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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웃는너

한참 묵직등짐을 지고서
땡볕을 달리다가
처음으로 5분쯤 쉴 적에
개미가 종아리 발등 허벅지를
볼볼볼 기며
"너 뭐 해?" 물으며
"주물러 줄게" 한다.

개미 주무름을 받는 사이
땀방울은 비오듯
이마 볼을 타고서 입술로 흘렀고
땀을 마시니 짭짤하니 소금맛 좋았다.

5분 사이에 "웃는 너"를 썼다.
개미랑 숲노래 이야기이다.

#우리말동시
#우리말동시사전

글쓰기는 쉽다.
아이랑 놀다가
집안일 하다가
자전거 타다가
풀벌레랑 수다 떨다가
비를 맞다가
바람 마시다가
문득 쓰면 모두 글이다.

#숲노래
#쉬운말이평화
#곁책
#이오덕마음읽기
#우리말글쓰기사전
#야생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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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13.


《Woody, Hazel and Little Pip》

 Elsa Beskow 글·그림, Floris Books, 1939/1990.



우리 보금자리 옆에서 집을 새로 짓는 분들이 아직 일을 안 끝낸다. 맨손으로 하더라도 이리 걸릴까. 갖은 삽차와 짐차가 드나들며 내는 소리랑 떨림을 한 해 내내 잇는다. 곰곰이 보면, 오늘날 사람을 뺀 모든 목숨붙이는 “집을 짓는다며 시끄럽게 굴거나 둘레를 파헤치지 않”는다. 사람은 왜 둘레를 망가뜨려야 집밥옷을 얻는다고 여길까? 둘레를 아끼고 돌보고 사랑하는 숨결로 집밥옷을 얻는 길은 일부러 안 찾는 셈일까? 《Woody, Hazel and Little Pip》은 엘사 베스코브 님이 1939년에 선보인 그림책이다. 1899년에 첫 그림책을 내셨으니, 한창 무르익은 그림빛이다. 숲에서 살림하는 어른하고 아이 모습을 포근히 담아낸다. 문득 생각하니 엘사 베스코브 님은 언제나 “어른하고 아이가 어우러지도록” 이야기를 엮는다. “아이하고 어른이 서로 사랑스레 살림짓는 길을 즐겁게 놀이하듯 풀어낸다”고도 할 만하다. 이처럼 그림을 여미고 글을 쓰는 눈빛이나 손길을 우리 글님·그림님이 즐거이 배우면 좋겠다. 붓솜씨가 아닌 사랑어린 눈빛하고 손길이면 된다. 집·마을·나라가 숲으로 갈 적에, 어른하고 아이가 함께 사랑으로 보금자리를 가꾸리라. 마음이며 생각이며 글을 모두 숲빛으로 추스를 적에 언제나 새롭게 피어나는 하루가 되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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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14.


《꽃들의 말》

 장프랑수아 샤바 글·요안나 콘세이요 그림/김지희 옮김, 오후의소묘, 2021.6.10.



새벽 여섯 시에 자전거로 길을 나선다. 작은아이는 이쯤이면 일어나서 아버지를 배웅하는데 오늘은 아직 자네. 거의 밤새우다시피 집안일을 돌보고서 등짐을 꾸려 길을 나선다. 제주책집을 다니면서 그곳 책집지기님한테 한 자락씩 드릴 책하고 노래판(동시판)을 잔뜩 꾸렸더니 처음부터 무게가 장난아니다. 고갯마루를 넘을 적마다 땀방울로 얼굴에 비가 내린다. 녹동나루에 닿아 등짐을 내려놓았으나 배에 타서 제주에 닿도록 땀은 마르지 않는다. 《꽃들의 말》을 장만하기도 했지만, 마을책집에 들를 적에 다시 들추기도 한다. 갈래로는 ‘그림책’이지만, 그림책이라기보다 ‘어른책’이라고 느낀다. 어린이하고는 걸맞지 않은 틀하고 그림하고 글이다. 아이 눈높이로 붙일 이름이라면 ‘꽃말’이다. 이 나라 어른을 보면 한 입으로는 일본을 꺼리거나 나무라면서 정작 총칼나라(일제강점기) 적부터 퍼진 일본 말씨를 털어낼 생각을 아예 안 한다. 이 책으로 어린이한테 꽃말을 들려주기는 어렵구나 싶다. 큰고장에서 사는 어른이 곁에 꽃그릇을 놓고서 꽃내음과 꽃빛으로 고단한 하루를 달래면서 가만히 쉬고픈 마음을 들려주는구나 싶다. 그런데 요즈음 어린이도 학원굴레에 갇혔으니, 큰고장 아이 마음도 달랠는지 모르겠지. 슬픈 굴레에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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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12.


《11마리 고양이》

 바바 노보루 글·그림/이장선 옮김, 꿈소담이, 2006.6.20.



나는 어디를 가도 으레 걷는다. 부릉이(자가용)를 거느리지 않으니까. 시골에서 살며 면소재지나 읍내 우체국에 갈 적에는 자전거나 시골버스를 타는데, 아직 큰고장에서 살던 지난날에는 늘 걸어서 우체국을 다녀왔다. 둘레에서는 “걸어서 언제 다녀와?”라든지 “무겁게 땀내어 짊어지고 다녀오면 얼마나 힘들어?” 하고 따지듯이 말하면서 “책을 덜 사면 자동차쯤 살 만하지 않아?” 하고 또 따진다. 내가 들려줄 말이란 “제가 책을 덜 사고 자동차를 산다면, 대학교도 그만두지 않고 마침종이를 땄을 테고, 한겨레신문사에서 저를 특채로 뽑겠다고 하던 1999년에 벌써 기자가 되었거나,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굴면서 출판사 대표 자리까지 물려받았겠지요. 그런데 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싶어요. 아이들하고 함께 걷거나 아이를 안고 걸으면 둘레를 새롭게 볼 만해요. 땀흘리며 살아 봐요. 삶이 날마다 재미있답니다.”쯤. 《11마리 고양이》는 ‘걸어다니’면서 새롭게 하루를 노는 열한 고양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뭐, 이 열한 고양이가 ‘짐차’를 타고다닌 이야기도 나오기는 하지만, 언제나 걷는다. 걷고 또 걷고 새로 걷는다. 이 그림책이 왜 두고두고 사랑받겠는가? 아이들처럼 노래하고 놀고 웃으면서 걷거든.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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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11.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

 이병철 글, 천년의상상, 2021.5.3.



큰아이하고 들길을 걷다가 “잠자리 얼마 안 되네?” 하고 말하며 어릴 적에 인천에서 본 잠자리를 그린다. “아버지 어릴 적에는 잠자리가 많았어요?” “그때에 시골에는 잠자리가 훨씬 많았겠지만, 요즈음 시골에서 보는 잠자리보다, 예전 인천에서 본 잠자리가 훨씬 많구나.” 이렇게 얘기를 하다가 조금 걸으니 잠자리가 늘어난다. “어라, 잠자리가 꽤 늘었네? 설마 잠자리가 우리가 하는 말을 듣고서 ‘뭘 모르시네?’ 하면서 찾아와 주나?” 면소재지로 자전거를 달려 우체국을 다녀오는 길에 잠자리떼가 나하고 함께 달린다. 그런데 길바닥에 잠자리 주검이 수북하게 굴러다닌다. 이 길을 씽씽 달리는 자동차에 치여죽은 아이들이다. 잠자리는 자전거한테 치여도 비틀거린다. 잠자리는 자동차한테 치이면 바로 죽는다.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를 읽다가 덮고 또 읽다가 덮기를 되풀이한다. 글을 재미나게 쓰셨구나 싶으나, 어쩐지 겉멋이 눈에 밟힌다. 글멋을 안 부리고 삶자취를 차분히 담으면 훨씬 멋스런 이야기책이 될 만하지 싶다. 멋이란 부린다고 해서 안 생긴다. 삶을 노래하면 저절로 멋스럽다. 숱한 분이 글멋을 부리는데, ‘글멋 = 자랑’으로 빠지기 일쑤이다. ‘삶글 = 나눔’이 되지. 그저 삶을 쓰시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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