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자이 미즈마루 -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
안자이 미즈마루 지음, 권남희 옮김 / 씨네21북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1.11.2.

읽었습니다 23



  바쁘기에 못 한다고도 하지만, 이보다는 스스로 바쁘다는 핑계를 대는 하루이지 싶습니다. 힘들어서 못 한다고도 하는데, 아무래도 스스로 힘들다는 토를 붙이는 나날이지 싶어요. 어떻게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사느냐고 묻는 분이 많은데, 저는 “좋아하는 일”은 안 합니다. 누구를 좋아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한때는 누구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있었으나, 이제는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 살고, 보금자리를 이룰 뿐이에요. 예나 이제나 제가 하는 일이란 “사랑하는 일”입니다. 좋아하는 일은 그만두고서 사랑하는 일을 한달까요? 《안자이 미즈마루》를 읽는 내내 이 책을 지은 글그림님은 “좋아하는 일”이 아닌 “사랑하는 일”을 즐겁게 했다고 느껴요. 사랑을 품고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니 빛나겠지요. 사랑이 아닌 채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겉멋이나 겉치레로 기울어요. 우리 삶은 늘 사랑을 바탕으로 하면서 즐겁게 노래하면 넉넉하다고 봅니다.


《안자이 미즈마루》(안자이 미즈마루·MOOK 편집부/권남희 옮김, 씨네21북스, 2015.5.1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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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1. 서울나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2010년 가을에 인천을 떠나면서 인천뿐 아니라 서울도 앞으로는 이따금 찾겠으나 시골에서 그지없이 조용히 살아갈 나날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 사이에 서울을 오락가락하고, 또 이틀 뒤 새삼스레 서울로 가는 일이 있어요. 길에서 꽤나 오래 보내는 나날이네 하고 생각하며 시외버스에서 휙휙 스치는 멧골이며 나무에 구름을 바라보았어요. 서울에서 거닐 적에도 높은집 틈새로 언뜻선뜻 비치는 하늘빛을 잡으려 했어요. 오늘은 어쩌다가 저녁 여섯 시에 강서에서 강남까지 전철을 탔습니다. 신촌 언저리에서 내려 길손집을 찾으려 했는데 깜빡 잠들었더군요. 고속버스나루에서 부랴부랴 전철을 내리는데 사람물결이 출렁이더군요. 큰 등짐을 멘 몸으로 이리 휩쓸리고 저리 치이면서 헤맸습니다. 아주 빠르게 흐르는 사람물결에 치이고 밟히고 밀리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판이더군요. 이렇게 20분을 진땀을 빼다가 겨우 귀퉁이로 빠져나와 걸상에 등짐을 내려놓고 숨을 돌렸어요.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나 차분히 생각하기로 합니다. 손전화를 켜서 이 둘레 길손집을 어림합니다. 셋쨋줄(3호선)로 갈아타서 신사에서 내리면 꽤 많다고 뜹니다. 어질어질 비틀비틀 사람물결에 새로 휩쓸리면서 드디어 전철을 빠져나온다 싶더니, 길에도 사람은 엄청납니다.


  가까스로 길손집 한 곳을 찾아들고, 값을 치르고, 열쇠를 받아, 주르르 높이 올라와서 자리에 들어가자마자 등짐만 벗고 그대로 누웠어요. 저녁 여섯 시 사십 분 무렵 누워서 밤 열두 시 삼십오 분에 깼습니다. 둘레에서 ‘서울공화국’이란 말을 쓰기도 합니다만, ‘서울나라’라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그나저나 전철뿐 아니라 여느 길에서도 알림판 글씨는 왜 이렇게 작고 안 보이는 데에 있고 영어가 더 커 보일까요. 한밤에 깨어나 곰곰이 하루를 돌아보았습니다. 서울뿐 아니라 나라 곳곳 알림판은 “어린이가 제대로 알아보고서 길을 찾도록 이끌어 주지 못할 만큼 순 엉터리”이지 싶습니다. 모든 알림판은 어린이랑 할머니, 여기에 시골내기하고 이웃사람(외국인)한테 눈높이를 맞출 노릇이라고 생각해요.


  길을 아는 사람이 들여다보는 길알림판이 아닌, 길을 모르거나 낯선 사람이 들여다보는 길알림판입니다. 여느 책도 낱말책도 매한가지예요. 삶을 잘 아는 사람이 굳이 책을 읽을 까닭은 없어요. 말을 잘 아는 사람이 애써 낱말책을 펼 일도 없을 테지요. 모든 글은 “아직 모르기에 즐겁게 배워서 새롭게 삶을 가꾸고 싶은 이웃하고 어린이하고 시골내기한테 눈높이를 맞추어서 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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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곁노래

곁말 11 이웃사람



  ‘이웃’이라는 낱말만으로도 “가까이 있는 사람”을 가리킵니다만, 이제는 따로 ‘이웃사람’처럼 쓰기도 해야겠구나 싶습니다. ‘이웃짐승·이웃별·이웃목숨·이웃짐승·이웃나무·이웃숲’처럼 쓰임새를 자꾸 넓힐 만해요. ‘이웃-’을 앞가지로 삼아 새 낱말을 차곡차곡 지으면서 말결이 살아나고, 우리 스스로 둘레를 바라보는 눈길을 새록새록 가다듬을 만하지 싶습니다. 요사이는 ‘서로이웃’이란 낱말이 새로 태어났습니다. 그저 옆에 붙은 사람이 아닌 마음으로 만나면서 아낄 줄 아는 사이로 나아가자는 ‘서로이웃’일 테니, 따로 ‘이웃사람’이라 할 적에는 ‘참사랑’이라는 숨빛을 얹는 셈이라고 할 만합니다. 어깨동무를 하기에 서로이웃이요 이웃사람입니다. 손을 맞잡고 춤추며 노래하는 사이라서 서로이웃이자 이웃사람이에요. 이웃마을에 찾아갑니다. 이웃넋을 읽습니다. 즐겁게 이야기꽃을 엮고, 새삼스레 수다잔치를 폅니다. 옆집에 산다지만 아침저녁으로 시끄럽게 굴거나 매캐한 냄새를 피운다면 이웃하고는 동떨어질 테지요. 나무를 심어 돌보고, 밤이면 별빛을 헤아리고, 낮에는 멧새하고 풀벌레 노랫소리를 그윽히 누릴 줄 알기에 비로소 서로이웃이자 이웃사람이 되어, 온누리를 밝히는 길을 열리라 생각합니다.


이웃사람 (이웃 + 사람) : 그저 옆에 붙거나 있는 사람이 아닌, 몸으로도 마음으로도 깊고 넓게 아낄 줄 아는 포근한 숨결로 만나거나 사귀거나 어울리는 사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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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57 덧글 한 줄



  오늘날 누리그물은 셈틀(컴퓨터)이며 손전화로 글·그림을 손쉽게 띄울 뿐 아니라, 바로바로 읽고서 느낌을 글·그림으로 주고받습니다. 1994년에 ‘피시통신’이란 이름인 누리그물을 처음 마주하며 글을 올리고 덧글을 적을 때부터 “이곳은 새 만남터이자 이야기터로구나” 싶더군요. 그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덧글을 그냥 붙이는 일은 없습니다. 한 줄로 덧글을 붙이더라도 “이 한 줄은 노래(시)가 된다”고 여깁니다. 한줄노래(한줄시)를 이웃님한테 건네면서 스스로 누리려는 덧글을 써요. 이웃님이 쓴 아름글에 붙이는 덧글을 이내 잊을 때가 있지만, 따로 글판(문서편집기)을 열어서 차근차근 써서 옮겨붙이곤 합니다. 글판으로 적은 짤막한 덧글은 제가 새글을 쓰는 밑거름이 됩니다. 이웃님이 쓴 글을 읽다가 덧글을 쓰는 사이에 제 나름대로 마음에 피어나는 이야기가 샘솟으면서 글길을 연달까요. 말꽃이라는 책은 징검다리이자 샘물입니다. 말꽃을 읽는 이웃님이 이 말꽃에 깃든 낱말을 살피고 낱말풀이를 읽고 보기글을 헤아리는 사이에 이웃님 마음에 생각이며 글감이 새록새록 떠오르도록 북돋우거나 이끄는 징검다리요 샘물이지요. 말풀이 한 줄을 붙일 적마다 “한줄노래로 피어나는 다리가 되면 좋겠어” 하고 속삭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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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65 히틀러



  눈먼 사람이 눈먼 우두머리를 끌어올립니다. 우리가 눈뜬 사람이라면 눈먼 허수아비나 얄개가 함부로 못 나옵니다. 우리가 눈멀 뿐 아니라 눈감은 사람이기에 눈먼 허수아비나 얄개가 판칠 뿐 아니라, 이들은 우두머리·나라지기·벼슬꾼·글바치 같은 자리를 거머쥐면서 온누리를 억누릅니다. 우리가 쉽게 잊거나 놓치는 대목이 있다면, “히틀러만 손가락질한다”이지 싶어요. “히틀러가 제국주의·차별주의를 내세웠다”면, “숱한 수수한 독일사람은 바로 히틀러를 고스란히 떠받들면서 독일사람 스스로 제국주의·차별주의를 독일에 확 퍼뜨렸”어요. 히틀러 곁에서 “그대가 가는 길은 헛발질이자 틀렸습니다” 하고 외친 사람이 적었고, 또 이런 외침을 “히틀러 심부름꾼과 알랑이”가 잘라냈는데, 무엇보다 이런 히틀러를 안 쳐다보고 스스로 삶을 지으면서 사랑을 나누어야 할 숱한 수수한 독일사람이 스스로 바보가 되어 같이 뒹굴었습니다. 일꾼을 뽑을 적에는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착하며 참한’ 사람을 가려야 합니다. ‘덜 나쁜(차악·차선)’도 ‘똑같이 나쁠’ 뿐인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늘 ‘일꾼’이 아닌 ‘덜 나쁜’ 사람을 뽑으려 하면서 스스로 막짓놈을 우두머리·나라지기·벼슬꾼·글바치로 세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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