 “졸업장을 따니 다른 졸업장을 따려고 학교에 더 들어간다”고 느낀다. 자격증도 같다. 졸업장은 졸업장을 낳고, 자격증은 자격증을 낳는다. 이 고리를 안 끊으면 삶터가 엉망이다. “배움수렁은 주먹질(입시지옥은 폭력)”이다. 걱정은 걱정을 낳고, 사랑이어야 사랑을 낳는다. 어린이를 수렁에 밀어넣으면 아이는 죽음을 배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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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노래 2021.6.21.

놀이하는 어린이 3 때리고 맞다



  나는 대단히 많이, 참으로 자주, 맞으며 자랐다. 그때(1980년대)에는 다들 그랬다고 하지만, 그때(1980년대)까지 맞은 적 없이 자랐다고 하는 이웃이 제법 있다. 나는 그때(1980년대)까지 어린날을 보낸 사람이라면 모두 어른한테서 얻어맞고 막말을 듣고 시달리면서 자랐으리라 여겼는데, 아니더라. 어린이를 안 때린 어른이 그때(1980년)까지 꽤 있었을 뿐 아니라, 1950년대나 1930년대에도 어린이를 안 때린 어른이 퍽 있더라.


  거꾸로 헤아려 본다. 어른은 언제부터 어린이를 때렸을까? 1900년대로 접어들고, 이웃나라가 총칼을 쥐고 쳐들어오던 그무렵부터 어린이를 윽박지르고 때리지 않았을까? 흙을 짓고, 모든 살림을 손수 짓던 옛사람은 어린이를 ‘왜 때리지?’ 하고 알쏭하게 보았다고 느낀다. 삶터(사회)를 주무르는 힘꾼(권력자)이 사람들을 족치는 판이 되고, 배움터(교육기관·학교)가 선 1900년대 첫무렵부터 비로소 ‘어린이를 때리고 족치고 윽박지르는 짓’이 불거지고 퍼졌지 싶다.


  1990년대를 지나 2000년대가 되고부터 주먹으로 어린이를 때리는 짓은 수그러들지만, 배움수렁(입시지옥)에 가두는 짓은 그대로이다. 어린이한테 놀이할 틈을 안 주는 짓이 바로 주먹질(폭력)이다. 푸름이가 꿈이 아닌 셈값(시험점수)에 얽매이도록 내모는 짓이 바로 때림질이다. 아이를 사랑이 아닌 배움수렁에 밀어넣으면, 이 아이는 무엇을 보고 듣고 배우는 어른이 될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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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노래 2021.6.21.

놀이하는 어린이 2 보고 듣는다



  흔히들 “어린이는 듣는 자리, 어른은 말하는 자리”로 여기는데, 어쩐지 거꾸로 본 셈이지 싶다. 스스로 어린이로 살아온 나날을 돌아보고, 오늘 어른이 되어 어린이하고 살아가는 나날을 되새기노라면, “어린이는 말하는 자리, 어른은 듣는 자리”로 여겨야 알맞지 싶다.


  어린이는 끝없이 말한다. “저게 뭐야? 이게 뭐야? 그게 뭐야?” 어른은 끝없이 듣는다. “응, 응, 응.” 어린이는 자꾸 말한다. “그래서? 왜? 어떻게?” 어른은 꾸준히 듣는다. “그래, 그래, 그래.”


  적잖은 어른은 어린이한테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하고 윽박지르거나 나무라는데, 이런 윽박말을 듣는 어린이는 ‘엄마아빠도 내 말 안 듣잖아?’ 하고 생각하지 싶다. 나부터 이렇게 느끼고 생각했는걸. ‘아이 말을 듣지 않는 엄마아빠라서, 나는 엄마아빠가 나한테 보여주고 가르친 대로 엄마아빠 말을 들을 수 없잖아?’ 하고 속으로 느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어린이는 본다. 어린이는 보고 말한다. 어린이는 보고, 봐주고, 돌아본다. 어른은 어린이로 살아내어 어느덧 어린이를 곁에 두고 살면서 새롭게 보고, 봐주고, 돌아본다. 어른은 듣는다. 어른은 듣고서 배운다. 어린이가 들려주는 말을, 비바람해가 들려주는 노래를, 스스로 마음에서 빛나는 말을 어린이 곁에서 듣고서, 새롭게 생각하여 둘레에 이야기를 즐거이 들려준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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