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말이 평화 - 청소년 우리말 특강 10대를 위한 인문학 특강 시리즈 6
최종규 지음, 숲노래 기획 / 철수와영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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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 2021

쉽게 말하며 어깨동무하는 오늘



《쉬운 말이 평화》

 숲노래 밑틀

 최종규 글

 철수와영희

 2021.4.23.



  종이로 엮는 낱말책(사전)을 쓰는 사람이 몇 없습니다. 요새는 손전화로 슥 훑어볼 뿐이니 우리말꽃(국어사전)을 구태여 쓸 일이 없지 않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말이든 바깥말이든 슥 훑어서는 속뜻이나 속멋이나 속살림을 읽어내지 못합니다. 낱말 하나를 차분히 혀에 얹은 다음에 마음에 씨앗처럼 묻어야 비로소 말뜻이며 말결이나 말씨를 시나브로 알아차리기 마련입니다.


  엊그제 이웃님한테 ‘호미’란 이름을 붙인 노래꽃(동시)을 써서 건네었습니다. 이웃님은 굳이 왜 ‘호미’라는 노래꽃을 건네느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호미라는 연장으로 밭을 일구어요. 호미질은 삽질처럼 흙을 잔뜩 파거나 퍼내지 못하지만, 콕콕 쪼는 조그마한 호미질은 어느새 밭을 알뜰히 일구는 손길이 돼요. 삽을 써서는 밭을 못 일구거든요. 한꺼번에 잔뜩 팔 수 있다고 해서 밭을 이루지 못하고, 늘 알맞춤하게 차근차근 가만히 땅을 쪼는 호미질이 흙을 가꾸고 돌보는 길이 된답니다. 이러한 뜻에서 이웃님이 앞으로 꾀하는 모든 일을 호미질처럼 부드럽고 상냥하면서 찬찬한 몸짓으로 즐거이 이루시기를 바라는 뜻이에요.” 하고 얘기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숲노래 밑틀·최종규 글, 철수와영희, 2021)라는 책을 써냈습니다. 이 책은 2008∼2020년 사이에 나라 곳곳을 다니면서 만난 어린이·푸름이·어른·어버이하고 주고받은 우리말 이야기를 바탕으로 여미었습니다. 자주 물어본 대목을 간추리고, 새롭게 물어보는 대목을 갈무리했습니다.


  온나라 뭇이웃님은 ‘우리말’이라고 하면 ‘꼭 지켜야 한다’고 여기시던데, ‘꼭 지켜야 할 우리말’이기보다는 ‘우리 생각을 즐겁게 펴고 기쁘게 나누는 징검돌로 삼는 우리말’이 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름답고 훌륭한 우리말’로 받들기보다는 ‘저마다 수수하게 짓고 나누는 살림살이야말로 아름답고 훌륭하기 마련이요, 수수한 살림살이를 수수하게 말 한 마디로 담아내기에 우리는 아름답고 훌륭히 이야기꽃을 편다’고도 보태었어요.


  머리(지식·이론·전문가)로 외우는 말이 아닌, 틀(표준말·띄어쓰기·맞춤법)에 너무 매이지 않는 말로, 마음·삶·사랑·기쁨을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나누는 말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어른이라면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눈빛으로 말을 하면 참으로 좋아요. 어린이 눈높이를 헤아릴 줄 안다면 구태여 어렵게 말하지 않아요. 어린이 삶자리를 살필 줄 안다면 부러 어렵게 꾸며서 말하지 않아요. 어린이하고 동무하거나 어깨동무하려는 눈빛을 잃는 나머지 어렵게 말해요. 어린이하고 한마음이 되려는 숨결하고 등지기에, 그만 어른 사이에서도 서로 금을 긋거나 울타리를 쌓는 말씨가 되고 말아요.


  온누리에 따사로이 흐르는 마음이 말 한 마디에 깃들기를 바라면서 《쉬운 말이 평화》를 써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평화요, 어렵게 말하면 전쟁”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서로 동무하려는 마음이라면 쉽게 평화로이 말할 텐데, 서로 동무할 마음이 없다면 어려울 뿐 아니라 싸움투성이로 말하는 셈입니다.


  이웃님한테 ‘호미’란 이름으로 노래꽃을 써서 건네며 ‘호미’란 낱말하고 ‘홈’이란 낱말이 밑뿌리가 같은 줄 깨달았습니다. ‘홈’을 판다고 하지요. ‘호미’로 팝니다. ‘호’를 넣는 ‘혹’이나 ‘홀·홑·혼자’로 밑뿌리가 같아요. 쉽고 수수하게 쓰는 말씨를 혀에 얹기에 생각을 새롭게 열고, 생각을 새롭게 열기에 마음을 환하게 틔우고, 마음을 환하게 틔우기에, 온누리를 즐겁고 넉넉하게 가꾸는 손길로 하루를 짓는 살림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조그맣구나 싶은 낱말 하나가 어깨동무(평화)를 이루는 밑거름이 된달까요. 일본 한자말이나 영어를 쓰지 말자고 하기보다는, 우리 나름대로 생각을 슬기롭고 아름다이 가꾸면서 즐거이 나눌 낱말을 새로 짓자고 하면 좋겠습니다. 얄궂은 말씨를 손질해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이보다는 사랑스레 말하고 어깨동무하는 말결이 되도록 스스로 빛내면 좋겠습니다.


  같이 손을 잡아요. 어린이부터 알아들을 수 있는 말씨로 이야기해요. 어린이 눈높이로 말하려고 하면 어느새 꺼풀이나 허울을 벗어던지기 마련이에요. 아이 눈망울을 가만히 보면서 티없이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어른으로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쓸 말은 우리 마음을 사랑으로 가꾸어 온통 짙푸른 숲으로 이끄는 아름드리나무 같은 말일 때에 별님처럼 초롱초롱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쉬운 말이 평화”라고 한다면 “어려운 말이 전쟁”이란 소리가 됩니다. 쉬운 말로 어깨동무를 한다면, 어려운 말로 금긋기를 한다는 뜻이 됩니다. 쉬운 말이기에 서로 동무나 이웃이 된다면, 어려운 말이기에 위아래를 가르는 굴레인 계급이나 권력이 불거지곤 합니다. (7쪽)


쉬운 이야기는 쉬우니까 쉽게 풀어서 쓰고, 어려운 이야기는 어려우니까 더욱 쉽게 풀어내어 쓴다면, 대학교뿐 아니라 사회나 정치나 경제나 문학이나 문화는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까요? 다시 말해서, 쉬운 이야기도 어렵게 덮어씌우고, 어려운 이야기는 어려우니까 그냥 어려운 채 내버려두는 흐름이 오늘날이라면, 오늘날 우리 삶터가 어떤 모습인가를 고스란히 읽어내면 됩니다. (17∼18쪽)


‘쉬운 말’이란 무엇인가 하면, 우리가 서로 즐겁게 생각을 나누도록 돕는 말이라고 할 만합니다. 우리한테 아직 덜 익숙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생각을 더 넓고 깊게 나누는 길에 징검돌로 삼을 수 있는 낱말이 쉬운 말이에요. (28쪽)


올바른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로 ‘정확한 의사표현·의사소통’을 해도 나쁘지 않아요. 다만 우리 삶이, 우리 만남이, 우리 하루가, 우리 어울림이, 우리 오늘이, 빈틈없이 짜맞춘 틀에만 머문다면 어떤 빛이 될까요? (82쪽)


어느 낱말 하나에 뜻을 제대로 붙일 수 있다면, 이리하여 제대로 붙인 뜻풀이를 찬찬히 읽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우리는 어느 낱말 하나를 제대로 알아차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삶과 살림과 사람과 사랑을 모두 새롭게 바라보면서 스스로 씩씩하게 일어서는 힘을 찾아내거나 키울 수 있답니다. (113∼114쪽)


우리가 재미나게 신바람을 내면서 쓸 우리말을 알맞게 가다듬거나 갈고닦거나 세우지 못한 ‘어른’이야말로 우리말을 무너뜨리거나 흔들거나 허문다고 해야 올바르지 싶습니다. (141쪽)


‘사투리를 쓴다’고 할 적에는 입으로 말하는 결을 그대로 살려서 글로 담는다는 뜻으로 여기면 됩니다. 사투리는 틀에 매이지 않는 말이요, 남 눈치를 안 보는 말입니다. 사투리는 스스로 지은 말이며, 저마다 다른 고장이나 마을에서 저마다 다른 살림하고 삶에 맞추어 스스로 길어 올린 말입니다. (164쪽)


더 헤아리면 ‘생활공간·주거공간’ 같은 일본 한자말은 ‘살림터’로 담아낼 만해요. 살림터라는 낱말로 일본 한자말을 손질한다기보다, 살림터라는 낱말로 우리가 지내는 자리를 넉넉히 나타낼 만하다는 이야기입니다. (202쪽)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슬기롭게 가다듬은 말에는 사랑을 짓는 힘이 있습니다. 말에는 씨가 있습니다.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레 갈고닦은 말을 마음이라는 자리에 생각이라는 씨앗으로 즐겁게 심으면, 이 ‘말씨’는 우리가 꿈꾼 길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어 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말씨는 어느새 평등과 평화와 민주로 이어가고, 마침내 서로 참답고 아름다이 사랑하는 즐거운 숲길이랑 만나는구나 싶어요. (24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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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의 춤을 춰
다비드 칼리 지음, 클로틸드 들라크루아 그림, 이세진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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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8.29.

그림책시렁 748


《난 나의 춤을 춰》

 다비드 칼리 글

 클로틸드 들라크루아 그림

 이세진 옮김

 모래알

 2021.6.18.



  눈치를 보기에 노래도 춤도 안 되는 줄 알면서, 참 오래도록 노래도 춤도 섣불리 못 했습니다. 큰아이랑 작은아이가 잇달아 찾아오면서 이 아이들 곁에서 노래짓하고 춤짓을 지켜보기도 하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노는 사이에 ‘눈길’이랑 ‘눈치’를 새롭게 생각했습니다. 눈치를 본다면 옷차림이며 매무새가 딱딱합니다. 눈길을 헤아리기에 옷차림이며 매무새가 홀가분합니다. 눈치를 보기에 얼굴이나 몸매를 뜯어고치려 하고, 눈길을 가꾸기에 스스로 즐겁게 피어날 삶길을 돌봅니다. “Odette fait des claquettes”를 우리말로 옮긴 《난 나의 춤을 춰》입니다. ‘claquettes’는 ‘구두춥·굽춤·발바닥춤·소리춤’입니다. 딱딱한 신을 꿰고서 마룻바닥에서 소리를 콩콩쿵쿵 울리는 춤이에요. 또는 맨발로 바닥을 힘차게 차면서 즐기는 춤이지요. 다른 아이들 눈치를 볼 적에는 ‘나다운 춤’하고 멀어지는 줄 아는 아이는 스스로 즐거울 춤을 생각합니다. 저도 발바닥춤을 매우 즐겨요. 맨발로 풀밭이나 마당이나 마루에 서서 쿵쿵 울리거나 콩콩 뛰면서 즐기는 춤은 스스로 새몸으로 피어나는 허물벗기 같아요. 길춤(비보이)을 할 만합니다. 틀에 매이지 않고서 손과 몸과 발로 하늘을 가르고 바람을 타면서 마음껏 노래할 만합니다.


ㅅㄴㄹ

#Odettefaitdesclaquettes

#DavideCali #ClothildeDelacro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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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 이 나라 사람으로서 / 한누리 들꽃으로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직시하라 → 우리 삶을 보라 / 우리 민낯을 보라


대한민국(大韓民國) : [지명] 아시아 대륙 동쪽에 있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島嶼)로 이루어진 공화국. 아르오케이(ROK:Republic of Korea) 또는 코리아(Korea)라고도 불린다. 기원전 2333년에 성립된 고조선에서부터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 시대를 거쳐 통일 신라·고려·조선으로 이어져 오다가 1910년에 일제의 침략으로 강제 합병 되었으나, 1945년에 제이 차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독립하였다. 1948년에 남쪽 지역만의 총선으로 민주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1950년에 북한이 6·25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국토 분단이 고착화되었다. 주민의 대부분은 황색 인종인 한민족(韓民族)이며, 언어는 알타이어계에 속하는 한국어이고 문자는 한글을 쓴다. 수도는 서울, 면적은 22만 1336㎢, 남한은 9만 9313㎢ ≒ 대한·한국



  나라이름이라는 ‘대한민국’이지만 어쩐지 우리말을 너무 모르는 채 붙인 한자말 이름입니다. 우리말로 ‘한겨레’라 하는데, ‘한’은 ‘하늘·크다·하나·넓다’를 두루 뜻해요. ‘한’이란 오랜 우리말을 한자 ‘韓’으로 옮길 뿐이니, 한자말 이름 ‘한국’ 앞에 ‘大-’를 붙인 말씨는 겹말이자 군더더기요 덧없습니다. 우리는 나라이름을 ‘한나라·한누리’나 ‘한터’로 손볼 만합니다. 때로는 ‘한겨레’나 ‘우리나라’를 쓰면 됩니다. 자리를 살펴 ‘우리·저희’나 ‘이 땅·이 나라·이곳’으로 손보아도 되고, ‘배달·배달나라·배달누리·밝달·밝은나라·밝은뉘’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성공한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아무리 자화자찬하면 뭐하는가

→ 훌륭한 한나라 예순돌을 아무리 우쭐거리면 뭐하는가

→ 아름다운 우리나라 예순돌을 아무리 뻐기면 뭐하는가

《아파트에 미치다》(전상인, 이숲, 2009) 183쪽


고 백남기의 죽음을 둘러싼 대한민국의 살풍경은 그 필연적 결과다

→ 그 탓에 우리나라를 떠난 백남기를 둘러싸고서 으스스한 모습이다

→ 그 때문에 이 나라는 백남기 죽음을 둘러싸고서 싸늘하다

→ 이리하여 이 땅을 떠난 백남기를 둘러싸고서 무시무시하다

《흔들리는 촛불》(손석춘, 철수와영희, 2019) 95쪽


대한민국 학교에는 패자부활전이 없습니다

→ 우리나라 배움터는 다시서기가 없습니다

→ 이 나라 배움판은 되살리기가 없습니다

《공부는 정의로 나아가는 문이다》(인디고 서원 엮음, 궁리, 2020)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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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해줘! 알맹이 그림책 3
미쉘 바케스 그림, 나딘 브렝콤므 글,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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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8.28.

그림책시렁 722


《아빠가 해줘!》

 나딘 브렝콤므 글

 미쉘 바케스 그림

 최윤정 옮김

 바람의아이들

 2005.4.20.



  아이들하고 살아가며 아이들이 모기처럼 조그맣게 불러도 귀를 번쩍 뜹니다. 어쩐지 부르는구나 싶으면 어느새 아이들 옆에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살아가느냐 하고 스스로 돌아보면, 늘 마음에 더듬이를 켜고 지내요. 아이들이 묻습니다. “어떻게 해?” “그냥 해.” “그냥 어떻게 해.” “음, 다른 생각은 하나도 없이 즐겁게 한다는 마음으로 그냥 해.” “에, 어떻게 그렇게 해?” “그러니까 ‘어떻게 그렇게 해?’ 같은 생각을 다 씻어내고서 네가 하고픈 길만 마음에 담아서 그냥 해.” 《아빠가 해줘!》를 읽으며 어릴 적에 숱하게 마주하던 하루를 새삼스레 되새깁니다. 우리 집 아이들한테서는 이 그림책에 나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떠오릅니다. 왜냐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아버지가 다 했으니까요. 이동안 아이들한테 한결같이 말했어요. “너희 아버지는 너희 아버지대로 즐겁게 할 뿐이야. 너희는 너희대로 즐겁게 누릴 놀이를 생각하렴.” 힘이 든다는 생각도 고단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으나 둘레에서 늘 이런 말을 묻습니다. “아이하고 함께 보내는 이 하루는 하늘이 저한테 내린 새로운 빛이라고 느껴요. 제가 스스로 지을 사랑을 알려준달까요?” 여태껏 모든 여름을 밤새 부채질 해주며 신나게 보냈어요. 곧 가을이네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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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여행 - 지식 이야기 곧은나무 그림책 31
비비안 프렌치 글, 리자 플레이더 그림, 이상희 옮김 / 곧은나무(삼성출판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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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8.28.

그림책시렁 647


《고래의 여행》

 비비안 프렌치 글

 리자 플레이더 그림

 이상희 옮김

 곧은나무

 2005.9.1.



  바다를 가르는 고래를 만난다면 이제부터 삶을 바라보는 눈길이 바뀝니다. 하늘을 가르는 제비를 사귄다면 이날부터 살림을 마주하는 눈빛이 달라집니다. 숲을 헤치는 곰이며 늑대이며 여우랑 어울려 논다면 바야흐로 사랑을 생각하는 눈망울이 거듭납니다. 살림자리에서 아이를 돌보는 하루를 지으면서 함께 풀꽃나무를 쓰다듬고 바람을 마시고 햇볕을 쬐면서 들길을 걷는다면 어느새 이 푸른별을 헤아리는 눈썰미가 새롭습니다. 《고래의 여행》은 바다에서 삶을 짓는 고래가 머나먼길을 가볍고도 즐거이 나서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는 사람이라는 몸을 입은 오늘 이곳에서 스스로 어떤 어른으로 삶을 짓는 마실길을 걷는가요? 어린이로 살아오는 동안, 또 어른이 되어 어린이를 곁에 두는 동안, 우리는 어떤 눈으로 온누리를 살피거나 추스르거나 품는 몸짓이 되는지요? 고래한테서 배우며 고래랑 이웃이 되겠습니까. 제비한테서 배우며 제비랑 동무가 되겠습니까. 곰이며 늑대이며 여우한테서 배우며 이 모두하고 한동아리로 얼크러지겠습니까. 사랑은 바로 저마다 마음자리에서 피어올립니다. 살림은 늘 우리 보금자리에서 손수 짓습니다. 삶은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 오늘 이곳에서 한결같이 푸르게 넘실거리는 노래로 누립니다.


ㅅㄴㄹ

#WhaleJourney #VivianFrench #LisaFl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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