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주신 선물 18
노자키 후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2021.11.25.

만화책시렁 377


《신이 주신 선물 18》

 노자키 후미코

 이유자 옮김

 서울문화사

 2002.9.25.



  묵은 책을 읽으면 오늘하고 다른 눈빛이나 삶결이 드러납니다. 지난날에는 이러했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고작 열 해나 스무 해 앞서를 다룬 책이라 해도 오늘하고 확 다르기 일쑤입니다. 《신이 주신 선물 18》은 아이가 얼마나 아름다운 빛살인가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다만 1990년 언저리를 바탕으로 그리는 터라 그무렵에 아이를 바라보거나 다루는 아쉬운 대목을 곳곳에서 엿볼 만해요. 어쩌면 우리 나름대로 그동안 발돋움을 했거나 속눈을 떴다고 하겠지요. 어쩌면 우리 스스로 잊고 지낸 속빛을 돌아본다고 할 테고요. 아이는 먼먼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언제나 눈부신 빛살이었는데, 임금·벼슬·감투에다가 돈·이름·힘이 서고 총칼·싸움이 불거지는 사이에 그만 빛을 잃었다고 할 만합니다. 아이가 빛을 잃었다기보다 ‘아이로 태어나 어른으로 자라서 아이를 새롭게 낳는 우리’ 스스로 빛을 잃었어요. 어버이도 아이도 똑같은 사람이요 숨결이에요. 어버이가 아이한테 하는 몸짓은 모두 스스로한테 하는 몸짓입니다. 아이는 모두 하늘이 내린 빛살인 줄 알아차린다면, 아이뿐 아니라 어버이·어른 누구나 하늘이 내린 빛살이라고 깨닫는다는 뜻입니다. 아이를 사랑하려면, ‘아이를 낳는 어른’인 ‘나’부터 사랑할 일입니다.


ㅅㄴㄹ


“난 세계를 목표로 해. 그럼 이만!” “목표로 하는 건 좋지만,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는 남자가 목표로 하는 세계가 과연 있을까?” (80쪽)


“남은 돈도 못 받았지?” “받지는 못했지만 딱히 필요도 없어.” “네 돈이야! 네 부모님이 널 위해서 남긴 목숨값!” (115쪽)


“나, 다시는 형이랑 못 만날 줄 알았어. 근데 이렇게 만나서 너무 기뻐. 고마워! 그리고 나 형 정말 좋아해.” (125쪽)


#野崎ふみこ #神さまの贈りも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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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17.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삽니다》

 정해심 글, 호호아, 2021.8.4.



커피콩을 장만하러 읍내에 간다. 볼일을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시골버스를 기다리는데 16시 40분 버스가 17시가 되도록 안 들어온다. 시골 할매할배 모두 버스나루에서 서성이며 “왜 이렇게 안 온담?” 하는데 드디어 들어온다. 할매할배가 버스일꾼한테 따지니 “고장나서요.” 한 마디로 끝. 와, 대단하다. 그러나 새삼스럽지도 않다. 늦는 일은 흔하고, 안 들어오는 일도 잦으니까. 이런 일을 그동안 군청에 따져 보았으니 열흘도 안 간다. 열흘도 안 되어 또 늦고 슬그머니 안 들어오고. 시골 벼슬꾼(군수·국회의원·군의원·공무원) 가운데 시골버스를 타는 이가 몇쯤 될까? 이들이 시골버스를 타고다니면 이런 일이 잦을까?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삽니다》는 서울 금호동 〈카모메 그림책방〉 지기님이 쓴 책이다. 책이름처럼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 즐길 일을 할 적에 즐겁다. 스스로 사랑스러울 일을 찾아서 하기에 사랑스럽다. 스스로 아름다울 일을 살펴서 하기에 아름답다. 퉁명스럽거나 투덜거리는 사람은 ‘즐길거리’가 아닌 ‘돈벌거리’를 찾은 탓이다. 말바꾸기를 하는 사람도 매한가지인걸. 삶을 즐기는 사람은 말바꾸기를 안 한다. 뉘우치고, 노래하고, 웃고, 어깨동무하지. 오늘을 사랑으로 그리고 짓기에 스스로 빛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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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16.


《숲속 100층짜리 집》

 이와이 도시오 글·그림/김숙 옮김, 북뱅크, 2021.8.15.



작은아이는 아버지랑 누리놀이 ‘보글보글’을 하고 싶다. 곁님이 용케 풀그림을 찾아내어 셈틀에 깔았다. 다만 곁님이 찾아낸 풀그림은 목숨 셋이 죽으면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어서 못 한다. 작은아이하고 이 누리놀이를 하면서 어릴 적에 그렇게 50원을 써대던 일이 떠오른다. 숲노래 씨는 100판을 마치지 못했고, 둘이서 할 적에 일흔 몇 째를 간 일은 있다. 우리 언니는 100판을 곧잘 깼고,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가는지, 곳곳에서 무엇을 먹고 어떻게 넘어가거나 가로지르는가를 보았지. 그러고 보니 우리 언니는 ‘테트리스’도 끝까지 깨내어 “자, 마지막은 이렇단다, 아우야. 그런데 마지막을 깨면 처음으로 돌아가. 허허.” 하고 보여주었다. 《숲속 100층짜리 집》을 보면서 그림님이 100칸 집을 새롭게 바라보지는 못하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생각한다. 아기자기한 맛에서 그친다. 모든 100칸 집을 ‘사람이 사는 모습하고 똑같이’ 그려서 짜맞춤 같기까지 하다. 펴낸곳에서는 “최신간, ‘100층짜리 집’ 시리즈 제5탄”처럼 일본말씨를 그대로 쓴다. ‘새로(← 최신간)·꾸러미(← 시리즈)·째(← 탄)’처럼 우리말로 고치기를 빈다. 일본책이 아닌 한글판이니까. 그림책에까지 그냥 쓰면서 퍼지는 일본말씨가 너무 많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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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15.


《도서관을 구한 사서》

 마크 앨런 스태머티 글·그림/강은슬 옮김, 미래아이, 2007.5.15.



‘헌책집 빛잔치(사진전시)’를 다음달부터 열기로 하면서 빛꽃(사진)을 그러모으고 글을 새롭게 쓰느라 한참 땀을 뺐다. 이제 빛꽃도 글도 마지막으로 추슬러서 띄웠다. 더 선보이고픈 빛꽃이 한가득이지만, 언젠가 차근차근 선보일 자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두를 일은 없다. 더구나 예전에만 찍지 않고 늘 새로 찍고 다시 찍고 거듭 찍으니까. 그동안 찍은 ‘책집 빛꽃’을 선보이는 자리가 징검다리가 되기를 빈다. 마을에 깃든 책집이 저마다 어떻게 빛나는가를 이웃님이 눈여겨보면서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먼먼 커다란 책집이 아닌, 우리가 저마다 살아가는 마을에서 조촐하면서 살뜰히 빛나는 책집을 만나는 길에 빛꽃 몇 자락이 징검돌을 맡아 주기를 꿈꾼다. 《도서관을 구한 사서》를 읽으며 찡했다. 이 그림책도 이야기하지만, 나라(정부)나 고을(지자체)이 책을 지키거나 돌보거나 품지 않는다. 언제나 ‘작디작은 한 사람’이 지킨다. 기꺼이 이야기를 쓰는 사람, 기꺼이 책으로 묶는 사람, 기꺼이 책을 장만하는 사람, 이렇게 조그마한 사람들 손길이 모여 책밭이 되고 책숲이 되며 책누리가 된다. ‘책지기(사서)’가 책숲(도서관)을 살린다. 벼슬자리(공무원) 아닌 ‘지기’라는 이름으로 일어설 적에 이 나라·삶터가 바뀐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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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14.


《안녕, 내 마음속 유니콘》

 브라이오니 메이 스미스 글·그림/김동언 옮김, 상상의힘, 2021.2.25.



어제부터 날씨가 풀린다. 날씨가 풀리고 나면 언제 찬바람·찬비가 갈마들었느냐는 듯이 하늘이 파랗고 바람이 잠든다. 구름 한 조각조차 없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하늘도 참 장난꾸러기인걸.” 하고 속삭인다. 장난꾸러기인 하늘이라. 가만히 보면 하늘·바람·비·해 모두 개구쟁이라 할 만하다. 풀·꽃·나무도, 개구리·새·뱀도, 잠자리·나비·벌도 언제나 개구쟁이라고 느낀다. 개미·풀벌레·지네도 개구쟁이일 테지. 《안녕, 내 마음속 유니콘》을 읽었다. 그림책에만 담는 이야기로 여길 이웃도 있고, 뿔말(유니콘)이란 이 별에서 언제나 조용히 함께 살아가는 숨결이라고 여길 이웃도 있겠지. 어떻게 여기든 대수롭지 않다. 이 별에 없다고 여긴다고 해서 ‘이 별에 있는 숨결’이 사라지거나 없지 않으니까. 하얀 뿔말도 아름답고, 공벌레나 쥐며느리도 아름답다. 하얀 뿔말도 눈부시고 땅강아지나 길앞잡이도 눈부시다. 곁에서 피어나는 숨결을 바라볼 때에 먼발치에서 날아오르는 숨결을 알아본다. 둘레에서 자라나는 숨빛을 바라보지 못한다면 저 먼먼 고장에서 날갯짓하는 숨빛을 못 보기 마련이다. 빛은 너머에만 있지 않다. 모든 사람이 빛이다. 저놈이 못된짓을 일삼더라도 저놈 마음밭에서 숨죽이며 우는 빛씨앗을 볼 수 있기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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