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 킨더랜드 픽처북스
이정록 지음, 김유경 그림 / 킨더랜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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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7.16.

그림책시렁 742


《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

 이정록 글

 김유경 그림

 킨더랜드

 2021.4.5.



  우리 집 아이들은 나이가 들수록 바깥밥을 안 사먹고 싶어요. 느끼는 대로 말할 줄 알고, 생각하는 길을 밝힐 줄 알며, 마음이 흐르는 빛을 헤아리면서, 이제 스스로 하루를 지어 새롭게 노래하는 살림을 누리려고 해요. 이러다 보니 “밖에서 사먹는 밥, 너무 맛없어! 못 먹겠어!” 하는 말을 스스럼없이 합니다. “아버지가 집에서 해주는 밥이 가장 맛있어.” 하고 보탤 적에는 깜짝 놀라요. “아이들아, 너희 아버지는 그저 너희 입맛을 헤아려 맞출 뿐이야. 게다가 때로는 간을 엉뚱하게 맞추기도 하잖아.” “그래도 이렇게 맛없게 달고 짜지는 않잖아요.” 왜 짜장국수에 그렇게 달달가루랑 소금을 많이 써야 할까요? 손빛을 담는 즐거운 한 그릇으로 빚으면 넉넉하지 않을까요? 《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는 중국집 할머니랑 아버지랑 아이가 얽힌 이야기를 부드러이 들려줍니다. 단출하게 지내는 집안은 서로 아낄 줄 아는 마음이 따사롭습니다. 글·그림에 흐르는 삶길은 중국집이 아닌 여느 살림집에서도 매한가지이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집밥에 집옷에 집살림을 사랑으로 엮기에 즐겁고 아름답고 포근해요. 아이하고 하루를 손수 지어 봐요.


ㅅㄴㄹ

#살짝아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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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집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음, 파올로 카르도니 그림, 이기철 옮김, 나성인 감수 / 풍월당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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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7.16.

그림책시렁 741


《음악의 집》

 클라우디오 아바도 글

 파올로 카르도니 그림

 이기철 옮김 

 풍월당

 2021.5.5.



  저더러 “왜 고흥에 사느냐?”고 그냥 묻는 분이 있고, 낯선 두멧시골까지 굳이 왜 들어가느냐 따지는 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고흥처럼 별이 쏟아지는 곳이 없어요.”나 “저희 보금자리만큼 온갖 새가 하루 내내 찾아들어 노래하는 데가 없어요.” 하고 얘기해요. 온통 멧골이라 별이 쏟아진다는 경북 영양에서 밤을 여러 날 맞이한 적이 있으나 고흥 우리 집 마당에 대니 시큰둥했어요. 구름이 없으면 늘 맨눈으로 미리내를 보니까요. 《음악의 집》을 펴면서 노래라는 길을 이렇게 읽고 나누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여느 배움터(학교)하고 배움책(교과서)은 이러한 얼거리로 바라보고 들려주리라 생각해요. 나무로 짠 가락틀에 손길을 얹어 노래가 태어나고, 바람이 나뭇가지를 건드리고 새가 나뭇가지에 앉아 출렁하면서 살며시 노래가 태어나요. 닷줄종이(악보)에 콩나물을 그려서 가락을 타고, 풀잎에 맺힌 이슬을 나누어 마시는 풀벌레가 하늘을 기리며 노랫가락을 펴요. 아이가 놀면서 내는 웃음소리를 “히히, 하하, 헤헤, 흐흐.”로 옮긴들 높고낮으며 밀고당기는 결을 그리지는 못해요. 사랑을 담아 들려주는 말은 모두 노래예요. 꿈을 실어 손으로 빚는 모든 글이며 그림이며 마음도 언제나 노래, 살림노래예요.


#Lacasadeisuoni #AbbadoClaudio #Valeria #CardoniP

#살짝아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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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마리코 15
오자와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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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16.

고양이랑 할머니랑 글꽃이랑



《80세 마리코 15》

 오자와 유키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1.6.30.



  《80세 마리코 15》(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은 마리코 할머니가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새롭게 들려줍니다. 앞선 열넉걸음도 이런 이야기가 가득했는데, 열다섯걸음에서는 글보람(문학상)을 받을지 모르는 할머니가 여태 느낀 적이 없던 설레는 마음으로 글하고 책을 새삼스레 생각하지요.


  글은 젊을 적이든 늙을 적이든 쓰기 마련이지만, 나이가 든 글님을 자꾸 밀어내려는 둘레 물결에 그만 휩쓸리고 싶지 않아서 집을 나오고 펴냄터(출판사) 엮음이(편집자)하고 갈라서지요. 이러다가 길고양이를 만나서 품고, 여러모로 헤매고 떠돌고 아파하다가, 스스로 펴냄터를 차리고 달책(잡지)을 내요. “팔려서 돈이 될 젊은 글님만 눈여겨보거나 돌보겠다”는 낡은틀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글을 써서 팔려도 나쁘지 않겠으나, “팔릴 글을 쓰려는 마음”이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마음을 글로 옮기고픈” 마리코 할머니이거든요.


  모름지기 삶이 있어야 글이 있습니다. 삶이 없이 글만 꾸미거나 만든다면, 겉멋에 겉치레로 흐릅니다. 이른바 글멋·글치레인데요, 오늘날 숱한 글쟁이는 글멋하고 글치레에 사로잡혀서 “삶이 흐르지 않는 껍데기 글”을 쏟아냅니다.


  왜 삶이 없는 채 글만 쓰려 할까요? 왜 글만 팔아먹으려 하나요? 스스로 즐거이 눈물웃음으로 하루를 지은 삶을 고스란히 옮기면 글인걸요? 아기를 낳아 돌보는 이야기로 넉넉히 글꽃입니다. 흙을 만지고 호미질을 하고 낫으로 풀을 벤 이야기로 너끈히 글꽃입니다. 가게 셈지기(계산원)로 일한 하루를 옮겨 새롭게 글꽃이에요.


  자랑하려는 글로 기울기에 멋을 부립니다. 자라나려는 글을 헤아리기에 삶을 담습니다. 남한테 보여주려고 생각하기에 겉치레(글치레)를 합니다. 스스로 마음빛을 가꾸면서 사랑을 밝히고 싶기에 노래하며 글을 씁니다(삶을 짓습니다).


  여든 살 할머니뿐 아니라 마흔 살 아줌마도 오늘 이곳에서 누리는 길을 즐겁게 옮기면 글꽃입니다. 아흔 살 할아버지나 쉰 살 아저씨도 오늘 이곳에서 살림꾼이 되어 집안일을 함께하고 아이를 돌보며 자장노래를 부르고서 기쁘게 옮기면 글꽃이에요.


  글은 늘 우리 삶입니다. 고양이랑 할머니랑 글꽃을 곱다시 얽고 엮고 여민 《80세 마리코》라는 그림꽃책은 글쓰기를 하고픈 이웃님하고 젊은이하고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상냥하면서 착한 길동무가 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뿐 아니라 살림짓기와 사랑살림을 이루고픈 어린이와 푸름이와 젊은이와 어르신한테도 참하면서 고운 말동무가 될 만할 테고요.


ㅅㄴㄹ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물론 젊을 때는 받고 싶었지만 결국 이와아상은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받는 거고, 나하고는 인연이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좋은 일이 있구나.” (17∼18쪽)


‘마리코 할머님, 잘 지내요? 활약상 지켜보고 있어요. 단행본도 진짜 재미있고요. 저도 흉내내서 육아일기를 쓰고 있어요.’ (31쪽)


‘어른의 일상은 너무나 단조롭지만, 아이에 대해선 쓸 게 많죠. 소라는 365일 쉴새없이 성장해요. 마리코 할머님도 언젠가 증손자를 보러 오세요. 그리고 제가 쓰는 것도 읽어 줬으면 해요.’ (32쪽)


“아니, 돌아간 건가. 멋도 부리고 여행기 쓰던 시절의 어머니로. 이렇게 (사인지) 많이 부탁해서 미안해.” “코지가 사인을 해 달라는 날이 올 줄이야. 가출해서 노력한 보람이 있구나.” (54쪽)


“마리코. 다들 당신한테 기대하고 있다고. 그 순간에 같이 있고 싶은 거야. 그만큼 마리코의 책에 정성을 들였으니까.” (73쪽)


‘집 안이 좀 썰렁하네. 난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엔 나를 제외한 전원이 가출을 했다.’ (151쪽)


“그렇게 이 집을 주겠다고 한다면 받아 주마! 그리고 내가 이 집과 가족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겠어.” (157∼158쪽)


#YukiOzawa #おざわゆき #傘寿まり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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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게를 품다 (2021.7.15.)

― 제주 〈시인의 집〉



  어제는 저녁 여섯 시 무렵 일찌감치 길손집에 들었습니다. 고흥집에서 녹동나루까지 자전거를 몰았고, 제주나루에 내려서도 한참 자전거를 타느라 온몸과 등짐이 땀으로 흥건해요. 빨래부터 하고 땀내음을 씻어야겠다고 여겼는데, 이튿날인 오늘 아침까지 치마바지가 덜 마릅니다. 오늘도 자전거를 신나게 몰 테니 다시 땀범벅일 테고, 덜 마른 치마바지를 입고서 아침 일찍 길을 나섭니다.


  꽃송이처럼 피어나는 구름을 올려다보면서 달립니다. 해도 구름도 좋은데 자전거로 움직이는 분은 아무도 안 보입니다. 길에 자동차는 엄청 많습니다. 열일곱 해쯤 앞서 푸름이를 이끌고 자전거를 달릴 적에 지나간 조천 마을길을 오늘 새로 만납니다. 돌담길을 천천히 지나 〈시인의 집〉을 알리는 조그마한 이름판을 봅니다.


  마을책집 마당에서 땀을 들이고 손낯을 씻습니다. 한참 땀을 식히고서 안쪽으로 들어섭니다. 땀을 실컷 뺐으니 뜨거운 잎물(차)을 마십니다. 땡볕에 자전거를 한참 탈 적에는 찬물을 섣불리 마시면 안 됩니다. 오히려 뜨겁거나 따듯한 물을 마셔야 몸이 사르르 풀려요. 달아오른 몸에 찬물을 넣으면 속이 다칩니다.


  바다하고 하늘이 만나는 곳을 가만히 바라볼 수 있는 곳을 가볍게 돌다가 구석자리에서 슥 움직이는 아이를 봅니다. “넌 어떻게 들어왔니?” 여닫이를 활짝 열어 놓았기에 살그머니 들어온 듯합니다. “너, 여기에서 스스로 못 나갈 듯한데?” 왼손을 살그마니 펴고 오른손으로 슬슬 밀어서 품습니다. “자, 이제 너른바다로 가렴.” 바닷게를 내보냅니다.


  우리는 모두 노래하는 님입니다. 갓 태어난 아기가 젖을 달라며 우는 소리도 노래요, 젖을 빠는 소리도 노래이고, 기저귀에 응가를 하고서 아버지를 부르는 아이 목소리도 노래입니다. 똥오줌기저귀를 복복 비비고 헹구어 삶은 다음 마당에 널어 해바라기를 시킬 적에 마르는 소리도 노래요, 아이를 안고 업으며 마실하는 발걸음 소리도 노래예요. 땡볕에 자전거를 달리며 길바닥에 주루룩 흘러내리는 땀방울 소리도 노래이고, 건널목에서 푸른불을 자동차가 기다릴 적에 풀밭에서 퍼지는 가느다란 풀벌레소리도 노래입니다.


  이 모든 노래에 글씨라는 옷을 입히니 글(문학 또는 시)이 됩니다. 소리를 무늬처럼 그리기에 글이요, 소리에 빛깔을 입히기에 그림이에요. 늘 아이들을 뒤에 태워서 달리던 자전거를 아주 오랜만에 혼자 달렸습니다. 비록 혼잣몸으로 달리지만, 등쪽에서 아이들 웃음소리를 듣습니다. 몸은 떨어져도 마음은 함께 있으니 노래를 들어요. 우리 말소리는 말빛으로, 우리 눈망울은 눈빛으로 늘 어우러집니다.


ㅅㄴㄹ


《그대라는 문장》(손세실리아, 삶이보이는창, 2011.2.13.)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염무웅, 창비, 2021.6.3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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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36 좌우당간



  즐겁게 쓸 적에 살아나는 말입니다. 즐겁게 쓰지 않으면 그만 외워야 해서 괴로운 말입니다. 일놀이도 이와 같습니다. 즐겁게 해야 신나는 일이요, 마음껏 펴야 재미난 놀이입니다. ‘좌우지간’ 같은 넉글한자를 ‘좌우당간’처럼 슬쩍 말결을 틀어서 쓰는 분이 있습니다. 언뜻 보면 재미난 말놀이일 수 있으나, 더 헤아리면 ‘아무튼·어쨌든·그러니까·그래서·다시 말하면·뭐·글쎄’ 같은 우리 말씨를 밀어낸 셈입니다. 이런 우리 말씨를 ‘암튼·우짜든·그랑게·그란디·아따·무시기·글씨요’처럼 살몃살몃 말꼴을 틀어서 사투리로 쓸 만하고, 이런 준말이나 사투리를 즐겁고 알맞게 두루 쓰곤 합니다. ‘왜 이 말을 쓰기보다 저 말을 쓰라 하느냐?’ 하고 물을 수 있겠지요? ‘이 말 아닌 저 말’을 굳이 드는 까닭이라면, 어린이랑 할머니를 살피자는 뜻입니다. 우리가 살아온 바탕에 맞추어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듯 쉽고 부드러우면서 살뜰히 나눌 말씨로 추스른다면, 말맛이 살면서 사랑이 나란히 피어날 만하지 않을까요? 오랜 말씨를 새롭게 쓰면서 말결이 빛나고 새말이 태어나는 실마리를 얻기도 합니다. 이러는 사이에 말밑을 엮는 얼개를 넌지시 알아채고요. 따지고 보면 ‘굳이’가 아닌 ‘마음써서’ 손질하는 말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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