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영의 청소년 건축 특강 - 건축으로 살펴본 일제 강점기 10대를 위한 인문학 특강 시리즈 7
서윤영 지음 / 철수와영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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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28.

읽었습니다 22



  우리는 집에서 잠을 자고 몸을 쉬면서 새롭게 기운을 얻습니다. 그런데 이 집(지붕)이란 곳이 태어난 지는 오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따로 집(지붕)을 갖추기 앞서 모든 곳이 삶자리였어요. 다만, 모든 숨붙이는 아기(새끼)를 낳아서 돌볼 적에만 둥지(보금자리)를 틀었어요. 여느 때에는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껏 살고 살림하고 사랑하면서 노래했습니다. 《서윤영의 청소년 건축 특강》은 서울 곳곳에 선 여러 집(건축)을 찬찬히 뜯으면서 오늘날 우리 터전을 읽어내는 길을 들려줍니다. 여러모로 뜻깊습니다. 왜 저런 집(건축)이 섰고, 누가 어떤 뜻을 펴려 했는가를 부드러이 알려줍니다. 다만, 서울에 있는 집만 다루고, 힘꾼·이름꾼·돈꾼이 깃든 집에 머무르기에 아쉬워요. 수수한 사람들이 흙을 만지고 숲을 사랑하며 지내던 집을 짚지 않은 대목도 아쉽습니다. 크거나 대단해 보이는 집만 집이 아니라는, 우리가 늘 깃들면서 하루를 누리는 집이야말로 집이라는 대목도 다룬다면 좋겠습니다.


《서윤영의 청소년 건축 특강》(서윤영 글, 철수와영희, 2021.10.9.)


ㅅㄴㄹ


여러모로 배울 대목이 많은 책인데

서울 집(건축물)만 다뤄서

어쩐지 아쉬운.

그러나 참 잘 쓴 책이라고 생각한다.


느낌글을 다 쓰고 보니

이런 군말을 붙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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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그 예술
야나기 무네요시 지음, 이길진 옮김 / 신구문화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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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28.

읽었습니다 21



  우리나라는 아직도 ‘조선왕조실록’ 자리에서 헤맵니다. 옛자취(역사)를 다룰 적에 기껏 ‘조선’이나 ‘고려’를 다루는 듯하지만, 막상 조선·고려 임금붙이랑 벼슬아치 테두리에서 못 벗어나요. 어른끼리 읽는 책이건,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이야기책이건 똑같습니다. 이웃나라 야나기 무네요시 님은 ‘임금붙이·벼슬아치’ 자리가 아닌 ‘흙을 일구며 살림을 지은 수수한 사람들’ 자리에서 빛을 보고 이야기를 여미었습니다. 힘·돈·이름으로 ‘누르는 놈’들 이야기가 아닌, 힘·돈·이름에 ‘눌린 님’들 이야기를 다루었지요. 조선이며 일본이며 모든 나라 ‘밑자리 사람들 여느 살림살이’에서 아름길을 보았고, 이 아름길에 눈물하고 울음이 새롭게 노래가 되어 기쁨하고 웃음으로 피어난다고 풀어냈어요. 《야나기 무네요시》는 놀랍게 편 보임마당(전시회)이고 책입니다. 힘(기득권)을 움켜쥔 쪽에 있는 모든 글바치는 이이를 꺼리거나 깎아내립니다. 그렇잖아요? 힘꾼은 흙꾼이 아니니.


《야나기 무네요시》(국립현대미술관 엮고 펴냄, 2013.5.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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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56 체르노빌 방사능 분유·산성비



  체르노빌에서 꽝 하고 터지던 1986년을 떠올려 봅니다. 그즈음 배움터나 새뜸(언론)은 “산성비 맞으면 머리카락 빠진다”는 말을 비오는 날마다 읊었습니다. 이제 와 생각하면 “산성비 아닌 방사능비”였구나 싶어요. 산성비를 맞아서 머리카락이 빠질 일이 없어요. 방사능비였기에 머리카락이 빠집니다. 체르노빌이 터지고 푸른별(지구)에 방사능이 널리 퍼질 즈음 하늬녘(유럽) 여러 나라는 소젖(우유)이 온통 방사능으로 물들고, 이를 가루젖(분유)으로 바꾸어 우리나라에 웃돈을 얹어서 그냥 줍니다. 다른 모든 나라는 “체르노빌 방사능 가루젖”을 손사래치거나 내버리려 했는데, 우리나라만큼은 거저로 받을 뿐 아니라 웃돈까지 챙겨서 “유제품 장사”를 했습니다. 말꽃은 말밑만 파지 않습니다. 말을 쓰는 사람이 짓는 삶에 흐르는 밑자락을 살핍니다. 나라에서 숨기거나 속이는 짓을 파헤칠 말길이요, 눈가림이나 거짓을 벗길 말살림입니다. 말에 깃든 삶을 읽기에 말풀이를 차근차근 합니다. 삶을 그리는 말에 서린 속내를 읽으면서 말밑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숨겨서 푸는 일은 없습니다. 환하게 드러내어 따지고 짚고 다룰 적에 실마리를 풉니다. 누구를 탓할 말넋이 아닌, 서로 슬기를 모두어 새길을 푸르게 찾아나서려는 말빛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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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64 노래



  멋을 안다면 섣불리 아무 데나 파헤치지 않습니다. 멋스러운 사람이라면 즐겁게 흙을 일구고 살림을 지으며 생각을 가꿉니다. 마구 파헤쳐 놓은 땅을 바라볼 적마다 가만히 다가가서 고이 쓰다듬고는 풀씨를 몇 묻습니다. 어린나무도 몇 옮겨심습니다. 이러고서 그곳을 떠납니다. 파헤쳐진 땅에 새숨이 무럭무럭 오르기를 기다립니다. 아이들한테 “자, 우리는 미움이 아닌 사랑으로 우리 보금자리를 새롭게 그리는 눈빛으로 가자” 하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씨앗심기’이니까요. 아이도 어른도 배운 대로 살아요. 무엇이든 배운 대로 받아들여 삶을 빚어요. 저는 우리 어버이한테서, 우리 아이들은 저한테서 말과 삶을 배워요. 모든 글은 삶을 마음으로 느껴서 옮기기 마련입니다. 꾸밈글이라면 꾸미는 삶을 꾸미는 마음으로 덧입혀서 꾸미는 손으로 옮기겠지요. 살림글이라면 살림하는 사랑을 살림하는 마음으로 살림하는 손빛이 되어 옮길 테고요. 글쓰기나 글읽기도 모두 “삶을 노래하면서 즐기면 된다”고 여깁니다. 틀을 따르거나 좇을 까닭이 없어요. 스승이 가르친 대로 살아야 할까요? 스스로 새롭게 배워서 삶을 짓는 하루일 적에 비로소 아름다워요. 언제나 “오늘 나”을 그리고 읽고 씁니다. 우리가 스스로 씨앗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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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아줌마 아저씨 (2021.8.20.)

― 전주 〈잘 익은 언어들〉



  어릴 적부터 둘레 어른을 볼 적에 으레 ‘아줌마·아저씨’란 말을 썼습니다. 이 이름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이웃이 많은 마을에서 살다 보니, 나중에 조금씩 나이가 들어 만나는 적잖은 어른들이 ‘아줌마·아저씨’란 이름을 못마땅하게 보거나 꺼리는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제 또래 가운데 스스로 ‘아줌마·아저씨’란 이름을 받아들이는 이도 몇 안 되었습니다. “아저씨가 아니면 뭐니?” “아저씨라고 하면 너무 늙었잖아.” “‘아저씨’란 이름은 늙은 사람한테 안 써. 늙었으면 ‘늙은이’야.” “됐어. 너랑 말이 안 되네.”


  저는 아저씨입니다. 스물 몇 살일 적에 어느 어린이가 저를 빤히 보며 “아저씨야, 오빠야?” 하고 물을 적에 “네가 느끼는 대로 말하렴. 네가 아저씨로 느끼면 아저씨이고, 오빠로 느끼면 오빠일 테지.” 하고 말했습니다. 큰아이를 낳고 작은아이를 낳으면서 더더욱 아저씨입니다. 시골에서 살림짓는 아저씨로 이야기꽃(강의)을 때때로 펴는데, 이때에 스스로 아저씨라고 말하면 어린이·푸름이가 곧잘 “선생님이 아니고 아저씨예요?” 하고 묻기에, 우리 터전은 스스로 제 이름을 찾기보다는 꺼풀을 씌우는 길로 가면서, 아이들한테도 이 허울을 입힌다고 느꼈습니다.


  일본사람이 쓰는 한자말 ‘선생(선생님)’은 “나이가 많은 사람”을 가리킵니다. 이 말씨가 우리나라에 어설피 퍼지면서 배움터 길잡이까지 ‘선생’이란 이름을 씁니다만, 우리말로는 ‘씨·님’으로 옮겨야 올발라요. 어린이·푸름이 곁에 있는 나이가 많은 사람은 아저씨요 아줌마입니다. 이들은 어리거나 푸르게 자라는 숨빛 곁에서 슬기롭게 살아가는 하루를 들려주고 이끄는 몫을 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곧게 설 줄 안다면 ‘아줌마·아저씨 = 씨·님 = 선생(선생님) = 길잡이(교사)’인 줄 깨닫겠지요. 바보스레 굴거나 밥그릇만 챙기는 못난 사람이면서 나이가 많다면 ‘늙은이·낡은이’예요. 늙거나 낡은 사람한테는 아줌마나 아저씨라 안 합니다. 예부터 그랬어요. 참한 이웃 어른인 아줌마이고 아저씨입니다.


  마을책집 〈잘 익은 언어들〉은 2021년 여름 막바지에 새터로 옮깁니다. 달삯을 내던 살림에서 스스로 옹글게 서는 살림길로 우뚝우뚝 서려 합니다. 만만하지 않은 새길이었을 테지만, ‘아줌마 책집지기’는 당차면서 즐겁게 기운을 냈으리라 생각해요. 함께 늙어가는 사이라기보다, 함께 철드는 책집지기·책손으로서 이 첫걸음을 기리고 싶어 전주마실을 합니다. 아줌마는 아줌마라서 빛나고, 아저씨는 아저씨라서 눈부십니다. 한자말로 ‘중년’이라 하는 이즈음은, 곱게 철들면서 밝게 일하는 나날이지 싶어요. 늙음이 아닌, 철들어 슬기롭고 어진 길을 사랑합니다.


ㅅㄴㄹ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김헌수, 모악, 2020.9.27.)

《나는 매일 서점에 간다》(시마 고이치로/김정미 옮김, Kira, 2019.3.20.)

《Penguin》(Polly Dunbar, Candlewick, 2007.)

《꼬리가 생긴 날에는?》(다케시마 후미코 글·나가노 도모코 그림/고향옥 옮김, 천개의바람, 2015.3.20.)

《나무는 숲을 기억해요》(로시오 마르티네스/김정하 옮김, 노란상상, 2013.1.10.)

《안녕, 내 마음속 유니콘》(브라이오니 메이 스미스/김동언 옮김, 상상의힘, 2021.2.25.)

《하늘에》(김장성, 이야기꽃, 2020.2.1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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