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는 고래래요 꼬마도서관 7
다비드 칼리 지음, 소냐 보가예바 그림, 최유진 옮김 / 썬더키즈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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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11.

그림책시렁 761


《안나는 고래래요》

 다비트 칼리 글

 소냐 보가예바 그림

 최유진 옮김

 썬더키즈

 2020.7.1.



  어쩌면 고래를 보며 뚱뚱하다고 말할 사람이 있겠지요. 한자말 ‘하마’로 가리키는 짐승을 우리말로는 ‘물뚱뚱이’라 하는데, 곰곰이 생각하면 ‘물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뚱뚱한 몸은 나쁠까요? 뚱뚱한 몸은 그저 뚱뚱할 뿐 아닐까요? 깡마른 사람은 그저 깡마를 뿐입니다. 날씬하다면 날씬할 뿐이고, 토실하다면 토실할 뿐입니다. 모든 사람은 몸이 다 다르니 어떻게 보이든 겉모습이요, 이 몸을 입은 넋을 바라보아야지 싶습니다. 《안나는 고래래요》는 아이가 스스로 어떻게 생각을 가누면서 하루를 즐기는 길을 가느냐 하는 줄거리를 다룹니다. 동무나 이웃이 놀린다고 걱정하고 풀죽고 괴로운 아이는 자꾸 ‘남하고 나를 빗댑’니다. 왜 빗대야 할까요? 빗대는 마음은 어떻게 자랐을까요? 뚱뚱한 몸을 놀리는 누가 있으면 거울로 튕기듯 “어머, 너는 바람만 살짝 불어도 휘청이면서 날아가겠네? 그런 몸으로 걸을 수나 있니? 짐도 못 들겠구나?” 하고 돌려줄 만해요. 다만 이렇게 안 돌려주어도 돼요. 아이 스스로 그 몸으로 빛나는 마음이 되어 하루를 놀고 가꾸고 노래하면 됩니다. 다 다른 몸이기에 다 다른 삶을 맞이해요. 다 다른 삶은 다 다른 길이요 빛입니다. 멸치도 고래도 새우도 똑같은 바다를 가르며 노래합니다.


ㅅㄴㄹ

#MarleneBaleine #DavideCali #SonjaBougaeva

#WandaWalfi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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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고양이 연구 파랑새 그림책 69
이자와 마사코 지음, 히라이데 마모루 그림, 이예린 옮김 / 파랑새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1.9.11.

그림책시렁 768


《도둑고양이 연구》

 이자와 마사코 글

 히라이데 마모루 그림

 이예린 옮김

 파랑새

 2008.2.21.



  모든 길은 보면서 엽니다. 볼 적에는 눈으로도 보고, 손으로도 보며, 발이며 몸으로도 봐요. 살갗으로도 보고, 혀나 귀로도 봅니다. 머리나 마음이나 가슴으로도 보고요. 볼 적에는 ‘몸눈’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보기 때문에 모든 갈래가 태어나요. 보는 마음을 씨앗으로 심기에 비로소 싹이 트고 생각을 틔웁니다. 《도둑고양이 연구》라는 이름이 붙은 그림책은 일찌감치 판이 끊어졌어요. 아직 고양이 그림책을 사람들이 안 눈여겨본 때에 나오기도 했고, “ノラネコの硏究”는 ‘들고양이’나 ‘길고양이’나 ‘골목고양이’나 ‘마을고양이’로 옮겨야 알맞은데, 그만 ‘도둑고양이’로 잘못 옮기기도 했습니다. 마을에서 스스로 살아가면서 천천히 노니는 고양이를 오롯이 고양이 눈높이하고 몸짓과 살림새로 지켜보고서 담아낸 이 그림책은 대단히 훌륭합니다. 사람 눈길로 재거나 따지지 않아요. 오직 고양이 눈길로 보고 느끼고 겪고 생각하고 움직인 결을 고스란히 옮깁니다. 저는 일본스런 한자말 ‘과학’을 ‘빛꽃’이란 낱말로 풀어냅니다. 빛을 꽃처럼 다룰 줄 알기에 ‘빛꽃(과학)’이라 여기는데, 이때에 ‘빛’은 “볼 때에 받아들여서 느끼는 결”입니다. 둘레를 봐요. 어떤 빛이 쏟아지나요? 곁을 봐요? 어떤 이웃이 있나요?


ㅅㄴㄹ

#ノラネコの硏究

#伊澤雅子 #平出衛

#大草原のノネコ母さん

#Suivonscechat #24heuresdanslaviedunchat


#숲노래아름책 #아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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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6.


《와그르르 와그르르》

 네지메 쇼이치 글·고마쓰 신야 그림/고향옥 옮김, 달리, 2019.5.6.



우체국에 가는 길은 둘. 하나는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로. 둘은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로. 면소재지 우체국은 한결 시골스럽고 조용하다. 읍내 우체국은 호들갑에 시끄럽다. 생각해 보면 지난 이태 사이에 벌어지는 온갖 일은 호들갑이다. 호들갑판을 편 벼슬꾼 가운데 ‘잘못했습니다’ 하고 고개숙이는 이는 아직 아무도 없다. 사람들 입에 재갈을 물리고 손발에 사슬을 채우는 짓만 끝없이 잇는다. 새는 왼날개하고 오른날개가 있어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날개를 왼오른으로 가를 까닭이 없다. 그냥 날개가 있어야 할 뿐이다. 걸을 적에 왼발 오른발을 가를 일이 없다. 그저 걸을 뿐이다. 《와그르르 와그르르》를 읽으며 이닦기를 이렇게 그려 볼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 모든 몸짓은 새로 마주하는 길이고, 모든 하루는 새로 배우는 빛일 테니까. 뭔가 아쉽고 허전한 대목이 있기는 한데, ‘놀이스러움’을 조금 더 담으면 어울릴 텐데 싶다. 우리 책숲에 빗물이 새는 곳이 둘쯤 늘었다. 빗물을 받아 놓으면 작은아이가 신나게 골마루를 밀걸레로 닦아 준다. 구월바람이 새롭다. 엊그제 골짜기에서 칡꽃을 보았으니, 보름쯤 뒤에는 칡씨를 구경할 수 있을까. 풀벌레 노랫소리를 곁에 둔다. 사랑스러운 풀벌레여, 언제나 아름답구나.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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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5.


《졸려요 졸려요 아기 사자》

 이일라(일라 Ylla) 사진·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이향순 옮김, 북뱅크, 2009.10.30.



풀죽임물(농약)을 허옇게 뿌리는 새벽과 저녁. 전라남도 시골에서 2011년부터 살면서 지난 열 해 남짓 갖은 풀죽임물잔치를 다 본다. 손으로 뿌리는 길, 팔랑개비(헬리콥터)를 띄우는 길, 바람날개(드론)를 띄우는 길, 이 세 가지를 거쳐 요새는 뻥뻥뻥뻥 …… 큰소리를 내면서 쏘아대는 길이다. 새벽 네 시부터 밤 열한 시까지 뻥뻥뻥뻥 쏘아대는 풀죽임물로 무엇을 얻을까? 시골이 이런 판인데 서울사람이 애써 시골로 깃들어 살고 싶겠나? 나라꼴이 우스꽝스럽다. ‘저농약·친환경’이라는 허울을 언제까지 눈속임으로 넘어가기만 하려나? 《졸려요 졸려요 아기 사자》는 여러 눈길로 읽을 만하다. 숲짐승은 언제나 사람 곁에서 숲살림을 가르쳐 주는 길동무로 느끼면서 읽을 만하고, 모든 아기를 비롯해 모든 숨결은 아름답다고 느끼면서 읽을 만하다. 빛꽃(사진)을 담은 일라(이일라) 님 발자취를 새롭게 헤아리면서 읽어도 즐겁다. 빛꽃돌이(남자 사진가)는 이런 빛꽃을 못 찍었다. 빛꽃돌이는 좀 빛꽃순이한테서 배울 노릇이요, 빛꽃순이는 이름값·돈값이 아닌 살림꽃과 사랑꽃만 바라보면서 빛을 꽃으로 그리는 길을 가면 넉넉하다고 생각한다. 빛꽃이니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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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4.


《사자와 수다》

 전김해 글·그림, 지식과감성, 2021.3.31.



어제까지는 작은아이하고 자전거로 멧길을 올라 골짜기를 갔고, 오늘은 큰아이까지 함께 골짜기로 걸어간다. 골짜기까지 걸으며 새삼스레 생각한다. 이 아이들이 참 의젓하게 잘 자랐다. 안고 업으며 골짜기를 다니던 일이 선하다. 아이들 몫으로 물눈(물안경)을 챙겼다. 물눈을 쓴 아이들은 가재랑 헤엄이를 잔뜩 보면서 논다. 나는 물눈 없이 맨눈으로 물속을 들여다보며 함께 논다. 《사자와 수다》를 읽으며 글그림님 앞선 책을 떠올린다. 같으면서 다른 이야기이되, 한 발짝 내디딘 이야기이지 싶다. 흔히들 ‘짐승 임금’으로 사자를 꼽지만 막상 씩씩하면서 당차고 기운센 쪽은 숫사자가 아닌 암사자이다. 숫사자가 게으름뱅이라서 임금 노릇을 못 한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숫사자가 새끼를 마구 물어뜯으니 임금 아닌 바보 같다고 말하지 않겠다. 겉모습만 훑는다면 속내를 놓치고, 민낯을 코앞에서 지켜보면서도 못 알아보기 마련이다. 사랑은 언제나 어깨동무를 한다. 사랑에는 위아래가 없다. 한자말로 바꾸어 ‘평등·평화’로 나아가자면 위아래나 높낮이를 걷어치워야 한다. 어깨동무란, 함께 일하고 함께 놀고 함께 얘기하고 함께 쉬며 ‘하나되는’ 길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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