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큐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한 소방관이 기억하는 그날의 기록
김강윤 지음 / 리더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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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1.10.19.

읽었습니다 4



  저는 돌봄터(병원)에 안 갑니다. 우리 집 아이들도 돌봄터에 갈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돌봄낛(건강보험료)은 꼬박꼬박 빠져나갑니다. 앞으로도 돌봄터에 갈 까닭이 없을 텐데, 스스로 몸빛을 읽고 몸결을 살피며 몸차림을 가꾸는 하루입니다. 때때로 아프거나 앓으면 신나게 아프거나 앓아요. 아프거나 앓을 적에는 이 몸이 한결 튼튼하게 거듭나려는 뜻이라고 느껴요. 허물벗기랄까요. 낡은 몸을 내려놓고서 새롭게 빛나는 몸으로 가자면 아프거나 앓으면서 옛 몸을 털어야 합니다. 《레스큐》는 지킴이(소방관)로 일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삶을 들려줍니다. 글님은 처음부터 글을 쓸 엄두를 안 내던 삶길이었다는데, 어느 날 문득 ‘내 삶은 내가 스스로 즐겁게 쓸 노릇’인 줄 깨달았다고 해요. 맞지요. 지킴이로 살지 않는 사람이 지킴이한테서 이야기를 듣고 옮기기보다는, 지킴이라는 살림빛을 돌보는 사람 스스로 이 돌봄길이란 무엇인가 하고 수수하게 풀어낼 적에 새롭게 깨어납니다.


《레스큐》(김강윤 글, 리더북스, 2021.1.1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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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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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19.

읽었습니다 3



  못 하는 사람은 없으나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녁 스스로 다른 사람하고 맞대거나 견줍니다. 왜 나를 너랑 맞대거나 견주어야 할까요? 왜 누구보다 잘 해내야 하거나 누구보다 못 하면 안 될까요? “잘 해내려고 이 별에 태어난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도 못 하려고 이 별에 태어난 사람”도 아닙니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르게 “하루를 즐겁게 노래하면서 놀려고 이 별에 태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라는 세계》라는 책은 누구나 알 만하고 쓸 만하다고 느끼지만, 막상 스스로 삶을 즐겁게 적바림하는 이웃님은 드물구나 싶어요. ‘전문가 목소리’를 이제는 그만 들을 때입니다. ‘아이’ 목소리를 듣고, ‘아이로 살다가 어른으로 자란 내’ 마음소리를 들을 때입니다. “전문가인 사람이 쓴 책에 맞추어 아이를 바라보기”보다는 “다 다른 우리 마음빛”으로 봐요. 가르치지 말고 함께 살림하면서 놀아요.


《어린이라는 세계》(김소영 글, 사계절, 2020.11.16.)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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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 - 나에게 안부를 묻는 시간
유희열.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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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19.

읽었습니다 2



  저는 요즈음 이웃님한테 “이웃님이 살아온 나날을 글로 차곡차곡 여미어 책으로 내셔요.” 하고 말합니다. 이웃님은 으레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책을 써요?”나 “나 같은 사람이 쓴 책을 누가 사서 읽어요?” 하고 말씀합니다. 《밤을 걷는 밤》을 읽었습니다. 책을 집어든 자리에 고이 놓았습니다. 안 샀습니다. 이른바 아줌마 아저씨로 살아온 이웃님이 쓴 책이라면 기꺼이 사서 우리 보금자리 책시렁에 건사할 텐데, ‘아줌마 아저씨’가 아닌 ‘이름나고 얼굴 알려진 사람’이 쓴 책에는 어쩐지 마음이 안 보입니다. 이제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내기도 쉬운, 더없이 즐거우면서 새롭게 열린 나라로구나 싶으면서도, 막상 순이돌이 이야기만큼은 책으로 잘 나오지 않는구나 싶습니다. 아이 손을 잡고서 밤에 마을을 거닐면서 누린 하루를 꾸밈없이 쓰기만 해도 더없이 아름답겠지요. 일부러 글을 쓰려고, 애써 책을 내려고, 구태여 밤마실을 다니지는 말고 말이지요.


《밤을 걷는 밤》(유희열 글, 위즈덤하우스, 2021.4.2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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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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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19.

읽었습니다 1



  1993년에 나온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을 읽은 이웃님이 얼마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1993년에 나온 이 책은 썩 안 읽힌 듯하고 쉬 판이 끊어졌으며 헌책집에 꽤 나돌았습니다. 헌책집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이 먼지만 먹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다가 ‘저는 다 읽은 책이지만’ 굳이 다시 사서 이웃님한테 건네었습니다. 헌책집지기님이 늘 여쭈셔요. “읽은 책 아닌가요? 왜 또 사셔요?” “읽어 보니 글이 참 좋은데, 선뜻 스스로 사읽은 이웃님이 안 보여서, 이웃님한테 드리려고요.” “스스로 안 사서 안 읽는 사람한테 주어 봤자 안 읽히지 않을까요?” “그러면 헌책집에 다시 들어오겠지요. 그러면 또 사서 다른 이웃님한테 건네려고요.” 양희은 님 삶글을 여민 책이 2021년에 새로 나왔기에 마을책집에 찾아가서 선 채로 읽다가 얌전히 제자리에 놓았습니다. 앞으로는 양희은 님 책을 둘레에 드리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스물여덟 해 사이에 글빛이 어디론가 떠났습니다.


《그러라 그래》(양희은 글, 김영사, 2021.4.1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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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63 사랑



  책을 쥘 적마다 사랑을 어떻게 그리는가 하고 들여다봅니다. 사랑하는 마음이나 눈빛이 없이 줄거리를 짜는 책은 더없이 따분하면서 부질없는 말잔치라고 느낍니다. 사랑은 ‘사랑’이라는 낱말을 써야 그릴 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낱말을 아예 안 쓰더라도 삶·살림으로 얼마든지 그려내지요. 아이가 누리는 소꿉이며 놀이는 사랑을 바탕으로 삼기에 즐겁습니다. 어른이 짓는 일이며 살림은 사랑을 발판으로 하기에 아름답습니다. 쌀을 씻어서 불릴 적에도 사랑어린 손길이 되려고 합니다. 밥을 짓고 차리고 설거지를 할 적에도 늘 사랑스러운 눈길이 되려고 합니다. 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탈 적에도, 또 시골버스나 시외버스나 전철이나 택시를 탈 적에도 한결같이 사랑하는 마음이 되려고 합니다. 글을 쓸 적에도 사랑을 어떻게 그릴까 하고 생각합니다. 글에 ‘사랑’이라는 낱말을 아예 안 쓰더라도 삶을 가꾸고 살림을 나누는 하루를 노래하듯 담아낼 적에 저절로 사랑스레 흐르기 마련입니다. 둘로 가른다기보다 ‘사랑’을 보려고 합니다. 이래야 하거나 저래선 안 된다는 틀이 아닌 ‘사랑’으로 가려고 합니다. 아이랑 노는 어버이라면 사랑이고, 풀꽃나무를 쓰다듬는 손빛이라면 사랑입니다. 사랑은 노상 스스로 샘솟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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