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게 존재합니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을 만드는 타라북스
노세 나쓰코.마쓰오카 고다이.야하기 다몬 지음, 정영희 옮김 / 남해의봄날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2021.8.25.

인문책시렁 205


《우리는 작게 존재합니다》

 노세 나쓰코·마쓰오카 고다이·야하기 다몬

 정영희 옮김

 남해의봄날

 2018.7.25.



  《우리는 작게 존재합니다》(노세 나쓰코·마쓰오카 고다이·야하기 다몬/정영희 옮김, 남해의봄날, 2018)는 인도에서 책을 짓는 숱한 사람들 가운데 ‘타라북스’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쩌면 인도는 온나라 가운데 책을 가장 많이 엮어낼는지 모릅니다. 크고 높은 목소리도 있을 테지만, 작고 낮은 목소리로 인도라는 삶터를 읽고 살피며 노래하는 갖은 책이 피어나겠지요.


  이 책은 일본에서 《タラブックス : インドのちいさな出版社、まっすぐに本をつくる》라는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타라북스, 인도 작은 출판사, 책을 올곧게 짓습니다”라는 뜻입니다. 작되 올곧게 나아가는 길을 들려주는 목소리를 담아서 오늘날 우리 모습을 새삼스레 비추려는 이야기라고 할 만합니다. 우리말로 옮기며 책이름을 바꾸었구나 싶은데, 작지만 올곧게 책짓기를 하는 길이라면 ‘존재’하지 않고 ‘있다’고 하겠지요.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흐르는 고갱이라면 ‘함께하다’라고도 할 만합니다.


  서둘러 글이며 그림을 빚지 않고, 서둘러 종이를 마련하지 않고, 서둘러 책으로 묶지 않고, 서둘러 책을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 함께 일하며 나아갈 만큼 헤아린답니다. 펴냄터 일꾼 누구나 소젖을 함께 나누고 낮잠도 즐길 수 있을 만큼 나아가려고 한다지요.


  글도 그림도 굳이 ‘힘을 안 주’면서 책을 짓는 타라북스라고 한다면, “우리는 작게 존재합니다”처럼 ‘힘을 주는’ 이름이 아닌, 그야말로 작고 수수하지만 곧게 나아가는 숨빛을 드러내도록 이름을 붙일 줄 알기를 바라요. 곰곰이 보면, 타라북스는 “우리는 작고 곧습니다”라고 할 만합니다. 회오리바람에 휩쓸리지 않는 들풀처럼, 땡볕에 타거나 말라죽지 않는 들꽃처럼,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놀 적에 발바닥을 간지르는 풀잎처럼, “작으면서 곧은 펴냄터”는 차근차근 인도스러운 삶빛을 인도스럽게 엮어 나가지 싶습니다.


ㅅㄴㄹ


또한 그들의 문화는 일부 특권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소수민족의 문화는 늘 일상과 함께했다. 풍요와 번영을 위한 소박한 기도나 감사의 뜻을 담은 토속문화는 관혼상제 같은 특별한 날이건 일상적인 날이건 아주 당연히 부족 사람들과 함께했다. (39쪽)


주문이 들어오고 ‘6개월이 걸린다’는 대답을 했을 때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하는지도 우리에게는 중요한 판간 기준입니다. (58쪽)


인간의 손으로 종이를 만든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지요. 이만큼의 인원, 이만큼의 속도로도 충분합니다. 다들 편히 낮잠을 잘 수 있는 그런 환경이어야만 하는 거지요. (99쪽)


싱가포르에서 기노쿠니야 서점에 간 적이 있는데, 엄청난 책의 양에 압도됐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4층 건물 분량의 책들 중 3층 분량 정도는 ‘정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206쪽)


#タラブックス #インドのちいさな出版社 #まっすぐに本をつくる

#野瀬奈津子 #矢萩多聞 #松岡宏大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22.


《그게 바로 화난 거야!》

 톤 텔레헨 글·마르크 부타방 그림/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2021.8.2.



비가 그치고 해가 난다. 비가 하루만 오고 그치나? 그래도 비가 꽤 넉넉히 왔으니 골짜기에 물이 넘실거릴 듯하다. 아침부터 해가 환하게 비춘다. 빨래를 해서 넌다. 바깥마실을 다녀와서 빨랫감이 제법 있으니 즐거이 빨래를 하라며 해가 웃음짓는구나 싶다. 하늘에 대고 “고맙습니다. 해를 듬뿍 누리지요.” 하고 절한다. 낮이 흐르고 저녁이 가까우니 구름이 북적북적하다. 이튿날에 새로 비가 오려나. 해가 기울 즈음 혼자 조용히 자전거를 탄다. 바람을 가르면서 이 바람이 어느새 바뀌려 한다고 느낀다. 바닷바람에서 뭍바람으로 바뀌기 앞서 드세게 분다. 《그게 바로 화난 거야!》를 가만히 읽고서, 들짐승하고 풀벌레하고 새는 저마다 어떻게 삶을 지으면서 이야기를 하려나 생각해 본다. 사람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루를 가꾸면서 이야기를 펴나 돌아본다. 언제나 “다 다른 사람”이라고 말은 하지만 “다 같은 길”을 가야 한다고 등을 밀거나 부추기지 싶다. 이곳에 안 오면 끼워 주지 않고, 저쪽으로 가면 남으로 여긴다. 우리 삶터가 아름누리이기보다는 힘누리·이름누리·돈누리에 기울기에 ‘울타리’로 묶어서 밥그릇을 지키자면 이렇게 할밖에 없다고도 느낀다. 이 틈새에서 오롯이 사랑이 되는 길을 다시 생각하고 그린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21.


《낮 12시, 책방 문을 엽니다》

 박용희 글, 꿈꾸는인생, 2020.5.1.



비가 시원스레 넉넉히 내린다. 얼추 한 달 만이다. 지난 한 달 사이 다른 고장은 비가 꽤 왔는지 모르나, 고흥에서도 도화면 언저리는 비가 거의 안 오다시피 했다. 비를 뿌리지 않고 구름만 잔뜩 끼다가 지나간 하늘을 보며 “비는 왜 안 오니?” 하고 물어본다. “네가 스스로 생각하렴.” 구름은 그저 웃는다. 바람도 가만히 노래한다. 스스로 찾아내지 않는다면, 스스로 헤아리지 않는다면, 어느 하나도 스스로 모르는 셈이라고 귀띔한다. 그제 부천에 닿아서 장만한 《낮 12시, 책방 문을 엽니다》를 기차랑 버스에서 조금씩 읽었다. 책집을 마을 한켠에 열기까지 책집지기님이 마주한 삶과 하루가 찬찬히 흐른다. 남한테 읽히려는 뜻으로 글을 남기고 책을 묶을는지 모르나, 글님이라면 누구보다 스스로 되새기려고 글을 적어서 책을 엮는다고 느낀다. 이다음으로는 사랑하는 아이들하고 곁님한테 건네려고 글하고 책을 그리겠지. 지난날에는 글도 종이도 붓도 없었기에 모두 온몸으로 이야기하고 말 한 마디로 마음에 새겼다. 이제 누구나 글도 쓰고 책도 읽는 나날인데,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남기려 하고,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면서 오늘을 지을까. 함박비는 온몸을 맡겨 맞아도 즐겁고, 빗소리로도 상큼하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20.


《구름이는》

 이토우 히로시 글·그림/이소라 옮김, 그린북, 2003.2.25.



아침에 일어나서 짐꾸러미를 추스르고서 기차를 타고서 전주 마을책집 〈잘 익은 언어들〉로 찾아간다. 서울을 벗어나니 구름을 본다. 서울에서는 너무 시끄럽고 부릉부릉 넘치기에 구름을 볼 틈이 없다. 길을 가다가 가만히 구름을 바라보다가는 사람물결에 치이기도 하지만, 길에서 걸림돌이 될 테지. 서울을 구름을 잊고 꺼린다. 서울은 비바람도 잊고 밀친다. 서울은 별하고 해하고 들꽃도 잊고 밟는다. 모두 잊고 등지는 서울이지만, 책이 가장 많이 나오고 읽히고 팔리고, 책집도 가장 많다. 새터에서 여는 마을책집은 새롭게 빛나리라. 전주 기차나루로 가려는 길에 〈책방 놀지〉를 만난다. 아니, 마을책집은 이팝나무 곁에서 어느덧 네 해째 살림을 이었단다. 책집 나무 곁에서 잎내음을 맡고서 다시 두 다리와 어깨에 기운을 끌어올린다. 《구름이는》이 우리말로 나온 지 얼추 스무 해 즈음인데, 아직 사랑받으려나? 지난날에는 구름 그림책이 굳이 없어도 되었다. 어른도 어린이도 늘 구름을 바라보면서 노래하고 놀고 일하고 얘기하며 살았다. 이제 구름을 잊거나 잃거나 놓치기에 새삼스레 구름 그림책이 대수롭다. 구름을 품을 줄 안다면, 스스로 홀가분하리라. 구름을 마주하는 눈빛이라면, 스스로 하루를 노래하리라.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19.


《세계의 책축제》

 이상 글, 가갸날, 2019.11.25.



아침에 역곡에서 전철을 탄다. 신길에서 갈아타고 김포공항에서 내린다. 김포 안골로 들어서는 전철로 갈아탄다. 서울로 갈 적에는 북적이고, 서울에서 벗어날 즈음에는 한갓지다. 김포에 새로 들어선 잿빛집 곁에서 푸르게 이야기를 펴는 마을책집 〈책방 노랑〉에 찾아든다. 마을에서 책을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서, 서울 불광동 〈불광문고〉로 찾아간다. 다시 전철을 타고 독립문 곁에서 내려, 영천시장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에 깃든다. 다리를 톡톡 두들기면서 쉰다. 저녁으로 다가서는 빛살을 품는다. 다릿심을 북돋아 버스를 타고, 신촌 〈숨어있는 책〉으로 간다. 혼자 바깥을 도는 길에 《세계의 책축제》를 읽었다. 이웃나라 책잔치를 돌아보면서 파주 책잔치를 꾀한 분은 책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어떤 책을 그러모으는 책잔치일 적에 아름답다고 여길까? 우리나라 책잔치는 아직 ‘잔치’가 아니다. 마을 이야기도, 살림 이야기도, 숲과 어린이 이야기도 없다시피 하니까. 더 많이 끌어모아도 안 나쁘지만, 다 다른 빛이 저마다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르게 빛나기에 아름다운 책이라면, 책잔치나 책마을도 한결 조그마하면서 조촐하게 엮는 길을 헤아린다면 비로소 잔치가 될 테지. 이웃나라 큰덩치보다 우리 마당 작은 들꽃을 바라보기를.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