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색을 드러내다 - 살뜰히 설명하는 어린이 글 글놀이터 2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시흥 작은 모임 연꽃누리 엮음 / 삶말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2021.11.20.

읽었습니다 42



  어린이 목소리는 어린이 곁에 가야 듣습니다. 어린이 곁에 가지 않는다면 어린이가 어떤 말을 펴면서 어떤 마음을 드러내고 싶은가를 알 길이 없어요. 먼먼 옛날, 사람들이 임금이나 벼슬꾼을 안 쳐다보고 손수 풀꽃나무를 아끼면서 살림을 돌보던 무렵에는 어른이면 누구나 아이하고 눈맞춤을 하면서 귀를 기울였고, 아이들은 하루를 신나게 놀면서 어른스레 철이 드는 길을 꿈꾸었어요. 오늘날은 아이들을 배움수렁에 집어넣기만 할 뿐, 아이 마음을 헤아리는 어른이 확 줄었습니다. 찰칵찰칵 할 적에나 아이를 곁에 둘 뿐인 교육감에 국회의원에 군수·시장에 대통령인걸요. 《본색을 드러내다》는 시흥에서 어린이로 살아가는 목소리를 차곡차곡 여미었습니다. 아이들 마음이며 눈빛이며 삶이며 오늘이 묻어나는 값진 책입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어른이 써서 어른끼리 읽는 책’은 좀 내려놓고서 ‘아이들 삶과 눈빛과 목소리가 흐르는 책’에 손을 뻗을 노릇이지 싶어요. 아이가 참말로 앞빛이라면.


《본색을 드러내다》(시흥 어린이 글·연꽃누리 엮음, 삶말, 2020.3.10.)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물 로봇 퐁코 3 - S코믹스 S코믹스
야테라 케이타 지음, 조원로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2021.11.20.

책으로 삶읽기 709


《고물 로봇 퐁코 3》

 야테라 케이타

 조원로 옮김

 소미미디어

 2021.9.28.



《고물 로봇 퐁코 3》(야테라 케이타/조원로 옮김, 소미미디어, 2021)을 가만히 읽는다. 앞선 두걸음을 읽어 보건대, 퐁코는 사람이 되고픈 아이라 할 만하다. 몸은 로봇이되 마음은 사람한테 다가서려 한다. 아니, 로봇이라지만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살아가는 나날을 누리고 싶다고 할 만하다. 빛그림(영화) 〈바이센테니얼맨〉에 나오는 두 로봇 같다고 할까. 빛그림에서 두 로봇 가운데 하나는 끝없이 사람한테 가까이 다가서면서 ‘아픔·슬픔’에다가 ‘죽음’까지 누리려 한다. 다른 로봇은 ‘아픔·슬픔’이 아닌 ‘기쁨’하고 ‘삶’을 바란다. 옳거나 그른 쪽은 없다. 좋거나 나쁜 쪽도 없다. 스스로 나아가려고 하는 길을 스스로 생각하면 될 뿐이다. 심부름꾼이란 자리에 있는 퐁코는 ‘헌쇠(고물)’로 사라지는 길을 바라지 않는다. ‘사람처럼 모든 삶을 맛보다가 나란히 죽는 길’을 바란다. 이 길을 나아가는 아이(로봇)가 마주하는 삶을 시골자락을 바탕으로 부드러이 들려준다.


ㅅㄴㄹ


“할아버지도 나와서 하늘 봐요!” “저런 하늘 처음 보냐?” “으음. 그러게 처음일지도 몰라. 별은 여태 반짝이고 있었는데. 내가 못 보고 지나쳤던 걸지도 모르지.” (95쪽)


“앗! 너는! 혹시 신형 로봇?” “아니에요! 인간이거든요!” (105쪽)


“고래와 대화할 수 있는 인간은 오랜만이군.” “전 로봇입니다. 인간과 닮았으나 인간은 아닙니다.” (12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핑퐁 1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만화책 2021.11.20.

책으로 삶읽기 708


《핑퐁 1》

 마츠모토 타이요

 김완 옮김

 애니북스

 2006.10.28.



《핑퐁 1》(마츠모토 타이요/김완 옮김, 애니북스, 2006)를 읽었다. 처음 우리말로 나올 무렵 이 그림꽃책을 읽어 보라는 이웃이 꽤 있었으나 그림님 다른 책 《제로》를 읽고서 굳이 읽지 않아도 어떤 줄거리하고 이야기를 다루려는지 어림할 만했다. 열다섯 해쯤 지나고서 읽으니 예전 생각하고 같다. 그림님은 그냥 일본이란 나라가, 서울살이(도시생활)이, 뭔가 깨거나 깨지는 틀이 좋다. 이러한 이야기는 나쁠 일이 하나도 없다. 다만 ‘왜 틀을 깨는지’는 다루지 않거나 못하거나 비켜선다고 느낀다. ‘굳이 틀을 깨는 길’은 무슨 뜻이요 삶이며 빛인가를 모르는 척하거나 모르지 싶다. 비틀거리면서 살아도 삶이지 않을까? 흔들리면서 오늘을 맞이해도 오늘이지 않을까? 꼭 뭘 해내거나 이루거나 밝혀야 할까? 아이들도 어른들도 서울이라는 틀에서만 맞붙거나 겨루기보다는, 빈손에 맨발로 숲이며 바다로 찾아가서 가만히 눈을 감고서 품에 안겨 보기를 빈다. 이러고 나면 ‘오락가락’할 일이 없이 스스로 삶에 눈을 뜰 테니까.


ㅅㄴㄹ


“아냐. 저 속공, 스피드는 있지만 반대로 허점도 많아. 커트맨이 일부러 져주고 있군.” (67쪽)


“자네는 늘 그렇게 자기 껍질 속으로 틀어박혀버리는군. Mr. 츠키모토.” “제 인생입니다. 선생님과는 상관없어요.” (15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빛 2021.11.19.

책하루, 책과 사귀다 70 일본책



책을 이웃하고 나누고 싶어 느낌글을 처음 쓰기로 마음먹은 때는 1991년이고, 푸른배움터(고등학교) 첫걸음(1학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2002년에 이르기까지 ‘일본책’은 되도록 적게 얘기하려고 애썼다면, 그무렵부터 “책이라면 그저 아름다운 책을 이야기할 뿐, 이 나라 책도 옆나라 책도 먼먼 나라 책도 가릴 까닭이 없지 않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나고자란 분이 쓴 책이 갈수록 따분하거나 틀에 박히거나 돈·이름·힘을 거머쥐는 윗자리에 올라서려는 낌새가 짙어, 못마땅한 책이 많기도 했습니다. 제가 쓴 책도 아니지만, 2006년에 《천천히 읽기를 권함》이란 책을 널리 알리려고 애쓰니, “뭔 일본놈 책이 좋다고 그렇게 알려?” 하면서 핀잔하는 이웃이 많았습니다. 2021년에 《곁책》을 써냈는데, “이 책에 일본책을 많이 다루셨는데, 왜지요?” 하고 묻는 이웃이 많습니다. “누가 쓰고 그렸는가를 살피거나 따지지 말고, 줄거리·이야기에 사랑이 흐르는가를 헤아려 보셔요. 우리는 겉모습·이름으로 아름길이나 아름책을 읽지 않아요. 오직 사랑이란 눈으로 사랑을 찾아나설 뿐입니다.” 이웃나라 아름책을 읽고 알리면서 이 말을 보탭니다. “앞으로는 저 스스로 아름책을 쓰려고요. 이웃님도 아름책을 함께 써요.”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19. 막잡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11월 6일에 고흥에 돌아오고서 이런저런 읍내 볼일을 더 보고서 보금자리에서 포근히 쉰 뒤, 비로소 너덧새쯤 앞서부터 기운을 끌어올려 낱말책을 요모조모 손질하고 보태고 가다듬는데, 낱말 하나를 갈무리했다 싶으면 이내 다른 낱말이 찾아들고, 이 낱말을 풀려면 저 낱말에 그 낱말이 줄줄이 불거집니다. ‘노독’을 보다가 ‘여독’으로, 어느새 ‘곤장·문맹·제휴’를 지나서 ‘죄의식·이론적·콘텐츠’가 맞물리고, ‘동화·교란·폭주’에 이어 ‘난폭·손주’에 ‘남획·난획·난개발·자본주의’까지 휘몰이입니다.


  얼핏 보면 뜬금없다 싶은 낱말꾸러미이지만, 모든 낱말은 하나로만 안 써요. 여러 낱말을 엮어 이야기를 펴는 자리에 깃듭니다. 이 낱말이 깃든 글자락을 매만지면서 풀어내노라면 저절로 다른 낱말을 샅샅이 보아야 하고, 이러면서 셈틀에 글칸(편집기 창)을 스물∼서른을 띄워 놓고서 이 낱말 저 낱말 사이를 갈마들면서 차근차근 어루만집니다.


  며칠 동안 하루 열네 시간쯤 들여서 ‘교란·폭주·난폭’을 매듭짓는다 싶더니 ‘난개발·남획’을 더 돌아보아야 하고, 우리말 ‘마구·마구잡이·막하다’하고 얽혀 ‘막잡다·막잡이’ 같은 낱말을 새로 엮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보면 ‘리허설’이나 ‘그린워싱’ 같은 낱말은, 또 ‘생태교란’이나 ‘폭주운전·난폭운전·교란행위’ 같은 말씨는 손질하기 쉽습니다. 스스로 생각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말길을 찾아냅니다.


  서두르면 하나도 못 하지만, 벌써 네 시간째 자리에 앉아 꼼짝 못하고 숱한 낱말을 춤추듯 오간 줄 깨닫고는, 쌀을 씻어서 불리고 부엌일을 하고, 일찍 일어난 작은아이하고 말을 섞으면서 가을해를 바라봅니다. 겨울을 앞두었으나 가을민들레는 꽃씨를 동그랗게 맺었고, 노랑이(산국)가 논둑을 덮으며, 억새꽃하고 갈대꽃이 흐드러집니다. 오늘 하루도 포근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