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24 남성 위안부



  스스로 살아내거나 겪거나 치르지 않거나, 코앞에서 마주하지 않거나, 이웃이나 동무한테서 만나지 않는다면, 참으로 모르는구나 싶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만, 둘레에서 이런 모습을 흔히 마주합니다. 김규항이라는 글꾼이 “부유한 위안부도, 남성 위안부도 없다” 하고 글을 쓰기에, 이분은 모르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돌아보았습니다. 모른대서 그이가 잘못이거나 나쁠 까닭이 없습니다. 아이들로서는 ‘위안부’뿐 아니라 ‘노리개’가 무엇인지 알 턱이 없고, 알려주어야 하지 않습니다. 제가 사내 아닌 가시내였다면 다른 길을 살거나 겪었을 텐데, 사내라는 몸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여러 길을 마주하거나 겪거나 맞닥뜨리거나 견디어야 했습니다. 글꾼 ㄱ씨는 왜 “부유한 위안부도, 남성 위안부도 없다” 하고 읊을까요? 스스로 본 적도 겪은 적도 없을 테니까요. 스스로 본 적도 겪은 적도 없으니 ‘없다!’고 다부지게 읊을 텐데, 글이든 말이든 스스로 살아낸 대로 옮길 노릇입니다. 보지도 겪지도 하지도 않은 일은 안 써야지요. 책으로 읽어서는 한 줌조차 안 됩니다. 삶은 책이 아닙니다. 책은 삶 가운데 아주 부스러기 같은 토막만 담습니다. 말하기 앞서 살아 보셔요. 글쓰기 앞서 삶을 지으셔요. 살지도 겪지도 않았으면 입다무셔요.


http://www.gyuhang.net/3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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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파랗게
#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아침 일찍 자전거 몰고서
고흥 도화초등학교에
동시짓기 이야기를 들려주러 갔다.

자전거로 들길 달리며 본 하늘
어제 작은아이랑 누린 달개비꽃
두 이야기를
짧게 끊었다.

넉줄글은 1-2학년한테
여덟줄글은 3-4학년한테
이만큼만 써도
얼마든지 노래(시)가 된다고
들려주었다.

너희가 마음에서 피어난 말을
한 줄로 옮겨도 노래란다.

#우리말동시
#우리말동시사전
#숲노래
#쉬운말이평화
#도화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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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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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살림노래
#노래꽃

어제였네.
"틈새"를 쓰고
면소재지에
자전거로 두 판 다녀왔구나.

아침에는 도화초등학교로
저녁에는 우체국으로

그 틈새에 쓴 노래꽃을
이웃님한테 띄웠다.

유월이 깊고
시골빛이 짙고
고요히 숨을 고르며
글 몇 줄 추스르고

#우리말동시사전
#우리말동시
#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이웃님 누구나
글치레 아닌
글살림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숲노래
#곁책
#스토리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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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2.


《선생님, 진화론이 뭐예요?》

 이상수·이정모 글, 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 2021.6.28.



오늘은 읍내 우체국으로 간다. 서울마실 다녀온 몸이 아직 찌뿌둥하지만 집안일을 하고 바깥일을 보자니 버겁다. 집으로 돌아와서 마을 빨래터를 치운다. 아, 오늘은 한숨조차 안 쉬고서 저녁까지 움직이네. 얼마나 오래 많이 걸었을까. 더구나 맨몸이 아닌 등짐을 짊어지고서 다녔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일거리가 줄잇는구나. 저녁바람을 마시면서 부엌에 드러눕는다. 매우 고단하면 오히려 잠이 안 온다. 누운 채 마당나무를 바라보고, 멧새가 노래하는 가락을 하나씩 짚는다. 슬슬 개구리 노랫소리가 피어나서 어우러지고, 멧새노래는 잦아든다. 《선생님, 진화론이 뭐예요?》를 읽었다. 배움터에서는 아직 ‘진화론’을 가르치네. 이웃나라는 진화론을 넘어 ‘양자물리학’을 가르치는데, 우리는 언제쯤 진화론을 내려놓을까? 어느 길(이론)이든 틀리지도 맞지도 않다. 보려고 하는 데만 보는 길(이론)인 터라 어느 틀에서는 어울릴 테지만, 삶·살림·사랑·숲이라는 보금자리로 헤아리면 안 어울리곤 한다. 보라, 숲이며 사랑은 진보도 개혁도 보수도 수구도 아니다. 숲은 숲이요 사랑은 사랑이다. 삶은 삶이며 살림은 살림이지. 배움길로 진화론도 가르치되 숲과 사랑을 함께 들려주면, 생각을 다스리는 푸른길을 슬기로이 이야기하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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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1.


《청개구리》

 이금옥 글·박민희 그림, 보리, 2007.3.30.



새로 나온 《곁책》을 받는다. 나름일꾼(택배기사)한테 고맙다고 절을 한다. 바지런히 글월자루에 담으려고 넉줄글을 쓴다. 책은 모두 같아도 받아서 읽을 사람은 다 다르다. 책마다 똑같이 손글씨를 남길 수 없다. 받을 이웃님을 생각하면서 새롭게 넉줄로 이야기를 짠다. 이러다가 졸음이 쏟아져서 눕는다. 어제 노래꽃판(동시판)을 일흔 자락 마무리하느라 꽤 힘을 뺐구나. 한숨을 돌리고서 마저 쓴다. 작은아이하고 자전거를 볼면서 바람을 가르며 구름바라기를 한다. 아, 구름을 머금으면서 들길을 가로지르니 기운이 솟는구나. 천천히, 더없이 천천히 달리려 하는데, 뒤에 앉은 작은아이는 발판을 허벌나게 밟으면서 신난다. “우리, 구름 좀 보면서 느긋이 가자.” 《청개구리》는 참 멋스러운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을 큰아이하고 얼마나 많이 보았을까? 이제 우리 아이들은 그림책 아닌 마당이나 뒤꼍이나 바깥마루 어디에서나 풀개구리를 만난다. 조그마한 몸집이어도 우렁차게 노래하는 풀개구리를 만나면 한참 지켜본다. 360쪽 즈음 되는 책이기에 한 자락을 부쳐도 우표값이 꽤 든다. 모두 잘 날아가기를. 받는 이웃님이 반기면서 마음밭에 싱그러이 숲빛을 새롭게 길어올려 둘레에 사랑씨앗을 심어 주시기를 조용히 빌어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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