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 성매매라는 착취와 폭력에서 살아남은 한 여성의 용감한 기록
봄날 지음 / 반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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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2.13.

읽었습니다 65



  작고 낮은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을 더 따스히 돌봐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정작 응큼짓을 저지른 사내(옛 서울시장)를 놓고서는 아무 말을 않는다든지, 다음 나라지기가 되겠다며 나선 사람 곁님이 지난날 몸팔이(접대부)를 한 듯 보인다고 깎아내리는 짓은 얼마나 ‘옳’거나 아름다울까요? 서울을 비롯해 온나라에 ‘몸팔이집(성매매업소·유흥업소)’이 넘쳐나지만, 여태 이곳은 버젓이 굴러갑니다. 힘꾼(권력자)이 노닥거리는 자리요, 뒷짓을 하며 손님을 모시고, 여느 사내랑 싸울아비(군인)가 자주 들락거리기 때문입니다. 이 민낯을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에서 잘 볼 만합니다. ‘황제휴가’를 누린 옛 벼슬아치 아들 말썽처럼, 힘꾼이 되면 외곬이 되고, 어깨동무를 안 합니다. 모든 힘·돈·이름은 온누리를 아름답고 즐겁게 돌보는 길에 쓸 노릇 아닐까요? 시골에 일자리가 넘치고, 서울을 버티는 뚝딱터(공장)도 일자리가 많으나 일손이 없어요. 일그러진 이 나라는 언제 제자리로 갈까요.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봄날 글, 반비, 2019.11.29.)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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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들이 가만가만 말을 건다 - 혼자 있는 시간과 마주하는 법
김화숙 지음, 이도담 그림 / 이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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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1.12.12.

읽었습니다 64



  고삭부리란 몸으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돌봄터(병원)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 돌봄터를 드나들어서 나은 곳이 있었나 하고 돌아보면, 하나도 없다고 느낍니다. 아프거나 앓는 몸을 이끌고서 어디 가는 길이 그야말로 고단하고, 아픈이가 아닌 ‘틀(아프다는 이를 다스리는 이론·지식)’에 따라 맞추었고, 돌봄터는 ‘사람마다 어떻게 다르게 아픈가’를 모아서 그때그때 본다고 느꼈습니다. 그저 집에서 푹 쉬면서 밥도 물도 끊고서 깊이 잠들고 나면 새롭게 기운이 오르더군요. 겨울·겨울잠은 숲을 살리는 길입니다. 철마다 다른 바람·해·비는 모든 앙금을 씻습니다. 《소중한 것들이 가만가만 말을 건다》는 아픈 몸으로 살면서 새롭게 눈뜨는 하루를 조촐하게 들려줍니다. 아프기 앞서는 미처 못 보거나 못 느끼거나 몰랐을 아주 수수한 길을 하나씩 다시 바라봅니다. 튼튼하기에 좋거나 아프기에 나쁘다고는 느끼지 않아요. 언제나 똑같은 숨빛이면서 눈길을 되새기는 삶이지 싶습니다.


《소중한 것들이 가만가만 말을 건다》(김화숙 글·이도담 그림, 이새, 2020.8.1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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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전 - 설명할 수 없는 마음들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 위하여
김버금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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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2.12.

읽었습니다 62



  우리는 저마다 이야기꾸러미입니다. 잘나거나 못난 사람은 없습니다. 서로 다르고, 언제나 새롭습니다. 처음 태어나서 오늘에 이르도록 스스로 걸어온 발자국으로 이야기가 새록새록 피어났습니다. 이름난 누가 쓴 글이 대단할까요? 이름 안 난 누가 남긴 글은 허술할까요? 저마다 사랑으로 살아온 나날이기에, 누구나 스스로 이 삶을 고스란히 바라보며 그대로 옮기면 빛나는 하루입니다. 《당신의 사전》은 글님이 아버지하고 얽힌 삶자락을 차근차근 풀어서 옮깁니다. 곧잘 글멋을 부리는 대목은 군더더기입니다만, 먼발치가 아닌 보금자리에서 스스로 이야기를 살피며 담아낸 대목은 따사롭습니다. 아버지 이야기를 글로 옮길 적에 ‘아버지가 쓰는 말씨’를 더욱 투박하게 가다듬는다면 한결 빛나리라 생각해요. 멋을 부리려는 삶이 아니기에, 글은 멋나야 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려는 삶이기에, 글은 오직 우리가 스스로 짓고 누리고 나누면서 꿈꾸는 결을 쓰면 넉넉합니다.


《당신의 사전》(김버금 글, 수오서재, 2019.9.3.)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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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무리씨의 시계공방 3
히와타리 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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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12.11.

만화책시렁 384


《칸무리 씨의 시계공방 3》

 히와타리 린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10.31.



  시골에서 살기에 ‘때(시간)’를 안 살피며 살아갑니다. 시골에서는 해가 뜨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구름이 흐르고 별이 돋는 흐름을 읽습니다. 하루를 열 만하구나 싶은 새벽에 기지개를 켜고, 하루를 닫을 만하구나 싶은 저녁에 집안을 추스릅니다. 여름이면 하루가 길고, 겨울이면 하루가 짧아요. 다만, 여름이건 겨울이건 스스로 헤아리는 일거리는 즐거이 품습니다. 《칸무리 씨의 시계공방 3》을 읽으며 비로소 이 그림꽃책을 이야기할 만하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그림감을 선보일 수 있을까요? 마을에 조촐히 깃든 자그마한 가게에서 일하면서 수수하게 누리는 하루를 차분히 담아낼 만할까요? 요새는 ‘서울·큰고장 이야기’가 아닌 ‘시골·작은고장 이야기’를 담아내는 이웃님이 늘어납니다. 대단하거나 높은 이름을 얻는 일자리가 아닌, 투박하거나 조그마한 일터를 즐거이 옮기는 이웃님도 나타나요. 아마 가장 작은 이야기는 ‘아이 낳아 돌보기’일 테지요. 이른바 ‘살림글(육아일기)’인데, 가장 수수할수록 가장 빛난다고 생각해요. 하루(시간)가 흐르는 길을 스스로 읽는 사람들이 ‘해(나이)’가 지나는 길을 담은 살림(시계)을 함께 들여다보고 아끼고 생각하면서 살랑사랑 바람 같은 이야기가 피어납니다.


ㅅㄴㄹ


“아아, 그런가.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처음 오시는 분은 대부분 그런 반응을 보이시니까요.” “하지만 대단하네요. 정말로 점장님이세요?” “네, 맞아요. 위엄 같은 건 전혀 없지만.” “이곳은 혼자서?” “네. 지금은 그래요. 아, 그럼 시계를 잠깐 봐도 될까요?” (20쪽)


“하지만 그게, 선물을 주고 싶어서.” “선물? 나한테?” “응. 이거!” “와아!”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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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타카코 씨 6
신큐 치에 지음, 조아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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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12.11.
모든 곳에는 저마



《행복한 타카코 씨 6》

 신큐 치에

 조아라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1.9.15.



  《행복한 타카코 씨 6》(신큐 치에/조아라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1)을 읽었습니다. 이 꾸러미는 여섯걸음으로 매듭짓습니다. 그림님이 나란히 선보이는 《와카코와 술》은 어느덧 열일곱걸음까지 나오는데, 저로서는 “술꾼 와카코”보다는 “소리꾼 타카코” 쪽으로 마음이 갑니다. 수수하게 하루를 살아내면서 둘레를 마음으로 아우르는 이야기가 흐르는 《タカコさん》이요, 오늘 하루를 애쓴 스스로한테 술 한 모금을 올리는 줄거리를 잇는 《ワカコ酒》입니다.


  가만 보면 하나는 ‘와카코’요, 둘은 ‘타카코’입니다. 둘 모두 ‘카코’이면서 술을 즐기고, 소리에 감도는 숨빛을 읽는 사람입니다. 다만 “술꾼 와카코”는 먹을거리에 기울고, “소리꾼 타카코”는 조용히 살림을 지으면서 나누는 길로 갑니다.


  모든 곳에는 저마다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잇는 길’입니다. 멈춘 소리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외마디로 멈춘 소리가 아닌, 생각을 담은 소리로 가며 ‘말’로 거듭나고, 생각을 담은 소리를 주거니받거니 하는 사이에 삶을 얹어서 이야기로 피어납니다.


  삶을 얹지 않거나, 살림을 들려주지 않으면, 텅 빈 말이면서 잔소리이기 일쑤입니다. 삶을 얹기에 아무리 수수해 보여도 이야기요, 살림을 담기에 아무리 하찮게 여겨도 이야기입니다. 이와 달리 겉으로 그럴듯하게 꾸미지만 삶이나 살림하고 동떨어지면 잔소리나 헛소리에 그쳐요. 혼자서만 떠들면 혼잣말이랍니다. 마음에 웅크리기만 할 적에도 혼잣말이에요. ‘이야기’란, 우리가 저마다 새롭게 자라나는 사람으로 가는 길인 줄 스스로 느끼면서 말에 생각을 심는 하루요, 소리에 뜻을 얹어 담아내려고 하는 몸짓이라는 속빛이라고 할 만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행복한 타카코 씨》가 여섯걸음에서 멈추어 아쉽지만, 굳이 늘어뜨리지 않고 끝내기에 한결 빛나는 그림꽃책으로 꼽을 만하겠다고도 생각합니다.


ㅅㄴㄹ


‘남의 입을 빌린 ‘쓴소리’는 그저 무책임한 험담일 뿐이다.’ (55쪽)


‘민폐 행위라고 느끼는 우리가 속이 좁아진 걸까?’ (75쪽)


“타카코 씨의 본 모습은 그런 느낌이구나! 엄마한테 온 전화예요? 고향이 시코쿠였던가?” “다들 언제 본래 모습이 나와?” “난 본가의 개한테 개의 언어로 말해.” (85ㅉ고)


‘원래부터 다양한 것들이 말을 하고 있다.’ (99쪽)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그렇게 기뻐하는 것 자체가 분명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오늘도 깨달은 나는 역시 행복하다.’ (120∼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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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eShinkyu #新久千映 #タカコさ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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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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