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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몇 바가지 쏟은 몸이며 옷을
일찌감치 빨래하려고
제주시청 곁 길손집에 들었다.

오름이(승강기)에 타고서
거울로 치마바지와 접은자전거를
담았는데..
아침까지 땀옷하고 어깨짐이
다 말라 주기를..

#구름은
#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숲노래
#동림당
#제주동림당
#제주책집
#마을책집

책집지기님이 들려준
"제주와 얽힌 책이 걸어온 자취" 이야기는
이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이 영근
살뜰한 꽃수다로구나 싶다.

책밭서점과 동림당은
제주 책박물관이기도 하다.

#제주책박물관
#제주박물관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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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아이답게 그리고 (2021.7.16.)

― 제주 〈그리고 서점〉



  애월 어린이를 앞에 두고서 제주에 여럿 있는 ‘폭포’란 무엇일까 하고 물어봅니다. “쏟아지는 물이요!” “‘쏟아지는 물’을 어떻게 줄여 볼 만할까?” “음, ‘쏟물’?” “네, ‘쏟물’이겠지요. 말은 이렇게 줄여요. 그런데 ‘쏟물’은 소리내기 좀 어렵지 않나요?” “네.” “우리말은 소리내기 어렵지 않아요. 옛날부터 쓰는 말은 모두 누구나 쉽게 알아보고 알아채고 소리내어 쓰도록 지었어요. 그러면 이쯤에서 생각해 봐야지요. ‘물’은 어떻게 엮은 낱말인가요?” “물이라면 ‘무 + ㄹ’?” “네. 그러면 ‘쏟물’은?” “어, 그러면 ‘쏠물’?” “맞아요. 오랜 옛날부터 우리가 스스로 가리키던 쏟아지는 물이란 ‘쏠’이에요.” “우와, 신기하다.” “이제 거꾸로 생각해 볼게요. ‘쏠’이라는 우리말이 ‘폭포’를 가리킨다고 알려주면 알기 쉽겠어요? 아마 외워야 할 테고, 외워도 이내 잊기 쉬워요. 그렇지만 ‘쏠’이라는 낱말이 어떤 뜻이며 어떻게 태어났는가 하는 말뜻하고 말밑을 헤아려서 파고들면 외울 까닭이 없고, 되게 쉬우며 누구나 알아챌 만해요. “쏟아지는 물”을 줄여서 ‘쏟(쏘) + 물(ㄹ)’이거든요.” “네.” “어린씨한테 다른 낱말을 들어 볼게요. ‘쏘다’나 ‘쏘아붙이다’가 있어요. 벌이 쏘고 말을 쏘아붙인다고 해요. 총을 쏜다고도 하고요. 이 ‘쏘·쏟’은 세면서 빠르게 흐르는 결을 나타낸답니다. 비슷하면서 다른 ‘솟·소’도 있어요. ‘솟다·솟아오르다·샘솟다’ 같은 얼개로 나타나는데, 이처럼 말밑을 하나씩 짚으면 사람들이 예부터 어떻게 살면서 생각하고 말을 짓고 나누었는가를 알 만해요.”


  다른 하나를 들어 봅니다. “어린씨 여러분한테 어른들이 “심부름을 시키”지요?” “네! 맨날 시켜요!” “‘심부름”이란 뭘까요?” “시키는 일?” “네. 시킨다고 해서 심부름이에요. ‘시-’가 붙잖아요. 짐을 싣는다는 ‘싣다’나 힘들거나 괴롭다는 ‘시달리다’도 ‘시-’가 맞물려요. 곧 심부름은 스스로 생각해서 하는 일이 아닌, 남이 하라는 대로 따르는 몸짓이에요. 이와 달리 우리가 스스로 생각해서 하는 몸짓이 있어요. 뭘까요?” “음.” “‘일’이란, 우리가 스스로 생각해서 하는 몸짓이에요. 오늘날 삶터(사회)에서는 ‘일’이 품는 밑뜻하고 동떨어져 버리고 말았는데, ‘일 + 다’를 생각하면 쉬워요. ‘일다·일어나다’는 물결이 일고 바람이 이는 길, 아직 없는 곳에서 처음으로 태어나거나 오르는 몸짓이랍니다. 그래서 ‘심부름’하고 달리 ‘일’은 우리가 스스로 생각해서 이루려는 길이에요.“


  말밑은 먹물붙이(학자) 노닥거림이 아닌 어린이 눈빛으로 살피고 찾고 느끼고 나누면서 생각을 스스로 북돋우는 말샘으로 나아가야지 싶습니다. 〈그리고 서점〉이 깃든 애월에서 애월 어린이들 반짝이는 눈빛에 제 말샘도 빛났습니다.

















ㅅㄴㄹ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구본형, 휴머니스트, 2013.7.15.)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사샤 세이건/홍한별 옮김, 문학동네, 2021.6.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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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누구의 것인가 - 빼앗긴 자들을 위한 탈환의 정치학
채효정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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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7.18.

인문책시렁 201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

 채효정

 교육공동체 벗

 2017.6.27.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채효정, 교육공동체 벗, 2017)는 책이름에 맺음말이 드러납니다. 열린배움터(대학교)라고 하는 곳은 오늘날 같은 길이어서는 이 배움터가 무너지고 이 나라도 무너질 뿐 아니라, 아이들하고 어른 모두 나란히 무너지는 낭떠러지로 치달을 뿐이라서 밝혀요.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면 돼요. 누구나 어느 배움터이든 들어갈 수 있으면 되고, 누구나 무엇이든 배울 수 있으면 돼요. 어느 곳에서도 마침종이(졸업장)나 솜씨종이(자격증)를 안 주면 됩니다.


  보기를 들어 볼게요. 흔히 열린배움터 문헌정보학과라는 데를 마쳐서 ‘사서 자격증’을 주는데, ‘사서 자격증’이 있어야 책숲(도서관)이라는 곳을 책숲답게 알뜰살뜰 가꾸면서 책빛을 밝히나요? 마을책집을 여는 일꾼은 열린배움터를 안 나오면 책집살림을 못 꾸리나요? 이른바 열린배움터 문예창작학과를 나와야 글꽃(문학)을 쓸 수 있나요?


  모든 이름(명예와 신분과 자격)은 허울입니다. 이제 열린배움터 얘기는 그만두기로 해요. 아이들을 이런 데에 보내지 말아요. 이런 데에서 일하는 어른인 우리는 모두 그만두고서 나오면 좋겠어요. 마침종이를 돈으로 주고받는 그런 데가 아니라, 우리 보금자리에서 즐겁게 배우고 신나게 나누는 길을 가기로 해요. ‘요리 강의’를 들어야 밥을 짓는다면 얼마나 메마른가요? ‘목수 수업’을 받아야 집을 짓는다면 얼마나 벅찬가요?


  아이들은 어버이라는 품에서 자라기에 말을 익히고 삶을 바라보며 사랑을 깨닫습니다. 어버이는 “배우는 품”이요 “배우는 집”입니다. 어버이는 ‘학교’이지 않습니다. 마침종이·솜씨종이(졸업장·자격증)를 돈으로 주고받는 얼거리인 열린배움터(대학교)이기에 갖가지 말썽거리와 잘못이 불거지고 끊임없이 생겨요. 허울·겉모습이 아닌 손길·눈길로 마주하는 마을이 되고 집이 되고 살림이 된다면, 이때에는 어떤 말썽이나 잘못이 깃들지 않습니다. “교육 개혁·제도 개혁”이 나쁘지 않습니다만, 거의 밥그릇다툼(기득권 정쟁)에서 맴도는 그런 ‘껍데기 개혁’이 아닌, 삶자리(보금자리) 사랑길을 생각하고 나누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그렇지만 이 고등학교의 있음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그것이 있기는 있다. 그 건물은 있다. 무엇인가가 이 있는 것에 속해 있다면, 그것은 그것의 있음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것을 있는 것 안에서 찾지 못하는 것이다. (33쪽)


지금은 그 세력이 너무 위축되어서 학내에선 운동권 학생들이 거의 소수자가 되어 있는 상태예요. 그래서 되도록 옹호하는 자세를 취하고 싶지만 반성할 건 반성해야죠. (98쪽)


아이디어 하나로 자동차 수백 대를 파는 것보다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거죠. 근데 이게 누구의 미래죠? (119쪽)


대학 교육에서 전공성의 약화는 심화된 지식의 전수라고 하는 고등교육의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입니다. (179쪽)


이 이사들은 과연 무슨 자격으로 이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 몫을 가지고 있지요? (2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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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아빠 목소리 - 태교 동화를 읽는 시간.지혜를 배우는 아이 하루 5분 태교동화 시리즈
정홍 지음, 김승연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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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7.18.

인문책시렁 200


《하루 5분 아빠 목소리》

 정홍 글

 김승연 그림

 예담

 2014.11.20.



  《하루 5분 아빠 목소리》(정홍 글·김승연 그림, 예담, 2014)를 읽으며 살짝 아찔했습니다. 오늘날 숱한 사내(아버지나 아저씨)는 어린이하고 하루 5분조차 느긋이 어우러지면서 노래하고 춤추고 놀고 수다를 떨면서 살림을 보여주고 물려줄 틈을 못 내는구나 싶더군요.


  우리는 이렇게 살고 싶은지, 아니면 하루 다섯 시간을 아이랑 마음껏 놀 만한 일거리를 찾고 살림길을 헤아리고 싶은지, 바로 오늘부터 갈무리해야지 싶습니다. 숱한 사내(아버지나 아저씨)가 얼마나 집 바깥으로 나돌면서 집안일에 게으르거나 등돌리기에 “하루 5분 아빠 목소리” 같은 말이 불거질까요? 이 5분이나마 느긋하게 누리려나요?


  그런데 이제는 사내뿐 아니라 가시내(어머니나 아줌마)도 아이 곁에서 5분을 느긋이 목소리를 들려주거나 나누면서 생각을 빛내는 길하고 차츰 멀어진다고 느낍니다. ‘의사소통’이 아닌 ‘이야기’를 제대로 5분을 펴는지 생각해 볼 노릇이에요. 마음을 빛내는 삶님으로 한집에서 함께 살아가는지 아닌지를 생각할 노릇입니다.


  제발, “무엇을 할 생각인가”부터 생각하기로 해요. 어떤 이야기여도 좋습니다. 아무 이야기나 하지는 마요. 거듭 말하지만 ‘어떤’ 이야기라도 좋으나 ‘아무’ 이야기나 하지는 맙시다.


ㅅㄴㄹ


어쨌거나 넝마주이는 또 갈등하기 시작했어. 못 본 척하기가 너무 힘들었거든. 게다가 집에 큰애가 아파 누워 있다잖아. 자기 아들처럼 말이야. (124쪽)


피에르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고, 이반은 그것이 허황된 꿈이라며 잔소리를 해대기 일쑤였다. (210족)


그때까지만 해도 왕자는 호이병들 중 한 명이 자신을 구한 거라고만 생각했어. 하지만 잠시 후 화살의 주인공이 눈앞에 나타나자 깜짝 놀라고 말았지. 하얀 원피스를 입은 채 활을 들고 서 있는 그녀는 옛 화가들이 그린 명화의 인물처럼 신비로운 여신 그 자체였거든. (254쪽)


나는 씩 웃으며 도시락 뚜꼉을 열어 보았습니다. 애들 솜씨답지 않게 훌륭한 요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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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34 입가리개



  입을 가리는 곳은 총칼나라(군사독재)라고 했습니다. 저는 어린배움터(국민학교)를 1982∼1987년 사이에 다녔는데, 그무렵 배움책이나 얘기책(동화책)에서는 ‘북녘은 사람들 입을 가리는 무서운 곳’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남녘도 막상 ‘얘들이 어디 어른 앞에서 말을 해?’ 하면서 윽박질렀어요. 북녘이든 남녘이든 벼슬자리(정치·권력) 목소리하고 다른 말을 못하도록 짓눌렀습니다. 코입을 가리개로 씌우는 곳은 ‘수수한 목소리를 틀어막는’ 나라입니다. 사람들이 왜 코입을 가려야 할까요? 왜 공장·자동차에서 뿜는 매캐한 바람 탓에 입가리개를 해야 하고, 돌림앓이 탓에 입가리개를 해야 할까요? 숲하고 바다에는 돌림앓이가 없습니다. 탁 트이고 싱그러이 바람이 흐르고 햇볕이 퍼지는 곳에는 어떤 앓이도 없습니다. 가두거나 갇힌 굴레이기에 돌림앓이랑 여느앓이가 흐드러집니다. 숲이 아닌 좁은 그릇에 풀꽃나무를 가두면 푸른숨이 솟는 구실을 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은 전철·백화점뿐 아니라 거리마다 사람물결입니다. 운동선수는 아무도 입가리개를 않고 살을 부비며 땀흘립니다. 입가리개란 허울(쇼)입니다. 눈속임이자 눈가림이고 거짓부렁에 껍데기입니다. 아름답게 살려면 입을 가리지 말고 숲을 돌보며 사랑해야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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