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꽃 반달 그림책
김영경 지음 / 반달(킨더랜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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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26.

그림책시렁 752


《작은 꽃》

 김영경

 반달

 2020.3.1.



  커다란 몸뚱이로 내려다보니 아이가 작아 보여요. 아이하고 눈을 맞추면 크거나 작은 몸뚱이가 아닌 아이 눈망울에서 빛나는 숨결이 둘레에 퍼지는 이야기를 새록새록 맞아들입니다. 멀뚱히 서서 아이를 내려다보는 큰 덩치가 많습니다. 이들은 겉만 어른처럼 보일 뿐, 속으로는 멀대입니다. 이른바 ‘늙은이’예요. 늙은이는 사람을 위아래로 가르는 틀에 스스로 갇힌 채 크기를 따집니다. ‘늙은이 아닌 어른’은 사람을 위아래로 안 가르고 아이하고 눈을 맞춰요. 스스로 숙이든 무릎을 꿇든 주저앉든, 때로는 아이를 안거나 업든, 언제나 아이하고 나란히 나아가는 눈높이로 삶을 읽고 나누고 펴고 짓고 가꾸면서 노래하기에 어른입니다. 《작은 꽃》은 아이일 적에도 작았으나 큰 덩치로 자란 뒤에도 어쩐지 작다고 느끼는 어느 어른이 마음앓이를 하는 이야기를 고요히 비춥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배움터나 마을이나 집에서 아이를 함부로 패거나 닦달하는 ‘어른 아닌 늙은이’가 꽤 사라졌으나, 주먹질 아닌 숱한 막질을 일삼는 물결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배움수렁(입시지옥)·싸움연모(전쟁무기)를 그대로 두며 아이어른이 사랑으로 어우러지기를 바랄 수 없습니다. 잿빛집(아파트)을 치워요. 들숲을 품은 마당 있는 집을 지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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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하나 둘 셋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95
이재옥 지음 / 봄봄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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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26.

그림책시렁 775


《나비가 하나 둘 셋》

 이재옥

 봄봄

 2021.1.29.



  나비를 반기지만 애벌레를 안 반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비를 곱다고 여기면서 풀잎을 갉는 애벌레를 끔찍히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배추애벌레가 배추잎을 좀 갉아 주어야 배추흰나비가 배추꽃이 오를 적에 꽃가루받이를 해줍니다. 꽃가루받이가 없다면 씨앗은 없고, 씨앗이 없으면 새해에 심어서 가꾸지 못합니다. 애벌레하고 나비는 몸이 다를 뿐 같은 숨결입니다. 깨어나거나 피어난 넋이 나비인데, 어느 쪽은 못생기거나 어느 쪽은 잘생기지 않아요. 오늘날 사람들은 겉모습을 몹시 따지는 눈결로 스스로 굴러떨어지면서 이웃이며 동무를 겉차림으로 가르거나 줄세우기를 시키거나 따돌리곤 합니다. 《나비가 하나 둘 셋》은 옛그림을 따라 지켜본 나비를 보여줍니다. 다만 ‘글바치 옛사람 그림’입니다. 오래도록 흐르는 싱그러운 그림이 궁금하면 한두 살 아이한테 빛붓(색연필)이나 빛막대(크레파스)를 쥐어 주셔요. 흙바닥에 나뭇가지로 그리라 해도 즐거워요. 어른 그림을 흉내내지 않은 아이가 스스로 나비를 바라본 대로 어떻게 그리는가 지켜봐요. 아이 그림이 바로 ‘살림자리에서 두고두고 흐른 옛그림’입니다. 아이 그림은 언제나 ‘살림자리에서 오래오래 되살아나는 새그림’입니다. 오직 아이 눈빛일 적에 나비를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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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 책방 문을 엽니다 - 동네책방 역곡동 용서점 이야기
박용희 지음 / 꿈꾸는인생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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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9.25.

인문책시렁 209


《낮 12시, 책방 문을 엽니다》

 박용희

 꿈꾸는인생

 2020.5.1.



  《낮 12시, 책방 문을 엽니다》(박용희, 꿈꾸는인생, 2020)는 책집지기라는 길을 새롭게 일구면서 마을빛을 돌보는 작은걸음을 들려줍니다. 목돈으로 커다랗게 짓는 교보문고나 영풍문고가 아니라, 마을사람이 읽을 책을 마을에서 살피고 마을이웃이 가벼이 드나드는 터전으로 보듬는 마을책집이란 이야기를 속삭입니다.


  큰책집인 교보문고나 영풍문고가 나쁠 일이 없습니다. 책집이 없는 시골이나 섬이나 멧골에서는 누리책집이 고마운 징검다리입니다. 그러나 큰책집하고 누리책집은 모두 똑같아요. 서울에 있거나 부산에 있거나 모두 똑같지요. 광주에 있거나 대구에 있거나 다 똑같아요. 여러 누리책집도 그저 똑같습니다. 똑같은 얼개로 똑같은 책을 똑같이 더 많이 팔아서 똑같이 돈만 더 벌어들이는 얼개입니다.


  곰곰이 보면 사람들이 큰책집이나 누리책집을 더 자주 드나들며 책을 장만하기에 이곳이 큰돈을 번다고 할 만합니다. 오늘날 손살림하고 매한가지인걸요. 오늘날 스스로 살림을 짓는 길이 확 줄었어요. 어린배움터(초등학교)나 푸른배움터(중·고등학교)뿐 아니라 열린배움터(대학교)에서 손살림(자립·자급자족)을 안 가르쳐요. 배움터를 더 오래 다녀서 해삯(연봉)을 더 많이 받을 일자리를 얻는 길만 가르칩니다. 이런 물결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주 많기에 큰책집하고 누리책집이 큰돈을 법니다.


  마을책집은 큰길을 꾀하지 않습니다. 마을책집은 마을길을 생각합니다. 마을책집은 큰돈벌이를 노리지 않습니다. 마을책집은 마을사람 스스로 조촐하게 가꾸어 슬기롭게 사랑하는 마을살림을 헤아립니다. 잔뜩 벌어들이는 돈이라면 잔뜩 쓰기 마련입니다. 즐겁게 버는 살림돈이라면 즐겁게 쓸 테고요.


  무엇보다 마을책집은 저마다 다른 손빛으로 저마다 다르게 가꿉니다. 서울에서도 제주에서도, 인천에서도 부천에서도, 목포에서도 진주에서도, 마을책집은 바로 이 고장에서 흐르는 고장빛·고을빛·마을빛을 돌아봅니다. 다 다른 고장마다 다 다르게 지으면서 어우러질 새길을 살핍니다.


  부천에 깃든 〈용서점〉이 부천이라는 고장을 바라보면서 일구는 눈빛은 조그마한 《낮 12시, 책방 문을 엽니다》에 조곤조곤 흐릅니다. 대단한 일이 아닌 즐거운 일을 편 발자취를, 놀라운 일이 아닌 노래하는 일을 나눈 발걸음을 적어요. 마을책집에 노래하며 찾아가요. 마을책집에서 책 한 자락을 천천히 장만해서 느긋이 누려요. 이웃이 소리내어 읽는 목소리를 듣고, 우리 목소리로 나긋나긋 이어서 읊어요. 이름난 글님이어야 글을 쓸 만하지 않습니다. 마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새롭게 글님이 되어 우리 마을 이야기를 신바람으로 쓸 만합니다.


ㅅㄴㄹ


책 보는 사람이 점점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책은 누군가에게 가장 매력적인 매체다. (30쪽)


책방을 하며 몸으로 체득한 사실은, ‘독자는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독자란 〈용서점〉을 통한 독자를 뜻하진 않는다. (31쪽)


아차 싶었다. 아무리 책의 양이 많지 않다고 해도 책 좋아하는 이가 몇 번이나 둘러보고도 보고 싶은 책이 없다는 건 문제가 아닌가. (75쪽)


독자의 서가를 마주하는 일은 그런 의미에서 내 독서의 좁은 지경을 확인하고, 깨뜨리고, 확장하는 경험이 된다. (88쪽)


〈용서점〉 첫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며 그만 주최자인 내가 그 분위기에 취해서, 작가 행사를 정례화하기로 마음먹었다. (117쪽)


책을 쓰는 게 이렇게 삶을 갈아 넣어야 하는 일인 줄 알았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확실히 세상엔 잘 몰라서 해내게 되는 일들이 있는 듯하다. 모르니깐 무작정 뛰어들 수 있는 것이다. (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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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9.25.

오늘말. 튀다


아이하고 같이가는 길이라면 누구 걸음에 맞출까요. 빨리 걷는 어른 걸음에 맞춘다면 아이는 지칠 뿐 아니라 괴롭습니다. 참살림을 헤아린다면 언제 어디에서나 아이 눈높이를 살핍니다. 우리가 허울로만 한나라가 아닌, 아름다이 한누리를 이루려 한다면 모든 곳에서 아이가 마음껏 달리고 놀며 실컷 노래하고 꿈꿀 온살림을 짓겠지요. 우리길은 들빛을 머금는 사랑길일 적에 아름답습니다. 한겨레길뿐 아니라 온누리길은 너나없이 가로지르는 다습고 넉넉한 마음빛으로 마주하는 고운꽃으로 피기에 환해요. 어른한테 맞추는 어깨동무가 아닙니다. 어린이하고 손잡을 어깨동무예요. 누구나 돋보이면서 다같이 아끼는 한마을에는 새랑 풀벌레가 이웃입니다. 톡톡 튀듯 웃고, 새롭게 이야기합니다. 다른 몸짓이랑 유난스러운 춤짓으로 어우러집니다. 나란히 서서 건너고, 더불어 이 터를 누벼요. 어제랑 오늘을 잇는 마음으로 착하게 만나지요. 똑같지 않아도 돼요. 비슷하지 않아도 좋아요. 이럭저럭 구름을 마주해 봐요. 이냥저냥 풀꽃한테 다가가서 사귀어 봐요. 꽃을 보는 우리는 꽃눈이 되고, 숲을 품으며 걸어가는 우리는 숲눈이 되어요.


ㅅㄴㄹ


한겨레길·우리길 ← 태극종주


가로지르다·가다·건너다·건너가다·넘다·넘이·넘어가다·넘어서다·누비다·잇다·이어가다·이어지다 ← 종주(縱走)


다르다·남다르다·새롭다·튀다·도드라지다·두드러지다·돋보이다·딴판·따로·유난·더·덤·더욱·아끼다·좋다·되다·아름보기·꽃보기·꽃덤·고운꽃·꽃 ← 특례


같다·같이가다·함께·함께가다·더불어·나란히·어깨동무·똑같이·맞추다·들넋·들빛·착하다·온길·온틀·온삶·온살이·온살림·온살림길·온살이길·참길·참살림·참삶·참삶길·한나라·한누리·한마을·비금비금·비슷비슷·엇비슷·이럭저럭·이냥저냥·그럭저럭 ← 평준, 평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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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9.24. 부천에서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바깥일을 보러 마실하는 길에 작은아이가 함께합니다. 아버지하고 다니자면 참으로 오래 자주 걷고, 시골길이 아닌 서울길(도시 도로)을 하루 내내 가로질러야 합니다만, 씩씩하게 걷고 놉니다. 낮은 낮대로 하늘이 막혀 구름을 올려다볼 틈이 없는 큰고장입니다. 하늘이 파랗게 트여도 하늘이 아닌 길을 살핍니다. 조금만 하늘이나 나무나 풀꽃을 들여다볼라치면 “어라. 이 길이 아니네.” 하면서 헤맵니다.


  낮에 길손집을 미리 알아보고 저녁에 간다고 했는데, 저녁에 값을 치르려니 5000원을 더 받습니다. 바가지란 이런 모습이로군요. 저잣길에서 장사하는 어느 분은 슬쩍 500원을 퉁쳐서 더 받습니다. 비닐자루를 안 받고 천바구니를 챙길 뿐 아니라 손으로 들면 된다고 하니 미친놈 다 있다면서 혀를 차는 장사꾼이 있습니다. 손님을 임금(왕)으로 섬길 일은 없으나 손님을 고까이 내려다보는 가게일꾼을 보면서, 이이 탓에 이 가게를 꾸리는 지기는 꽤나 뒷말을 듣겠다고 느낍니다. 가게지기는 자리를 비울 적에 가게일꾼이 손님을 어찌 마주하는가를 모를밖에 없으니까요. 큰짐을 이고 지며 아이를 이끌고 버스에 전철을 타고내리는데, 밀치고 끼어들며 새치기를 한다든지, 비켜야 할 쪽에서 안 비키고 밀어붙이는 일을 하루에 여럿 만납니다.


  그저 웃으면서 지나가고, 작은아이한테 차근차근 말합니다. 이런 일을 마주하는 까닭이 있고, 우리가 들려줄 말이 있으며, 우리 생각을 어찌저찌 다스릴 적에 스스로 즐거운가 하고 이야기합니다.


  인천 부평에 깃든 〈북극서점〉으로 노래꽃판(동시판)을 챙겨 갑니다. 열여덟을 시골집에서 미리 썼고, 둘은 책집으로 가는 시외버스에서 썼습니다. 시골집에서 다 쓰려고 하다가 꼭 오늘 마실길에 새로 피어날 이야기를 적으면 한결 나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길손집에서 작은아이하고 빛그림(영화) 하나를 보고 잠들며 마음을 다스립니다. 사람이 지나치게 북적이는 탓에 우리 스스로 옆에 사람이 있는 줄 잊고, 제 목숨 건사하느라 바쁠 만하겠구나 싶어요. 요새는 시골에서도 제 밥그릇 챙기느라 바쁜 분을 곳곳에서 부딪힙니다.


  이런저런 자리에서 고요히 생각합니다. “이 숱한 사람들은 나더러 제발 짜증을 내고 성내라고 부추기려나 보네. 그렇지만 짜증이 아닌 사랑을 보낼 생각이고, 성내지 않고 빙그레 웃을 생각인걸.” 고약한 이웃을 마주칠 적에 이이 얼굴이 아닌 곁에 있는 조그마한 가을풀꽃이나 커다란 가을나무를 바라봅니다. 제 눈길은 늘 풀꽃나무한테 놓으려고, 아이 손을 잡고서 숲을 그리려고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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