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노래 2021.10.11.

곁말 0 곁말



  곁에 있는 사람은 곁사람입니다. 곁에 있으며 서로 아끼는 사이는 곁님이요 곁씨입니다. 곁에 있는 아이는 곁아이요, 곁에 있는 어른은 곁어른이에요. “곁에 있을” 적하고 “옆에 있을” 적은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곁에 둘” 적하고 “옆에 둘” 적도 비슷하지만 달라요. ‘곁·옆’은 우리가 있는 자리하고 맞닿는다고 할 만하기에, 가깝다고 할 적에 쓰는 낱말인데, ‘곁’은 몸뿐 아니라 마음으로도 만나도록 흐르는 사이를 나타낸다고 할 만해요. 그렇다면 우리 곁에 어떤 말이나 글을 놓으면서 즐겁거나 아름답거나 새롭거나 사랑스럽거나 빛날까요? 우리는 저마다 어떤 곁말이나 곁글로 마음을 다스리거나 생각을 추스르면서 참하고 착하며 고운 숨빛으로 하루를 짓고 살림을 누릴까요? 곁말을 그립니다. 늘 곁에 두면서 마음을 가꾸도록 징검다리가 될 말을 헤아립니다. 곁말을 생각합니다. 언제나 곁에서 맴돌며 사랑을 빛내도록 이음돌이 될 글을 생각합니다.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곁개요 곁고양입니다. 곁짐승이에요. 곁에서 함께 숨쉬는 곁꽃이요 곁풀이며 곁나무입니다. 모든 보금자리에 곁숲이 있기를 바라요. 모든 마을에 곁빛이 드리우기를 바라요. 곁말을 한 땀씩 여미어 오늘을 돌아보는 곁책을 지어 봅니다.


곁말 (곁 + 말) : 곁에 두거나 놓으면서 늘 생각하는 말. 삶·살림·사랑을 가꾸거나 북돋우도록 마음을 북돋우는 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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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0.2.


《하나와 두리 바다 속 여행》

 도이 가야 글·그림, 은하수미디어, 2005.9.1.



아침 일찍 진주서 대구로 건너가며 살피니 흙날(토요일) 일찌감치 여는 책집이 없다시피 하다. 이튿날은 어떠려나 살피니 해날에는 아예 쉬는 책집이 많다. 곰곰이 보니 내가 찾아가고 싶은 마을책집 가운데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가 꾸리는 곳이 많다. 나는 왜 “아이를 돌보는 어버이” 마을책집이 자꾸 눈에 뜨이며 그곳에 찾아가고 싶을까?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가 꾸리는 책집에는 어린이책이며 그림책이 넉넉하다. 아이를 안 돌보는 아저씨가 꾸리는 책집에는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이 드물거나 없기 일쑤요, 딱딱하고 두꺼운 어른책이 많다. 이 나라뿐 아니라 온누리가 거듭나려면 돌이(남자)가 아이를 도맡아 돌보면서 어린이책하고 그림책을 사랑해야지 싶다. 돌이를 싸움판(군대)으로 끌고 가지 말고, “아이돌보기 열 해”로 하루를 오롯이 살도록 해야 아름나라가 될 만하지 싶다. 대구 태전도서관에서 이야기꽃을 펴다가 ‘손빛책’이란 낱말을 새삼스레 새긴다. ‘장서’나 ‘중고도서’를 ‘손빛책’으로 가리키고 싶다. 《하나와 두리 바다 속 여행》은 판이 끊긴 지 오래이다. 찾기도 만만찮다. 이런 그림책이야말로 순이뿐 아니라 돌이가 곁에 두면서 손빛을 추스르도록 길잡이로 삼으면 좋겠다. 이야기나 얼거리가 참으로 눈부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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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0.1.


《친구의 전설》

 이지은 글·그림, 웅진주니어, 2021.6.16.



이튿날 대구에 가서 이야기꽃을 펴기로 한다. 낮 한 시부터 이야기를 하기에 하루 일찍 길을 나선다. 읍내로 나가고, 여수로 가는 시외버스를 두 시간 달린다. 여수 시내버스로 갈아타서 〈낯 가리는 책방〉에 깃든다. 가을볕이 뜨끈뜨끈하다. 골목이 호젓하다. 기차나루로 가서 순천으로 건너가고, 진주로 넘어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형설서점〉하고 〈동훈서점〉을 찾아간다. 두 곳에서 이모저모 생각을 새롭게 밝히는 책을 만난다. 이웃나라가 총칼로 쳐들어온 뒤에 ‘내선일체’에 앞장선 한겨레가 쓴 책을 보았다. 이튿날 이야기삯(강연비)을 미리 털어내듯 값을 치르면서 품는다. 책이란 무엇일까. 책은 어떻게 남는가. 오늘 보자면 부끄럽거나 거짓스러운 책이라지만, 지난 그때에는 가장 잘나가는 책이었을 테고, 어느새 감추거나 불살라 없애던 책이기도 했을 텐데. 《친구의 전설》을 한참 앞서 읽었다. 아이들이 재미나게 읽을 만하구나 싶으면서도 선뜻 마음까지 닿지는 않는다. 쉰 해 뒤를 헤아려 본다. 쉰 해 뒤에 태어나서 살아갈 아이랑 어른한테 동무가 될 이야기는 어떠한 삶자락에서 샘솟을 만할까. 쉰 해 뒤에 우리는 서로 어떤 이웃이 되어 스스로 이 삶을 사랑으로 가꾸는 눈빛으로 어우러질 만할까. 이야기는 어디에 있는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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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리나 : 해녀 할머니의 하루 해녀리나
Nika Tchaikovskaya 지음 / Tchaikovsky Family 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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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10.11.

그림책시렁 733


《해녀리나》

 Nika Tchaikovskaya

 Tchaikovsky Family Books

 2019.5.16.



  바다잡이 또는 보자기(해녀)를 담은 사진책이나 그림책이 꾸준히 나옵니다. 어느 책을 보든 무척 멋스럽고 아름답게 담습니다. 저마다 바다살림을 어떻게 건사하는가를 차근차근 다루거나 보여주는구나 싶은데, 늘 몇 가지 빠졌다고 느껴요. 첫째, 모두 구경하는 사진이거나 그림입니다. 둘째, 자꾸 거룩하게 치켜세웁니다. 셋째, 수수하게 노래하고 노는 이웃이자 동무로 녹아들지는 않네 싶어요. 넷째, 바다빛하고 어우러지는 하늘빛하고 숲빛을 나란히 보는 눈길을 못 찾겠어요. 《해녀리나》는 바다잡이 할머니를 다룬 그림책이라는데, 막상 그림책에는 ‘할머니 아닌 아이’ 모습이거나 몸인 바다잡이가 나옵니다. 그러려니 읽다가 “어린이한테 바다잡이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면서, 책에 담은 말씨가 퍽 어렵구나” 하고 느낍니다. 물질을 안 예쁘게 그려야 할 까닭도 없지만, 예쁘게만 그려야 할 까닭도 없습니다. 물질하는 아지매나 할매를 만나서 사진이나 그림으로 담기 앞서, 집에서 부엌일하고 비질하고 걸레질을 하면 좋겠어요. 찰칵이나 붓을 쥐기 앞서 아이들을 돌보며 노래하고 놀면 좋겠어요. “살림하고 사랑하는 수수한 눈빛”으로 보기를 빕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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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다람쥐 얼 그림책은 내 친구 26
돈 프리먼 글.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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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10.11.

그림책시렁 781


《꼬마 다람쥐 얼》

 돈 프리먼

 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2010.11.18.



  어버이는 아이를 낳을 적에 받는 이름입니다. 아이를 낳아야 비로소 어버이입니다. 다만, 요새는 아이를 안 낳아도 보금자리에 맞아들여서 돌보기도 하기에, 말결을 넓혀서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어른”이라면 모두 어버이로 삼을 만합니다. 나이만 먹는다면 몸은 늙고 마음은 낡는다는 뜻으로 예부터 늙은이라 했습니다. 철이 들고 슬기가 깊어 갈 적에 어른이라 합니다. 어른이란 자리는 나이를 먹어서 얻는 이름이 아니에요. 나이가 적더라도 철이 들고 슬기가 깊어 스스로 살림을 지을 줄 알면 “어른스럽구나!”라든지 “어른이로구나!” 합니다. 《꼬마 다람쥐 얼》은 어버이한테서 이야기를 듣고 배우기도 하지만, 스스로 생각을 뻗고 동무를 사귀면서 새삼스레 배우는 아이를 다람쥐한테 빗대어 들려줍니다. 사람은 사람만 동무로 사귀어야 할까요? 열 살 아이는 열 살 또래만 동무가 되어야 할까요? 다람쥐는 다람쥐만 동무여야 할까요? 곁을 볼 수 있을까요? 우리 곁에는 어떤 숨붙이가 동무로 있을까요? 아이하고 동무로 지내도록 마음을 틔우는 어른은 어디에 있는가요? 이 삶은 어떻게 가꾸려나요? 우리 보금자리는 어떻게 돌볼 적에 즐겁게 빛나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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