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1.27.

오늘말. 소름


우리는 늘,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을 펴면 넉넉하고 즐거웁습니다. 아무 곳이나 바라보지 말고, 스스로 사랑하려는 곳이 어디인가 하고 생각을 가누면서 살아야지 싶습니다. 망나니를 봐야 하지 않습니다. 차갑거나 발톱으로 할퀴는 곳에 깃들 까닭이 없습니다. 고린내가 풍기는 이 곁에 왜 있어야 할까요. 미덥지 않은 이가 맡기는 일을 왜 해야 하나요. 무쇠탈을 쓰고서 착한 척하는 이가 곳곳에 있어 소름이 돋습니다만, 섬찟한 마음을 추스르면서 이 알쏭한 터전을 돌아봅니다. 엄니를 드러내는 저 사납이는 왜 막된 짓을 할까요? 돈을 얻고 이름을 날리며 힘을 거머쥐기 때문일까요? 갸우뚱할 일을 일삼는 이는 겉으로는 상냥하지만 속으로는 매섭습니다. 앙칼진 송곳니를 숨기고서 야릇한 짓을 뒤에서도 앞에서도 저지르지요. 그러나 무시무시한 겨울은 걷히기 마련입니다. 수수께끼 아닐까요? 얼어붙은 겨울은 어떻게 녹을까요? 바로 저 개망나니조차 겨울만 길디길면 굶어죽거든요. 피비린내를 풍기는 이들도 겨울이 저물고 봄이 오기를 바랄밖에 없습니다. 생각하고 생각하기를 바라요. 우리는 언제나, 스스로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어야 사람입니다.


ㅅㄴㄹ


거칠다·사납다·망나니·개망나니·너무하다·막되다·막돼먹다·무섭다·무시무시하다·매섭다·맵다·차갑다·차다·쌀쌀맞다·서늘하다·시리다·쑤시다·앙칼지다·소름·섬찟·피비린내·발톱·송곳니·엄니·쇠탈·무쇠탈 → 잔인, 잔학, 잔학무도, 잔혹


갸우뚱하다·갸웃거리다·갸웃질·고개를 갸우뚱하다·고개를 갸웃하다·믿기지 않다·믿을 수 없다·믿을 길 없다·못 믿다·못 믿겠다·못미덥다·미덥지 않다·묻다·물어보다·고리다·구리다·쿠리다·고린내·구린내·아리송하다·알쏭하다·야릇하다·수수께끼·여기다·생각하다·보다 ← 의심(疑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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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11.27.

오늘말. 좋은땜


아이들하고 손살림을 지으면서 두 가지를 으레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궂은 일을 하면 궂은땜이 돌아오고, 즐거이 일을 하면 즐거울 일이 찾아온다고 말이지요. 좋은땜을 바라고서 좋게좋게 하려 들면 외려 즐거울 일은 안 찾아든다고 느낍니다. 수수하게 하루를 마주하면서 손수 짓는 삶을 헤아리면 넉넉하고, 좋거나 나쁘다고 긋지 말고 마음자리에 꿈씨앗을 품으면 느긋합니다. 물고 물리듯 팽팽하게 겨뤄야 하지 않습니다. 다투거나 견주려 하기에 그만 왔다갔다 하는 마음이 되고, 삶말도 살림말도 아닌 구정말이나 거친말이 불거지는구나 싶어요. 말이 씨가 된다는 옛말을 되새깁니다. 삿대말을 하면 삿대말을 심는 노릇이요, 허튼말을 하면 허튼말을 심는 셈입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할 적에는 도란말을 심겠지요. 스스로 어떤 말을 심으면서 얘기씨앗을 가꾸느냐를 생각합니다. 힘겹게 노리거나 불꽃튀는 마당은 쳐다보지 않고서 우리 보금자리 풀꽃나무를 바라봅니다. 아침에 솟는 해를 살피고, 저녁에 돋는 별을 헤아립니다. 얻다가 잃는다든지, 잃다가 얻는다고 합니다만, 좋다가 궂는 길에 매이기보다는 햇살 같은 마음에 별빛 같은 생각을 담으려 합니다.


ㅅㄴㄹ


손살림·손지음·손짓기·손빚음·손빚기 ← 수공예, 수공예품


팽팽하다·물고 물리다·맞잡다·불꽃튀다·피가 튀다·비금비금·비슷비슷·엇비슷·아슬아슬·애먹다·힘겹다 ← 용호상박


좋다가 궂다·좋다가 나쁘다·얻다가 잃다·잃다가 얻다·좋은땜·궂은땜·엎치락뒤치락·왔다갔다 ← 호사다마, 시어다골


낮춤말·삿대말·거친말·막말·똥말·쓰레말·허튼말·구정말·더럼말·삶말·살림말·수수말·투박말·옛말·옛날말·말·말씀·이야기·얘기 ← 속어(俗語), 속언(俗言·俗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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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곁노래

곁말 21 쪼잔이



  어릴 적에 저한테 자꾸 돈을 빌리려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돈을 빌려주면 갚는 일이 없는데, 안 빌려주면 괴롭히거나 때립니다. 저는 여덟 살부터 집하고 배움터 사이를 걸었습니다. 다른 아이는 모두 버스를 타지만, 저는 걸으면서 날마다 120원씩 모았어요. 그러니 이 아이는 제 길삯 120원을 빼앗으려는 셈입니다. 돈을 빼앗기다가 얻어맞다가 도무지 견디지 못하고 맞붙으며 더 얻어맞곤 했지만, 그래도 그 아이 팔뚝에서 피가 나도록 이로 깨물거나 종아리를 깨물었어요. 주먹힘이 안 되니 깨물기라도 해야 떨어집니다. “너 참 쪼잔하다. 어떻게 깨무냐?” 하는 이 아이한테 “돈을 빼앗고 때리는 너야말로 쪼잔하지! 힘없다고 괴롭히잖아!” 하고 읊고서 더 얻어맞았어요. 이러던 어느 날 이 아이네 집으로 갔습니다. 기찻길 곁 가난한 집입니다. 이때에는 누구나 가난했어요. 이 아이 어머니는 종이꽃을 접어서 파시더군요. 저더러 “○○이랑 놀러왔니? 집에 없는데?” 하고 물으셨고, “아뇨. ○○이가 여태 저한테 빌리고 안 갚은 돈을 받으러 왔어요.” 하고 여쭈었습니다. 저는 이 아이한테 빌려준 돈을 0원 돌려받았지만, 이날 뒤로 이 아이는 저를 더 안 괴롭혔습니다. 어느 날 옆을 지나가며 또 “쪼잔한 놈!” 하더군요.


쪼잔이 (쪼잔하다 + 이) : 쪼잔한 사람. 마음이 좁고 작은 사람. 스스로한테도 남한테도 마음을 좁고 작게 쓰는 사람. ‘쪼잔하다 = 좁다·조그맣다·쪽(쫍다·쪼그맣다·조각) + 잔(잘다)’인 얼거리.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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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꽃 2021.11.26.

나는 말꽃이다 62 쓰임결



  낱말책에 싣는 낱말은 ‘좋은말·나쁜말’이 없습니다. 이 대목을 살피지 않는다면 낱말책을 곁에 두면서 생각을 밝혀 마음을 가꾸는 글쓰기를 하지 못합니다. ‘좋은말·나쁜말’처럼 붙여서 적었습니다. 더 헤아려 보자는 뜻이요, 이렇게 새말을 지어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읽는 책도 ‘좋은책·나쁜책’을 가를 수 없고, 우리가 마주하는 사람도 ‘좋은이·나쁜이’를 나눌 수 없습니다. 말이건 책이건 사람이건 바탕을 이루는 숨결은 모두 빛씨앗이요 사랑입니다. 말을 다루거나 책을 쓰거나 펴거나 읽는 사람이 ‘좋거나 나쁜 길을 갈’ 뿐입니다. 모든 말은 어느 자리·때·흐름·모습·몸짓을 나타냅니다. 막말(욕)이라면 막짓을 하는 자리를 나타내는 말씨요, 꽃말(칭찬)이라면 기쁘거나 반갑거나 치켜세우는 때에 쓰는 말씨입니다. 낱말풀이를 하거나 보기글을 붙일 적에는 섣불리 ‘좋은말·나쁜말’이라는 토를 달지 않을 노릇입니다. 쓰임새를 찬찬히 밝히고, 쓰임결을 가만히 알릴 뿐입니다. 우리가 글을 쓰는 모습을 돌아봐요. “더 좋은 글을 쓰려”고 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 오늘을 고스란히 담아서 쓰려”고 하면 됩니다. “더 좋게 쓰려”고 생각하기에 자칫 꾸밈글로 흐르기 쉽고, 삶을 ‘좋고 나쁨’으로 가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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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11.26.

오늘말. 힘켠


감투를 쓰면 물불을 못 가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리에 앉은 힘으로 이웃을 내려다보고 이름을 내세워 흥흥거려요. 주름잡는 주먹으로 휘어잡는 이들은 스스로 기운세다고 여겨 꼭두자리를 차지하면서 어깨디를 나누는데, 이런 윽박질은 얼마나 갈까요? 나라힘으로 우쭐거리는 우두머리는 나이가 들면서 낡고 말아 스스로 저물어 다른 힘 앞에서 고꾸라지리라 봅니다. 감투힘도 자리힘도 손사래치면서 이슬떨이로 조용히 살림을 짓는 이들은 스스로 드높이는 일이 없고 남보다 앞서려고 하지 않습니다. 상냥하게 노래할 줄 아는 철든 마음이기에 동무를 부라리지 않고 뽐내거나 누구를 다스릴 생각을 안 해요. 힘켠이 보자면 조그맣거나 하찮겠지요. 임자 노릇도 임금 구실도 삼가는 이들은 첫째 둘째 막째가 없이 어깨동무하는 사랑을 그립니다. 저들이 마구 찧거나 빻는 그때에 풀잎을 쓰다듬고 꽃씨를 심으면서 머잖아 푸르게 숲으로 우거질 날을 지켜보지요. 첫손이란 이름으로 쥐는 힘이란 모래알이지 싶습니다. 첫머리에 서고 싶어 마구잡이로 뛰는 콧대란 시든 풀줄기이지 싶어요. 이제 삶을 추스를 때입니다. 아이 곁에 서고 숲을 품는 길로 나아갈 오늘입니다.


ㅅㄴㄹ


감투·감투힘·벼슬·자리·자리힘·기둥·힘·-심·이름값·이름힘·콧대·마구·마구잡이·다스리다·끌다·이끌다·잡아끌다·잡다·쥐다·휘어잡다·으뜸·첫머리·첫손·첫째·윽박·부라리다·뽐내다·으르렁·주름잡다·찧다·억누르다·짓누르다·거머잡다·거머쥐다·움켜잡다·거세다·누비다·당기다·드세다·세다·짓다·기운세다·기운있다·주먹·주먹힘·힘·힘세다·힘켠·우두머리·꼭두·꼭두머리·꼭두자리·꼭두주먹·나라·나라힘·어깨띠·임금·임자·나서다·내세우다·높다·드높다·앞·앞서다·앞장 ← 권력, 권력자, 권력층


그때·그무렵·그즈음·이때·이무렵·이즈음·자때·저무렵·저즈음·때·이제 ← 당시(當時), 당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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