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1.21.

오늘말. 빛꽃


찰칵 소리를 내면서 담는 그림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온누리를 새롭게 빛살로 여밉니다. 삶자국 한켠을 옮기기에 빛그림이라는 이름이 어울립니다. 삶빛을 고스란히 담으니 빛꽃이라 할 만합니다. 빛을 박는 셈이요, 빛을 실어서 이야기를 그리는 길입니다. 요새는 찰칵 소리가 없이도 얼마든지 남기더군요. 소리 없이 찍고, 가만히 새깁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빛 한 줄기에 얹어서 새록새록 꽃이 됩니다.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자리라면 빛그림에 빛꽃이지만, 성을 내거나 부아가 나거나 골을 부리는 곳에는 거친말이 퍼집니다. 서로 낮추고 함부로 깎아요. 더럽구나 싶은 말이 춤추고 지저분하네 싶은 몸짓이 흐드러져요. 삿대질을 하는 말은 마음을 짓뭉개려는 기운이 흘러요. 윽박을 지르는 말은 생각날개를 꺾으려 들어요. 그만 까요. 까대는 말은 남이 아닌 나를 휘저어요. 이제 후리지 마요. 후려치는 말은 이웃이 아닌 스스로 망가뜨려요. 저이는 얼핏 우리를 업신여기는듯 보이지만, 우리 코를 납작하게 누르려는 손가락질은 빙그르르 돌면서 저이한테 돌아가요. 헐뜯으며 묵사발을 내려는 쪽이 스스로 창피하면서 낯부끄러울 뿐이에요.


ㅅㄴㄹ


빛그림·빛꽃·빛박이·그리다·담다·싣다·얹다·옮기다·남기다·찍다·박다·새기다·찰칵·그림 ← 사진(寫眞)


거친말·구정말·구지레말·똥말·막말·삿대말·삿대질·손가락질·쓰레말·까다·까대다·깎다·깎아내리다·깎음질·깔보다·깔아뭉개다·날개꺾다·묵사발·헐뜯다·낮보다·낮추보다·낮춤말·더럼말·더럽다·더럼짓·지저분하다·얕보다·업신여기다·윽박말·주먹말·후리다·휘두르다·휘젓다·낯뜨겁다·창피·쪽팔리다·코납작·콧대죽다·큰코 다치다·망가뜨리다·짓밟다·짓뭉개다·짓이기다·찧다 ← 모독(冒瀆), 인격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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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곁노래

곁말 19 사랑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이름으로 부르면 서로 즐거울까요? 한자말로는 ‘애인’이라 하고, 영어로 ‘허니·달링’ 같은 말을 쓰는 분이 무척 많으나,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랑스러운 사람한테는 수수하게 ‘사랑이’라 합니다. 때로는 ‘사랑님’이라 하고, ‘사랑꽃’이나 ‘사랑별’처럼 말끝을 슬쩍 바꾸기도 해요.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사랑순이·사랑돌이’일 테고, ‘사랑벗·사랑동무’라든지 ‘사랑짝·사랑짝지·사랑짝꿍’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흐르고 잇습니다. 따스하게 부는 바람이고, 포근하게 이는 물결입니다. 말 한 마디는 서로를 잇는 즐겁고 튼튼한 다리 같습니다. 겉을 꾸밀 적에는 사랑하고 멀어요. 속을 가꾸기에 사랑으로 피어납니다. 겉모습만 차릴 적에는 사랑이 아니에요. 속빛을 나누며 스스로 웃고 노래하기에 사랑이로구나 싶어요. 아이를 바라보며 ‘사랑아이’를 느낍니다. 아이는 어버이를 바라보며 ‘사랑어른’이라 느낄까요? 곁에는 사랑책을 놓고, 언제나 사랑글을 씁니다. 넌지시 사랑말을 띄우고, 사랑살림을 짓는 사랑집을 일구려고 합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사랑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으로, ‘사랑사람’으로 살아간다면 온누리를 사랑누리로 빛내는 사랑길을 찾을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사랑이 (사랑 + 이) : 1. 사랑하는 사람. 서로 사랑하는 사이 2. 어느 사람이나 어느 것·책·일·영화 들을 매우 아끼거나 즐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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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안 하는 남자들 1 - 남자의 눈으로 본 남성문화
수요자 포럼 지음,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기획, 허주영 엮음 / 호랑이출판사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1.11.21.

읽었습니다 44



  어릴 적 살던 인천에서 드나들던 ‘오락실’ 둘레가 하나같이 노닥골목(성매매촌)인 줄 그때에는 몰랐습니다. 서른 살이 넘어 그곳(오락실)을 다시 찾아가서 빛꽃(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온통 노닥가게(성매매업소)여서 뒤늦게 놀랐습니다. 그곳(오락실)은 어린배움터하고 매우 가까운데, 이렇게 코앞에 잔뜩 있다니, 더구나 곳곳에 이렇게 많다니, 누가 이 많은 노닥집을 드나들었다는 뜻일까요? 오늘날에도 노닥거리는 나라 곳곳에 멀쩡합니다. 엄청나게 장사가 되나 봅니다. 《성매매 안 하는 남자들》을 읽다가, 노닥질(성매매)을 안 하는 사내가 손꼽을 만큼 적은 줄 처음 알았습니다. xx뿐 아니라 내로라하는 글바치가 노닥집을 뻔히 드나든 줄 알기는 했으나 여느 사내도 숱하게 노닥집을 드나든다더군요. 놀이도, 살림도, 사랑도 아닌 노닥질을 왜 해야 하는지 저로서는 모르겠습니다만, 노닥골목이며 노닥집을 드나드는 이들이 벼슬(정치권력)하고 돈·이름을 쥐었으니 그대로 왔겠지요.


《성매매 안 하는 남자들》(살림 기획·허주영 엮음, 호랑이출판사, 2018.5.7.)


ㅅㄴㄹ


'xx'이란 사람은 무척 속이 쓰리리라 본다.

왜냐하면 저 혼자만 노닥거리지 않았는데

다른 글바치는 얌전한 척 입을 다물 뿐 아니라,

노닥질에 돈을 대고 자리를 마련한

출판사 대표와 편집자,

그리고 이런 자리에 슬쩍 낀 기자는

슬그머니 꽁무니를 뺐으니

'xx' 이름 하나만 손가락질을 받아서

얼마나 갑갑(?)할까.

이럴 적에는 민낯을 스스로 다 털어내고서

이 나라 글판이 제자리를 찾도록

뉘우침글(참회록)을 쓰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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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진의 평화 특강 - 가짜뉴스, 난민, 국가 폭력, 민족주의, 환경으로 살펴본 평화 이야기 10대를 위한 인문학 특강 시리즈 5
정주진 지음 / 철수와영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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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21.

읽었습니다 45



  한자를 뜯어서 ‘평화 = 밥나눔’으로 읽는 분이 꽤 있습니다만, 저는 글쎄 좀 안 어울린다고 느낍니다. 우리 삶자락하고 우리말로 바라본다면 ‘어깨동무’라 해야지 싶고, 바탕은 모름지기 ‘사랑’일 노릇입니다. 잘 보셔요. 나란히 안 설 적에는 싸움이나 위아래입니다. 어깨동무일 적에는 저절로 콩 한 알도 나누지만, 밥만 나눌 적에는 굳이 어깨동무로 안 가더군요. 어깨동무는 위아래도 없고 왼오른도 없습니다. 어깨동무는 아이어른을 안 가록, 사람하고 뭇목숨도 안 가릅니다. 《정주진의 평화 특강》을 곰곰이 읽었습니다. 열린배움터(대학교)에서 평화를 가르친다니 훌륭하고, 푸른배움터에서도 이 얘기를 펴니 알찹니다. 다만, 어깨동무(평화)를 이야기하거나 들려줄 적에는 눈높이까지 헤아리기를 바라요. 어린이 눈높이에서, 시골 눈높이에서, 새와 헤엄이와 개구리와 풀꽃나무 눈높이에서 ‘쉽고 수수하고 상냥하게 살핀 우리말로’ 생각을 나누기를 바랍니다. 쉬운 말이 평화인걸요.


《정주진의 평화 특강》(정주진 글, 철수와영희, 2019.11.13.)


ㅅㄴㄹ


언제 어디에서나 매한가지입니다.

쉬운 말을 쓸 적에'만' 평화입니다.

쉬운 말을 안 쓰면서

인권-진보-소수자-성평등-통일...을 

읊는 분들은 하나같이

눈가림이나 장삿속에 치우친 채

겉치레와 껍데기에서 맴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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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행이라면 - 낯선 골목 안에 우주가 있다
배종훈 외 지음 / 메종인디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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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21.

읽었습니다 43



  숲으로 둘러싼 보금자리에서 살아간다면 딱히 나들이를 다닐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스라히 먼 옛날까지 거슬러 헤아리지 않아도 알 만합니다. 집이며 마을을 나무로 포근히 둘러싸던 지난날에는 ‘집에서만 머물러’도 철마다 새롭고 남다르다 싶은 빛을 누려요. 새가 알아서 찾아오고 풀벌레가 개구리랑 알아서 노래합니다. 숲짐승도 알아서 곧잘 고개를 내밀고 비에 바람에 눈에 싱그러이 춤추는 나날이에요. 《이런 여행이라면, 낯선 골목 안에 우주가 있다》는 서울 한복판에서 살아가며 인도라는 이웃나라를 만나고, 글하고 그림을 손수 쓰고 그리는 맛을 누린 자취를 그러모읍니다. 하루는 언제 어디에서나 마실이에요. 스스로 마실인 줄 느끼는 사람하고 안 느끼는 사람으로 갈릴 뿐입니다. 무엇을 보더라도 그림으로 담을 만해요. 멋스러운 빛만 찾아나서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 집 곁이 골목이면 되고, 마루하고 마당 사이를 드나드는 걸음이 가볍게 춤짓이라면 글꽃이 흐드러집니다.


《이런 여행이라면, 낯선 골목 안에 우주가 있다》(배종훈·원지연·김희숙·손상신 글·그림, 메종인디아, 2020.10.2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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