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삽니다 - 어른을 위한 그림책방, 카모메 이야기 소소 그림책에세이 시리즈 1
정해심 지음 / 호호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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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14.

읽었습니다 39



  부천책집 〈용서점〉에서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삽니다》를 처음 만나며 망설였습니다. 〈용서점〉에서 장만할는지, 〈카모메 그림책방〉으로 찾아가서 장만할는지 한참 생각하다가, ‘이다음을 생각하면 잊거나 놓쳐’ 하고 여기면서 집었습니다. 이러고서 석 달 뒤, 가을 끝자락에 〈카모메 그림책방〉으로 찾아갔습니다. 마침 서울마실을 하던 날이요, 고흥으로 돌아갈 시외버스를 기다리기까지 한참 남은 아침이었어요. 글로 읽은 모습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면서 서울 금호동에 〈고구마〉란 헌책집이 있던 무렵 이 둘레 골목을 샅샅이 걸어다닌 일이 새삼스레 떠오릅니다. 예전 모습은 이제 거의 없지만, 마을책집으로 그림빛을 나누는 곳이 천천히 뿌리를 내리니, 오늘부터 새롭게 짓는 이야기가 푸르게 퍼질 테지요. 빛그림 ‘카모메’에서 가장 떠오르는 모습은 갈매기예요. 인천에서 나고자라며 비둘기 곁을 나는 갈매기를 늘 만났어요. 바다 없는 서울에 바다내음이 살풋 흐릅니다.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삽니다》(정해심 글, 호호아, 2021.8.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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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성장 사전 사춘기 사전
박성우 지음, 애슝 그림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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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14.

읽었습니다 33



  우리가 스스로 우리말 아닌 영어나 한자말을 그냥그냥 받아들여서 쓰다가 길들면서, 막상 스스로 삶을 바라보는 눈길을 잊습니다. ‘여러 한자말이나 영어를 우리말로 품기는 하되, 한자말이나 영어는 한자말이나 영어일 뿐, 우리말이지 않’습니다. 이 대목을 놓치면 ‘사춘기’를 놓고도 잘못 바라보기 쉽습니다. 《사춘기 성장 사전》을 시골이나 작은고장 푸름이가 읽으면, 또 서울 가난집 어린이가 읽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한참 돌아보았습니다. 흔히들 ‘소수자’를 말합니다만, 오늘날 시골사람이야말로 ‘작은이(소수자)’입니다. ‘시골 어린이·푸름이’는 그야말로 더 작습니다. 우리말에 ‘사춘기’는 없습니다. 예부터 열 살 즈음부터 ‘철이 든다’고 했고, 열서너 살부터는 사랑짝을 찾는 봄이 피어나는 나날이에요. ‘봄나이·꽃나이’인 어린이·푸름이를 바라보는 슬기로운 어른 눈길이라면, “사춘기 성장”이 아닌 ‘푸른꽃’을 처음부터 다시 마주하면서 이야기를 엮겠지요.


《사춘기 성장 사전》(박성우 글·애슝 그림, 창비, 2019.11.2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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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어감 사전 - 말의 속뜻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법 관점 있는 사전
안상순 지음 / 유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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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14.

읽었습니다 16



  낱말책(사전)을 새로 쓰고 엮는 일을 하기에 새 낱말책이 나오면 곧장 들여다봅니다. 낱말책은 10만이나 100만에 이르는 낱말을 담아야 하지 않습니다. 낱말을 열이나 온(100)만 다루더라도 사람들이 마음에 생각을 어떻게 다스리도록 북돋우거나 이끌 만한가를 들려주면 넉넉합니다. 《우리말 어감 사전》이 나오고 나서 곰곰이 이 책을 살피는데 ‘어감’이란 한자말을 쓴 대목부터 벼리(차례)하고 줄거리(내용)까지, 모두 몇몇 한자말을 글님 나름대로 느낀 이야기를 엮습니다. 그러니까 “한자말 어감 사전”이란 소립니다. “우리말 말빛 꾸러미”는 아닙니다. 낱말책을 잘 안 살피고서 그냥그냥 아무 자리에 아무 낱말을 쓰는 분이 퍽 많습니다. 우리말·한자말·영어 모두 매한가지예요. ‘함께코로나·같이코로나’쯤으로 이름을 지을 수 있으나 ‘위드코로나’로 이름을 짓는 나라(정부)에, 낱말책을 엮는 분 스스로 말빛·말결을 살피지 않고 ‘어감·뉘앙스’만 따지니, 우리는 아직 멀었어요.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글, 유유, 2021.5.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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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1.11.14.

숨은책 575


《우리는 자유를 선택한다》

 편집부 엮음

 미국공보원

 1962?



  1990년에 동독·서독은 하나로 모둡니다. 총칼로 푸른별을 어지럽힌 값을 치르느라 둘로 나뉜 독일이요, 우리나라는 총칼로 짓밟혔는데 뜬금없이 둘로 나뉘었어요. 열여섯 살에 독일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나라는 둘로 쪼개진 슬픔 못지않게 배움터나 마을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마구 패고 괴롭히는 막짓부터 어떻게 좀 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참말로 1990년에도 곳곳에서 주먹질이 춤추었습니다. 후미진 골목에는 어린이·여린이 돈을 후리려는 야살이가 득시글하면서 담배를 꼬나물었어요. 미국공보원에서 ‘2-592(34)’을 붙여서 내놓은 《우리는 자유를 선택한다》는 “지난 16년 동안에 400만 명을 넘는 동독 사람들이 자유세계로 탈출했다는 사실은(3쪽)”으로 첫머리를 엽니다. 1962년에 펴내어 뿌렸지 싶은 얇고 작은 꾸러미입니다. ‘서베를린·동베를린’을 갈라서 보여주는 그림은 배움터를 다니는 동안 으레 보던 ‘남녘·북녘’ 그림하고 매한가지입니다. 어른(교사)들은 “저쪽(공산주의 나라)은 굶주린다. 굶주리는 나라에서 살고 싶냐?” 하고 따지듯 윽박질렀습니다. 차마 입으로 벙긋하지는 못하고 마음속으로 “굶주리고 싶지도 않지만, 이렇게 날마다 어른들한테 얻어맞는 배움터도 괴롭습니다” 하고 외쳤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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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1.11.14.

숨은책 574


《中國小說史》

 魯迅 글

 정래동·정범진 옮김

 금문사

 1964.11.30.



  중국사람이 글꽃(소설)을 여민 자취에까지 마음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中國小說史》를 쓴 사람이 ‘魯迅’이라 해서 문득 눈이 갔고, 순 한자투성이에, 저로서는 알 길이 까마득한 중국 옛글 이야기를 더듬더듬 읽으며 헤아렸습니다. 노신(루쉰)이라는 분은 중국사람으로서 중국을 사랑하면서 안쓰러이 여겼고, 매서우면서 따갑게 나무랐고, 스스로 뼈를 깎듯 제 삶자리하고 나라를 바라보았지 싶습니다. 이 여러 가지를 글로 밝히려 했기에, 중국이 예부터 어떤 글을 어떻게 썼는가를 차근차근 살피면서 이 같은 책을 여미었구나 싶어요. 중국 아닌 우리를 돌아봅니다. 우리 옛사람은 어떤 글을 어느 자리에서 썼을까요? 임금붙이·벼슬자리맡에서 글을 쓴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시골·숲·바다를 품으면서 시골사람·숲사람·바닷사람하고 어깨동무하는 눈빛으로 글을 쓴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드뭅니다. 곰곰이 보면, 호미하고 부엌칼을 쥐며 살림을 짓는 여느 사람들한테 ‘글’은 먼나라 얘기예요. 살림꾼은 글이 아닌 ‘말’로 살았는데, 이 살림말을 고스란히 받아안으며 글꽃으로 여민 자취는 참으로 없다시피 합니다. 우리네 글꽃은 언제쯤 무늬만 한글이 아닌 알맹이가 ‘우리말’로 빛나는 이야기밭이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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