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6.


《신기한 잡초》

 퀸틴 블레이크 글·그림/서남희 옮김, 시공주니어, 2021.4.30.



빗물을 치우러 책숲으로 간다. 비 새는 곳이 는다. 오래도록 빈 이 집(폐교)이 함박비가 와도 비 새는 곳이 몇 곳만 있으니 고맙다. 비록 오늘은 곳곳에서 비가 새지만, 그 틈에 풀씨가 내려앉아서 가만히 메꾸어 주면 좋겠다. 빗물이 마르기를 기다리면서 생각에 잠긴다. 노래꽃을 왜 어떻게 쓰는가 하고 돌아보다가 “아픈 때”라는 이름을 붙여 한 자락을 쓴다. 우리는 얼마든지 아플 만하다. 아프거나 앓는다면, 신나게 아프거나 앓은 뒤에 말끔히 털고서 한결 튼튼하고 기운차게 일어서면 된다고 느낀다. 돌림앓이에 걸리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다지만 “걸린 사람이 다 죽나?” 하고 묻고 싶다. “걸린 사람은 거의 다 말끔히 낫지 않느냐?”고 묻고 싶다. “걸리면 자칫하면 죽는다”는 두려움을 나라에서 자꾸 심는 듯하다. 제발 두려움과 걱정을 떨치자. 아이들은 아프면서 튼튼히 자란다. 어른도 똑같다. 어떤 앓이라 해도 신나게 맞아들여서 깔끔히 터는 숲길을 그리자. 《신기한 잡초》는 “재미난 들풀”을 들려준다. 그래, 들풀이다. 우리나라는 서울(큰도시)를 늘리느라 들풀이 자랄 빈터를 싹 밀어버렸다. 자동차를 치우고 풀밭을 놀리자. 풀밭에서 아이들이 뛰놀도록 하자. 그리고 나무를 심어 아이들이 나무타기를 즐기도록 풀어주자.


#TheWeed #QuentinBlake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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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5.


《오늘은 무슨 장난을 칠까?》

 도이 카야 글·그림/고광미 옮김, 아이세움, 2005.10.20.



오늘도 비. 어제 살짝 갠 듯하더니 새삼스레 아침부터 비. 이러다 살짝 쉬는 비. 오호라, 좋아, 살짝 쉬어 주는구나. 길바닥이 마르네. 그렇다면 우체국에 다녀와 볼까. 오늘은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 우체국에 다녀오기로 한다. 며칠 뒤 여러 고장으로 바깥마실을 다녀올 터라, 저잣마실을 보려고 생각한다. 언제나처럼 등짐을 짊어지고서 걷는다. 나는 앞으로도 다리와 자전거와 시골버스로 저잣마실을 하리라 생각한다. 나처럼 부릉이(자동차)를 거느리지 않고서 곁님하고 아이들 밥살림을 저잣마실로 장만해서 짊어지고 사는 이웃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처럼 오늘날에도 손빨래를 신나게 하는 살림꾼이 있는지 모르겠다. 둘레를 볼 생각은 없다. 오늘 내가 선 곳을 보고, 곁님하고 아이들이 홀가분하게 놀고 살림노래를 부르는 길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오늘은 무슨 장난을 칠까?》를 새삼스레 되읽는다. 사랑스럽고 애틋한 그림책이라서 다시 보고 또 본다. 새로 나오는 그림책도 안 나쁘다고 여기지만, 이렇게 수수하게 아이들이 놀고 웃고 노래하면서 숲에서 푸르게 우거지는 길을 밝히는 그림책은 좀처럼 안 나오는구나 싶다. 그림솜씨는 떨어져도 된다. 붓을 쥐기 앞서 아이들하고 맨발과 맨손과 맨몸으로 풀밭과 숲에서 실컷 뛰놀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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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의 브런치
반지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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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7.9.

인문책시렁 193


《스님과의 브런치》

 반지현

 나무옆의자

 2020.6.23.



  《스님과의 브런치》(반지현, 나무옆의자, 2020)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합니다. 글님은 밥차림하고 글쓰기를 나란히 놓고서 글님 삶빛을 돌아봅니다. 저는 밥차림 곁에 아이를 돌보는 살림길을 나란히 놓으면서, 골목마실하고 말빛을 헤아려 보고자 합니다.


  저는 인천에서 나고자랐으나 인천 골목을 2007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빛꽃(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내로라하는 이들이 골목마실을 한다면서 찰칵찰칵하니 굳이 저까지 골목을 담아야 한다고 여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값진 찰칵이(사진기)로 그분들이 담는 빛꽃을 보자니 “골목마을을 다 죽어가고 쓰러지는 낡아빠지고 케케묵고 뒤처진 쓰레기판”이라도 되는 듯이 다루더군요. 어처구니없어서 그분들한테 “이녁이 쓰레기판이라도 되는 듯 찍은 그 골목집에 사람이 사는데 모르시나요?” 하고 따졌어요.


  이러다 다시 생각했지요. 잿빛집(아파트)에 살고 부릉이(자가용)를 몰며 사는 그분들은 어쩌다 인천으로 ‘출사’를 와서 슥 한 바퀴 돌고서 뒤풀이를 하며 놀려는 생각입니다. 골목이나 마을이나 사람을 볼 생각이 처음부터 없습니다. “아, 골목은 골목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스스로 찍어야 하는구나. 누구를 탓하거나 따질 일이 하나도 없구나.” 싶더군요.


  골목사람은 언제 어디에서나 스스로 골목빛을 담으면 돼요. 골목이웃으로 찾아오는 분이라면, 적어도 한나절(4시간)을 걸어다니면서 돌아본 빛을 옮기면 됩니다. 다만, 하루 한나절이 아닌, 철 따라 하루씩 찾아들 노릇이고, 새벽 아침 낮 저녁 밤을 갈라서 찾아들 노릇이며, 비 눈 바람 땡볕 구름이란 날씨에 맞추어 찾아들 노릇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한 해 삼백예순닷새를 통틀어 날마다 한나절씩 거닐면서 골목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온마음으로 마주하면서 빛꽃으로 담을 만하지요.


  이처럼 말하면 “번거롭고 귀찮고 힘들게 누가 그렇게 다니면서 찍어? 미쳤어?” 하고 묻더군요. “네. 미치면 안 되고, 사랑하면 다 해요. 사랑하는 사람은 그처럼 다니며 빛꽃으로 담는 길이 하나도 안 번거롭고 안 귀찮고 안 힘들답니다. 사랑으로 마주하면 한 해뿐 아니라 다섯 해 열 해 스무 해를 꾸준히 거닐다가 어느새 골목집으로 삶터를 옮겨 이 빛살을 누리겠지요.” 하고 덧붙여요.


  절밥을 맛본 다음 스스로 절밥을 지어 보자고 생각한 글님은 《스님과의 브런치》를 써내면서 스스로 삶을 바꾸고 생각을 빛내 보려고 했다고 느낍니다. 고작 밥 한 그릇이라고 여길 수 있으나, 바로 밥 한 그릇이 발판이 되어 새롭게 눈뜰 만하다고 여길 만해요.


  밥차림이란 마음차림입니다. 밥짓기란 마음짓기입니다. 으레 “요리를 만들다” 같은 말을 씁니다만, 밥은 ‘만들’지 못해요. ‘만들다 =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내다’를 가리킵니다. “논밭에서 열매를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논밭을 지어 열매를 얻고 나누고 누려”요. ‘짓다’라는 낱말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서 가려쓰면 좋겠어요. ‘만들다 = 겉치레·꾸미다’하고 잇닿습니다. ‘짓다 = 사랑·가꾸다’라는 길입니다. 작고 수수한 손길이 깃들어 밥차림이 확 거듭나거나 피어나듯, 작고 수수한 낱말 하나를 우리가 스스로 가다듬을 적에 생각차림이 새롭게 자라나고 깨어납니다.


ㅅㄴㄹ


정성을 다한 음식이 한 사람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음식을 허투루 만들 수 없게 됐다. (97쪽)


힘을 빼려고 안달복달하느라 오히려 힘이 꽉 들어간 아이러니가 내게 요리와 수영 말고 또 하나 있었다. 바로 글쓰기. (102쪽)


하루는 스님이 웃으며 이런 말을 하셨다. “스님들이 별걸 다 먹는다 싶죠? 사실 별개 아니에요. 이런저런 음식을 만들고 나면 재료가 남는데, 안 버리려고 궁리를 하다 보니 이런 메뉴도 만들어졌네요.” (150쪽)


작은 과정들이 요리의 결정적인 부분을 좌우했다.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따로 썰고, 따로 볶고, 칼 대신 숟가락을 사용하는 데는 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거였다.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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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그림
#곁책
#쉬운말이평화
#노래꽃

누워서
빗소리 들으며
개구리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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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노래꽃
#우리말동시
#우리말동시사전
#숲노래

읍내 우체국에
바지런히 다녀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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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
#노래꽃
#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오늘이 4일인가 했더니 5일.
달종이 잘 봐야겠다.

쉬면서 살자고
쉬엄을 노래한다.

쉽게 가자.

#곁책
#우리말동시사전
#우리말동시
#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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