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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당
#살림노래
#고이
#마을책집
#제주책집

아침에 나서서
우생당을 찾아간다.

책을 사고서 새벽에 쓴
노래꽃을 건넨다.

#노래꽃
#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고이 곱게 곱다시
피어나면 좋겠다.

여우비가 자꾸자꾸 오신다
#숲노래
#우리말동시
#우리말동시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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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몇 해 지난 일 같고
오늘 아침이
즈믄(1000) 해쯤 묵은 일 같다.

#숲노래 #최종규
#제주이웃 #제주마실 #제주자전거

14 15 16 17...
나흘 동안 제주 마을책집을
찾아가서
책을 하나씩 드리려고
등짐으로 바리바리 싸서 다니고
그곳에서 새로 산 책을
새삼스레 짊어지고...

#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숲노래글쓰기

내 책을 하나 드리며
새로 책을 서넛씩 사니
자전거로 돌면 돌수록
등짐은 무게가 줄기는커녕
무게가 자꾸 늘었다.

#등으로쓴다
#팔다리로쓴다

쉰 살을 앞둔 나이에
여태 자가용이나 면허를 안 키우고
아이들 돌보며
사전과 책과 글만 키운
이 발걸음을 돌아보니

나는 "등으로 글을 읽고 썼네"

글님(작가) 가운데
책짐을 손수 싸서 짐차에
등짐으로 실어 옮긴다든지
나르기 좋도록 끈묶기
야물지게 하는 길을 아는 이는
몇이나 될까?

거의 책상맡 먹물은 아닐까.

살림과 육아와 등짐과
두 다리와 자전거와 대중교통과
풀꽃나무와 숲과 풀벌레와
새와 개구리와 바람과 해와
구름과 별과...
함께 살아갈 적에
스스로 사랑하는 글이 태어난다.

#곁책
#쉬운말이평화
#시골에서도서관하는즐거움

일하는 아줌마 아저씨
투박한 글이 사랑스럽다.

우리 모두 아줌마 아저씨가 되면,
아이를 사랑하는 어른이 되면 좋겠다.

전업작가나 직업작가나 인기작가 아닌
살림꾼인 아줌마 글님에 아저씨 글님이
되면 좋겠다.

#제주마실 #제주이야기

오늘 도움말을 들었다.
이튿날 고흥 돌아가면
5만 원 아까워 말고
집까지 택시에 자전거 실어서
몸 느긋이 돌아가라고.

그래.
시골택시 5만 원
즐거이 치러 볼까?

책 서넛 안 사면...
택시 탈 수 있으니...ㅠㅜ

#숲노래책읽기
#택시냐책이냐5만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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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 오르막 자전거에 늘어진
숲노래를 사진에 담아 주신
제주 이웃님들!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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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아이를 사랑하나요 (2021.7.29.)

― 부산 〈책과 아이들〉



  아이를 낳기 앞서까지는 스스로 ‘사랑’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입이나 글로 곧잘 ‘사랑’을 읊더라도 ‘참사랑’이라기보다는 어쩐지 ‘입에 발린 겉사랑’에 맴돌지 싶었어요. 그래서 2008년에 큰아이를 낳아 돌보는 살림길을 걷기 앞서까지 제가 마음으로 담은 사랑은 ‘책사랑·책집사랑’하고 ‘말사랑·숲사랑’입니다. 물려줄 만한 살림을 짓지 않을 적에는 사랑이 아니더군요.


  어린이책은 어린이일 적에는 거의 못 읽거나 안 읽었습니다. 국민학교란 이름이던 곳을 1982∼87년 사이에 다닐 무렵에는 심부름하고 짐(숙제)이 늘 넘쳤고, 틈나면 동무하고 뛰놀았고, 소꿉돈을 모아 그림꽃책(만화책)을 사읽었어요. 그때에는 알뜰한 어린이책이 드물기도 했는데, 싸움판(군대)을 마치고 앞길을 새로 그리던 1998년 1월 4일 인천 배다리 헌책집에서 《몽실 언니》를 처음으로 읽던 날 비로소 어린이책에 눈을 떴고, 이날부터 쌈짓돈을 털어 ‘어린이일 적에는 못 읽은 어린이책’을 하나씩 챙겨 읽었어요.


  둘레에서 그러더군요. “애 낳았냐?” 하고. 짝꿍조차 없는데 아이는 무슨 아이가 있겠어요. 어른만 읽는 책(인문책)은 허울이 많고 일본스런 한자말을 고스란히 쓰기에 읽으면 읽을수록 굳이 되읽을 마음이 안 들지만, 아름다운 어린이책은 언제나 새롭게 되읽으면서 마음이 찌르르 울린다고 느껴요.


  부산에서 1997년부터 어린이책밭을 일군 〈책과 아이들〉을 2021년 여름에 이르러 비로소 찾아갑니다. 인천·서울·충주에서 살던 예전에도 멀었지만, 고흥에서 사는 오늘도 멀다는 핑계로 이제서야 걸음했는데, 길턱을 넘어서며 책시렁하고 책마루를 바라보자마자 “아, 이곳은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책샘터이자 책쉼터로구나” 싶어요. 책집지기 손길이 구석구석 알뜰살뜰 스며서 가볍게 빛납니다.


  아이한테는 책을 많이 읽혀야 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아무 종이책을 안 읽혀도 될 만합니다. 아이도 어른도 스스로 때를 느끼면 제대로 찾아서 챙겨 읽기 마련입니다. 아이는 적어도 열두 살까지, 때로는 스무 살이나 서른 살까지, 때로는 마흔이나 쉰 살에 이르도록 실컷 뛰놀면서 노래하고 춤눌 노릇이지 싶어요. 책을 더 많이 갖춘 책집도 좋습니다만, 아이들이 뒹굴고 떠들고 소리치고 뛰고 달릴 마당이 있는 책집이 늘면 한결 좋겠어요. 아이들이 책으로 나무를 만나기보다, 맨손으로 나무를 타고 오르며 새랑 벌나비하고 눈을 마주치면서 나무를 사귀면 좋겠어요.


  아직 부산시에서 어린이책집 〈책과 아이들〉한테 보람(상)을 안 주었지 싶은데, 뭐 감투꾼(공무원) 스스로 책집마실을 안 하면 책집이 어떤 샘터이자 쉼터요 놀이터인 줄 모르겠지요. 그러나 아이들은 바로 알아보면서 눈빛을 반짝입니다.


ㅅㄴㄹ


《길모퉁이의 짐할아버지》(엘리너 파전/장숙자 옮김, 유진, 2001.5.1.)

《불구두와 바람샌들》(우르줄라 뵐펠/장숙자 옮김, 유진, 2000.12.20.)

《반디 아빠의 이상한 하루》(손연자, 푸른책들, 2001.11.10.)

《에밀, 위대한 문어》(토미 웅거러/김영진 옮김, 비룡소, 2021.3.19.)

《와그르르 와그르르》(네지메 쇼이치 글·고마쓰 신야 그림/고향옥 옮김, 달리, 2019.5.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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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책 -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의 수리남 곤충의 변태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지음, 윤효진 옮김 / 양문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숲책 2021.7.30.

- 사랑으로 지켜보기에



《곤충·책,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의 수리남 곤충의 변태》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글·그림

 윤효진 옮김

 양문

 2004.10.20.



  이월부터 들꽃을 살피는 이웃님이 많습니다. 긴긴 겨울이 저무는구나 하고 알리는 이월꽃은 참으로 반가우면서 곱기 마련입니다. 삼월로 접어들면 온누리 곳곳은 푸릇푸릇할 뿐 아니라 아직 덮은 하얀 눈빛 곁에 흰꽃이 흐드러지지요. 이제 사월로 넘어서면 풀빛에 흰꽃·노랑꽃·빨강꽃·파랑꽃이 얼크러져 마치 ‘풀무지개’나 ‘숲무지개’를 펼친 듯합니다.


  그런데 오월쯤 이르면 덥다고 말하는 이웃님이 늘면서 “오월에 굳이 무슨 꽃을?” 하고 여기더군요. 그런데 사오월 사이에는 딸기꽃이 지고 딸기알이 여물면서 찔레꽃이 피지요. 유월로 들어서는 길턱에는 감꽃에 귤꽃에 유자꽃에다가 오동꽃이 훅훅 사로잡습니다. 이제는 꽃구경을 하려는 이웃님은 가뭇없이 사라지는데, 여름인 칠월로 가면 온통 푸르기만 한 들녘에 파랗게 달개비꽃이 올라요. 여기에 달맞이꽃이라든지 나팔꽃이 어깨동무합니다.


  그리고 한여름인 칠팔월 사이에 쑥꽃이며 모시꽃이 올망졸망 번지고, 살살이꽃도 천천히 줄기를 올리면서 가을맞이를 앞둡니다. 또한 이즈음은 까마중이 고추꽃보다 훨씬 작으면서 어여삐 흰꽃을 터뜨려요. 팔월이 가고 구월로 오면 새삼스레 봄들꽃이 가을들꽃이 되어 다시 돋곤 합니다. 가을민들레하고 가을제비꽃이 있는데, 이 곁에는 고들빼기꽃이 춤추지요. 그리고 한가을 언저리에 억새꽃이며 갈대꽃이 나부낍니다.


  가만 보면 한 해 내내 꽃이 없는 철이나 달이 없어요. 한겨울에는 동백꽃(또는 동박꽃)이 있답니다. 눈꽃을 맞은 붉은꽃은 겨우내 멧새한테 아늑한 쉼터이자 먹이터 노릇을 하니, 이무렵 우리 사람은 스스로 ‘사람꽃’이 되어 멧새하고 멧짐승한테 밥을 살며시 베푸는 ‘사랑님’이 될 만합니다.


  우리말로는 간추린 판으로 나온 《곤충·책》(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윤효진 옮김, 양문, 2004)입니다. 풀벌레를 똑같이 살뜰한 숨붙이로 맞이하면서 알뜰히 지켜보고 사랑한 눈빛으로 글하고 그림을 여민 이야기꾸러미입니다. 1700년이라고 하는 때에 이런 이야기를 꾸렸다니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우리나라 글쟁이는 1700년에 어떤 글을 남겼을까요? 우리나라 그림쟁이는 1700년에 어떤 그림을 남겼을까요?


  들꽃을 눈여겨본 글쟁이하고 그림쟁이는 몇이나 될까요? 먹물붙이(글쟁이·그림쟁이)는 감투를 얻으려고 임금님 둘레에서 으레 알랑방귀를 뀐 우리 발자취입니다. 손수 들꽃을 어루만지고 들풀을 밥살림으로 누리며 풀벌레를 동무로 맞이하고 멧새를 이웃으로 사랑한 먹물붙이는 손가락으로 꼽기조차 어렵습니다. 그러나 먹물붙이 아닌 수수한 살림지기는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 돌보면서 모든 풀이름·풀벌레이름·나무이름·새이름·짐승이름을 물려주었어요.


  한약방이나 한문책에 적힌 한자말 이름이 아닌, 시골사람으로서 아이를 사랑으로 보살핀 여느 어버이가 즐겁게 붙인 숱한 이름을 하나씩 혀에 새로 얹어 봐요. 따로 이름을 남기지 않은 수수한 어버이는 《곤충·책》을 여민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님처럼 풀벌레를 제대로 지켜본 분들입니다. 제대로 지켜보았기에 하나하나 이름을 붙였겠지요? 제대로 안 지켜보았다면 ‘나비’나 ‘지렁이’나 ‘두더지’나 ‘여우’나 ‘곰’이나 ‘벌’이나 ‘범’이나 ‘고래’나 ‘불가사리’나 ‘조개’ 같은 이름을 못 지어요. 이처럼 밑바탕이 될 이름부터 하나씩 짓는 눈썰미에 눈빛에 눈망울이기에, 이러한 이름에서 새삼스레 하나씩 가지를 뻗어 새말이 태어납니다.


  사랑으로 지켜보는 눈빛에서 살림이 새로 자라고, 살림이 새로 자라는 곳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튼튼하게 일어서고, 아이들이 신나게 놀며 어른이 되는 보금자리에서 풀꽃나무가 푸르게 우거지니, 사람도 뭇숨결도 어깨동무하는 아름별(지구)로 거듭날 만합니다. 사랑으로 보셔요. 오직 사랑으로 돌보기로 해요. 언제나 그저 가볍고 나긋나긋 상냥히 사랑으로 만나고, 손을 잡고, 눈짓을 나누고, 말을 섞으면서 하루를 짓기로 해요.


ㅅㄴㄹ


출판을 통해 큰 이익을 보려는 생각은 없다. 그저 들어간 비용만 회수되면 족하다. 나는 책을 만드는 데 비용을 아낌없이 지출했다. 곤충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만족감과 즐거움을 주려는 일념으로 저명한 장인에게 동판화의 제작을 의뢰했고, 가장 질 좋은 종이를 사용했다. 독자에게 즐거움을 준다면 그것으로 나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고 더 이상의 기쁨은 없을 것이다. (12쪽)


무르익은 파인애플의 모습이다. 껍질이 엄지손가락만큼 두꺼워 깎아내고 먹어야 하는데, 자칫 어설프게 깎았다가는 날카로운 가시에 혀를 다칠 수도 있다. 포도, 살구, 까치밥나무열매, 사과, 배를 뒤섞어 놓은 것처럼 맛이 절묘하다. (18쪽)


이 아메리카 버찌는 유럽의 버찌와는 맛이 틀리다. 하얀 꽃과 붉은 꽃을 같이 피운다. 나무의 크기도 네덜란드나 독일에서 자라는 버찌나무보다 크지 않다. 만약 이곳이 이윤에 덜 눈이 멀고 느긋한 농장주들이 지배하는 곳이라면 이 버찌들도 좀더 완숙한 맛을 내게 되지 않을까. (32쪽)


나는 유별나게 생긴 이 애벌레가 어떻게 변신할지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그런데 1700년 8월 10일 볼품없는 나방으로 변해 나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처럼 아름답고 특이하게 생긴 유충에서는 별 볼일 없는 녀석이, 평범하게 생긴 유충에서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비와 나방이 탄생하는 일은 흔하다. (50쪽)


수리남에는 형형색색으로 다양한 종류의 포도나무가 사방에 우후죽순처럼 자란다. 가지를 꺾어 땅에 꽂아두기만 해도 6개월만 지나면 어느새 탐스런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열린다. 만약 매달 심는다면 1년 내내 포도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1년에도 몇 차례씩 포도 수확이 가능한 수리남으로 포도주를 챙겨 온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98쪽)


플로스 파보니스는 높이가 280센티미터 정도이며 노란 꽃과 붉은 꽃을 피운다. 씨는 출산 진통을 겪는 임산부를 위해 사용된다. 네덜란드인들 밑에서 비인간적 대우를 받으며 살고 있는 여성 노예들은 아이를 지우기 위해 이 씨를 사용한다. 자신의 삶을 자식에게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다. 서아프리카의 기니나 앙골라에서 끌려온 흑인여성 노예들은 보다 인간적인 대접을 받아야 한다. 무자비한 착취가 계속되는 한 이들의 낙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이다. (127쪽)


4341.6.6.쇠.

2021.7.30.쇠.


메리안은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리남 식민사회를 지배하는 오만한 사탕수수 농장주들과 갈등관계에 놓인다. 그는 흑인을 비인간적으로 착취하는 농장주들을 비난했고, 그들은 메리안을 돈도 되지 않는 쓸데없는 일에 몰두하는 괴상한 여자라고 비웃었다. 노예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태도나 노예를 데리고 열대림을 누비는 행동이 그들에게는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메리안은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농장주들을 의식하지 않았고, 또 의식할 필요도 없었다 … 메리안은 아무리 혐오스러운 생물일지라도 가까이 가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 주목받지 못하는 미물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은 그로 하여금 열대의 자연을 더욱 놀랍고 감동적으로 체험하게 했다. (헬무트 데케르트/189∼190쪽)


#MariaSibyllaMerian #DasInsektenbuch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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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38 멋말



  말꽃은 멋을 부리지 않고, 멋을 부릴 수 없으며, 멋으로 가지 않습니다. 말꽃은 오직 맛을 헤아리고, 맛을 밝히며, 맛스러운 길을 갑니다. 고작 ㅏ하고 ㅓ가 다른 ‘맛·멋’인데, 말꽃은 겉으로 예쁘거나 좋아 보이도록 꾸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말꽃은 속으로 든든하면서 새롭게 피어나도록 북돋운다는 뜻입니다. 말풀이를 멋스럽게 꾸미지 않습니다. 더 이름난 사람이 쓴 보기글을 싣지 않습니다. 더 훌륭하다는 보기글을 따오지 않습니다. 굳이 글꽃(문학)에서 보기글을 따지 않습니다. 풀이말은 어느 쪽에도 안 서도록 새로 지어서 붙이기 마련인 말꽃인데, ‘삶을 짓는 기쁨’하고 ‘살림을 노래하는 사랑’하고 ‘숲을 돌보는 손길’을 넌지시 깨달으면서 받아들이도록 가다듬습니다. 어떤 낱말이든 그 낱말이 태어나고 자라난 길을 비추기 마련이에요. 이 길을 말풀이하고 보기글에서 보여주되,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틀이 아닌, 앞으로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새롭게 가꾸면서 숨을 빛내는 실마리를 스스로 찾도록, 부드럽고 상냥한 숨결을 담을 줄 알아야 한다고 하겠습니다. 멋말(멋부린 말)은 외려 멋없습니다. 겉치레 아닌 속가꿈하고 속사랑으로 말을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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