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생긴 날에는? - 2015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여름방학 추천도서, 한우리 필독서 선정 바람그림책 32
다케시타 후미코 지음, 나가노 도모코 그림, 고향옥 옮김 / 천개의바람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1.9.19.

그림책시렁 772


《꼬리가 생긴 날에는?》

 다케시마 후미코 글

 나가노 도모코 그림

 고향옥 옮김

 천개의바람

 2015.3.20.



  거짓말을 하는 어른을 보았기에 아이가 거짓말을 따라합니다. 장난을 치는 어른을 보아서 아이가 장난을 따라합니다. 나무를 쓰다듬는 어른을 만났기에 아이가 나무를 쓰다듬습니다. 풀꽃을 마구 밟고 지나가는 어른을 만나서 아이가 풀꽃을 마구 짓밟습니다. 아이는 무턱대고 따라가지 않으나, 하나하나 새길을 보고 듣고 겪고 배우는 사이에 얼결에 가만히 튀어나오기 마련입니다. 《꼬리가 생긴 날에는?》은 아이가 보고 듣고 겪고 배우면서 ‘하는’ 일이 빌미가 되어 불거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아이는 어떡해야 할까요? 아이는 누구한테 걱정을 털어놓을 만할까요? 이 아이를 도울 동무는 누구일까요? 아이는 모든 말이나 몸짓을 스스로 받아들여서 했듯이, 이때에도 스스로 열쇠를 찾아내어 차근차근 풀어낼까요? 아이를 돌보려는 어버이라면 ‘어른 빠르기’가 아닌 ‘아이 눈빛하고 몸짓’을 헤아릴 노릇입니다. 잘 알아야 해요. 아이는 ‘빠르기’를 살피지 않습니다. 어른만 ‘빠르기’에 얽매입니다. 아이는 눈빛하고 몸짓으로 모든 길을 열어요. 우리가 어른이라면, 또는 어버이라면, 늘 ‘눈빛하고 몸짓을 사랑으로 가다듬는 길’에 설 노릇입니다. 그저 아이가 되어 바람을 쐬고 하늘을 보고 뛰어놀면서 어깨동무를 하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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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왕국 - 2021 가온빛 추천그림책 모두를 위한 그림책 43
키티 크라우더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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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19.

그림책시렁 770


《나의 왕국》

 키티 크라우더

 나선희 옮김

 책빛

 2021.6.30.



  아이는 스스로 살아가고 싶은 나라에서 태어납니다. 아이는 얼핏 어버이가 바라거나 이끄는 대로 고스란히 따르는 듯싶으나, 이내 ‘어른 눈’으로는 투정이나 앙탈을 부리는 몸짓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왜 굳이 ‘투정이나 앙탈을 부리고 싶은 어버이’를 골라서 이 땅에 태어났을까요? 《나의 왕국》으로 옮긴 그림책은 “엄마아빠한테 보여주고 싶은 우리나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이는 “엄마나라”도 “아빠나라”도 바라지 않습니다. 아이는 “혼자 사는 나라”에 있는 듯하지만, 아이가 바라는 나라는 “우리나라”입니다. 두 어버이는 이 대목을 깨달을까요? 모든 집에는 엄마가 홀로 조용히 지낼 곳, 아빠가 조용히 머물 곳, 아이가 조용히 생각할 곳, 이렇게 따로 있어야 하되, 엄마아빠랑 내가 함께 놀고 노래하고 웃고 떠들고 이야기하면서 살림을 지을 곳이 가장 넓고 크면서 한복판에 있을 노릇입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나라”가 왜 가운데에 있는지 생각해 봐요. 그런데 왜 아이나라는 가장 낮은자리 같은지 생각해 봐요. 엄마아빠는 아이한테서 배우려고 아이를 낳습니다. 아이는 엄마아빠를 가르치려고 두 어버이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이 수수께끼를 풀려고 한다면 이 그림책을 새로 읽어낼 눈을 뜨겠지요.


ㅅㄴㄹ

#MonRoyaume #KittyCrowther


우리말로 옮긴 말씨가 여러모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갖지 않아서

100점 만점에서 100점이 아닌

80∼90점을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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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사물
조경란 지음 / 마음산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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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9.19.

책으로 삶읽기 703


《소설가의 사물》

 조경란

 마음산책

 2018.8.25.



연휴 때 밀어둔 책들과 신간을 몇 권 읽었는데 그중에 중국 작가 장웨란의 단편 〈집〉을 보고는 다시 트렁크를 떠올리게 되었다. (37쪽)


조카들의 귀 청소를 해주면서 동시를 읊는다. (42쪽)


시간은 흐르는데 더 나은 인간이 되기는커녕 예전보다 못한 내가 될까 봐 겁난다. 그래서 느리게라도 계속해서 읽고 생각하고 듣고 보고 쓴다. (64쪽)


책을 쓰고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삼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이긴 하지만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운이 난다. (114쪽)


보내지 않아도 좋을 그 편지를 한 자 한 자 필압筆壓에 담고 느끼며 썼던 이유는 이 세상 누군가 한 사람에게만은 내 고백의 글이 가 닿기를 바랐던 간절함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296쪽)



《소설가의 사물》(조경란, 마음산책, 2018)을 읽으며 밑줄을 그을 만한 데를 못 찾았다. 두벌째 읽으며 겨우 몇 군데에 빗금을 쳤다. 마음에 와닿은 대목은 아니나, 글님 속내가 드러나는구나 싶은 곳을 눈여겨보았다. 소설을 쓰고 문학상 심사위원으로 일하는 글님이라는데 옮김말씨라든지 일본말씨가 수두룩하다. “초등학교 때 살던 집의 재래식 부엌에서 나는 처음 요리를 했다(241쪽)”나 “책이라는 건 묘한 데가 있어서 한 문장이나 단어 하나만 봐도 그것을 읽고 있는 나의 삶, 나라는 존재로 곧장 눈을 돌리게 할 때가 많습니다(7쪽)” 같은 글은 겉보기는 한글이되 우리말은 아니다. 우리말은 이렇게 안 한다. “→ 어릴 적에 낡은 부엌에서 처음 밥을 지었다”나 “→ 책이란 재미있어서 슬쩍 보기만 해도 삶과 넋을 곧장 생각합니다”처럼 쓸 적에 비로소 ‘우리말’이라고 한다. “조카들의 귀 청소를 해주면서(42쪽)”는 어떨까? 우리말이라면 “→ 조카들 귀를 파 주면서”라 해야겠지. ‘-게 되다’나 ‘-해지다’는 모조리 옮김말씨+일본말씨인데, 이런 말씨는 글님 조경란만 쓰지 않는다. 웬만한 글꾼은 이처럼 쓰면서 무슨 글결인가를 못 느낀다.


이러다가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몇 달간 아무 데서도 청탁이 없었고(30쪽)” 같은 대목에서 넌지시 무릎을 쳤다. 이 책 《소설가의 사물》을 쓴 분, 이 책을 펴낸 곳이 무엇을 바라보며 사람들을 ‘길들이려’ 하는가를 느꼈다. ‘푸념과 하소연’을 밑밥으로 삼아서 ‘너 힘들지? 나도 힘들어? 우리 다 힘들구나!’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도록 이끄는 글을 엮어내는구나 싶다.


우리나라 숱한 글(소설)이 ‘사랑’이나 ‘연애’를 다룬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로는 사랑도 연애도 아닌 ‘툭탁질’이거나 ‘다툼질’이거나 ‘살섞기·살부빔’에서 그친다. 사랑 아닌 줄거리를 그리면서 마치 ‘사랑’이라도 되는 듯이 ‘사랑이라는 낱말을 쓰며’ 사람들을 홀린다고 할 만하다. 서울 지하철을 모는 분이 사람들한테 남우세를 무릅쓰고서 ‘데이트폭력 살인자’ 이야기를 밝히며 도와주기를 바란 마음을 《소설가의 사물》을 쓴 사람이나 이 책을 펴낸 곳에서는 터럭만큼이라도 느끼거나 생각할까? 그들 모든 때린이(가해자)는 입에 발린 ‘사랑·연애·데이트’란 낱말을 주워섬긴다.


지난 2008년에 ‘조경란 《혀》 표절’이 도마에 올랐을 적에 적잖은 ‘문단주류 쇠밥그릇 평론가와 작가’는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다. 왜 그들이 입을 다물었는가는 그해 2008년 〈프레시안〉에 나온 ‘방현석 말’에 아주 잘 드러난다.


우리는 잘 생각해야 한다. 모든 ‘베낌질 말썽(표절 시비)’은 ‘문단권력자 + 문단주류 출판사 + 문단주류 쇠밥그릇 평론가·기자 + 큰책집(대형서점)’이 한통속이 되어 일어날 뿐 아니라, 이들이 똘똘 뭉쳐서 사람들 눈귀입을 싹 틀어막으려 한다. 몇 해 지났다고 스멀스멀 기어나와서 떡하니, 바로 그 ‘창비’에서 새책을 내놓은 신경숙을 보라. 고은이야 나이가 많아 책을 더 못 낼는지 모르나, 김봉곤은 어떨까? 도마에 오르지 않았으나 뒤에서 돈놀음·이름놀음·힘놀음을 하는 숱한 이들은 어떨까?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즐겁게 오래 살면서 허술하고 허접하게 껍데기를 내세워 장사를 하는 이들 민낯을 하나하나 느끼고, 우리는 스스로 새롭게 아름다우며 참다이 사랑스러운 글꽃을 가꾸면서 노래할 일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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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mod=news&act=articleView&idxno=12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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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9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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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9.18.

오늘말. 피어나다


풀씨는 해마다 거듭납니다. 겨울에 시들고 진다지만 뿌리까지 사그라들지 않아요. 들풀은 줄기하고 잎을 송두리째 흙바닥에 내려놓고서 이듬해에 새로 피어나는 길로 나아갑니다. 더 높이 솟기보다는 해마다 새롭게 잎을 내고 꽃을 내놓으려 해요. 들풀끼리 서로 도우면서 차근차근 걸어가요. 이 들풀이 내린 풀뿌리는 흙을 단단히 붙잡아 주기에 나무씨가 드리워 밑동을 훨씬 단단히 내릴 만합니다. 얼핏 보면 대수롭지 않은 들풀이라지만, 이 들풀이 있기에 나무가 우거져요. 대단하지요. 들풀이란 밑판이 있어 풀밭 한복판에서 나무가 높이높이 올라요. 그렇다고 풀꽃이 나무를 따르거나 받들지는 않습니다. 나무가 풀꽃을 섬기거나 모시지도 않아요. 둘은 서로 돌보는 숨결입니다. 둘은 서로 지키는 숨빛이에요. 사람은 이 삶자리에서 서로 어떤 사이일까요? 이슬떨이가 되어 앞장서나요? 곁일꾼이 되어 거드는 노릇인가요? 슬기롭게 생각할 줄 알기에 사람이라면, 슬기롭지 않거나 따뜻하지 않거나 착하지 않다면 사람탈을 쓴 셈이지 싶습니다. 겉만 똑똑이여서는 겉치레에 그치겠지요. 우리 고갱이나 벼리는 언제나 꽃이 바탕인 노래하는 넋이어야지 싶어요.


ㅅㄴㄹ


거듭나다·피어나다·나아가다·나아지다·높다·높아지다·낫다·좋아지다·새롭다·새·새걸음·앞걸음·새길·앞길·앞서가다·앞장서다·앞서다·이슬떨이·이슬받이 ← 진보(進步)


돕다·도와주다·거들다·돌보다·보살피다·바라지·따르다·뒤따르다·모시다·섬기다·받들다·떠받들다·지키다·곁사람·곁꾼·곁일꾼·곁지기·옆지기 ← 수행(隨行), 수행원(隨行員), 수행 비서, 보좌(補佐), 보좌관


머리·생각·골머리·골치·가운데·복판·한가운데·한복판·고갱이·알맹이·꽃·기둥·들보·대들보·벼리·똑똑이·밑·밑동·바탕·바탕길·밑바탕·밑절미·밑짜임·밑틀·밑판·밑뿌리·밑싹·밑자락·대수롭다·대단하다 ← 두뇌(頭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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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드로잉 내가 좋아하는 것들 4
황수연 지음 / 스토리닷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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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9.18.

인문책시렁 207


《내가 좋아하는 것들, 드로잉》

 황수연

 스토리닷

 2021.5.9.



  《내가 좋아하는 것들, 드로잉》(황수연, 스토리닷, 2021)을 읽으면, 글님이 어릴 적부터 그림을 퍽 좋아하고 즐겼지만, 둘레 어른들은 ‘좋아하고 즐기는 그림’이 아닌 ‘멋지거나 잘나 보이는 그림’이라는 틀에 가두려 한 자취를 엿볼 만합니다. 아마 적잖은 이웃님은 이러한 일을 겪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즈음에는 살짝 나아진 듯하지만, 아직 어린이 붓놀림을 ‘붓놀이’로 바라보지 않는 어른이 수두룩합니다. 더구나 어린이는 여덟 살에 이르는 배움터에 들어가고, 여덟 살에 앞서 어린이집에 여러 해를 다니는데, 이동안 아이가 하루 내내 붓놀이를 해도 넉넉하도록 지켜보거나 함께 즐기는 어른은 몇이나 될까요?


  어린이는 하루를 조각조각 끊어서 ‘그림 한 시간, 영어 한 시간, 글 한 시간, 책 한 시간, 밥 한 시간, 낮잠 한 시간, 놀이 한 시간 ……’처럼 안 삽니다. 어린이는 스스로 누리고 싶은 대로 스물네 시간을 꽉 채웁니다.


  우리 어른은 하루를 어떻게 그리면서 채우나요? 하기 싫지만 돈을 벌려고 억지로 참지는 않나요? 그야말로 하기에 싫으나 마침종이(졸업장)나 솜씨종이(자격증)를 거머쥐려고 마음을 꾹 누르거나 닫지는 않나요?


  언제 어디에서나 붓을 쥐기에 그림입니다. 언제 어디에서 눈을 뜨며 바라보기에 그림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이 흐르기에 그림입니다.


  붓으로도 그리고, 눈길이 닿는 대로 그리며, 손가락뿐 아니라 나뭇가지나 온몸으로도 그리고, 마음이 가는 모든 자리를 그림으로 빛내는 삶입니다.


  남한테 보여주려고 그릴 일이란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마음으로 우러나와 그렸기에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척 내밀면서 ‘즐겁게 우러나와 빚은 그림에 흐르는 사랑’이란 기운을 나누어 받으라고 할 뿐입니다.


  그림을 좋아하시나요? 그러면 붓을 쥐셔요. 그림을 사랑하고 싶나요? 그러면 붓을 놓으셔요. 붓을 쥐면서 손길 가는 대로 종이로 옮기기에 그림입니다. 붓을 내려놓고서 온마음을 바람빛으로 물들이기에 그림입니다.


ㅅㄴㄹ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좋아했지만 내가 직접 그리는 것엔 그다지 뜻을 두지 않았다. ‘나는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10쪽)


옆 반 선생님이 지나가다 한 마디 툭 던지셨다. “두 시간 동안 그린 게 이거야?” (13쪽)


애초에 ‘잘’ 그린 그림이라는 게 뭔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실패한 그림’이라는 게 존재하는지 따져 봐야 한다. 다른 누군가 인정해 주지 않으면 실패한 것일까? (16쪽)


우리가 고호와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서로 다르다고 느끼는 건 당연하지만 나와 동시대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일로든 취미로든 자신만의 그림 스타일을 찾고 그것을 다지며 사라가는 건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46∼47쪽)


사실적인 표현을 추구하는 작가들도 많지만 나는 그림이 더 그림다웠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고민이 되었다. (90쪽)


낙서처럼 가벼웠다가 사실적인 묘사로 묵직했다가 갈팡질팡 나도 나를 알 수 없었다. 뭘 그리고 싶은지 내가 추구하는 그림 스타일은 대체 뭔지 고민을 해도 답은 없다. 좋아하는 게 많아 그런 건지 혹은 나 자신의 취향을 스스로도 잘 모르는 것인지.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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